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me be the one
널 사랑하니까
니가 감기 걸렸을 때도
내게 키스해 줄래 장난스럽게
이 순간이 너무 짧아 너와 함께면
let me be the one
널 사랑하니까
작은 일에 투정부려도
너를 감싸 안을래
라떼 향기처럼
하루해가 너무 짧아 너와 함께면
If you stay forever I have a smile
오직 너만을 언제까지나
and If you stay forever 나와 함께
you stay forever more 언제까지나
영원토록 내 곁에 you you stay
you stay stay
- 윤건의 「라떼처럼」 중에서
커피. 누구에게나 커피는 있다. 커피 한잔의 추억. 커피 한잔의 사랑. 언젠가, 미국의 한 단체에서 1만 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단다. 이런 질문이 있었다. “맨 처음 두 사람을 로맨스에 빠지게 만든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가장 많은 대답은, 맞다. 예상대로다. “커피 한잔 할래요?”, 그 말 때문이었다고 한다. ‘커피 한잔’의 위력.
내게도, 커피가 있다. 커피 한잔. 25센트 커피 한잔의 잊지 못할 어떤 가을의 추억. 25센트짜리 커피 한잔에 담긴, 25달러짜리 커피 향을 맡으며 새긴, 25만 달러짜리 추억. 조잘대던 그녀의 입술, 가을 햇살 담은 그녀의 맑은 눈, 빙긋 미소 지을 때 들어가는 그녀의 보조개, 내 말에 자지러지던 그녀의 함박웃음, 그리고 내 심장 박동을 뛰게 하던 그녀. 나는 그날, 그 순간을 그렇게 기억한다. 그녀는 커피와 함께 내게로 왔다.
당신에겐 어떤 커피가 있는지 모르겠다. 브라운아이즈의 윤건에게, 커피는 사랑이었나 보다. 말하자면 그는, 커피 가수다. 브라운아이즈의
「with coffee」로 성이 차지 않았는지, 그는 최근 미니 앨범
<라떼처럼>을 내더니, 책
『커피가 사랑에게 말했다』까지 지었다. 서울 효자동에는 그가 꾸민 카페 ‘마르코의 다락방’도 있다. 이만하면 커피 사랑이 차고 넘친다. 특히 그의 친구인 조현경, 김상현과 함께 낸
『커피가 사랑에게 말했다』는 커피와 사랑을 버무린 레시피로 커피 향을 마구 뿜어댄다.
지난달 25일 롯데시네마 신림점. YES24와 롯데시네마가 함께하는 작가와의 만남, <아름다운 책 人터뷰>, ‘브라운아이즈 윤건과 함께하는 커피와 사랑이야기 “당신의 사랑은 어떤 커피를 닮았나요?”’. 윤건이 공동 저자(조현경, 김상현)와 함께 관객들과 커피 혹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마도 그것은 대부분 사랑이었고, 그녀(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책에 나와 있듯, 세 명의 여자와 커피. “생각해 보면, 나는 지금까지 마지막 한 명의 그녀를 잊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나의 첫 사랑이었고, 나의 첫 이별이었고, 기꺼이 나의 이상형이 되어준 단 한 사람. 그러나 나는 지금부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마지막인 그녀만이 아닌 세 명의 여자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는 대부분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일관했지만, 그 속에서 그는 다시 우리에게 묻고 있었다. “당신의 사랑은 어떤 커피를 닮았나요?”
한 인터뷰를 통해, 현재 여자 친구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어떤 커피를 닮은 사람을 배우자로 삼고 싶나.
소개해 주려고? (웃음) 옆에 있는 사람은 남자 친구? 영 공감이 안 되는데……. (웃음) 농담이고. 보통 인터뷰를 하면 이상형이 뭐냐고 물어보는데, 그때그때 다르다. 요즘은, 신세경(주. 현재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출연 중)이다. 외모보다는 분위기가 알 수 없는 매력이 있더라.
‘카페로망’이라고, 책을 쓰면서 알게 된, 요즘 중독돼서 자주 마시는 커피가 있다. 일종의 향정신성 커피인데, 처음에는 레몬 때문에 시고, 그다음은 달콤하고 나중에는 에스프레소를 맛본다. 그래서 카페로망이다.
