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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뇌아·우뇌아 학습법, 엄마의 역할은 어디까지?

『공부 못하게 만드는 엄마 공부 잘하게 만드는 엄마』 구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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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무엇일까. 혹은 공부가 뭐길래. 최근 한국사회는 충격을 접했다. 열여덟 소년이 엄마를 죽였다. 그 주검을 집에 두고 8개월을 살았다. 그건 드러난 ‘사실’이다. 알려진 바로는, 소년에게 공부 잘하라며 전국 단위의 높은 성적을 요구한 엄마는, 아들의 반항에 그만 목숨을 잃었다.


공부는 무엇일까. 혹은 공부가 뭐길래. 최근 한국사회는 충격을 접했다. 열여덟 소년이 엄마를 죽였다. 그 주검을 집에 두고 8개월을 살았다. 그건 드러난 ‘사실’이다. 알려진 바로는, 소년에게 공부 잘하라며 전국 단위의 높은 성적을 요구한 엄마는, 아들의 반항에 그만 목숨을 잃었다.

진실’의 심연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곳에 있을 것이다. 소년은 살인을 저질렀지만, 가출조차 생각 못할 정도로 공포 속에 살았다. 태연하게 살았다고 얘기는 말자. 그랬으리란 생각은 그렇게 믿고 싶은 것밖에 안 된다. 어릴 때부터 공부라는 학대 아닌 학대에, 물리적인 폭력까지 당한 소년은 엄마가 자신을 죽일지 모른다는 공포에 잡혀 살았다.

정확하게는 몰라도, 소년이 접할 수 있는 지옥이 그런 것이 아녔을까. 아군이어야 할 엄마가 공부를 못하면, 성적이 떨어지면 자신을 죽일지 모른다는 공포. 엄마와 아들은 그들만의 전쟁을 치른 셈이다. 왜 그래야했을까. 아니, 그런 지경까지 만든 이 사회가 미친 것이다.

어쨌든, 그들만의 가족사로 치부하거나 끝날 것이 아니다. 이 문제에도 공부는 개입한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공부를 잘하고 못한다는 말은 잘못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정확하게는 점수 혹은 성적이 높고 낮음이지,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게 아니지 않나? 공부는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하는 게 아닌가. 공부 자체가 목적일 수도, 수단일 수도 있는.

우리는 공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성적의 높낮음으로 모든 것을 재단해야 하는가. 우리는 우리의 아이를 제대로 알고 있을까.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아이의 성향은 어떠하며, 무엇에 즐거워하는지 알고 있을까. 『공부 못하게 만드는 엄마 공부 잘하게 만드는 엄마』(구근회 지음|담소 펴냄)는 그것에 집중할 것을 권한다.

아이를 올바로 키우는 데에는 공식이나, 요령, 순서도 없지만, 가장 기본적인 바탕은 있다. 바로 내 아이의 성향에 대해 제대로 알고,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p.23)



지난달 29일, 서울 신촌의 한 백화점에서 열린 저자 강연에 많은 엄마들이 모였다. 거의 대부분이 아이들 공부 때문이었을 텐데, 저자는 두뇌유형별 특징과 이에 따른 솔루션 등에 대해 풀었다. 어느 쪽 뇌가 더 발달했느냐에 따른 성향의 차이를 인정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따라서 엄마들은 크게 두 종류의 엄마로 나눌 수 있다. ‘공부 못하게 만드는 엄마’와 ‘공부 잘하게 만드는 엄마’. 일명 공못맘과 공잘맘이다.(p.5)




좌뇌아와 우뇌아의 특징


저자는 좌뇌아의 다른 이름으로, ‘꼼꼼이’, ‘나무’, ‘계획’ 등을 든다. 우뇌아는 ‘덜렁이’, ‘숲’, ‘임기응변’ 등이다. 그 호칭에서도 특징이 명확하게 드러나듯, 좌뇌아는 꼼꼼하고 숲보다 나무를 보면서 계획을 세우는 특징을 가졌다는 것. 반면 우뇌아는 꼼꼼하기보다 덜렁거리거나 혹은 대범하며, 나무보다 숲에, 순발력과 임기응변에 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좌뇌아는 시험을 본 뒤, 어떻게 봤냐고 물어보면 ‘몰라’하면서 실없는 소리 하는 것을 싫어한다. 꼬쟁이지. (웃음) 이성, 즉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며 따지는 것을 좋아한다. 구체적인 내용이나 숫자를 갖고 얘기하길 좋아한다. 수학을 잘 한다. 반면 사회성이 부족하므로 사회성을 키워줘야 한다. 우뇌아는 뻥쟁이다. (웃음) 호언장담 잘 하고, 감성적이다. 느낌을 중요시하며 가장 마이너스인 학문이 수학이다. 대신 공감을 잘 한다.”

