“한국 젊은 세대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 혜민 스님 <마음 치유 콘서트>
‘당신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처럼 부족하거나 보잘 것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지하철에서 아무도 저를 못 알아봐요” 마음의 아픔이 떨어져 나가는 시간
미국의 햄프셔 대학교에서 종교학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혜민 스님은 지난 해 1년 동안 안식년을 맞았다. 그 기간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한국의 젊은 세대가 정말로 치열하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도는 다른 나라의 젊은 세대보다 낮은 것처럼 보였다. 안타까운 마음에 그때부터 혜민 스님은 새로운 화두를 붙잡았다.
2012년 3월 24일, 서울에는 따뜻한 눈이 내렸다. 눈이 차갑다는 것은 머리로 아는 것이다. 우리 마음은 따뜻한 눈의 기억 하나쯤, 가지고 있다. 소중한 이의 손을 맞잡던 날, 눈을 맞으며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순간, 가슴이 기억하는 그때의 눈은 차가웠을 리 없다. 눈은 그것이 내리는 순간의 풍경에 따라 그 온도 또한 달리 기억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으로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마음 치유 콘서트>가 있던 날 서울에 내린 눈은 진정 따뜻했다. ‘당신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처럼 부족하거나 보잘 것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라는 따뜻한 위로가 있었으므로.
왜 우리는 스스로가 불행하다고 느끼는가,
왜 우리는 만족하지 못하는가.
“며칠 전에 신문에서 보니까 한국 사람들의 80%가 지금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해요. 그런데 그 수치는 인도나 필리핀에 사시는 분들보다 훨씬 더 높았어요. 결국 경제적인 윤택함이 행복과 직결된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왜 그렇게 우리는 스스로가 불행하다고 느끼는가, 왜 우리는 만족하지 못하는가. 그 이유를 제가 곰곰이 생각 해 보니까 항상 나와 남을 비교하는 데 너무 익숙한 거 같아요, 우리들은.”
미국의 햄프셔 대학교에서 종교학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혜민 스님은 지난 해 1년 동안 안식년을 맞았다. 그 기간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한국의 젊은 세대가 정말로 치열하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도는 다른 나라의 젊은 세대보다 낮은 것처럼 보였다. 안타까운 마음에 그때부터 혜민 스님은 새로운 화두를 붙잡았다. ‘왜 우리 한국 젊은이들은 이렇게 행복하지 않을까,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스님은 다음의 세 가지 깨달음을 들려주었다. ‘반응만 하는 삶을 살지 마세요.’, ‘눈치만 보는 삶을 살지 마세요.’, ‘내 스스로가 주도하는 삶을 사세요.’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무조건 따라하는 것은
내 삶의 주도권을 포기하는 거에요.
“제가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다른 사람도 다 하는 것’, ‘남들이 이렇게 하면 좋다고 하는 것’을 무조건 따라하는 것은 내 삶의 주도권을 포기하는 거에요. 스스로 삶의 주도권을 쥐고 인생의 운전대를 자신이 잡고 운전해야 하는데, 그것을 하지 않는다면 내 삶의 주도권을 남에게 쥐어주는 거에요. 그런데 제 삶을 돌아보면, 저는 정말로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스님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물어봐요. 어렵지 않으냐고. 그런데 사실 번지점프할 때 어떻게 하죠? 생각을 많이 하면 번지점프할 수 있나요? 없죠. 그냥 뛰어야 돼요. 그냥 뛰는 것 밖에 없습니다.”
반응만 하는 삶이란 곧 외부로부터 자극이 주어지는 삶이다. 스스로 결심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결정한 것에 ‘따라서 반응하는’ 삶이다. 다른 사람이 제시한 방향대로 걸어가는 사람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 길이 맞는지, 말해준 대로 제대로 가고 있는지. 자신의 기호나 판단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한 삶은 내 삶의 운전대를 다른 이가 쥐고 있는, 내가 살지 않는 나의 삶이라고 혜민 스님은 이야기한다.