커피의 맛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면 카페로망을 마셔 보시길.
레몬의 신맛은 잡맛을 사라지게 하여 재료의 맛을 극대화 시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레몬과 커피를 함께 먹으면 커피 본연의 맛을 제외한 다른 맛은 전혀 느낄 수가 없게 될 것이다.
레몬을 입에 물고 에스프레소를 입안으로 쑥 밀어 넣는 순간~
10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감은 물론이거니와, 당신의 뇌리에 이 한 문장이 각안되어 평생 동안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커피는 쓰다. 그러나 짜릿하여 끊을 수가 없다.
당신이 버린 어떤 사람에게 있어 당신은 어쩌면 카페로망 같은 사람일지도 모른다.(p.135, 「사랑, 흉터로 남다」 중에서)
아니, 내가 본 인터뷰에는 여자 친구가 있다고 했던데…….
(당황하며) 사귄 게 아니고 잠깐 만난 사이다. 옛날에 사귀었지만 지금은 친구로 만나는. 아, 왜 자꾸 사생활을 밝혀야 되지? (웃음) 지금은 없다. 찬바람도 불고, 있으면 나도 좋겠다. 그렇다고 외롭진 않다. 라디오도 하고 2009년 올해는 참 바쁘게 살아서.
올해는 연애보다 일에 집중해서 살아보자고 해서 그렇게 살았다. 여자 친구 없어도 일을 통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예전의 나로선 상상하지도 못할 이런 자리에도 오게 됐고. 여자 친구가 없어도 좋다.
작년에 브라운아이즈 3집 발매 기념으로 사인 CD를 받은 사람이다. 기억나나? 혹시 콘서트는 할 건지.
(약간 뜸을 들이며) 아, 기억난다. 음악을 좋아하고. 와, 벌써 커서 성인이 됐다. (아, 그때는 1년 전이고 지금은 고3이다)
수능 봤겠다. 축하한다. 좋겠다. 물론 좋은 것은 잠깐이다. (웃음)
콘서트는 힘들고 다른 것을 통해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 계신 분께만 솔직히 말하는데, 그런 제의가 많이 들어온다. 그런데 (브라운아이즈 멤버인 나얼과) 소속사도 다르고, 나얼이 군대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얘기할 시간도 없다. 물론 공익 근무라서 종종 찾아오곤 하는데, 콘서트 하자는데 어떻게 생각해? 뭐 이런 얘기만 나눌 뿐이다. (웃음) 음악에 대해서 얘기한 적은 별로 없다. 언젠가는 볼 수 있겠지. 좋은 자리에서.
곧 크리스마스다. 지금 여자 친구 없다지만, 그 사이 생길 수도 있지 않겠나. 그 가상의 여인과 마시고 싶은 커피나 추천하고픈 커피는?
정말 그렇게 된다면 친구들이 섭섭해 할 것이다. 24일 ‘마르코의 다락방’에서 파티하기로 했거든. 왕게임도 하고. (웃음) 그런데 여자 친구가 생기면 참석을 못할 테니, 친구들이 분명 섭섭할 거다.
음, 여자 친구가 생긴다면, 특히 얼마 안 됐을 때라면, 여자에겐 카푸치노를 권해라. 이유는 알지? 입술에 거품이 묻고 귀엽다. 이렇게 말하면 꼭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웃음)
책을 지으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책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글이 있다면 말해 달라.
