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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콘서트]유튜브 스타, 임정현! “너도 네 꿈을 연주해 봐!” - 『네 앞의 세상을 연주하라』 임정현

내가 또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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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23일, 일요일이었어. 늦잠인지 낮잠인지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누워 있었지. 바로 그날이었어. 유튜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 동영상을 녹화한 게. 몇 주간 연습했던, 「캐논 변주곡」 말이야.

2005년 10월 23일, 일요일이었어. 늦잠인지 낮잠인지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누워 있었지. 바로 그날이었어. 유튜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 동영상을 녹화한 게. 몇 주간 연습했던, 「캐논 변주곡」 말이야. 붕 떠 있는 머리를 가려 보려고 모자를 눌러쓰고, 카메라 각도를 잡고 나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지. 나중에 얘기를 들어 보니까, 내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창문에 비치는 햇빛 때문에 신비로운 분위기가 연출되었다고 하데? 흐흐.

그 영상을 처음 올린 곳은 한국 음악 포털 사이트였어. 사실 아주 단순한 이유였어. 열심히 연습해서 올린 동영상이니까, 누가 보면 기타를 좀 가르쳐 주지 않을까 싶어서였지. 예상 밖에 호응에 기분이 좋기도 했고, 열심히 연습해야겠다고 생각했었어. 두 달 후에, 그 동영상이 유튜브랑 여기저기 인터넷 사이트를 그렇게 떠돌고 있을 줄이야! 와우! 그날, 그 일요일만 해도 정말 몰랐지.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나를 보게 될 줄이야. <뉴욕타임스>와 내가 인터뷰를 할 줄이야!

평범한 대학생인 내가 자고 일어나 보니 유튜브 스타가 되어 있었던 거지!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를 거쳐 다양한 경험을 했고, 그래서 이 책 『네 앞에 세상을 연주하라』를 내게 되었어. 그러니까 이 경험들을 나누고 공유하고 싶어서 말이지! 한번 들어 볼래? 내 얘기!

그 음악, 캐논 변주곡을 들려줄게

2010년 2월 23일, 홍대 스팟에서 우리 밴드 ‘롤리타’(이전의 ‘펀투’야!)의 공연이 있기 하루 전, 특별한 만남의 시간을 마련했었지. 내 책과 나 임정현에게 관심 있는 독자들 몇 분을 초대해서 미니 콘서트를 가졌어. 내 얘기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내가 준비한 연주들도 들려주고 도란도란 즐거운 시간이었지.

일단, 첫 곡으로 「캐논 변주곡」을 들려줄게! 나에게 잊지 못할 음악! 물론 이 곡은 제리 창의 작품이지만, 나도 클래식 편곡에 관심이 많아. 비발디의 『사계』 중 3악장도 들려줄게. 이 음악이야 워낙 어려서부터 들었던 노래라 편곡도 재미있게 했지. 내가 연주할 때 내 손가락을 잘 봐봐. 이거, 얼마나 손을 빨리 움직여야 하는지 몰라. 혹시 관심 있는 클래식이 있어? 편곡해서 들려줬으면 하는 것들, 뭐든 알려 줘 봐.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어라! 그거 이번 구정 때 우리 외삼촌도 내게 추천해 줬던 음악인데, 아무래도 자꾸 얘기가 나오는 것 보니, 조만간 편곡해 봐야겠다. 헤헤.

“임정현은 자신이 제작한 전자 기타 연주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알려진 기타리스트입니다.”(p.5)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뉴질랜드로 유학을 갔어. 어머니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결정이었지. 첫 여름방학 때 악기를 사고, 내가 병적으로 좋아하던 크리스마스 캐럴을 연주해 보고자 했지. 기타로 듣는 캐럴, 궁금하지 않니? 그때 재미있는 생각이 났어. ‘랩을 좋아하는 내 동생과 뉴질랜드에서 만난 철현이라는 친구’와 함께 프로젝트를 꾸려보기로!

