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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을 의심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라!

폴 오스터 『보이지 않는』 사실이 말해져도, 진실은 ‘보이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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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많은 팬을 거느린 미국 작가 폴 오스터의 15번 째 신작소설 『보이지 않는』이 출간됐다. 이야기꾼의 명성에 걸맞게 첫 페이지부터 흡입력이 강하다. 베트남전의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시인지망생인 스무살 애덤 워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워커는 파티에서 우연히 루돌프 보른이라는 악마적 인물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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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폴 오스터 저/이종인 역 | 열린책들

한국에 많은 팬을 거느린 미국 작가 폴 오스터의 15번 째 신작소설 『보이지 않는』이 출간됐다. 이야기꾼의 명성에 걸맞게 첫 페이지부터 흡입력이 강하다. 베트남전의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시인지망생인 스무살 애덤 워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워커는 파티에서 우연히 루돌프 보른이라는 악마적 인물을 만나게 된다.

대학원 방문교수라는 보른은 대학생 워커에게 잡지 창간을 제안하며,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한다. 갑작스런 행운 앞에 설레던 워커는, 어느 날 보른이 흑인 소년을 살인하고는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 순간 평탄했던 삶에 균열을 느끼기 시작한 워커의 이야기는 뉴욕과 파리, 카리브 해의 외딴섬을 배경으로 40여 년의 세월을 넘나들며 진행된다.

충격적인 사건까지 기술된 1부가 끝나면, 독자들은 그 내용이 워커가 친구 짐에게 보여준 자전 소설의 내용이라는 걸 알게 된다. 제목인 ‘보이지 않는’(invisible)은 2부, 워커의 편지를 받은 짐이 워커에게 조언을 해주는 대목에서 쓰이는 단어다. 과거의 충격적인 일을 소설로 쓰려는데 도통 글의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는 워커의 편지에 짐은, 1인칭 ‘나’를 벗어나 3인칭 ‘그’로 서술하라고 제안한다. 그러면 ‘보이지 않던’ 나를 발견하고, ‘그’를 통해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소설 속에서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글 속의 시점이 변화하면 무엇이 드러나고 무엇이 가려질까? 이 소설은 한편 스토리 텔링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로도 읽힌다. 1인칭, 2인칭, 3인칭 각 부마다 시점과 화자를 변화시키고, 소설, 편지, 일기 등 다양한 서술매체를 동원하여 하나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폴 오스터의 기기묘묘한 서술은 환상과 실재를 넘나들고, 보이는 것(사실)을 의심하고, 보이지 않는 것(진실)을 상상하게 만든다.

근친상간 등 워커가 맺는 기이한 성적인 관계와 그가 겪는 폭력적 상황은 전시 상황 속에서 겪는 그의 긴장과 불안함을 드러내준다. 하지만 그런 긴장과 불안 때문의 그의 목소리는 모두 믿을 만한 것은 아니다. 엇갈린 서술의 교차 속에서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문맥 사이, 이야기와 이야기 틈새에 숨겨진 인물의 욕망과 진실에 주목해본다면, 소설 『보이지 않는』은 훨씬 풍부하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보여줄 것이다.

폴 오스터

소외된 주변 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면서도, 감정에 몰입되지 않고 그 의식 세계를 심오한 지성으로 그려 내는 폴 오스터는 그 마법과도 같은 문학적 기교로 <떠오르는 미국의 별>이라는 칭호를 부여 받은 바 있는 유대계 미국 작가로 미국에서 보기 드문 순문학 작가이다. 독특한 소재의 이야기에 팽팽한 긴장이 느껴지는 현장감과 은은한 감동을 가미시키는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는 그는 현대 작가로서는 보기 드문 재능과 문학적 깊이, 문학의 기인이라 불릴 만큼 개성 있는 독창성과 담대함을 소유한 작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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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폴 오스터> 저/<이종인> 역11,520원(10% + 5%)

세 사람의 목소리와 세 가지 화자가 조합해 내는 하나의 이야기. 천부적인 이야기꾼 폴 오스터의 신작 소설. 개성 있는 소재와 전개,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자신만의 확고한 문학 세계를 구축한 폴 오스터의 신작. 『보이지 않는』은 오스터가 그간의 작품들에서 천착해 온 주제 의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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