순간순간이 다 에피소드다. 단락을 나누고 이미지에 맞는 커피 사진을 넣고 사랑 이야기를 썼는데, (커피 메뉴를) 하나씩 다 만들어 봤다. 세 명이 둘러앉아서. 예를 들어, 아메리카노를 할 때, 한 번 더 꺾어서 생각했다. 도시에서 흔히 마시고 바쁜 와중에도 마시는 커피잖나. 도시 젊은이들은 쿨한 척해도 그 안에는 상처도 있고 비밀도 있다. 비밀스럽고 쿨한 느낌으로 갔다. 그렇게 커피를 하나씩 마셔 보며 회의하고 기획한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애정이 가는 건, 카라멜 라떼에서 나오는데, 심장 끝에 위치한 등대로 시작하는 단락이 그렇다. 철학적인데, 나도 빠져 있었다. (웃음) 등대는 땅끝에 위치하는데 바다에서는 시작이잖나. 바다에서 길 잃지 않도록 하는 게 등대의 역할이고. 이별의 끝은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로 등대를 오브제로 썼다. 아, 말로 하솷니 잘 못하겠네……. (웃음)
“사랑의 끝을 본 적이 있다. 심장이 맨 끝쪽에 위치한 등대. 이성은 그보다 훨씬 위쪽에 있을 것이다. 갑자기 이 소녀 같은 여인에게 무언가 말하고 싶어진다. 비록 지금은 그녀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어떤 한순간만큼은 매우 가깝게 느끼곤 한다는. 나는 그녀에게 나의 슬픔을 심장의 맨 끝쪽에 위치한 등대에 남겨두기로 약속했다고.”(p.54, 「짝사랑, 꿈꾸는 나비」 중에서)
공동 저자들도 함께 자리에 왔다. 얘기를 들어 보는 건 어떻겠나. 특히 여자 부분에서 공감이 간다는 분들이 많아서 약간 섭섭했다. (웃음) 한 번 들어 보는 것도 괜찮겠지?
(조현경) 딱히 할 얘기는 없는데, 책을 내고 메일을 많이 받았다. 어쩜 그리 나쁜 남자만 만났냐고 동정표를 많이 주시더라. (웃음) 사라져 버린 남자 편 얘기에 특히 그랬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그런 경우를 겪은 분이 많은 것 같더라.
혹시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이나 용기를 줄 얘기가 있다면.
(조현경) 감히 내가? 글은 김상현 씨가 더 잘 쓴다. 이번 책이 나한테는 10번째인데, 앞선 9번은 다 자기 계발서였다. ‘이번 글은 무조건 감성이고, 엣지다.’라고 콘셉트를 잡고 했다. 김상현 씨가 가이드를 하면 쏙쏙 다 빼먹었다.
많이 써 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자기가 쓴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 좋다. 책을 읽고 리뷰를 써 보는 것도 좋다. 책을 읽고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고 그러면 글 쓰는 데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될 거다.
책을 쓰면서 가장 어려운 커피는 뭐였나.
(조현경) 티카페. 10년 동안 (나를) 좋아해 준 사람의 얘기인데, 나는 정작 1g도 관심 없었다. 지금은 그 사람, 잘해 줘서 잡을 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공했다. (웃음)
티카페는 커피와 홍차를 함께 우려낸 건데, 실제 해 보니 커피인지 홍차인지 애매하기도 하고, 이걸 먹고 어떤 사랑을 얘기할까 고민되더라. 그러다가 회사에서 미팅할 때면 시도 때도 없이 커피를 마시잖나. 그러다 3~4시가 돼서 약간 여유 있을 때, 커피는 너무 많이 마셨고, 그때 생각나는 게 티카페면 어떨까 했다. 그래서 오후 4시의 커피로 잡았다.
“오후 4시에는 왠지 하던 일을 멈추고 따뜻한 차를 마셔야 할 것 같다.
오후 4시에는 저녁에 무엇을 먹을 것인지, 누구를 만날 것인지, 아니면 집에서 혼자 어떤 영화를 볼 것인지 차를 마시며 찬찬히 저녁 시간을 계획해 봐야 할 것 같다.
오후 4시에는 나를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나를 좋아한다는 이유 때문에 내게 무시당했던 한 남자를 떠올리며 차를 마셔야 할 것 같다. 나를 아름답게만 기억해주는 그 사람을 생각하며.”(p.114, 「늦은 오후 4시의 휴식」 중에서)
(윤건) 나는 카푸치노였다. 카푸치노는 거품이 중요한데, 그게 어렵다. 거품을 생각하면 로맨틱보다는 섹시다. 본능적이고. 그걸 발전시키기까지 많이 걸렸다. 그래서 외국에 놀러 간 얘기를 썼다.
“블루스 어때?
음악하고 안 어울려. 클럽 스타일이잖아
같이 추고 싶은데…….
손 빌려 줄게. 잡고 흔들어
달은 환하게 비추고, 음악은 더욱 끈적하게 흐르고
그녀와 나의 춤은 아무 말도 없이 밤을 새워 계속되었다.
