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은 ‘경찰 연쇄 살인사건’이라는 소재를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다층적인 미스터리 구조로 풀어낸 작품이다.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반전과 사건을 파헤칠수록 더해지는 위기는 높은 극적 몰입도를 보여준다. 거기에 몸을 사리지 않는 엄태웅의 액션과 주원의 냉철한 분석력 그리고 정진영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가 더해져 <특수본>은 한층 진화된 수사물로 거듭났다.
누구도 믿지 마라! 동료경찰이 살해된 후 구성된 특별수사본부. 단서를 잡으면 용의자는 사라지고, 이젠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된다. 수사망이 좁아질수록 누군가 한발 먼저 움직이고, 추적할수록 사건은 점점 더 커지며 옆에 있던 동료 경찰마저 한 명씩 죽어나가는데…….
숨 막히는 액션 수사가 시작된다!<특수본>은 탄탄한 구조의 범죄 수사과정과 치밀한 반전이 있는 영화다. 기존 수사물들이 구축한 수사 장르에서 한발 더 나아가 거칠고 강력한 액션의 역동성을 보여준다. 고층 건물을 쉼 없이 뛰어다니는 추격전, 좁은 시장 골목에서의 치열한 몸싸움, 중장비가 동원된 액션신과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폐공장에서의 총격신 등,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박진감 넘치는 액션신이 인상적이다. 또한, 사건을 파헤칠수록 점점 더 위험에 빠져드는 결말을 예측하기 어려운 미스터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미스터리가 재미를 주는 이유는 단순한 형사와 범인의 대결 구도가 아닌, ‘형사와 범인’, ‘형사와 형사’, ‘조직과 조직’이라는 다층적인 대결 구도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불꽃 수사’ 엄태웅 VS ‘냉철 분석’ 주원의 수사 대결!동물적 감각의 형사로 분한 엄태웅과 냉철한 이성을 겸비한 범죄분석관으로 분한 주원이 상반된 스타일을 선보이며 숨 막히는 수사 대결을 펼친다. 초유의 경찰 연쇄 살인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구성된 <특수본>에서, 하는 짓은 껄렁하지만 본능적인 수사 감각을 발휘하며 ‘액션 수사’를 전개하는 ‘성범’(엄태웅)과, 그와는 정반대로 FBI출신의 천재적 두뇌와 치밀한 분석력을 토대로 ‘분석 수사’를 하는 ‘호룡’(주원)은 사사건건 부딪히게 되는 인물. 마치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와 김상경의 대비를 떠올리게 하는 이 둘의 캐릭터는 영화 내내 멋진 연기호흡을 자랑한다.
시사회 현장스케치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특수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자리에는 황병국 감독과 주연배우인 엄태웅과 주원 그리고 주연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준 정진영이 함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첫 스크린 데뷔로 주연 자리를 거머쥔 주원의 겸손함과 액션배우로 거듭난 엄태웅의 소탈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였다.
‘1박 2일’과 ‘제빵왕 김탁구’는 잠시 잊어주세요
<특수본>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라면 두 주연배우의 새로운 연기변신이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시라노 연애조작단>으로 코믹하고 달콤한 연기력을 선보인 데 이어 ‘1박 2일’을 통해 예능감을 인정받고 있는 엄태웅. 그리고 시청률 50%를 기록한 국민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카리스마 마준’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주원. 이 두 사람이 각각 열혈형사와 냉철한 범죄분석관으로 돌아왔다.
“제가 예능프로인 ‘1박 2일’에 출연하고 있어서 <특수본>의 ‘김성범’이라는 인물이 새롭게 보이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원래 배우니까요. 연기할 때는 또 연기를 열심히 해야죠.”(엄태웅)
“제가 맡은 ‘김호룡’은 미국에서 연수받고 온 범죄분석관이다 보니, 딱딱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심리학박사로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했습니다.”(주원)
“제가 동안이라 주원 씨와 동료애를 느끼며 연기할 수 있습니다”
상반된 캐릭터로 연기를 하다 보면 정도 들겠지만, 마찰도 있을 법하다. 게다가 엄태웅과 주원의 나이 차는 13살. 동료 경찰이라고 하기에는 제법 나이 차가 나는데. 서로의 단점을 묻는 질문에 엄태웅과 주원은 어떻게 대답할까.