“저 혼자 만들고, 들어줄 사람도 없으니 저 혼자 듣고 즐거워하는 저 자신만의 작은 세상 같은 것이었습니다. 일주일간 밤늦게까지 곡을 편곡하고 동생과 철현이와 함께 곡에 대해 의논하는 것이 그저 즐거웠습니다. (…) 처음으로 제가 뭔가를 완성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협력을 하여 어떤 결과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마냥 기뻤습니다.”(p.45) 그렇게 녹음한 앨범을 내내 듣고 다니기도 했지.

그리고 이 곡도 들려주고 싶어. 「Mission」이라고, 2007년 ‘무한상상 세계여행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만든 음악이야. 4박 5일 동안 무인도에 있기도 했어! 상상이 가? 기온은 40~50도에 육박하고, 4박 5일 내내 바다 속을 헤엄치는 것밖에는 할 게 없는 시간들! 끝없는 바다, 사막 여우, 이런 걸 보면서 그 무인도에서 느낀 것들을 담았어. 아, 그때 사막 여우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은 게 너무 아쉬워. 철수 같은 거라도 이름을 지어줄걸.

조 새트리아니의 음악을 듣고, 무작정 따라 했어!

기타를 처음 배울 때의 얘기를 해볼까? 나는 한 달은 레슨을 받았고, 나머지는 독학으로 익혔어. 그때 음계 공부가 참 어려웠었는데, 고생한 만큼 두고두고 도움이 되더라고. 어떻게 독학했느냐고? 좋아하는 음악은 다 연습했어. 무작정 악보를 찾고, 반주를 다운 받아서, 똑같은 소리를 내려고 무지하게 연습했지.

“가끔씩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세계 각국에서 이메일을 보내오기도 합니다. ‘기타를 잘 치고 싶어요. 당신처럼 깔끔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치고 싶은데 나는 잘 안 돼요.’ 예전에는 이런 분들에게 ‘저도 그리 정확하게 치지 못하고 빠르지 않습니다’라는 식의 겸손한 태도를 취했습니다만, 요즘은 희망을 줄 수 있는 말도 덧붙여봅니다. ‘연습만이 살 길입니다.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언젠가 멋진 연주를 하게 됩니다.’라는 식으로요.”(p.102)

그럼, 본격적으로 질문을 받아 볼까? 뭐든 물어봐. 특히 나보다 어린 친구들, 기타 치고 있는 친구들, 무지하게 반가워. 많이 많이 물어봐 줘. 그래. 기타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냐고? 하하. 이것 좀 부끄러운데, 아주 단순한 이유였어. 내가 공연을 마치면 귀여운 여동생들이 “옵빠~ 멋있어요!”라며 쫓아다닐 거라고 기대했는데, 이거 웬걸. “형~ 멋있어요, 가르쳐 주세요오~” 굵은 목소리의 남동생들이 기다리고 있더라. 하하. 이런 반응이 진짜 많았어.

기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습했느냐고? 어렸을 때, 조 새트리아니를 좋아해서 무작정 연주를 따라 하고 싶었어. 「Always with me always with you」 기타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영웅 같은 사람이지!

조 새트리아니를 꿈꾸며 기타 연습을 했다는 임정현, 결국 그와 함께 무대 위에 서면서 자신의 꿈을 이뤄냈다!
“언젠가 저에게 왜 기타를 그렇게 열심히 치는지 묻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그저 웃음으로 얼버무렸는데, 생각해보니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동력이 있었습니다. 그저 듣기 좋은 음악이 있어 그 곡을 한번 직접 연주해보고 싶어서 무작정 열심히 연습한 적도 있고, 조 새트리아니의 음악을 듣고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면 또 미친 듯이 연습에 몰두하기도 했습니다.”(p.100)

무작정 악보를 다운 받아서, 똑같이 따라 했어. 악보를 잘 모르겠으면, 이 음은 무엇일까, 하나하나 찾아가며 거의 노가다 수준으로 때려 맞췄지. 그때 음감 센스라는 게 좀 생긴 것 같아. 아마 레슨을 받으면 실력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 나처럼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말이야.

