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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많이 키워서 ‘외로워’입니다” -『고양이와 선인장』원태연

홍대 한 라이브클럽에서『고양이와 선인장』출간을 기념한 북 콘서트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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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연은 시인이다. 90년대 초, 첫 시집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는 시집으로서는 경이적인 판매부수를 기록하며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원태연은 시인이다. 90년대 초, 첫 시집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는 시집으로서는 경이적인 판매부수를 기록하며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원태연은 영화<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이기도 하며, 백지영이 부른「그 여자」의 노랫말을 쓰는 등 꾸준히 작사가로도 활동했다. 심지어 학창시절의 그는 사격 선수였다. 그가 이번에는 ‘오디오 그래픽 노블’이란 생소한 장르에 도전했다. 원태연이 쓴 고양이와 선인장의 사랑이야기에 아메바피쉬의 그림과 이철원의 음악이 함께한 책『고양이와 선인장』. YES블로그(blog.yes24.com/goyangi7)의 연재를 놓친 이에게는 반가운 선물이다.

홍대 한 라이브클럽에서 『고양이와 선인장』출간을 기념한 북 콘서트가 열렸다. 사회는 컬투의 김태균이 맡았다. 『고양이와 선인장』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저자는 자신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는 15년 만”이지만, “책을 판매해 정당한 수익을 갖게 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저자는 어느 날 우연히 찾아온 ‘고양이’, 그리고 ‘선인장’에게서 이야기를 찾아낸다.

“이번에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어요. 소설은 아직 자신이 없었죠. 그러던 중에 고양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마침 지인에게 그날 선인장을 선물 받았죠. 선인장 화분에는 ‘땡큐’라고 적혀 있었어요. 그렇게 해서 ‘고양이와 선인장’이 시작된 거죠. 그날 절반을 썼어요.” 이 책도 결국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읽는 분들의 외로움을, 마음을 달래주기를 바랐다.

고양이와 선인장은 지금
두 개의 마음으로 하나의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소음이 사라지고
세상의 모든 물체가 사라지고
세상의 모든 고민이 사라지는 감정.
두 개가 하나가 되는 감정.

(「진공상태」, p.132)




“삼천 권의 사인본, 단 한 권에 전화번호를 적었다”

김태균(이하 ‘김’): 책을 출간하면서, 삼천 권에 사인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원태연(이하 ‘원’): “그냥 사인만 하기에는 지루해서 딱 한 권에 사인과 제 전화번호를 적었어요. 전화번호를 발견하면, 저에게 전화를 할 줄 알았는데, 그 책의 주인공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전화주시면 저녁을 사드리려고 해요.”

김: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원: “‘외로워’입니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쓸쓸해’에도 애착이 갑니다. ‘땡큐’는 어차피 행복하니까요.”

김: 오디오 그래픽 노블은 어떻게 기획하셨나요.

원: “이철원 씨와는 시낭송음악을 십년 전부터 함께 해왔어요. 이철원 씨가 알고 지내던, 그림 그리는 아메바피쉬를 소개시켜 주었죠. 셋이 뭔가 하나 만들어보자, 의기투합을 했는데, 이렇게 다 만들고 나서야 이런 장르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뭔가 그럴듯한 장르죠(웃음).”

김: 어떻게 영감을 얻으시나요.

원: “가장 어려운 질문중 하나예요. 이렇게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항상 좋은 걸 써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쓸 거리를 생각하죠. 선인장을 선물 받았을 때처럼, 항상 눈을 뜨면서 살고 있습니다.”


김: 어쩌다 원태연 작가를 만나게 되었나요?

이철원(이하 ‘이’):“술집에서 만나게 되었어요. 작곡가 김형석 씨의 연락을 받고 간 자리였죠.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책에서 느낀 이미지와 작가가 너무 달라서 놀랐습니다(청중 웃음). 그 이후로 같이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되었죠.”

김: 저도 94년에 만났으니, 이제 꽤 되었네요.