끌림은_ 눈으로 나누는__ 대화다___”(p.95, 「거품 속에 뛰놀다」)
책은 세 명의 여자를 생각하며 썼다고 했다. 세 명 중에 노래 「라떼처럼」의 주인공은 누군가?
사실 속 시원하게 얘기해도 되는데, 보편적이고 흔히 일어나는 연애 얘기인데, 누구라고 꼬집어 말하면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쑥스럽고 민망한 점도 있다. 그래서 그런 질문을 받으면, 책을 읽고 독자만의 상상으로 해 달라고 말한다. 같은 영화를 봐도, 자기만의 느낌이 있잖나. 그렇게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
운영하는 카페의 채용 공고는 없나?
요즘 많이 힘든가 보다. (웃음) 김상현 씨가 하는 ‘다니엘의 주방’이 요즘 사람을 구하고 있는데. 음식도 맛있고 사장도 좋은 사람인데, 왜 사람들이 빨리 나가는지 모르겠다. 마르코의 다락방은 오랫동안 같이 있는 친구가 있는데, 그만두면 연락드리겠다. (웃음)
카페를 차린 동기는 뭐였나.
마르코의 다락방은 효자동에 있다. 2층 집인데, 처음엔 개인 녹음실로 썼다. 그전에 몇 군데서 개인 녹음실을 썼는데, 주인이 월세를 자꾸 올려서 한군데 정착해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있는 돈을 다 털고 대출을 받아서 삼청동에 갔더니, 거긴 너무 비싸서 못하고 효자동에 차렸다. 원하는 공간을 꾸몄는데, 작업할 때만 가니까 집에 먼지가 많이 쌓였다.
가수 왁스가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오랜만에 갔더니 1층에 거미줄이 쳐 있는 거다. 그때 생각했다. 공간도 사람 냄새가 나고 북적북적해야 하는구나 싶더라. 그러던 중에 커피에 관심 있는 친구가 있어서 해 보자고 했다. 테이블과 커피 기구를 갖다 놓고 카페로 만들었다. 우연한 기회에 하게 된 거다.
어떤 책을 즐겨 읽는지.
(윤건) 활자와 별로 안 친하다. 하면서 죽는 줄 알았다. (웃음) 라디오 DJ를 하면서 책을 빌리고 1~2시간씩 매일 읽고 활자랑 친해졌다. 요즘은 오쿠다 히데오를 좋아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좋고. 어떤 분은 (책이) 하루키 같다는데, 흉내를 내 보는 거다.
(김상현) 책을 많이 산다. 물론 주로 만화책이다. (웃음) 『드래곤볼』 『시티헌터』……. 다른 분의 책을 많이 읽으면 따라 하게 돼서 안 읽는다.
(조현경) 이병률의 『끌림』을 좋아한다. 스무 권을 사서 선물을 줬다. 사재기 의혹도 받았다. 알랭드 보통을 좋아하는데, 인내심을 요구하는 것 같다. 『불안』을 읽고는 더 불안해 지더라. (웃음) 요시모토 바나나도 좋아하고, 윤건도 좋아한다. (웃음)
곡과 글을 쓰는 것은 어떻게 다르고, 뭐가 더 어렵던가. 지나간 사랑을 쓰면서 기분은 어땠나.
곡은 많이 써 봤으나 글은 그렇지 않아서 글 쓰는 것에 대해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음악은 청각적이고 추상적인데 반해 글은 묘사적이고 구체적인 것 같다. 생각을 담을 때는 글이 더 좋고, 감성을 표현할 때는 곡이 더 좋다. 내 경우, 작곡보다 작사가 더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작사는 노래에도 그렇고 발음도 맞아야 해서 애로가 있다.
나는 경험을 토대로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쓴다. 음악을 할 때 어디서 영감을 받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나는 경험이라고 답한다. 나에게 지나간 사랑은 아픔이라기보다는 원천이다. 그렇게 담은 걸 끄집어내는 게 습관이 돼서 이번 책을 쓰면서 고통스러워하지 않았다. 되레 읽으신 분들이 닭살이라고 그러더라. (웃음) 나는 안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