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대장암센터 외과 교수인 오흥권 저자가 쓴 『타임 아웃』에서 그려지는 실제 의사들의 모습은 의학 드라마처럼 화려하고 박진감이 넘치지 않는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장강명 소설가는 의사들에 대해 “과로에 시달리다가 일의 의미를 고찰하고, 때로 자조하는 생활인이자 기술자, 어쩌면 회사원”이라고 말했는데, 현실 속 의사의 모습이 정말 그렇다.
인턴 시절에는 마치 카스트 제도의 최하층 계급인 불가촉천민과 같은 위치에서 일한다. 그러다가 레지던트 과정 때는 수술방에서 집도의의 눈치를 살피면서 후배 의사가 잔소리를 듣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고 동시에 본인의 역할도 수행해야 하는 긴장의 연속선 위에 있다. 마침내 전문의가 되고 나더라도 소위 ‘인기 있는’ 전공 진료과와 경쟁해야 하는 슬픈 현실이 펼쳐진다.
『타임 아웃』은 20년 차 외과 의사인 오흥권 저자가 인턴 시절에서부터 외과 교수가 된 지금까지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쓴 글을 모으고 골라 묶었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써전’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 의사로 일하면서 만난 환자들의 사연, 20년 차 외과 의사이자 제자들을 가르치는 스승이자 선배 의사로서의 고민이 녹아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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