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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만남]세상에 단 하나뿐인 노트, 손끝에서 탄생하다! - 『손끝으로 꿈꾸는 쿠쿠리의 북아트』 김미경

북아트의 가장 큰 매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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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의 하나로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우수가 하루 지난 20일 토요일 오후의 홍대 앞. 옷이며 장신구 가게들이 하나 둘 문을 열기 시작하고 청춘남녀들로 북적이는 큰길에서 살짝 벗어난 골목에 위치한 셀통에서 ‘쿠쿠리’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북아트 작가 ‘김미경의 북아트 체험’이 있다 하여 찾아가 보았다.

어느 날 노트 한 권이 필요해 찾은 문구점에서 딱히 마음에 드는 노트가 없을 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첫째. 이왕 문구점까지 왔으니 그 가운데서 제일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고른다.
둘째. 다음 기회로 미루거나 아니면 다른 문구점을 찾는다.
셋째. 요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들어 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니 나도 직접 내가 원하는 노트를 만들어 본다.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왕 문구점까지 왔으니 아쉬운 대로 그중 제일 나은 것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 기회로 미루거나 아니면 다른 문구점을 찾더라도 꼭 마음에 드는 노트를 찾게 되리라 확신할 수 없으니 시간이라도 아껴야지 하는 마음에…….

그러나 이와 달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드는 (이른바 Do-it yourself) 사람들이 있다. 모든 것이 빠르게 그리고 똑같은 모양새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에 익숙한 최첨단 디지털 시대에 과거의 아날로그 시대로 회귀하듯 자신이 직접 원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 수고와 번거로움 그리고 시간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 말이다. 자신이 원하는 모양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만들어 낸 그것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특별한 것이며, 그 누가 뭐라던 자신의 땀과 노력이 들어간 자체로 소중한 작품일 수밖에 없다.

자신의 땀과 노력으로 손수 빚어낸 ‘작품’이기에 느끼는 기분 또한 사뭇 다르리라. 비록 다른 이의 눈에는 울퉁불퉁 어설퍼 보여도 그 어떤 예술가의 작품보다도 더 멋지고 훌륭한 ‘작품’임을! 두말 하면 잔소리가 아닐까.

24절기의 하나로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우수가 하루 지난 20일 토요일 오후의 홍대 앞. 옷이며 장신구 가게들이 하나 둘 문을 열기 시작하고 청춘남녀들로 북적이는 큰길에서 살짝 벗어난 골목에 위치한 셀통에서 ‘쿠쿠리’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북아트 작가 ‘김미경의 북아트 체험’이 있다 하여 찾아가 보았다. 평소 말로만 듣던 ‘북아트’를 직접 체험해 보고픈 설렘으로 때 이른 봄바람에 발걸음도 가볍게…….


조금 일찍 도착해서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간 자그마한 강의실에는 체험에 쓰일 재료와 도구들이 자리마다 가지런히 정렬된 채, 한쪽 테이블에서는 수강생으로 보이는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조금 후에야 그녀가 바로 쿠쿠리 김미경 작가라는 것을 알고 화들짝 놀랐다.(물론 작가가 눈치채지 못하게 마음속으로였지만 ^^;;)

아무튼, 김미경 작가의 분주한 손길은 참가자들이 하나 둘 자리를 차지하고 앉을 때까지 멈추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잠시 후, 마침내 내 생애 처음으로 체험해 보는 ‘북아트’~

이번 체험은 북아트 작가 김미경의 첫 번째 책인 『손끝으로 꿈꾸는 쿠쿠리의 북아트』 출간을 기념하는 이벤트로, 그의 책에 실린 핸드메이드 북 가운데 하나인 <롱 스티치 바인딩 여행 노트>(본문 118쪽)를 직접 만들어 보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준비 재료>
속지용 종이, 크라프트 팩(400~500g/㎡), 소가죽, 앨범지, 6mm 리벳, 끈, 제본실, 장식용 스탬프 및 잉크패드, 장식용 종이, 템플릿(복사)

