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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제대로 연애하고 있습니까? - 『연애의 신』 송창민

사랑할 시간,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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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로 특집 편성됐다가,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정규 편성된 <짝>. 일부지만, 기획 의도는 이랬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종족보존의 본능이 있다……

SBS스페셜로 특집 편성됐다가,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정규 편성된 <짝>. 일부지만, 기획 의도는 이랬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종족보존의 본능이 있다. 짝이 필요하고 음양의 이치에 따라 만물은 움직인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며 인간본성을 고려해 보면 짝의 문제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화두다. 평생의 반려자로 누구를 만나는가에 따라 인생은 다양하게 변주되고 전개된다. 인간의 행복지수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결국 배우자와의 관계다. 짝의 균열은 불안을 낳고 가정을 흔들고 사회와 국가의 안녕을 위협한다.”

결혼을 의미할 ‘평생의 반려자’까지 갈 필요는 없겠지만, 누구를 만나는가의 문제는 꽤나 중요하다. 그것은, 생을 다양하게 변주하고 새로운 세계로 이끈다. <짝>은 (편집을 통해) 적나라한 짝 짓기의 현장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커플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누군가는 짝을 찾았고, 누군가는 짝을 만나지 못했다. 짝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짝 찾기를 포기하진 않을 것이다. 연애는, “어른들의 장래희망 같은 것”이니까.

그것은, 드라마 <연애시대>의 멘트였다.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고, 1년 뒤가 지금과 다르리라는 기대가 없을 때,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는 게 아니라 하루를 견뎌낼 뿐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연애를 한다고 했다. 내일을 기다리게 하고, 미래를 꿈꾸며 가슴 설레게 하는 것.

그렇다. 연애를 꿈꾸지 않는 어른은 없다. 하물며 아이들도 연애를 꿈꾼다. 연애는 어른, 아이 할 것 없다. 살아있다는 것, 때론 연애가 그것을 증명해준다. 그러니까, 연애할 것. 『연애의 신』의 저자인 연애 컨설턴트 송창민이 건네는 조언이다. 연애는 곧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길!

연애를 무의미하게 보는 사람들은 애쓴 만큼 결과물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호화 여행을 떠나서 여행 내내 호텔 안에 갇혀 있는 셈이다.… 연애에는 관심이 없다며, 연애는 가치 없는 일이라고 외치는 초식남이 되고 싶은가? 연애는 단순한 놀이나 감정 소비가 아니다. 새로운 세상을 보기 위해서는 우선 호텔을 떠나라 (p.219)

송창민은 이렇게 자신한다. “나는 여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 책, ‘그와 그녀를 끌어당기는 사랑의 기술’ 혹은 ‘그와 그녀를 내 것으로 만드는 연애의 원리’를 담았다. 한 눈 팔다 걸려도 빠져나올 구멍도, 싫은 사람에게 자꾸만 연락이 올 때, 지혜롭게 관계를 정리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송창민은 특집 편성됐던 <짝>에서 짝을 찾고 싶은 남자 7호로 출연했었다.

물론 명심할 것. 연애기술서가 모든 사람에게 연애의 기회를 주거나 맞아떨어질 순 없다. “사실 모든 매뉴얼은 상대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같은 기술이라도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뉴얼에만 얽매여 있으면 상대방과의 관계를 기교의 틀에 맞추게 된다.”(p.161)

Book & Gag, Love가 함께 하는 콘서트

지난달 30일, 서울 대학로의 웃찾사 전용관에서 ‘연애 컨설턴트 송창민과 웃찾사 패밀리가 함께하는 특별콘서트’가 열렸다. 연인끼리 온 커플, 친구와 함께 온 솔로들, 연인 대신 친구와 함께 사람, 막 연애를 시작한 누군가, 연애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혹자, 연애가 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한 청춘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리를 채웠다. 책과 개그와 사랑이 함께 하는 콘서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개그가 펼쳐지기 전, 저자의 짧은 무대인사가 있었다. 개그맨 사회자가 그에게 물었다. 여자 친구 있어요? 그는 “노코멘트”했다. 이럴 때, 노코멘트는 많은 경우, 여자 친구가 있거나, 진행 중이긴 한데, 아직 여자 친구라고 단정 짓기 어렵거나, 혹은 신비주의로 포장하고 싶을 때. 물론, 이 밖의 경우일 수도 있다.