“주원 씨와는 같은 소속사지만 나이 차이가 좀 나다 보니 그렇게 친하게 지내는 사이는 아니었고, 사무실 모임에서 가끔 보는 정도였어요. 그러다가 이번 작품을 통해서 많이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장점은 일단 너무 잘생겼고 연기에 대한 욕심과 열정도 있어요. 화면을 보면 ‘참 만화같이 멋있는 얼굴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단점도 그거인 거 같아요. 머리가 작고 키가 너무 커서(웃음). 처음에는, 주원 씨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친구처럼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을 했어요. 하지만 저도 동안인지라 괜한 걱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웃음). 동료애를 느끼며 재미있게 작업한 것 같아요.” (엄태웅)
역시나 뛰어난 예능감을 보여주는 엄태웅. 대선배로부터 칭찬을 들은 주원은 부끄러워하는 모습인데. 하지만 이번에는 주원이 엄태웅의 단점을 말해야 하는 상황. 주원은 엄태웅의 단점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
“솔직히 태웅이 형의 단점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워낙 좋아하는 형이기도 했고 이번 촬영을 통해서 형의 남성미 넘치고 포스 작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감독님과 모든 스텝분들이 너무 멋있다고 감탄했었죠. 그리고 저 역시 형의 인간적이고 프로다운 면에 반한 사람 중의 한 명이에요. 그래서 저는 형의 단점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주원)
“엄태웅 씨가 술을 먹다가 전화해서는 꼭 출연해달라고 하더군요”
첫 영화를 주연으로 데뷔한 주원. 게다가 영화계의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연기했다. 각오도 남달랐을 테고 부담감도 없지 않았을 텐데.
“부담감이 있었죠. 하지만 선배님들께서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선배님들께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특수본>을 하는 동안 연기나 모든 생각이 좀 더 성숙해진 거 같아요.”(주원)
주원과 함께 연기한 선배들을 살펴보자면… 정진영, 성동일, 김정태, 엄태웅 등. 다들 영화계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인데. 영화계의 신인인 주원이 롤 모델로 삼을 만한 사람은 누구일까.
“선배님들 모두가 저의 롤 모델이신 거 같아요. 선배님들께서 영화 자체를 즐기시는 모습을 보고 후배로서 많이 부러웠어요.”(주원)
인터뷰가 주연 배우인 엄태웅과 주원 위주로 이루어지는 상황. 엄태웅과 주원이 깨소금 쏟아지는 칭찬을 주고받을 때, 옆에서 그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으니. 대작 영화의 주연급인 정진영은 자신의 조연 출연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인연이죠. 제작사가 <이태원 살인사건> 때 힘든 상황에서 뜻을 같이했던 제작사에요. 대표와 서로 많이 믿게 됐죠. 또 하나의 인연은 엄태웅 씨와 매니저분이 술을 드시다가 전화를 했어요. 이거 꼭 같이 하셔야 된다고(웃음). 배우한테 주연과 주연이 아닌 것은 작품 판별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만큼 도움이 되었다면 행복하고, 오늘 시사회를 통해 보니 <특수본>이 잘빠진 장르영화로 만들어진 거 같아 좋았습니다.”(정진영)
“범인을 추적해 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입니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서스펜스. 그리고 사회적 이슈를 넣어 현실감을 더한 <특수본>. 영화에 대한 감독의 생각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영화를 좀 더 재밌게 볼 수 있을까.
“장르 영화이기 때문에 장르와 규칙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걸 제가 벗어나서 찍으면 안 되는 거고, 관객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 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영화감독이자 작가로서 그리고 사회적 담론을 만들 수 있는 사람으로서, 사회의 부조리와 기득권층의 횡포를 고발하는 모습도 보여주려 했습니다. 나름의 작가적인 양심이라고 생각합니다.”(황병국 감독)
“뭐니 뭐니 해도 이 영화는 범인을 찾는 재미있는 얘기니까, 주인공 형사들의 시선에서 범인을 추적해 보는 것도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정진영)
사진 / 시너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