그는 좌뇌아, 우뇌아의 특징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단어들을 들었다.

좌뇌아 : 썩소, 표정이 시크하다, 나, 내일
우뇌아 : 미소를 잘 짓는다, 해피맨, 관계 중심(우리), 오늘

“좌뇌아와 우뇌아는 계산 개념이 다르다. 좌뇌아는 어느 쪽이 이득인지를 따진다. 생활신조를 조사했을 때, ‘현재를 즐겨라’와 같은 답이 나오면 우뇌아다. 반면 좌뇌아는 내일이 중요하다. 오늘 할 일을 못하면 잠이 안 온다. 우뇌아는 까르페 디엠. 재량 휴일을 많이 쓰는 것이 우뇌 부부다. 우뇌아를 키우는 부모는 수양, 수도를 해야 한다. (웃음) 우뇌아는 대답 잘 하고 약속 잘 하나, 약속을 잘 어긴다. 우뇌아를 키울 때는 아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두뇌가 문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자신의 뇌가 어떤 유형인지를 잘 파악하여 자신의 성향을 완전히 이해한다면 어떤 일이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확신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한다. 뇌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점백승이라고.(p.25)




좌뇌아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저자는 우선, 이성적, 논리적, 분석적, 순차적 사고가 뛰어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에 대해 언급했다. 세 가지다.

? 창의력
“좌뇌 반복은 잘 하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건 싫어한다. 좌뇌는 정리하는 것이 편하다.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시 쓰기가 좋다. 시를 많이 읽고 외우는 것이 좋다. 그러니까, 부모는 아이들이 시를 많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엄마가 시를 읽어야지 아이도 따라 읽는다.”

? 응용력
“좌뇌와 우뇌는 공부방법이 달라야 한다. 좌뇌는 문제집 한 권을 세 번 푸는 게 특징인데, 그래서 망한다. 새로운 문제를 푸는 것이 좋다. 세 권을 한 번 푸는 것이 좋다. 다른 것을 볼 수 있으니까, 문제집 한 권보다 2~3권이 좋다. 반면 우뇌는 한 권을 세 번 이상 봐야 겠지.”

? 암기력
“좌뇌는 단순 암기가 어렵다. 대신 탐구는 잘 한다. 좌뇌는 언어 영역이 약하다. 그러니 암기력을 키워줘야 한다.”

저자가 권하는 좌뇌아의 성공학습법은 ‘자기주도학습’이다. 좌뇌아의 에너지는 주도권에 있다는 것. 따라서 계획표를 세울 때 항상 아이에게 먼저 물어보라고 권한다. 주도권을 아이가 쥐고 있음을 인식시켜주는 방법이다. 그러면 아이는 적극적으로 이야기한다. 좌뇌아에 대한 저자의 강조점은, 주도권이 아이에게 있음.

자기 고집이 강하고 자존심이 센 좌뇌형 아이들에게는 ‘엄마주도학습’보다는 ‘자기주도학습’이 더 적합하다. 오히려 엄마가 아이의 학습에 관여를 하고 간섭을 하게 되면 아이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학습을 멀리할 수도 있다.(p.129)




우뇌아에게 필요한 것은 뭣?

저자는 이어서 감성적, 직관적, 창의적, 예술적 사고가 뛰어난 우뇌형 아이들에게 필요한 세 가지도 꼽았다.

? 집중력
“우뇌아는 통찰력이 뛰어나나 덜렁거리는 성격이라 꼼꼼하지 못하다. 반면 느낌을 좋아하고, 오감을 활용한다. 우뇌아에게 미션의 3요소가 있다. 하나는 시간을 정하되, 서서히 늘리는 것이다. 둘, 양이다. 셋, 질(점수)이다. 시간, 양, 질의 3요소를 잘 배합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 논리력
“우뇌아는 서점에 가면 만화책을 주로 산다. 이미지를 좋아하니까. 논리력을 기르기 위해선 추리소설을 읽는 것이 좋다. 꼼꼼하게 보는 독서가 되니까. 추리소설을 어느정도 읽은 다음에 역사, 과학 등으로 넘어가면 된다.”