<준비 도구>
제본풀, 폴더, 칼, 가위, 붓, 전사펜, 쇠자, 커팅 매트, 제본바늘, 비즈왁스, 망치, 송곳, 3mm 타공 펀치, 집게, 테이프, 코르크 보드(또는 박스지)


<제작 방법>
1) 속지 준비하기
- 속지용 종이를 가로 21cm, 세로 15cm로 49장을 만들어 반으로 접어 7장씩 7묶음을 준비.
- 속지에 바인딩 구멍을 뚫기 위해 앨범지를 ‘ㄱ’ 자 모양으로 만든다.(자른다.)
- 복사한 템플릿의 가장자리 선을 따라 자른 다음, ‘ㄱ’자 모양 앨범지의 시작 부분에 맞추고 중간에 점으로 표시된 지점을 ‘ㄱ’자 모양 앨범지에 표시한다.
- 속지의 접힌 가운데에 ‘ㄱ’자 모양의 앨범지를 대고 표시한 곳에 송곳으로 구멍을 뚫는다. (이때 코르크 보드나 박스지를 밑에 받친다.)

2) 커버 만들기
- 크라프트 팩을 사이즈대로 자른 다음 커버의 안쪽으로 들어갈 부분에 전사펜을 사용해서 접지선을 만든다.
- 접지선이 안쪽으로 들어가도록 폴더를 사용해서 위아래가 비뚤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접어준다.


- 준비한 가죽을 템플릿과 똑같은 크기로 잘라 커버의 책 등에 들뜨는 부분이 없도록 붙인다.


- 템플릿을 가죽 위에 올려놓고 바닥에는 코르크 보드(또는 박스지)를 받치고 책 등에 바인딩할 구멍을 송곳으로 뚫는다. (이때 템플릿이 움직이지 않도록 테이프로 고정한다.)

3) 바인딩하기
- 실은 ‘속지의 세로 길이 x 대수’의 1.5~2배 정도로 비즈왁스에 두 번 정도 통과시켜 준비한다.
- 커버에 첫 번째 대수의 속지를 구멍 위치에 맞춰 준비하고 방법에 따라 차례로 대수를 바인딩한다.


4) 커버 정리하기
- 커버의 앞면의 길이를 속지와 같도록 자른다. 이때 속지를 덮었을 때 가장 바깥 부분의 길이를 기준으로 한다.
- 커버 뒷면의 길이도 속지와 같도록 전사펜으로 접지선을 만들고, 커버에 남아있는 부분은 2.2cm(접지선) 8cm(뒷날개)만 남기고 자른다.
- 접지선은 폴더로 접어 모양을 만들어 준다.


5) 커버 장식하기
- 가죽은 지름 3cm 정도의 원형으로 자른다.
- 3mm 타공 펀치를 이용해 커버와 가죽에 리벳이 들어갈 구멍을 뚫는다.
- 여밈 장식으로 쓸 끈을 커버의 구멍에 넣은 다음, 끈 위에 원형 가죽을 올려놓고 리벳의 밑판과 머리 부분을 위아래 구멍에 끼워 망치로 쳐서 리벳을 고정한다. (이때 바닥에 단단한 철판을 받치도록!)


- 완전히 고정한 다음 안쪽에 남아 있는 끈은 가위로 자르고, 커버 여밈 부분의 모서리는 동전이나 원형 가죽을 대고 둥글게 그린 후 가위로 자른다.
- 다양한 스탬프를 직접 찍거나 다른 종이에 찍어서 적당한 크기로 오려 붙인다.


(보다 상세한 것은 본 책 118쪽을 참조하시라~ 진짜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하나하나 친절하게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니…….)

북아트를 체험하는 중간중간 쿠쿠리 김미경 작가에게 물어본 몇 가지~

어떻게 북아트를 시작하게 되었으며 언제부터 북아트 강연을 시작했나?