그러므로 자신이 스스로 주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며 제시하는 행동 지침은 오직 한가지다. ‘그냥 뛰는 것 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원하고,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일에서조차 사람들은 다른 이의 시선과 반응을 의식한다. 남들이 뭐라고 이야기할까, 어떻게 보여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마치 번지점프대에 올라서서 뒷걸음치는 형국이다. ‘잠깐만요, 잠깐만요.’를 외치며 엉덩이를 뒤로 빼다가는 올지 안 올지 모르는 다음을 기약하게 될테니, 생각 그만하고 ‘그냥’ 뛰어야 한다. 가보지 않은 길은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다른 사람 눈치 보며 발길을 돌리기보다는, 이 길의 초입까지 나를 이끈 ‘스스로의 바람과 신념’을 믿고 들어서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은 나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모난 돌이 정 맞는’ 한국 사회에서 다른 사람 신경 쓰지 않고 산다는 것이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이렇게 생각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혜민 스님은 허를 찌르는 한마디를 툭, 던진다.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은 나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한국에 오니까 스님들이 그러시는 거에요. “스님, 베스트셀러 됐다며. 그럼 이제 지하철도 마음대로 못 타겠네.” 그래서 제가 ‘진짜 그런가?’ 생각이 들어서 지하철을 탔을 때 제 책 있잖아요, 제 책에 얼굴이 나와 있잖아요. 책을 쫙 펴고 봤어요. 그런데 아무도 못 알아봐요.(웃음) 나만의 착각이라는 거죠. 그런 걸 조명효과라고 해요. 모든 세상 사람들이 조명에 비친 나만을 생각할 거다, 착각하는 거죠.”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나를 미워하는 것은,
미워하는 사람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서로를 끊임없이 의식하며 살아가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다는 바람이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역설적으로 ‘네가 뭐라고 하든지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는 태도 역시 타인의 따가운 시선과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마음 상태를 반증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른 이로부터 미움을 받으면 괴로워한다. 하지만 혜민 스님은 이것 역시 마음 쓰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고 말한다.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나를 미워하는 것은, 나의 문제가 아닌 미워하는 사람의 문제라는 것이다.
“영화 ‘써니’ 보셨어요? 그 영화에서 보면 주인공이 남쪽 지방에서 올라왔잖아요. 그 친구가 서울에 와서 칠공주파에 들어가는데 그 중 가장 예쁜 여자아이가 주인공을 그냥 보자마자 싫어해요. 그래서 주인공이 가슴 아파하죠. 그런데 미워하는 그 원인이 뭐였죠? 예쁜 아이의 새엄마가 그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이에요. 자기 새엄마에 대한 미움을 그 친구한테 투사한 거에요. 즉, 누구를 미워한다는 것은 개인이 성장하면서 느끼는 배경이라든가 콤플렉스같은 어떤 욕망을 투사해서 ‘저 사람은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그것까지 우리 스스로가 컨트롤 할 수 있습니까? 없잖아요. 그럴 땐 ‘아, 그게 자연의 법칙인가 보다. 누군가 나를 미워하는 사람도 있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것인가 보다’하고 그냥 툴툴 털어내시면 돼요. 이것을 내 문제다, 해서 붙잡고 ‘아이고, 이거 어떡해.’ 이러는 순간에 자기의 문제가 되는 거에요.”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나를 미워한다고 해도 크게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완벽하게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p.20). ‘어떤 사람이 원래부터 나쁘거나 좋거나 하는 건 없습니다. 그 사람과 나와의 인연이 나쁘거나 좋거나 할 뿐입니다.’(p.59) 라는 말씀처럼 나 역시도 본래 나쁜 사람이거나 좋은 사람인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사람과의 인연이 좋거나 나빴던 것 뿐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 한다고 하는 말이나 행동도 실상은 그들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까닭에, 어차피 내가 사는 나의 인생을 다른 사람 눈치 보면서 허비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스스로 주도하는 삶을 사세요.
“제가 트위터에서도 한 말이지만, 장고 끝에 악수 두는 법입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오랫동안 깊이 생각을 하는데, 그럼 그 일 절대 못해요. 배가 산으로 가요. 그러니까 내가 정말로 ‘아, 이거 했으면 좋겠다.’ 느꼈을 때 해버리세요. 그냥 해버리세요. 왜냐하면 오래 생각하시는 분들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생각이 10년, 2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요. 근데 사실 6개월 앞도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생각을 그렇게 많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스스로가 주도하는 삶을 살기 위한 첫 번째 방책은 생각이 마음을 막아서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내 마음이 가고자 하는 대로, 소리치는 대로 움직이면 된다. 생각이 많으면 주저하게 되고 그럴수록 마음이 시키는 일은 요원해진다. ‘이 일을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일을 하면 의미를 느낄 것 같다.’ 그 느낌이 왔을 때 바로바로 해버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가슴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혜민 스님은 말한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삶, 행복한 삶이 무엇인가.’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사회의 어머니들은 자신의 주체성을 아이나 남편한테 빼앗기고 자신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고민하지 않는 경향이 짙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하는 어머니들에게 혜민 스님이 제시하는 해답은 ‘엄마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엄마 스스로가 행복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머니 스스로가 행복해졌을 때 아이도 당당하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나부터 행복해지는 것이 다른 사람들도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라는 가르침이다.
