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선생님이 SNS를 시작한 이유!
『어린이는 언제나 나를 자라게 한다』 김연민 저자 인터뷰
가족 사이에서, 미디어에서, 교사가 보여주는 모습이 중요합니다. 돌이켜봐야 해요. 어린이의 요구가 당당한 권리 주장인지, 고집에 의한 권위의식인지 대화를 통해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2021.05.07)
『어린이는 언제나 나를 자라게 한다』는 교사를 위한 SNS를 운영하는 학교한줄 작가Y 김연민 저자의 성장 에세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힘들어하는 것들을 매일 해낸다. 정직하기, 타인을 믿어주기, 배려하기, 반성하고 깨닫기. 미성숙하다고 생각했던 어린이들에게 성숙함을 배우는 순간들이 있다. 편견이 없는 아이들. 따뜻한 마음으로 위로하는 아이들. 그래서 끝끝내 대견하게 성장하는 아이들. 이 책은 어린이를 만나 자랄 수 있었던 어른의 성장 에세이다. 어린이의 곁에 서 있는 어른이라면 자신을 자라게 한 어린이와의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순간을 다시 떠올리길 바란다. 어린이들로부터 위로와 희망을 받았던 경험을, 어른들에게도 미성숙한 면이 있다는 걸 깨닫길 바란다. 우리는 함께 성장 중이다.
『어린이는 언제나 나를 자라게 한다』 는 어떤 책인가요?
교사이자 어른이 10년 넘게 어린이 학생들을 만나면서 겪은 경험담이자 성장기입니다. 매일 어린이를 마주하는 어른들은 잔소리와 훈계가 일상인데, 아이들과 겪은 일들 중에는 후회, 미안함 같은 묘한 감정이 남았던 적이 있어요. ‘도대체 이게 뭘까?’ 라는 질문에 담담히 제 생각을 정리하면서 써 내려간 책입니다. 현재의 교육과 지금 옆에 있는 어린이를 다시 돌아보게 할 통찰을 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세요.
제목이 인상 깊어요. ‘나를 자라게 하는 어린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해당 도서를 통해서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어떤 것인가요?
매일 어린이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들이 있어요.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사이좋게 지내라” “주위 사람을 배려해라” “너는 소중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 말을 내뱉고 나서 저의 하루를 돌아보면 주변과 부딪히고, 부정적이면서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는 ‘나’를 마주하게 되죠. 반면 아이들은 이런 잔소리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서서히 바뀌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제 안의 부정적인 면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하는 걸 알게 되었어요. 늘 말뿐인 어른과 느리지만 성장을 보여주는 어린이들 사이에서 관찰자이자 경험자로서 주변에 알리고 싶었어요. 어른은 가르치고, 어린이는 배우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서로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존재다. 그러니 서로를 더 이해하고 존중하자고요.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고요.
작가님께서 교사들(교사뿐만 아니라 예비 교사, 학부모 등)을 위해 특별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채널인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주세요.
글을 쓰는 걸 좋아하지만, 일관성이나 꾸준함이 생기지 않았어요. 그래서 교사로서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 ‘교육담론의 콜라보’라는 뜻으로 ‘에듀콜라(Educolla)’라고 짓고 팀 블로그 글쓰기 형태로 시작했어요. 좋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참여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정식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50명 정도 되는 곳으로 커졌습니다.
‘학교한줄’은 인스타그램 계정입니다. 인스타그램을 하다가 생각보다 많은 ‘쌤스타그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교사의 일상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하면서 격려와 위로를 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학교한줄’을 만들고 교사의 일상을 쓰기 시작했죠. SNS에 시간을 많이 쓸 수는 없어서 포스트잇에 수기로 적고 찍어서 올렸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초등 교사로 약 15년 간 교직에 몸담고 계시는데요. 만약 어릴 적 어린이였던 ‘나’를 담임선생님으로 맡게 된다면 어떤 행동과 말을 해주고 싶나요?
“괜찮아”라는 말을 많이 해줄 것 같아요. 어깨도 토닥토닥하고요. 의외로 학교 현장에서 ‘괜찮다’는 말을 잘 쓰지 않아요. 자칫 학생들의 버릇을 나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각을 하고, 숙제를 해오지 않고, 물통을 엎질러도 일단은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감정적으로 안도할 수 있는 곳이 학교였으면 좋겠어요. “괜찮아, 천천히 해, 기다려 줄게” 사실 어른들도 듣고 싶은 말일 텐데, 직장이니 쉽지 않겠죠. 그래서 더욱 어린이들에게 해주고 싶어요. 어른이 되면 잘 듣지 못할 테니까요.
