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어’를 공부해야 ‘어휘력’이 따라온다!
『어휘력 키우는 유의어 글쓰기』 박재찬 저자 서면 인터뷰
유의어를 풍부하게 아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 능력, 독해 능력을 높이는 데도, 글쓰기 실력을 높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2024.01.18)
달리쌤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선생님이 있습니다. 책도 여러 권 냈고 학생들과 글쓰기가 좋아 매일 하루 한 장 글쓰기 실천 중입니다. ‘초등글쓰기연구소’라는 지도 학습공동체도 운영하고 있는 달리쌤이 이번에 의미심장한 책을 펴냈습니다. 바로 『어휘력 키우는 유의어 글쓰기』. 초등 선생님이기도 한 작가 ‘박재찬’선생님이 이번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이었을지 7문7답을 통해 만나보세요.
작가님, 안녕하세요. 먼저 독자들께 작가님에 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십시오.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글쓰기연구소’라는 교사 글쓰기 지도 학습공동체를 운영하는 박재찬이라고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달리쌤’이라는 별명을 사용하고 있어요. 달리쌤의 ‘달리’는 중의적인 표현인데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생각하고 싶은 마음에 지은 별명이기도 하고, 스페인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를 좋아해서 지은 별명이기도 해요. 아참, ‘달리’기도 취미로 하고 있어요. (웃음) 말하다 보니, ‘달리’라는 하나의 단어를 참 여러 가지 상황에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학생들과 하루 한 장 글쓰기를 시작한 지 7년이 되었어요. 하루 한 장 글쓰기란, 매일 아침 한 장짜리 글쓰기 활동지에 글을 쓰는 활동이에요. 그 과정에서 글쓰기와 관련된 책들도 여러 권 썼어요. 정리해서 소개하자면, 저는 ‘초등 글쓰기’라는 주제에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는 달리쌤입니다.
이번에 내신 책 제목이 『어휘력 키우는 유의어 글쓰기』입니다. 이 책은 ‘초등학생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180개의 유의어’를 담은 책인데요. 특별히 이 책을 내신 이유가 있을까요?
현재 초등학생들이 수능 시험을 보는 2028년 수능부터 서술 · 논술형 평가가 도입된다는 걸 알고 계시죠? 수능 시험을 보려고 글쓰기를 공부하는 건 아니지만, 예전부터 중요하게 생각하던 글쓰기가 대입 평가의 방식으로 사용된다고 하니 저는 내심 반가웠어요. 글쓰기야말로,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고,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글쓰기를 지도할 때마다, 국어 수업 시간마다, 학생들의 ‘어휘력’이 부족하다? 아니, 심각하다고 생각했어요. 학습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도 자기가 사용하는 어휘의 뜻을 자신 있게 설명하지 못하더라고요. 또 알고 있는 어휘가 몇 개 되지 않다 보니, 글쓰기를 하더라도 매일 비슷한 단어, 비슷한 느낌의 문장만 썼죠. 쓰는 사람도 재미없고, 읽는 사람도 재미없고.
그러다 ‘유의어’를 활용하여 글을 쓰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어요. 비슷한 뜻을 지니고 있지만, 모습이 다른 어휘를 사용하여 문장을 만드는 거죠. 교실에서 세 개의 유의어를 주고, 글쓰기를 해봤더니 학생들이 재미있어했어요. 한 학생은 어떤 유의어를 사용하여 문장을 바꿔 쓸지 고민하는 게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어떤 아이스크림을 먹을지 고민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더군요. 참 재미있는 비유죠?
교실에서 유의어를 활용하여 글쓰기 지도를 했던 노하우들이 쌓이게 되어 『어휘력 키우는 유의어 글쓰기』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책에 담긴 180개의 유의어는 교과서와 지도서를 살펴보며 초등학생이라면 알아야 하는 초등 3~4학년 수준의 어휘를 중심으로 추출했습니다.