자신이 무엇을 할 때 즐거운지, 무엇을 하고 싶은 지 알 수 없을 때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무의식은 알고 있지만 그것을 의식의 영역까지 띄워 올리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좀처럼 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각이 정리되고 답을 찾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혜민 스님은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스님이 제안하는 것은 많은 책을 읽으라는 것이다. 책을 읽음으로써 제한되어 있는 우리의 경험을 넘어서는 간접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시야를 넓혀나가면 선택할 수 있는 영역 역시 넓어진다.
이와 관련하여 혜민 스님은 배우 김여진씨와 대화하면서 깨달은 바가 있었다고 한다. 3~4개월 전 혜민 스님과 김여진씨가 나누었던 담소의 한 토막이 영상을 통해 공개되었다.
김여진 : 제가 청춘 친구들을 만나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네가 원하는 게 행복하게 사는 거야, 행복해 보이게 사는 거야? 남들 눈에 행복해 보이는 대로 살려고 노력하다 보면 진짜 자기가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는 잃어버리는 거죠. 계속 남의 눈에, 남의 기준에 맞춰서 살게 되는 거죠.
혜민 : 지금 말씀하신 것이 정말로 젊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 같아요. 트위터로 제게 물어오는 분들이 있어요. 저는 무엇을 하면 즐거운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말하거든요.
김여진 : 맞아요. 뭐든지 해보면 되는데, 그렇게 아무거나 해보면 좋은데. 뭐가 맛있을까, 하면서 어떤 음식도 먹어본 적 없는 메뉴판만 보고 있는 거에요. 먹어봐야 맛을 알지요. 그래야 자기가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알게 되는 거지요. 저는 지금까지도 어떤 경험이든 할 기회가 있으면 일단 덥석 하고 봐요.
행복은 관계에서 옵니다.
불행도 역시 관계에서 옵니다.
“행복은 관계에서 오는 것 같아요. 그런데 불행도 역시 관계에서 오는 것 같아요. 뉴욕의 맨하튼에서 실험을 했어요. 여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수술 후 회복기간이 있잖아요. 그 회복기간에 10명 이상의 친구가 방문한 환자와 1~2명밖에 방문하지 않은 환자를 비교했어요. 그런데 결과는 너무나도 놀라웠어요. 10명 이상의 친구가 방문한 환자는 회복기간이 4배가 빠르데요. 40일 입원하는 것과 열흘 입원하는 것의 차이에요. 우리가 보통 생각할 때는 병을 빨리 낫게 하려면 최고로 비싸고 좋은 약을 써야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그것보다 친한 친구가 찾아오는 게 더 도움이 된다는 거에요.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친구가 나를 아껴주는 느낌, 사랑해주는 느낌 이런 것들이 회복하는 데 어마어마하게 중요하대요.”
이렇듯 나를 ‘살리는’ 좋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 것일까? 나를 인정해 주고 이해해 주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면서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그 첫 번째는 다른 사람이 나에게 베푼 친절을 어떤 식으로든 갚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것은 등가교환의 문제가 아닌 마음의 문제다. 내가 받은 물질의 가치가 아닌 그 사람의 마음에 대해 어떻게든 보답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은 그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이다. 그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없다고 해서 그저 들어주기만 하는 행위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친구에게 고민을 이야기할 때 친구가 기적처럼 해결 방법을 가르쳐줄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단지 친구가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고, 그 순간을 통해 용기를 얻는 것이다. 많은 경우, 사실은 본인 스스로가 답을 알고 있어서 친구와 이야기하는 동안에 그것을 발견하게 된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또 다른 방법은 잘 이야기하는 것이다. 나의 감정, 특히 서운했을 때의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할 줄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나를 서운하게 한 사람은 자신이 그렇게 했다는 사실조차도 모를 때가 많다. 의도적이었다기 보다는 모르고 한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럴 때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절대로 상대를 비난하지 말고 내 마음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묘사하여 전달하는 것이다. ‘넌 왜 그렇게 했니?’가 아니라 ‘네가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내가 서운한 느낌이 든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나를 더 사랑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세요.