? 수학력
“우뇌아는 연산?계산이 안 된다. 숫자에 대한 감각이 좋아져야 한다. 숫자로 대화해야 한다. 가령, 사과를 먹을 때도, 사과 먹을래? 처럼 물어보는 것이 아니고 사과 몇 조각 먹을래?, 이런 식으로 물어봐야 한다.”

좌뇌아와 달리 우뇌아의 학습법은 ‘엄마주도학습’이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우뇌아에게 자기주도학습을 시키면 엄마는 홧병으로 죽는다. 다만, 엄마주도로 1시간을 넘어서면 자기주도학습으로 이행하면 된다. 우뇌아의 에너지는 자신감이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생기면 알아서 한다.

차분하게 앉아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공부하는 습관이 들여지지 않은 우뇌형 아이들에게는 자기주도학습이 적합하지 않다. 우뇌형 아이들은 공부 습관이 완전하게 자리 잡힐 때까지 반드시 엄마주도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p.78)




엄마와 아이의 두뇌궁합별 학습법


엄마와 아이의 두뇌유형이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학습법을 잡아가면 좋을까. 저자는 두뇌궁합별로 아래와 같이 권한다.

1. 좌뇌형 엄마와 좌뇌형 아이
특징 : 고집이 둘 다 세다. 똥고집이다. 자기 기준이 있다. 서로 충돌이 있다. 서로,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방법 : 필요한 것은 스킨십이다. 감성은 스킨십에서 나온다. 스킨십이 떨어지면 자존감이 떨어진다. 스킨십을 자주하면 긍정적이 된다. 아이와 함께 체험활동을 많이 할수록 좋다. 음악회, 미술관 등을 가야 한다. 다만 체험활동 전에 미리 알고 가야한다. 가령, 피카소전을 보러간다면, 아이가 피카소를 미리 알고 가게끔 해야 한다. 좌뇌는 잘난 맛에 살기 때문이다.

2. 좌뇌형 엄마와 우뇌형 아이
특징 : 좌뇌형 엄마는 리더십이 없다. 이럴 때는 우뇌형 아이 중심으로 가야 한다.
방법 : 필요한 것은 여유있는 계획표다. 우뇌 아이는 인생 목표가 먹는 것, 노는 것이다. 따라서 쉬엄쉬엄 해야 한다. 아이가 지치면 안 된다. 특히 ‘3비’는 금물이다. 첫째, 비교하지 말 것. 둘째, 비교하면 비난하게 된다. 셋째, 비아냥을 해서도 안 된다. 비교, 비난, 비아냥, 3비는 하지 말아야 한다. 또 부부관계가 좋으면 아이에게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3. 우뇌형 엄마와 좌뇌형 아이
특징 : 좌뇌형 아이가 보기에 우뇌형 엄마는 철이 없다.
방법 : 필요한 것은 가족봉사다. 가족들이 함께 봉사활동 등을 나가는 것을 검토해봐라. 좌뇌형 아이는 사회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하면 좋다. 리더십을 가질 수 있다. 사회성 키우기는 방법으로 팀 스포츠도 좋다. 처음에는 아이가 싸울 수 있는데, 차츰 팀워크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4. 우뇌형 엄마와 우뇌형 아이

특징 : 재미있는 조합이다. 계획을 세우나 대부분 작심삼일이다. 우뇌는 다음부터라는 말 때문에 망친다.
방법 : 필요한 것은 멘토찾기다. 우뇌 엄마는 보통 비논리적이다. 그래서 우뇌형 엄마는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두 사람이 약속노트를 만들면 좋다. 매일 한 페이지씩 해서 엄마와 아이 모두 약속을 지키는 연습을 해야 한다. 공부는 약속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이(의 성향)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면, 나는 하나 더 의문도 생긴다. 아이가 태어나고 돌잔치를 할 즈음, 엄마와 아빠는 공식적으로 선포한다. 숱하게 많은 돌잔치에 참여한 바, 나는 그들이 무슨 이야길 하는가를 새겨들었다. 단언하건대, 한결 같다. 예외가 없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이게 초심이라는 얘긴데, 아이가 좀 더 자라면 대부분 부모는 싹 변한다. “공부 좀 해라. 공부 좀 잘해라.” 공부를 왜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설명은 대부분 없다. 대체, 공부는 무엇일까. 혹은 공부가 뭐길래. 나는 아직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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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김이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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