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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처럼 빨갛고 보석처럼 빛나는,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 진주, 가희 작가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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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로 담아낸 오래됨과 느림의 미학. 추억의 빛으로 담아낸 감성적인 사진 그림책. 기다림을 함께해 주는 자연과 정겨운 풍경 속, 아이들의 미소가 반짝거립니다. (2024.09.09)


빨간 사과를 기다리는 두 아이의 빛나는 미소가 담긴 사진 그림책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이 출간되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빨간 사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지 않다. 세상이 아이들의 기다림을 함께해 주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시간은 자연과, 정겨운 풍경 속에서 흘러간다. 설렘과 기다림의 시간이 사과 열매를 빨갛게 물들어 간다. 필름 카메라로 아이들의 미소를 담아낸 감성 사진 그림책을 출간한 진주, 가희 작가를 서면으로 만났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가희 : 디자인 일을 했었고, 지구와 지호 엄마입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여 항상 사진을 찍습니다. 지구 지호는 내 사진의 가장 사랑스러운 피사체입니다.

진주 : 안녕하세요. 저는 그림책에 글을 쓰는 진주입니다. 그림책을 만나기 전에는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일을 했습니다. 지구처럼 다른 이의 사연을 나의 사연으로 만나는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입니다.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의 기획 의도를 알고 싶습니다.

진주 : 유난히 주변을 잘 챙기는 아이가 있습니다. 주변 풍경을 가득 담아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커다란 마음 그릇을 가진 아이죠. 어른들은 이런 아이가 남만 챙기다 자기 것은 챙기지 못할까 봐 걱정합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어려서부터 경쟁을 익히는 세상에서 다른 이를 돌아보는 마음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능력이고 은혜라고 생각했습니다.

풀, 꽃, 나무, 벌레의 이야기를 들으며 산을 오르다 보면 정상에는 늦게 도착할 수 있지만 곳곳에서 귀한 선물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변을 살피는 마음이 이처럼 좋은 열매를 맺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을 지었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기획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지구가 빨간 사과를 발견한 방에서부터 출발하여 빨간 사과가 있는 마당까지 가는 여정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한국의 시골집에서 볼 수 있는 정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2. 동생 지호가 사과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는 것을 지구는 모르지만, 독자는 알 수 있도록 연출하여 몰입감과 속도감을 더했습니다. 팻 허친스 『로지의 산책』의 늑대처럼 말이죠. 장면마다 숨어있는 지호를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길 기대합니다.

3.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지호가 악인으로 보이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다양한 기질의 아이들이 어우렁더우렁 살다 스스로 균형과 조화를 터득하는 공동체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지호의 블루베리 나무는 그런 의미를 담은 메타포입니다.

4. 최근 초등학교에서 강의할 기회가 많았는데 엄마와 아빠가 당연하게 등장하는 이야기가 생각보다 많은 아이에게 무겁고 슬픈 장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부모님 대신 조부모님과 삼촌, 고양이와 동생만 등장시킴으로써 누구에게도 상처가 되지 않는 이야기로 어린 독자들에게 다가가려 했습니다.

사진 그림책의 형식으로 결정되기까지의 과정을 말씀해 주세요.

진주 : 대학원 숙제로 스토리 초안을 완성했고, 프랑스로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Shakespeare and Company)라는 유명한 서점 근처에 숙소가 있어서 어느 날 아침, 그곳을 방문했지요. 거기서 1956년에 출간된 알베르 라모리스의 『The Red Balloon(빨간 풍선)』이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로 만든 이 그림책에서 사진 그림책을 떠올렸습니다. 한국에 오자마자 어려서부터 평소에 사모했던 가희 작가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당시 출판사 계약도 되지 않은 상태라 아무것도 보장해 드릴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가희 작가님께서 흔쾌히 작업을 결정해 주셨지요. 지금 생각해도 가희 작가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처음에 저는 포토꼴라쥬 작업을 제안 드렸어요. 지구와 지호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는 게 부담스러우실 수 있고, 꼴라쥬가 그림책의 회화적인 면을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가희 작가님은 저보다 훨씬 용감하셨습니다. 작가님과 충분한 대화 끝에 지구와 지호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사진 자체의 회화성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작업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정말이지 가희 작가님 덕분에 그야말로 ‘사진 그림책’ 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필름 카메라로 작업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유가 있나요?

가희 : 그림책에 그림 대신 사진을 넣는 것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독자가 이 사진 그림책을 보면서 느낄 신선함을 원했지만, 첫 번째 바램으로는 너무 어색해하지 않았으면 했어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색종이와 텍스트, 그리고 필름 사진이었습니다.

평면의 색종이를 이용하여 함께 촬영하였고, 색이 잘 보이는 굵은 텍스트들은 실재하는 공간, 인물과 어우러지면서 페인팅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색종이의 아날로그적인 작업들과,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한국 시골집의 모습이 디카보다는 필름 카메라에 훨씬 잘 담겼습니다.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을 작업하시는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나요?

진주 : 흠. 이 작품은 정말이지 재미있기만 했어요. 그래도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지호가 악역이 되지 않도록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지호는 형아 것을 뺏으려는 게 아니라 자기 앞에 놓인 좋은 것이 가장 크게 보이는 아이라 직진합니다. 첫 장면에서 지호의 대사 “형아! 나 먼저 간다!”는 이러한 지호의 성격을 드러내고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복선이 됩니다. 사랑스러운 지호도 많이 많이 예뻐해 주세요.

가희 : 글 작가님의 글을 있는 그대로 잘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필름 카메라 하나로 정확히 원하는 장면을 만들기가 어려웠습니다. 지구가 집 안에서 밖으로 향하는 동선이 집 구조 상 이야기와 맞지 않아 이야기 순서를 조금 바꾸기도 했고, 고양이가 물을 마신다거나 지구를 쳐다보는 장면은 몇 달 동안 동네 여러 고양이들을 따라다니며 가장 좋은 순간을 기다렸습니다. 무엇보다 지구, 지호가 엄마 따라 다닌다고 고생이 많았죠.

작업과정에서, 주인공 지구, 지호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가희 : 약 1년 동안 촬영을 하면서 지구, 지호의 마음에 항상 빨간 사과가 있었어요. 더운 날 모기 물리면서 촬영할 때는 너무 힘들었다고 말하지만, 언제든 사과를 보면 빨간 사과 이야기를 떠올리며 책을 기다립니다. “친구들이랑 선생님께 책을 선물하면 어떨까? “이모랑 지온이도 줘야지!” 하고요.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전해주세요.

진주 :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 독자 여러분! 가장 좋은 때. 가장 좋은 방법으로. 만나게 될 거예요. 해님처럼 빨갛고 보석처럼 빛나는 여러분의 빨간 사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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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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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

<진주> 글/<가희> 사진16,2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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