『하루 한 장 초등 글쓰기』 시리즈, 『초등 글쓰기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 『하루 10분 문해력 글쓰기』 시리즈 등 많은 베스트셀러 책을 출간하셨는데요. 이 책들은 아이들의 문해력과 어휘력, 글쓰기를 성장시키는 데 큰 도움을 주었을 것 같습니다. 『어휘력 키우는 유의어 글쓰기』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이 책이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기존에 썼던 책들과 이번 『어휘력 키우는 유의어 글쓰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제목 그대로 ‘유의어’를 이용하여 글쓰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출판계에 나온 초등 글쓰기 책 중에 유의어를 이용하여 글쓰기를 하는 책은 이 책 한 권뿐입니다. 작문 교육론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유의어를 많이 알게 되면 이런 장점이 있습니다.
하나, 독해력이 길러집니다. 많은 어휘를 알수록 책을 읽고 이해하기가 쉽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겠죠?
둘, 글쓰기 실력도 길러집니다. 이 책에서는 유의어만 공부하는 게 아닙니다. 한 과당 3개씩 유의어를 제시하고, 그 유의어를 활용하여 글쓰기까지 하게 됩니다. 학습 과학적인 측면에서 배운 것을 곧바로 적용하는 과제가 있는 셈이죠. 이렇게 학습하면 유의어에 대한 지식이 휘발되지 않고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습니다.
셋, 창의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어떤 단어를 써야 할지 깊게 고민하는 과정, 다양한 유의어를 떠올려 보는 과정에서 창의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넷,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학생이 됩니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어떤 단어를 써야 할지 몰라 자기 생각과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양한 유의어를 알게 되면 풍부한 표현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섯, 논술·서술형 평가 문항에 강한 학생이 됩니다. 현재 초등학생들은 앞으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서 무수히 많은 작문 평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다양한 유의어를 이해하고,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면, 논술·서술형 평가 문항의 답안을 써내는 것도, 또래들과 다른 창의적인 답안을 쓰는 것도 어려운 일로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어휘력 키우는 유의어 글쓰기』를 집필하실 때 특히 신경 쓰고 고민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책을 기획하고, 집필하고, 퇴고하는 과정 내내 두 가지 고민에 빠져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고민한 부분은 ‘초등학생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의어인가?’입니다.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궁금해할 만한 유의어를 익히는 게 중요하지 무턱대고 난도 높은 유의어까지 모두 공부할 필요는 없겠죠? 그래서 유의어를 선별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또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그 뜻을 초등학생 수준에서 풀이해서 설명하기 위해 애를 많이 썼습니다. 학부모님들은 다 아시죠?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어휘를 설명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요.
두 번째로 고민한 부분은 ‘유의어를 이용하여 어떻게 자연스럽게 글을 쓰게 만들 것인가?’입니다. 유의어를 보고, 듣고만 넘어가면 내 것이 되지 않습니다. 단기기억에 머물다 사라져 버리죠. 진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글을 써봐야 합니다. 실제 나의 문장에서 유의어를 쓰는 적용의 과정이 있어야만 어휘가 장기기억으로 넘어가 내 것이 되는 것이죠.
이 책의 효과적인 활용법이나 공부법에 관한 팁을 주신다면요?
이 책의 뒷면에 4단계 학습 포인트를 적어두었어요.
1단계: 중심 단어를 익히기
2단계: 중심 단어와 비슷한 의미를 지닌 2개의 유의어를 배우기
3단계: 유의어와 관련된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어보기
4단계: 유의어를 사용하여 짧은 글을 써보기
이 단계에 맞춰 꾸준하게 학습하면 좋을 거 같아요. 아참, 각 페이지의 오른쪽 위에 QR 코드를 넣어 뒀어요. QR 코드를 찍으면 유의어 사용하기와 유의어 글쓰기에 대한 예시 답안이 나와요. 문제를 모두 풀고, 글쓰기를 마친 다음에 확인해 볼 수도 있지만, 어떻게 글쓰기를 해야 할지 너무 막막하다면 QR 코드 속 글쓰기 내용을 예시글로 사용하여 참고할 수 있어요.