그런데, 궁금했다. 정확하게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많은 자리나 미디어 등에서, 연인을 ‘남자 친구(남친)’나 ‘여자 친구(여친)’로 지칭하기 시작했다. 오래 전에는 애인 혹은 연인으로 불렀었다. 애인이나 연인이 아닌 남친, 여친으로 부르는 세태가 나는 간혹 불만스럽다. 남자(친구)와 여자(친구)로 구획 짓는 일이 이성애 중심주의에서 비롯된 것 같아서. 사랑하는 사람을 자연스레 지칭하는 연인이나 애인을 놔두고, 여자와 남자로 구획 지어 부르는 건 왜일까?

어쨌거나 송창민은, 인사말을 통해 자신의 연애 팁 하나를 전수했다. “연애하면서 “나 어떻게 생겼어?”라고 묻는다면, 이런 말을 해줘라. “넌 참 보고 싶게 생겼어.” 다른 말보다 이런 말이 상대방에게 가장 와 닿는다. 그리고 꼭 사랑하시라. 나를 사랑하면 세상을 볼 수 있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 세상을 가질 수 있다.”

“네가 어떻게 생겼냐고? 넌 참 보고 싶게 생겼어.” 이처럼 멘트는 간결해야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상대가 곱씹으며 음미할 수 있다. 적당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을 때는 굳이 꾸미려 하지 말고, 짧고 간결하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자. 표현은 길어질수록 지루해질 뿐이다. (p.134)


웃찾사의 개그공연

이어진 개그공연. 첫 무대, 못 생긴 여자를 소재로 세 명의 남자가 “당연한 얘기”를 외치는 개그. 솔직하게 진부하고 식상한 클리셰(상투구)들의 집합이었다. 못 생긴 외모의 여자를 놓고 남자들이 희화화하는 풍경. 기존의 룰을 그대로 답습하는, 한편으로는 불편한 개그.


두 번째 개그는 성추행범을 상대로 한 검사의 심문이 펼쳐졌다. 혼자 흥분하며 벨트까지 부순 또라이 검사의 개그 연기와 애드리브가 돋보였다. 의도하건 그렇지 않건, ‘검찰 공화국’에서 과도하게 권한이 부여된 검사에 대한 풍자가 살짝 엿보였다.

세 번째는 고품격 음악방송을 표방한 박세균의 오아시스라는 공연. 2APM이라는 아이돌(옥택견, 전찬성, 조건, 오슬쩍)의 공연을 통해, 아이돌 세상이 되어버린 음악계에 대한 풍자가 곳곳에 심어져 있었다. 아이돌이 나쁜 건 아님에도, 이 땅의 현재 음악은 온통 아이돌만 존재하다시피 한다. 문제는 결국, 음악의 다?몼이다.


마지막으로 이어진 공연은 사파리. 두 번째 공연에서 발군의 연기를 보여준 개그맨의 1인 무대극에 가까운 무대. 기린 흉내와 건빵으로 좌중의 모든 폭소를 흡수했다. 저자인 송창민도 기린의 요청으로 무대에 올랐으나, 그는 아쉽게 기린 연기를 거부했다.

커플 게임, 펼쳐지다

사랑은 갈림길에서 만나는 우연과도 같다. 각자가 다른 길을 걸어오다 가던 길을 멈추고 마주 보는 것이다. 계속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려 한다면, 잡은 손을 뿌리치게 된다. (p.97)


공연이 마무리되고, 모든 관객을 대상으로 게임이 펼쳐졌다. ‘가라사대’로 시작하는 말 따라잡기. 최종 승자인 여자와 남자, 각 6명씩 무대로 올라갔다. 남녀가 짝을 이뤄 이른바 ‘커플 게임’이 펼쳐졌다.


