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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거대한 사이버 통신사로 발전 할 수 있다! - 김인성 『한국 IT산업의 멸망』

"안타깝게도 진보의 열쇠를 IT가 쥐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깨닫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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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IT산업은 과거의 영광에 취한 채 갈 길을 잃은 배처럼 표류하고 있다” 는 염려가 컸다. 지난 7월 20일 오후 7시 탐앤탐스 소공시티점에서 그를 만났다.


‘진보는 IT에 있다’고 말하는 엔지니어가 있다. 그는『한국 IT산업의 멸망』을 쓴 김인성 저자이다. “안타깝게도 진보의 열쇠를 IT가 쥐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깨닫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한국 IT산업의 멸망』으로 정했다. “현재 한국의 IT산업은 과거의 영광에 취한 채 갈 길을 잃은 배처럼 표류하고 있다” 는 염려가 컸다. 지난 7월 20일 오후 7시 탐앤탐스 소공시티점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 IT산업의 문제는 어디에 있을까. 멀리 있지 않다. 가까운 곳에서 찾아보자. 인터넷의 첫 화면, 바로 포털이다. “국내 포털은 원본을 존중하지 않습니다. 복제된 데이터에 가중치를 부여하죠. 포털의 광고를 우선으로 노출하여 원본 콘텐츠를 만들어낸 사이트에 트래픽이 도달되지 않습니다. 이는 매출과 직결이 되죠.”


“포털은 경쟁에서 승리하여 사용자를 자기 사이트에 머물게 만들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백화점이 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유행하고 있는 서비스라면 뭐든지 끼워 넣었고 쓸 만한 비즈니스 모델까지 경쟁적으로 가져와서 추가했습니다. 서로 서비스를 베끼기도 하죠. 모든 포털들은 자기 사이트에 없는 서비스가 없게 만들면서 서로 닮아가고 있습니다.”


검색의 관문을 장악한 포털이 모든 것을 다하게 되자 각종 전문 사이트와 커뮤니티 사이트들도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블로그 전문 사이트, 만화 사이트, 각종 기기 중심의 동호회들, 그리고 성별, 연령별, 취미별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포털의 비슷한 서비스와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했습니다. 더구나 포털이 검색 트래픽을 포털 내부의 서비스에 우선적으로 몰아주는 바람에 전문 사이트들은 점점 더 방문자가 줄어들었습니다. 이것은 결국 전문 사이트의 수익성 악화를 가져왔습니다. (p.125~126)

가장 좋은 검색은 무엇인가. 저자는 지극히 상식적인 선에서 답변을 찾았다. 콘텐츠의 원본을 먼저 제시할 것 그리고 중요한 자료를 먼저 제시할 것, 검색 질의어에 가장 적절한 결과를 나타낼 것, 데이터 위치에 따른 차별을 하지 않을 것, 마지막으로 원하는 데이터에 도달하는 최단경로를 제시할 것. 하지만 "우리의 포털은 검색결과를 임의로 조작하는 일"을 공공연히 자행한다.

“블로그, 제휴사와 카페 등 포털 내부의 콘텐츠를 우선으로 보여주고 있죠. 심지어는 원본을 찾아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네이버나 다음, 엠파스나 네이트가 대동소이합니다.” 저자는 한 신문사의 기자가 자신이 작성한 기사가 어떻게 검색이 되는지를 확인한 기사를 실례로 설명했다. 이 기사 역시 포털 내부의 콘텐츠, 즉 복제된 내용이 먼저 검색에 노출이 되었다.


'구글 독감 트렌드' 그리고 검열과 조작


‘구글 독감 트렌드’라는 것이 있다. 구글에서 설명한 이 페이지의 작동원리를 살펴보면 다음? 같다.

“Google은 독감과 관련된 주제를 검색하는 사람의 수와 실제로 독감 증상이 있는 사람 수 간에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Google은 검색어 수를 기존의 독감 감시 시스템과 비교하여 정확히 독감 계절에 관련 검색어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Google은 이러한 검색어가 나타나는 빈도를 계산하여 전 세계 여러 국가 및 지역에서 독감이 얼마나 유행하는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즉, 구글에서‘독감’으로 검색한 지역을 분석해 독감 유행하는 나라를 알 수 있다는 것. 따라서 포털은 선거를 앞두고 누가 국회의원 혹은 대통령에 당선이 될지를 알 수도 있다. 미국의 지난 대선을 보자. 선거일 3개월 전부터 검색 빈도에서 '오바마'가 앞섰다. 검색은 예측을 넘어 이제 힘이 될 수 있고, 권력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검색에 대한 우리나라 포털의 검열과 조작이 위험하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2008년, 촛불시위 때 실시간 검색에 대한 조작이 이루어졌던 이유입니다. 검색에 대한 시스템이나 수치를 검열하고 조작하는 것은 여론을 부정하고 막는다는 것과 같습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몇 천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다고 했을 때, 이런 식의 조작행위가 개입할 경우 초래할 파장은 적지 않겠죠.”

한국 인터넷의 미래를 위한 저자의 제안은 어렵지 않다. 가장 시급한 것은‘공정한 검색 사이트’이다. 이 사이트가 “인터넷의 관문 역할을 되찾게 된다면 좋은 콘텐츠를 가진 사이트들은 지금의 10배 아니 100배 이상의 방문자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그에 따른 수익으로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포털 외부에서도 사이트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블로그와 카페 등 포털 종속적으로 변해버린 서비스들이 다시 독립하여 인터넷 생태계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며, 이렇게 되면 “한국의 인터넷은 예전처럼 창의력과 상상력이 넘치는 곳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자는‘카카오톡’을 통해 기업의 혁신을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인터넷 메신저는 메신저간의 교류가 되지 않았죠. 다음의‘마이피플’같은 경우는 다음 사용자만 씁니다. ‘네이버톡’도 네이버 사용자만 쓰죠. 사용자가 한정되어 있는 서비스입니다.‘카카오톡’의 경우는 다른 업체의 견제를 받지 않고 모바일 메신저라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사용자가 삼천만 명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하죠. 여기에 음성서비스까지 시작한다면 하나의 거대한 사이버 통신사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IT산업 도약을 위한 선결 과제


저자는 한국 IT산업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정부의 정책 그리고 개방과 표준화 작업 등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유와 평등이 인류가 추구하는 진보의 가치이듯이 개방과 표준은 기술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원칙입니다. 이제 특정 업체에 종속적이고 은폐된 기술을 버리고 모든 업체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개방과 표준 정책을 따라야 합니다. 이 원칙이 밑바탕이 되어야 기술 분야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쉽게 출현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사회가 진보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면 기술이 사회를 따르게 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오히려 기술이 사회를 끌고 가게 됩니다. 기술 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사회는 이제 개방과 표준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기술 분야, 특히 IT 분야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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