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최종철 역
윌리엄 포크너가 『소리과 분노(The Sound and the Fury)』라는 제목을 가져온 맥베스의 마지막 독백도 명불허전이지만, 레이디 맥베스는 불멸의 여성 캐릭터라 편애하고 있어요. 한태숙 연출의 <레이디 맥베스>는 그런 의미에서 재미있게 본 연극입니다.
가즈오 이시구로 저/김남주 역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이토록 우아하고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이 있었던가요.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에세이를 통해 가즈오 이시구로에게 보낸 신뢰와 찬사가 과장이 아니란 사실을 증명해 준 소설이죠. 캐리 멀리건과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을 맡았던 개봉작 <네버 렛 미 고(Never let me go)>는 아예 잊어버리고 원작을 펼치길 바랍니다.
주제 사라마구 저/정영목 역
사람들은 사라마구를 『눈 먼 자들의 도시』의 작가로 기억하지만, 사라마구의 진정한 문제작은 『예수복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로 하여금 로마 바티칸과 반목하게 하고, 조국인 포르투갈을 떠나게 만든 논쟁작이기도 하고요 광야에서 예수와 신과 악마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사라마구만이 쓸 수 있는 텍스트가 아닐까 싶어요. 저는 한 개인으로서 가톨릭 신자이지만, 작가로서는 무신론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카무라 후미노리 저/양윤옥 역
동시대 일본작가 가운데에는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소설을 관심을 가지고 읽고 있어요. 흔히 ‘쓰리꾼’이라고 부르는 ‘소매치기’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입니다. 범죄를 소재로 장르적 재미를 갖고 있으면서도 ‘악’ ‘운명’ 같은 묵직한 주제를 던지고 있어요.
n+1 저/최세희 역
이른바 ‘홍대스타일’ ‘인디 문화’는 자생적인 것일까. 그것이 어디에서 어떻게 왔는지 사회문화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도와주는 번역서입니다. 우리가 ‘핫하다’고 믿는 것들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을 열어준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사마천 저
권력을 알고 싶다면 사기를 읽으라. 권력의 유한함을 확인하고 싶다면 사기를 읽으라. 피가 뜨거운 무사들의 인생을 엿보고 싶다면 사기를 읽으라. 피가 차가운 문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사기를 읽으라.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캐서린 키너
<카포티>는 사실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재미있게 보기 어려운 영화인지도 모르겠어요. 이 영화는 작가 트루먼 카포티가 <인 콜드 블러드>라는 책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데요, 저는 영화를 보다가 어느 장면에서 그만 울고 말았어요. <카포티>를 본 사람이라면 모두들 도대체 어느 대목이 슬프단 말이야, 하고 어이없어 할 일이겠죠. 그런데 소설을 쓴다는 것은……어떤 의미에서 윤리를 짓밟고 넘어가는, 타인은 물론 때로 작가 자신을 장작 삼아 불을 때야만 하는 순간과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거기까지 쓰느냐, 못 쓰느냐에 따라 진짜와 가짜가 가려진다고 저는 믿고 있어요. 그거야말로 잔인한 진실이 아닌가요.
세븐 (PRESTIGE COLLECTION) : 블루레이
성서와 단테의 『신곡』,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등을 모티브로 한, 어쩌면 문학적인 스릴러물입니다. 누가 스릴러물 중 한 편을 선택하라고 하면 매번 <세븐>과 <양들의 침묵> 사이에서 망설이게 되지만, 결과적으론 매번 <세븐>을 꼽게 돼요. 스타일리스트를 사랑하니까요.
[작가와의 만남]속물 아닌 자 돌을 던지라면, 누가 돌 던질 수 있을까 - 『거룩한 속물들』 오현종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건, 순진하게 살다가 뒤통수 맞는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