“부처님 말씀에 같이 따라서 기뻐하면 공덕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것을 ‘수희공덕’이라고 해요. 그런데 이것은 과학적으로도 설명이 돼요. 어떤 사람이 착한 일을 한 것을 보기만 해도, 심지어 그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착한 일을 했을 때 분비되는 몸에 좋은 호르몬이 같은 곳(신체의 같은 부분)에서 똑같이 생성된다는 거에요. 남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내가 같이 기뻐만 해줘도 마치 내가 한 듯 마음이 따뜻해지고, 건강해지고, 행복해 진다는 겁니다. 남이 잘되는 것을 같이 기뻐해주면 관계가 좋아지고 아주 돈독해 집니다.”
혜민 스님은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나 자신이라고 이야기한다. 누군가를 미워하게 되면 몸이 아프고, 잠도 잘 오지 않고, 그 사람을 싫어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닮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로는 용서하자, 생각해도 마음으로는 용서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 역시 혜민 스님은 알고 있었다. 바로 이럴 때 우리는 종교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스님은 이야기한다. ‘나를 더 사랑하게 해 주세요.’ 기도하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살아야 하니까, 부처님께도 좋고 예수님께도 좋고 성모님께도 좋으니 ‘나를 더 사랑하게 해 주세요.’ 기도하라고 이야기한다.
“빨리 그것을 잊고 내가 계속 살아가야 하니까 나를 더 사랑하게 해주세요, 기도를 하세요. 그럴 때는 몸을 쓰는 기도를 하셔야 해요. 백팔배를 한다든가, 목소리를 쓰는 기도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져요. 세상이 떠나갈 듯한 이런 통곡, 꼭 하셔야 해요. 통곡이 일어날 때 참도록 하지 마시고 그냥 하게 놔두셔야 해요. 그랬을 때 아픔이 몸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치유가 됩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일 때 나를 더 사랑하게 해주세요, 이 기도를 목소리와 몸을 써가면서 하다보면 어느 순간 하나님, 부처님의 자비심와 사랑으로 치유가 됩니다.”
혜민 스님과 함께한 <마음 치유 콘서트>의 마지막은 ‘치유 명상’의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담백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혜민 스님의 목소리를 따라 함께 자리한 모두가 눈을 감았다. 편안한 자세로 두 손을 양 무릎 위에 살짝 올려놓고, 힘을 천천히 빼고 몸을 이완시킨 상태에서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면서 명상이 시작되었다. 그 시간은 ‘친구는 위로해주면서 나 자신에게는 왜 그렇게 함부로 대하는지’(p.19) 되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었고, 스스로에게 ‘얼마나 힘들었어요, 오늘 하루 이 몸 끌고 이 마음 써가며 사는 것.’(p.26) 심심한 위로를 건네는 시간이었다. 굳이 백팔배를 하지 않아도, 통성기도를 하지 않아도 마음의 아픔이 떨어져 나가는 시간이었기에 이곳에 명상의 말을 옮겨 적는다.
나는 어떤 사람입니까?
마치 타인을 대하듯, 지금 나를 바라보세요. 나 자신에게 스스로 화를 내고 있지 않나요?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있지 않나요? 스스로를 용기 없는 사람이라 비난하고 있지 않나요?
지금 내 마음속의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마음속에 떠오르는 말을 조용히 지켜보세요. 지금 이 순간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한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언제나 나를 격려하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떠오르시나요?
나를 향해 환한 미소를 띄우는 그 사람의 얼굴을 생각해 보세요.
지금 내 곁을 지키고 있는 나의 배우자나 자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이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나를 바라보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나에게 화를 낼까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나 자신을 향해 환한 미소를 보내는 자신의 얼굴을 그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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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민 스님 인터뷰 기사(+동영상) 보기”
‘영혼의 멘토, 청춘의 도반’ 혜민 스님의 위로와 성찰이 담긴 인생 잠언! 하버드 재학 중 출가하여, 한국인 승려 최초로 미국 대학교수가 된 혜민 스님은 ‘혼자서 도 닦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함께 행복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트위터가 놀라운 속도로 리트윗되어 ‘가장 영향력 있는 트위터리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관계에 대해, 사랑에 대해, 마음과 인생에 대해,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론 잘 안 되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혜민 스님의 ‘마음 매뉴얼’!…
관련태그: 혜민 스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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