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디저트 대신 선물하는 책 『디어 디저트』
『디어 디저트』 오승해 저자 인터뷰
『디어 디저트』는 그 상황에 대한 다큐멘터리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역사적인 내용도 있고 디저트의 영향을 받은 저라는 화자도 있고, 또 이런저런 에피소드들도 들어가 있으니까요. (2022.12.22)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이 책은 애정하는 디저트에 대한 글입니다. 애정하는 이유는 제가 가장 외로울 때마다 디저트로 위안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누구는 식물을, 누구는 펫을, 또 누구는 운동을 하는 것처럼, 저는 디저트와 커피, 영화 그리고 음악이거든요. 이 중에서 제대로 공부한 게 디저트고, 그래서 접근하는 일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디저트는 정말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유일한 동반자 같은 존재였고, 『디어 디저트』는 그 상황에 대한 다큐멘터리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역사적인 내용도 있고 디저트의 영향을 받은 저라는 화자도 있고, 또 이런저런 에피소드들도 들어가 있으니까요.
번역과 저작 등 꾸준히 책을 출간해오고 계시는데요. 이번에 낸 책, 『디어 디저트』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캐나다와 호주에서 파티셰 공부를 하긴 했지만 한국에서는 주로 빵과 관련된 번역이나 책 작업을 했습니다. 『라뒤레 마카롱 레시피』를 번역하기는 했지만, 제가 좋아하는 디저트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껏 하고 싶다는 바람이 늘 있었죠. 하지만 차분히 앉아 글을 쓰기에는 제 마음의 상태가 좀 오랫동안 불안정했어요. 그러다 매거진에서 디저트 컬럼을 써보자 해서 그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컬럼을 보고 출판사로부터 단행본 출간 제안을 주셨거든요. 만약, 여유 있을 때 써야지 했다면 평생 못 썼을 것 같아요. 꼭 해야 하는, 하고 싶은 이유가 생겼기 때문에 엉덩이를 의자에 붙일 수 있었고, 그렇게 켜켜이 쌓이다 보니 『디어 디저트』라는 집을 지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책에는 오페라, 밀푀유, 마카롱 등 18가지의 디저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세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를 꼽아 주신다면?
아닐 때도 있지만, 음식은 계절과 함께 가는 동반자 관계랍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디저트도 계절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해요. 그럼에도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를 묻는다면 저는 겨울 디저트를 더 선호하는 편이라 몽블랑과 오페라, 프레지를 꼽습니다. 이 디저트들은 보통 가을 이후로 나와요. 그만큼 텍스처 자체가 묵직하고 재료 수급의 문제도 있거든요. 하지만, 항상 먹을 수는 없어 아쉽지요. 그래서 밀푀유나 에클레어를 세컨드 초이스로 두고 있습니다.
캐나다와 호주에서 제과 제빵 공부를 하셨는데, 파티셰나 베이커가 아닌 작가가 된 이유가 있을까요?
캐나다와 호주에 가기 전에는 음악, 여행 매거진에서 일을 하던 기자였어요. 지금은 에디터라고 말하지만 그 때에는 그냥 취재 기자였습니다. 파티셰를 공부한 건 정말 순수한 동기였어요. 나이 들면 작은 공간에서 과자 굽고 케이크 만들면서 글을 쓰면서 살고 싶다는 소원이 있었거든요. 사실, 베이커리에서 일을 하고 싶었답니다. 나이 들어 외국에 갔고 다녀오고 30대를 훌쩍 넘겼더니 어느 곳에서도 저를 받아주지 않았어요. 경력이라 해봐야 호주에서 일한 것이 전부인데, 한국에서 일한 경력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제 카페를 오픈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죠. 서른 넘은 직원은 뽑지 않는다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곳도 있었고, 아예 이력서조차 오픈하지 않는 곳들도 많아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어요. 결국 남은 선택은 전에 하던 일이었고, 개인적으로 번역과 책을 내고 싶어서 그쪽으로 더 적극적으로 알아봤습니다.
호주 '로퍼 브레드(Loafer Bread)'에서 일하셨을 때의 추억이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호주는 커피도 꽤 유명한데요. 호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에게 가볼 만한 호주의 카페를 소개해 주신다면요?
