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단순, 실용적인 매력,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말한다 - 『친절한 북유럽』

지난 8월의 마지막 날, 홍대 한 카페에서 세 저자는 독자들에게 직접 북유럽 디자인을 들려주고 보여주는 자리를 마련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고마워, 디자인』의 저자이자 대림미술관 부관장을 맡고 있는 김신 前 디자인 편집장은, 지난번 채널예스 인터뷰에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라. 관심이 생겨 인터넷에 ‘스칸디나비아 디자인’를 검색했다. 스칸디나비아란,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한 문화, 역사적 지역으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을 가리키는 지명 이름이다. 경우에 따라 핀란드, 아이슬란드까지 포함한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고마워, 디자인』의 저자이자 대림미술관 부관장을 맡고 있는 김신 前 디자인 편집장은, 지난번 채널예스 인터뷰에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라. 관심이 생겨 인터넷에 ‘스칸디나비아 디자인’를 검색했다. 스칸디나비아란,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한 문화, 역사적 지역으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을 가리키는 지명 이름이다. 경우에 따라 핀란드, 아이슬란드까지 포함한다.

이러한 백과사전적 지식 외에도 수많은 가구, 디자인 관련 업체, 포스팅이 쏟아졌다. 단순하고 실용적, 감각적인 특징을 지닌 스칸디나비아식 디자인은, 길고 추운 겨울을 보내는 스칸디나비아 반도 사람들이 실내환경에 특별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발달했다고 한다.

한 개인이나 국가의 이름이 아니라 하나의 반도의 성격이 스타일로 자리잡은 점이 흥미롭다. 실용적이고 감각적인 특징은, 디자인의 초석이 아닌가. 가구나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스칸디나비아 스타일, 북유럽 스타일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일 테다.


깨알 같은 북유럽 디자인 리포트 『친절한 북유럽』

왼쪽부터 저자 장민, 김선미, 박루니

나 역시 이런 관심을 피워가고 있을 즈음, 프로젝트 그룹 √3을 만났다. 나눌 수 없는 숫자라는 의미의 √3은 같은 잡지사에서 일한 인연으로 김선미, 박루니, 장민 세 사람이 뭉쳐 만든 그룹이다. 이들은 2008년 『친절한 뉴욕』이라는 책으로 깨알 같은 뉴욕 디자인스쿨 리포트를 작성했고, 올해에는 북유럽 디자인 스쿨을 파헤치는 『친절한 북유럽』을 출간했다.

지난 8월의 마지막 날, 홍대 한 카페에서 세 저자는 독자들에게 직접 북유럽 디자인을 들려주고 보여주는 자리를 마련했다.“마치 작정이라도 한 듯 ‘친환경’ ‘실용성’ ‘기능성’이라는 단어를 수없이 반복해서 설명하는 북유럽 디자인”을 보여주는 이 책에서만큼은 저 세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작정했단다. 헬싱키, 스톡홀름, 코펜하겐에서 만난 디자인, 디자이너 이야기로 설명, 요약하기보다는 실질적인 정보가 담긴 인터뷰와 취재로 『친절한 북유럽』을 완성했다.


“우리 셋은 디자인 회사의 기획팀에서 근무했다. 디자인팀과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 일이었지만, 매번 그들과 부딪치기 마련이었다. 기획자는 텍스트가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하고, 디자인은 비주얼로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디자인 사고 방식에 대해 궁금증이 많이 생겼다. 디자인이란 무엇일까?부터 시작해 디자인의 속성은 무엇인지,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궁금증이 생겼다.”

이 책을 기획할 때만해도 북유럽은 그렇게 조명 받는 곳은 아니었다. “핀란드를 배경으로 한 일본영화 <카모메 식당>을 통해서나 그곳의 느낌을 가늠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을 기획했던 2008년 당시만 해도 북유럽은 확실히 낯선, 인식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p.4)

저자들은 바로 그 낯섦이 그들을 북유럽까지 이끌었다고 말한다. “고립된 지리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스칸디나비아풍이라 일컬어지는 흐름을 생성한 북유럽의 실체가 궁금했다.”(p.4)

이날 독자와의 만남 자리에서는 세 저자가 북유럽을 취재하고 책을 집필하면서 느낀 것들을 들려주고, 실제 책에 수록되어 있는 디자이너들의 인터뷰 동영상을 공개했다. 겨울이 길고 오후 3시면 해가 떨어지는 곳. 여름에는 환한 밤이 지속된다는 북유럽은 이날 독자들에게, 또 나에게 여전히 낯설고도 매력적인 곳으로 다가왔다.


실용성, 작업과정의 협동 돋보여

저자 김선미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모티브가 되거나 가장 많이 도움이 되었던 채널은?

“다름 아닌 사용자다. 인터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용자들과 대화한 결과 최신기술이 적용된 제품보다는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한 기능, 세심한 배려가 깃든 제품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노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리서치를 통해 다른 자료로는 얻기 힘든 유의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사용자의 의견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클라이언트 역시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었다.” (p.227)

핀란드 소비재 가전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담당한 이승호 디자이너의 위의 인터뷰가 북유럽 디자인의 일면을 보여줄 수 있겠다. 이날, 세 저자가 강조한 북유럽 디자인의 특징은 사용자 중심의 실용적인 디자인, 협업을 통해 과정부터 조화로운 작업방식이었다.

“이를 테면, 길가에 암석이 있다고 치자. 북유럽에서는 그 암석을 없애는 게 아니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식으로 생각한다. 또 죄수들을 위한 의자가 인상적이었다.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해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철학이 느껴졌다.”