도서 속에도 ‘어린이의 라떼’라는 챕터가 있듯이, ‘라떼는 말이야’, 혹은 ‘요즘 애들은’ 이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까이서 아이들을 만나는 작가님이 느끼기에 ‘요즘 아이들’은 어떤가요? 그리고 우리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요?
요즘 아이들은 ‘자기 할 일은 안하면서 요구는 많은 세대’라는 편견에 놓인 것 같아요. 그런데 원래 자기 할 일을 잘 못하는 건 어린이다운 거예요. 요즘은 아동 권리에 대한 교육, 민주시민교육을 통해서 어린이들도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있도록 가르쳐요. 즉, 지금 세대의 당돌함과 요구는 우리가 그렇게 가르친 거죠. 이 아이들이 성장해서 전 세대의 권리 증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만, 권리 요구와 권위 의식을 구분해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린이들도 권위 의식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요. 나이가 많고, 학년이 높으면 당연히 권위가 생길 거라는 생각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요? 가족 사이에서, 미디어에서, 교사가 보여주는 모습이 중요합니다. 돌이켜봐야 해요. 어린이의 요구가 당당한 권리 주장인지, 고집에 의한 권위의식인지 대화를 통해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매일 어린이와 하루를 보내는 삶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또 교사라는 직업을 택하실 건지도 궁금해요.
원래 아이들과 학기 초에 놀이를 많이 하면서 함께 땀 흘리는 걸 좋아합니다. 그렇게 하면 금방 친해지고 돈독해지거든요.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과 어쩔 수 없이 거리를 두는 삶을 살고 있어요. 새 학기 첫날, 사랑한다고 외치고(뻥이지만), “여러분도 그렇게 될 거예요!” 하면 웃음이 빵 터지거나 아니면 야유를 보내야 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다들 아무 말이 없었어요. 당황스러웠죠. 아이들의 무기력한 모습이 자주 보여요. 친구들과 즐겁게 놀지 못하니 학교에 와야 하는 즐거운 이유가 줄어든 셈이거든요. 그래서 요즘 제가 더 오버해서 재롱을 부려요. 등교수업 때는 개그맨, 원격수업 때는 유튜버처럼 행동합니다. 2달 정도 지나고 “이제는 여러분도 쌤을 사랑할 때가 되지 않았어요?”라고 물으니 몇 명이 ”생각해 볼게요“ 하더라고요. 마음이 놓이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생각해 짜릿했습니다. 이런 짜릿함이 교사를 하는 ’맛‘이라고 생각해요. 다시 태어나면 당연히 교사를 하고 싶어요. 그런데 다음 생엔 조금 덜 실수하고 더 많이 사랑한다고 ’뻥‘칠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물론 나중에는 정말로 사랑하게 되겠지만요.
학교 선생님으로서, 그리고 어른으로서 작가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또 마지막으로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하는 독자들, 그리고 읽은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교사만 되면,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채워져 있는 사람이고, 그걸 아이들에게 퍼주면 되는 아주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텅 빈 것은 나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의 행동과 말들을 통해 저를 채우는 경험을 합니다. 그래서 어린이와 학생을 마주하는 어른 혹은 교사를 꿈꾸는 독자라면, 나보다 어린 존재들에게 한 번 더 눈길을 주고, 서툰 말이라도 경청해보길 바랍니다. 어린이들이 더디게 성장하는 동안 여러분의 세계와 통찰력도 넓어질 것이고, 어느 순간 부쩍 자란 어린이와 자신을 눈 비비고 마주하게 될 겁니다. 저는 계속 보통의 선생님으로 어린이들을 만나고, 학교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을 계속 쓰고 싶습니다. 퇴직할 때까지 그 마음을 유지하는 게 꿈입니다.
*김연민 초등 교사. 어릴 적 학교와 교사를 미워했던 어린이. 교사가 되어 많은 어린이들을 성장시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돌아보니 인간적으로 성장하고 배움을 얻게 된 사람은 언제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린이에게 받은 성장과 감정을 교사들이 함께 공유하길 바라며 ‘에듀콜라’와 ‘학교한줄’을 만들었다. 현재 두 공간에서 많은 교사와 학생, 보호자들이 공감하고 위로를 주고 받으며 더 큰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공저로 『착한공부법』과 『초등 학부모 상담』이 있고, 저서로는 『민주적 학급살이』가 있다. 교육미디어 에듀콜라 educolla.kr / 인스타그램 학교한줄 @1jul_teach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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