빼빼로 게임부터, 풍선 불기와 날리기, 1대1 퀴즈게임 등이 펼쳐졌다. 연인을 객석에 두고 무대에 오른 사람, 친구와 함께 무대에 올라와 게임을 즐기는 사람, 노익장을 과시하며 무대 자체를 즐기는 사람, 다양한 게임과 함께 즐거운 시간이 전개됐다.


커플 게임의 마무리는 댄싱이 차지했다. 춤을 출 것 같지 않은 표정을 간직했던 한 남자의 아브라카다브라 춤은 마무리로서 충분했다. 남자를 유혹하는 춤 대결을 펼쳤던 두 여자의 배틀도 흥미로웠다. 물론 한 여성의 일방적인 승리로 장식됐고, 송창민과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

그렇게 책과 개그, 사랑이 함께 한 시간이 끝나고, 저자 송창민의 마무리 인사말이 있었다. 그는 두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 소극적인 적극성.
“이런 자리에 오는 것도 소극적인 적극성이다. 작은 용기가 자신을 바뀌게 한다. 동선이 바뀌면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게 있고, 일상이 바뀐다.”

일상이 바뀌면 연애도 가능하고, 연애가 더 탄탄해질 수 있지 않을까. 책에서 그는 스스로에게 질문하라고 권한다. 가령 이런 질문. 흔한 사랑의 감상에 젖어서 사랑이라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내가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질문을 던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p.170)

둘째, 사랑하는 순간의 감정에 대한 태도.
“사랑을 하는 순간이 오면 과연 나는 이 사람과 얼마나 가까운지 묻게 된다. 지금 내가 흔들리고 있다면, 한 번만 더 생각한다면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현재의 연인보다 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없지만은 않다. 하지만 지금만큼 가까워질 수 있는 사람을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어떤 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둘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p.108)

궁금했다. 게임 중에 커플이 되면, 커플로 맺어진 여성과 술 한 잔 마시겠다는 남성의 소원은 이뤄졌을까. 이 넓은 세상 위에, 그 길고 긴 시간 속에, 수많은 사람들 속에, 그들은 커플로 맺어졌을까. 우연과 인연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인 것이 사랑이고 연애다. 그리고 그것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장래희망이다.

나는 연애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사람은 믿지 않는다. 그 사람은 아직 자기 자신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p.221)

그리고 연애를 해 본 사람이라면 알만한 이 말은, 진실이고 참이다.
“세상에 있어서 당신은 한사람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한사람에게 있어 당신은 세상입니다(To the world you may be one person but to one person you may be the world).”

“당신이었으면 합니다.” 사랑은 그렇게 시작한다. 내 마음의 빈 의자에 앉아줬으면 하는 당신. 나는 당신으로 인해 세상을 채우는 사람. 사랑하는 당신, 내가 아는 세상의 모든 것. 누구에게나 사랑은 그렇지 않나.

그래서 나는, 이 말을 싫어한다. “세상의 반이 여자(남자)잖아. 여자(남자)는 많아. 더 좋은 사람 만날 거야.” 헤어진 뒤 건네는, 가장 성의 없는 위로이자 멋모르는 헛소리다. 세상에, 그 사람은 유일한 존재다. 사랑할 때, 그 여자(남자)는 다른 여자(남자)와 다른 존재이며, 다른 여자(남자)로 대체하는 건 생각할 수도 없다. 그런데, 그따위 말을 위로랍시고 하는 건, 죄악이다.

헤어짐을 두려워말고, 사랑하고 연애하시라. 언젠가 죽을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살아가지 않나. 사랑할 시간, 많지 않다.

참, 책에서 이것만큼은 완벽하게 동의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조건 없이 자신의 감정을 기부하지 않는다. 다만 남자가 여자에게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이유는 언젠가 이상형을 만날 수 있다는 여지를 두기 위해서다.”(p.175) 여자에 대한 남자의 친절이나 호의,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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