“원래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는데, 노트를 사러 갔다가 마음에 드는 것이 없던 차에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취미로 시작하게 되었다. 하다 보니 셀통 아카데미에서는 2004년부터 강연을 하게 되었고, 그 외 도서관이나 학교 등에서 북아트 강연을 하고 있다.”

사실, 애니메이션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에서 마왕을 무찌르러 모험을 떠나는 마법사 소녀 쿠쿠리를 자신의 닉네임으로 삼아, 자신의 손끝에서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마법사의 신기한 마법과도 같은 놀라움이라 여기는 김미경 작가. 이미 여러 차례의 그룹전과 세계국제도서전에 참가한 이력과 연극과 영화의 소품 제작 담당, 국내 대표 문구 브랜드&북아트 디자이너에게 배우는 『내가 만든 내 공책』(웅진리빙하우스, 2008)의 공동 저자로 참여한 바 있는 북아트 분야에서 이름난 작가이다.

직접 체험해 보니 북아트란 것이 북메이킹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 이유라면?

“원래 북아트는 책과 미술이 결합된 예술의 한 형태로 예술적인 장르에 해당되지만 오늘 체험하는 것은 핸드메이드북의 형태로 북메이킹에 가깝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재료와 작가의 창의력에 따라 다양한 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참고로, 프랑스 어로 ‘미술가의 책’(livre d'artiste)이라고 하는 초기의 북아트는 책과 미술이 결합된 예술적인 장르로 보는 면이 강해 대중적으로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책의 형식을 취한 시각 미술 작품을 총칭하는 용어로 그 개념이 확장되어, 글자 없이 형상만으로 구성될 수도 있고 반대로 문자만으로 이루어지기도 하는 등 북아트의 형식이 다양화되었다.

무엇보다 북아트의 가장 큰 매력은 특별한 예술적 감각이 없어도 다양한(때로는 의외의) 재료를 활용하여 자신의 아이디어와 개성을 담은 ‘자신만의 특별한’ 작품(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북아트의 매력은?

“직접 책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매력적인데, 무엇보다 바인딩(제본)을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과 다르게 다양한 형태로 변형하여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자신만의 개성과 창의력이 담긴 독특한 책(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또한 핸드메이드의 매력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녀가 펴낸 『손끝으로 꿈꾸는 쿠쿠리의 북아트』에서도 다양한 바인딩 기법을 만날 수 있다. 속지와 커버를 함께 묶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바인딩 방식인 오침안정법을 응용한 삼침안정법(구멍 수를 3개로 줄인)의 깜찍한 미니북(30쪽), 장식적인 효과를 주는 ‘X’자 모양 바인딩이 눈에 띄는 미니북(50쪽), 고정관념을 깨고 두 가지 이상의 바인딩 방법을 활용한 재미있는 스타일의 노트(156쪽), 바느질을 커버 장식으로 사용한 독특한 멋의 가죽 노트(174쪽), 이집트에서 유래했다는 소녀의 곱게 땋은 머리 모양을 닮은 캅틱 바인딩이 잘 어울리는 나무 책 커버(202쪽) 등등……. 다양한 형태의 바인딩이 만들어 내는 갖가지 색다른 느낌의 책들이 ‘나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유혹을 불러일으킨다.

쿠쿠리 작가의 꿈은 예전부터 세계 일주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책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새롭게 추가된 또 하나의 꿈은, 누구도 보지 못한 세계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자신이 만든 책에 담는 것이다. 자신이 보고 느낀 그 순간의 감동을 다른 이들에게도 생생하게 전달하고 공감하고 싶어서…….

어느새 성큼 다가온 듯 따사로운 봄볕 한 줌을 가득 담은 나만의 노트가 필요하다면 마법을 부리듯 특별한 작품들이 풍성한 쿠쿠리 작가 김미경의 『손끝으로 꿈꾸는 쿠쿠리의 북아트』를 펼쳐 보아도 좋을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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