원: “제가 71년생이고, 태균 씨가 72년생인데, 가위 바위 보를 해서 호칭을 정했었죠(웃음).”

김: 작업하면서의 에피소드가 있나요?

이: “블로그에 연재할 때나 앨범을 만들 때나 도저히 불가능한 시간 안에 음악을 만들어야 했어요. 12시간 만에 5회에 해당하는 곡을 만들어야 할 때도 있었죠. 시간에 쫓기며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물은 여유 있게 작업한 것보다 마감에 쫓기며 작업한 곡이 좋은 거 같아요(웃음).”

김: 책을 읽으면서 음악은 어떻게 들으면 좋을까요?

이: “가장 좋은 음악은,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페이지를 나누어 감상을 하기 보다는 그림을 그리면서 듣는 게 올바른 감상법이 아닌가 싶어요.”

김: 이 책 발간 후 좀 더 바빠지셨나요? 작업은 어떠셨나요?

아메바피쉬(이하 ‘아’): “책이 급박하게 나온 탓에 결혼식 전날까지 작업을 했어요(웃음). 책이 잘 나와서 너무 좋습니다. 지금은 이 작업으로 인해 연기되었던 작업을 하고 있어요. 저는 개인작업도 하긴 하지만 출판사나 디자인 회사의 일러스트 작업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컨셉이나 내용이 정해져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 같은 경우는 세 명이 이야기를 하면서 만들어낸 공동 작업이라, 기존의 작업과는 많이 색다르고 재밌었습니다.”

김: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나요.

아: “고양이를 많이 키우고 있어요. 그래서 ‘외로워’입니다.”

김: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못 그리고 있으신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아: “사실 그림이라는 게 많이 그리면 늘게 되어 있어요. 잘 그린 그림도 좋지만, 중요한 건 진심을 담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아이가 부모의 얼굴을 그려준다면. 아이의 그림은 세상에서 가장 값진 그림일테니까요. 그림이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테크닉 쪽으로 접근하셔서 그런 거 같습니다. 진심이 통해야 해요.”


“시는 계속 쓰고 있어요.”


저자는 이러한 그래픽 오디오 노블이란 장르가 성립될 수 있었던 건 멀티미디어의 발전 덕분이라고 말한다. “QR코드를 이용해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을 수도 있어요. 과거에도 이와 같은 시도를 많이 했으나 책에 CD가 들어가면 출판이 어려운 탓에 출판사에서도 꺼려했어요. 공정도 힘들고 1년이 지나면 다시 책이 나오기가 힘들어지죠. 음악 사이트를 통해서 이렇게 책을 낼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지금은 셋이 했지만, 혼자서 이런 작업을 하는 분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저자의 이력에 가장 앞서 위치하는 것은 ‘시인’이다. 그는 다시 시집을 출간할 계획이 있을까. 대답은 YES였다. “지금도 시집을 내고 싶어요. 계속 쓰고 있습니다. ‘울지 못하는 아이’로 시집의 제목도 정해놓았어요. 어느 날 내가 울지 못하는 아이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는 남편들에게, 이들의 와이프 되시는 분들이 남편에게 사줄 수 있는 책이 되도록 하는 게이 목표죠. 꼭 내고 싶은 책이에요.”

외로워의 혈액형은 A, B, O, AB형이다.
A, B, O, AB형인 외로워는
때로는 당당하고
때로는 자기 멋대로이고
때로는 감성적이고
때로는 우유부단하지만
사실 대부분은
소심하고 예민하고 민감하며
상대방의 작은 행동에도 크게 상처를 받는다.

상대방은 외로워에게 상처를 준 줄도 모르고
그럴 의도가 정말 한 개도 없을지라도
외로워의 마음은
언제나 자기 멋대로 상처받고 스스로를 괴롭힌다.
이런 성격을 전문용어로 밴댕이 소갈딱지라고 하고
사회 적응 부적격자라고도 한다.

(「외로워의 혈액형」, p.6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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