아! 그래, 반가워. 친구는 기타를 치는가 보구나! 손가락이 안 돌아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공연 때 말이지? 예전에는 나 무지하게 당황했어. 그 표정이 훤히 드러났지. 하지만 요즘엔 일단 그런 표정 변화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해. ‘아……. 안 돌아가는구나.’ 싶을 때라도 음악을 느끼는 표정을 짓는 거지.(웃음) 완벽한 연주를 들려주지 못해 아쉽지만, 최소한 내가 지금 연주를 즐기고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어. 관객을 안심시켜 드리는 거지. 진정한 프로라면, 자기 약점을 스스로 드러내지 않는 사람일 거야.

두고두고 큰 힘이 되어준 경험, 길거리 연주!

세계 일주에 관한 것도 물어봐도 좋아! 300일 동안 세계를 누비고 다녔어. 그중에서, 탄자니아가 제일 기억에 남아. ‘어린양 학교’라는 이름을 가진, 40명의 학생으로 이루어진 딱 한 학급으로 구성되어 있는 학교였어. 거기서 봉사 활동을 했는데, 현지 아이들과 유치원에서 색종이도 함께 접고, 무용도 가르쳤어. 내가 “one little, two little, three little Indian~” 하는 「작은 인디언」 노래를 가르쳐 줬는데, 애들이 거기에 맞춰 춤을 춰서 무척 기뻤어. 어찌나 귀여운지! 애들이 인덕이 많아서 뭘 하나 가르쳐 주면, 꼭 보답으로 다른 것을 알려 주더라고. 「반짝반짝 작은 별」도 연주해 줬는데, 그걸 스무 번을 반복하기도 했어! 오 마이 갓, 그래도 무척 행복했지.

유럽에서는 길거리 공연을 하기도 했어. 라이브 하는 떨림이 있었지. 물론 팁도 받았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내 연주를 들려주는 두근거림이라니! 쿵쾅쿵쾅! 그때 이후로 대인배가 된 것 같아.(웃음) 물론, 모자를 꾹 눌러쓰고. 길거리 연주를 하면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말이지. “그 기분은 대체 어떤 것인지 꼭 체험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공연 때마다 느끼는 울렁증 같은 것도 이번 기회에 극복해보고 싶었습니다.”(p.110)

그 경험이 지금까지 참 많은 힘이 되어 주는 것 같아.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꼽자면, 유럽에서 몇 주간 길거리 공연을 하며 보냈던 그 때를 꼽을 것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해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었고, 저도 뭔가를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직후에는 앞으로 공연뿐만 아니라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과도한 자신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하지 않는 일, 특이한 일을 해보고 나니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도 얻은 것 같습니다. 자신만이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꿋꿋이 해내고 나서 얻는 기쁨이 무엇인지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이때 마음속에 남은 느낌들이 앞으로 제가 살아갈 날들을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p.178)


내가 또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다면!

임정현이 속해 있는 밴드, 롤리타

그럼 이쯤 해서 우리 밴드를 소개할게. 롤리타! 내일 이곳에서 같이 공연할 친구들이야. 내가 작사한 노래 「집 없는 아이」도 들려줄게. “집을 나왔어, 엄마 보고 싶어요~” 가사가 살짝 유치해도 웃지 마. 애절한 노래라구. 이번엔 브아걸 「아브라카다브라」는 어때? 하하, 아까와는 분위기가 또 다르지? 앙칼지게 울려 대는 기타의 진동을 느껴봐. 벽이 쿵쿵 뛰고, 심장도 쿵쿵 뛰는 것 같지 않아? 마지막 곡으로 「캐논 변주곡」을 한 번 더 연주할게. 아무래도 내 인생에 있어서는 잊지 못할 곡이 될 테니까!

“분명 제가 아직은 조 아저씨나 다른 유명 연주자들처럼 훌륭한 연주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최소한 메일을 보내오는 몇몇 기타키드들에게 저는 ‘기타 히어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조 아저씨를 통해 영감을 얻고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듯이, 좀 주제넘지만 저도 자라나는 기타키드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저를 보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직접 행동하기 시작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설사 지금 원하는 것을 하여 당장 성과를 얻지 못한다 해도, 혹은 그저 작은 성취를 얻었을 뿐이라 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이 분명 미래의 멋진 나를 만드는 자양분이 될 테니까요.”(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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