핀란드 지폐에 새겨질 정도로 핀란드의 사랑을 받는 국민 건축가 알바 알토.
그가 만든 스툴60(왼쪽)과 파이미오 결핵 요양소를 위해 제작했다는 의자(오른쪽).
단순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여전히 사랑 받고 있는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북유럽 사람들은 잃어버린 물건을 주우면, 주변에 시야가 가장 높은 곳에 그 물건을 걸어놓는다. 북유럽 사람들의 약속이자 관습이다. 이런 것이 그들의 정서를 보여주는 점이다.”

“이제, 디자인이 무엇인지 말하기보다, 디자인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야기해보자.” 덴마크 디자이너 연합에서 발간한 소책자 『디자이너의 역할』에서 발견한 구절이다. ‘디자인 너머 디자인’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북유럽 디자인은 그들이 디자인을 보는 태도

저자 장민

독자들에게 북유럽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북유럽 여행지부터 디자이너 진로에 관한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책 속에 인터뷰이로 등장하는 오동환, 이방전 디자이너도 함께 이 자리에 참석했다.

여행지로서 추천해주고 싶은 북유럽 여행지는?

장민:
북유럽 스톡홀롬에 간다면 꼭 국립도서관 가보라. 외관이 화려하지 않고 단순하다. 동선도 참 단출한데 책이 있는 공간에 들어가는 순간 책의 천국이 펼쳐진다. 입구에 조명이 확 들어오면서, 책이 입구를 제외하고 360도 원형으로 공간을 두르고 있다. 책 등이 몹시 화려해서 약간 과장한다면, 책의 천국에 들어온 게 이런 기분이구나 실감이 난다. 건축가 승효상씨도 이 도서관을 멋진 곳으로 적극 추천했다. 가지고 싶은 가장 이상적인 서재로 꼽을 만 하다.

이방전: 핀란드 얘기하면 알바 알토를 꼽는다. 이 사람이 만든 건물을 보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구나 알 수가 있다. 아직도 일상생활에 이 사람의 디자인이 많이 쓰이고 있고. 특히 카이보푸이스토 공원에 가면 ‘카페 우르술라’가 있는데 굉장히 멋지다. 바닷가에 인접해 있고, 지어진 지 오래된 건물인데,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해가 뜨면 뜨는 대로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오동환: 북유럽에 처음 갔을 때 가져간 목표가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오로라를 보는 것, 또 하나는 피요드를 보는 것이었다. 정말 좋더라. 경관도 멋지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배를 타고 이동하는 코스도 괜찮았고. 나에게는 잊지 못할 기억이 되었다.

북유럽 디자인을 공부하고 취재한 이후 디자인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있다면?

장민: 북유럽 디자인 취재를 하고 나서, 그들이 디자인이 단순히 외형적인 다름에 머무는 게 아니라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간결한 형태를 만드는 게 아니라, 형태를 통해 삶을 더 윤택하게 하려는 것이다. 디자인 종사자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디자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태도나 인식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오동환: 밥상에서 김을 먹을 때, 대게 지저분해지고 흐트러지잖나. 만약 스웨덴에 김이라는 반찬이 있었다면, 예전 디자이너들은 그에 걸맞은 편리한 디자인 접시를 개발했을 거다. 수직으로 김을 꽂을 수 있는 접시라던가.(웃음) 그런 식으로 우리나라 식생활에 맞는 식기와 도구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그런 식의 인식전환을 할 수 있었다.

저자 박루니

북유럽에서 공부를 하고 온 이방정 디자이너는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방전: 놀이터 디자인을 하고 싶었는데, 운 좋게 지금 그 일을 하고 있다. 내가 한국에 돌아오고 나니 마침 사람들이 놀이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어린이, 노약자에 관련된 디자인 공부를 하면서 배려가 필요한 사람들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녀가 디자인 공부를 하고 싶어한다. 조언을 부탁한다.

옛 말에 이런 말이 있잖나. 타고난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못 당하고, 노력하는 사람도 즐기는 사람 못 당한다고. 정말 그런 것 같다. 좋아하는 걸 찾고 그걸 갖고 놀 줄 알아야 한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구체적이어야 한다. 끊임없이 생각하는 습관, 내 생각을 완성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그 어떤 것이든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6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오늘의 책

산업의 흐름으로 반도체 읽기!

『현명한 반도체 투자』 우황제 저자의 신간. 반도체 산업 전문가이며 실전 투자가인 저자의 풍부한 산업 지식을 담아냈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반도체를 각 산업들의 흐름 속에서 읽어낸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산업별 분석과 기업의 투자 포인트로 기회를 만들어 보자.

가장 알맞은 시절에 전하는 행복 안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사람, 작가 김신지의 에세이. 지금 이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작은 기쁨들, ‘제철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1년을 24절기에 맞추며 눈앞의 행복을 마주해보자. 그리고 행복의 순간을 하나씩 늘려보자. 제철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우리 곁에 머무를 것이다.

2024년 런던국제도서전 화제작

실존하는 편지 가게 ‘글월’을 배경으로 한 힐링 소설. 사기를 당한 언니 때문에 꿈을 포기한 주인공. 편지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모르는 이와 편지를 교환하는 펜팔 서비스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성장해나간다. 진실한 마음으로 쓴 편지가 주는 힘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설.

나를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물질적 부나 명예는 두 번째다. 첫째는 나 자신. 불확실한 세상에서 심리학은 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요즘 대세 심리학자 신고은이 돈, 일, 관계, 사랑에서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을 위해 따뜻한 책 한 권을 펴냈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