이러한 단계를 거치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어요.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구성으로 만들어진 책이니까요.
교사와 학부모로서, 학부모님이나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간략하게 부탁드립니다.
어떤 사람이 영어를 잘하는 사람인지 아시나요?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뜬금없이 웬 영어 이야기냐고요? 영어와 국어는 둘 다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언어학자 중에 노암 촘스키(Noam Chomsky)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분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뇌 속에 언어를 습득하는 장치(Language acquisition device(LAD))가 있다고 주장하셨던 분이에요. 언어가 다르더라도 습득하는 과정은 비슷하다는 게 그분의 생각이었죠. 전혀 다르게 보여도 영어를 익히는 것과, 국어를 익히는 것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이 사람의 영어 수준이 높다고 판단하는 대표적인 기준 중 하나는 다양한 어휘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거예요.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이라고 하죠? 패러프레이징이란, 쉽게 말해 다른 말로 바꾸어 표현하는 것이죠. ‘우리 엄마는 아주 예쁘다.’를 ‘우리 엄마의 외모는 아름답다.’처럼요. 패러프레이징이 영어교육에서는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지거든요. 그런데 그동안의 국어교육에서는 이 부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조명을 받지 못했어요.
그런데 글쓰기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을 잘한다는 거예요. 석사, 박사 논문을 술술 써가는 사람들은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의 달인들이죠.
앞으로 2028년 서술 · 논술형 평가의 도입으로 인해 고등학교부터 시작해 중학교, 초등학교로 글쓰기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게 될 거예요. 그렇다면 수업 시간에 글쓰기를 하거나, 글쓰기 평가를 하는 비중이 늘어나게 되겠죠? 그렇다면, 학생들에게는 내 생각을 여러 가지 표현으로 바꾸어 글을 쓰는 능력이 필요할 거예요. 이때 꼭 필요한 게 유의어죠. 유의어를 자유롭게 활용하여 글을 쓰는 학생들의 글은 다른 학생들의 글과 구별될 테니까요. 정리하자면, 유의어를 풍부하게 아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 능력, 독해 능력을 높이는 데도, 글쓰기 실력을 높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작가님께서 앞으로 계획하시는 일이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글쓰기 지도법 강의 때마다 제가 하는 이야기인데요. 글쓰기를 잘하고 싶다면, 딱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자주’와 ‘직접’. 자주 써보고, 직접 써봐야 실력이 는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감히 여기에 하나를 덧붙여 볼게요.
기억해야 할 새로운 단어는 ‘유의어’입니다. 초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유의어를 익히고, 유의어를 활용하여 글을 쓰는 것, 『어휘력 키우는 유의어 글쓰기』의 컨셉이죠? 이 책 많이 사랑해 주세요! 다양한 유의어를 알게 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삽화가 특히 귀여워서 초등학생들이 더 좋아할 거예요. (웃음)
*박재찬(달리쌤) 초등학생들의 글쓰기 지도법을 연구하는 초등글쓰기연구소의 대표이자 초등학생들과 매일 아침 글쓰기를 하는 현직 초등학교 교사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초등학교 교과서를 집필하였으며, 전국 시·도 교육청 및 교육연수원에서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글쓰기 지도법 강의를 하고 있다. 학생들의 문해력과 교사들의 교육과정 문해력 신장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를 인정받아 교육과정 운영 분야에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글쓰기 머리가 공부 머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글쓰기 지도법을 수년간 연구하는 과정에서 펴낸 『하루 한 장 초등 글쓰기 시리즈』와 『하루 10분, 문해력 글쓰기』, 『하루 한 장 초등 교과서 글쓰기』는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베스트셀러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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