제가 호주에서 돌아온 지 벌써 10년이 넘었어요. 최신 트렌드는 잘 모르지만 여행을 다녀 온 3년 전 시드니에서 갔던 카페들 중에 '플라워 앤 스톤', '블랙 스타 페이스트리', '버크 스트리트 베이커리'에서 나오는 디저트들은 몽땅 다 맛있습니다. 호주로 여행가는 친구가 있다면 꼭 소개해주는 곳들이죠. 하나 더 소개하자면, 제가 크루아상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최근 '룬크루아상'의 피드를 보면 범상치가 않더라고요. 이곳에 꼭 한 번 가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다시 시드니로, 멜버른으로 날아가 커피와 디저트, 빵들을 실컷 탐험하며 책을 쓰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얼마나 자주 디저트를 즐기시나요? 빵과 디저트로 하루 세끼를 다 해결하시기도 하나요?
요즘에는 거의 매일 먹는 것 같아요.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 저의 점심 메이트가 저처럼 디저트를 좋아하거든요. 전날 과식과 과음을 했다면 하루나 이틀 정도는 건너 뜁니다.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빵과 디저트로 먹는 경우도 여전히 있죠. 예전보다는 확실히 줄긴 했지만 여전히 그렇게 먹을 때가 많아요. 아마도 혼자 살아서 그런 것 같아요. 밥보다는 빵이 편하니까요. 그럴 때에는 보통 이렇습니다. 아침으로는 크루아상과 같은 페이스트리 빵을 커피와 먹고, 점심에는 케이크나 샌드위치를 커피와 먹습니다. 저녁에는 가볍게 까눌레나 사브레, 에클레어, 혹은 낮에 먹다 남은 것들을 먹습니다.
작가님이 좋아하는 카페를 추천해 주세요. 그리고 그곳에서 꼭 맛보면 좋을 메뉴도 추천 부탁드려요.
내방역 근처에 있는 '메종엠오', 망원역 부근에 있는 '카페톤', 청담동에 있는 '기욤', 서래마을에 있는 '마얘', 후암동에 있는 '소월길, 밀영', 성수동 '발렁스', 연남동 '온고', '애니브', 이태원 '올드페리도넛', 대전 '성심당 부띠끄', 부산 '브리앙', 선릉 '테라로사' 등이 있습니다. 언급하지 않은 곳들은 베이커리 위주여서 그런데요. 요즘 베이커리는 디저트도 많이 하고 또 예상 외로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런 곳들 중에는 '우스블랑', '타르틴', '라그랑우스', '오우드', '루엘드파리' 등이 있답니다. 물론, 이외에도 많은 곳들이 있지요.
『디어 디저트』가 어떤 이들에게 읽혔으면 하세요?
디저트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당연히 관심을 주실 거라 생각해요. 그렇지 않은 분들이라면, 그동안 먹었던 디저트에 대해 좀 알고 싶거나, 디저트를 좋아하는 친구나 지인에게 선물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모르고 먹는 것보다 알고 먹으면 느낌이 좀 다르거든요. 또, 제목에도 있지만 혼자 카페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외로운 사람들이 있다면, 저의 책이 친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디저트 먹으면서 핸드폰 대신 이 책으로 달콤한 시간을 가지면 좋겠거든요. 그냥 좀 쓸쓸하고 기운이 조금 처질 때 위로가 될 수 있는 디저트 같은 책이었으면 합니다. 이건 좀 억지이긴 한데 디저트가 망가질까 두려워 그동안 선물하기 꺼려했다면 이 책을 디저트 삼아 대신 건네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오승해 건국대학교 미생물공학과를 졸업한 뒤 〈Hot Music〉에 입사, 〈VOX〉, 〈렛츠뮤직〉에서 음악 전문 기자로 활동했다. 캐나다 토론토 조지브라운컬리지와 호주 멜버른 윌리엄앵글리스에서 파티세리와 이벤트 매니지먼트를 공부했으며, 호주의 유기농 베이커리 'Loafer Bread'에서 근무했다. 커피, 빵, 디저트와 요리에 관심이 많아 귀국 후 〈바앤다이닝〉, 〈Coffee〉, 〈블루스트리트〉 매거진에서도 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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