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울, 김이랑 "식물 자수와 그림, 사랑 받게 된 이유"
『초록빛 식물 자수를 소개합니다』 김여울, 김이랑 저자 인터뷰
처음에는 꽃그림으로 시작했어요. 꽃을 좋아해서 그렸다기보다는 꽃을 그리다 보니 꽃이 좋아졌습니다. 사람이나 사물은 형태를 완벽히 그리지 않으면 이상하게 보이는데 꽃은 조금 틀리게 그려도 예쁜 것이 좋았어요. (2021.03.23)
작업실을 공유하는 동료이자 자매인 이랑, 여울 작가는 오늘도 초록 식물에서 영감을 받는다. 이랑 작가는 싱그러운 꽃과 풀을 그림으로 그리고, 여울 작가는 이랑 작가의 그림을 바탕으로 깨끗한 무명천 위에 한 땀 한 땀 수를 놓는다. 이들의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를 만나보자.
식물 자수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여울: 중학교 때 잠깐 십자수를 했었는데 그때 사뒀던 실을 20년 가까이 버리지 않고 갖고 있었어요. 어느 날 실을 발견하고 백 스티치만 쓰는 레터링 자수를 일주일 동안 정말 열심히 수놓았어요. 다 끝나고 나니 자수를 계속하고 싶은데 마음에 들어오는 도안이 없었어요. 그러다 언니가 그린 귀여운 아보카도 그림을 봤고 딱 느낌이 왔어요. 십자수만 해봐서 다른 기법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기에 책과 유튜브를 찾아보면서 완성했습니다. 무척 뿌듯하더라고요. 그 후로 계속 식물 자수를 하고 있어요.
식물 그림으로 많은 독자에게 사랑을 받고 계신데 특별히 식물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랑: 처음에는 꽃그림으로 시작했어요. 꽃을 좋아해서 그렸다기보다는 꽃을 그리다 보니 꽃이 좋아졌습니다. 사람이나 사물은 형태를 완벽히 그리지 않으면 이상하게 보이는데 꽃은 조금 틀리게 그려도 예쁜 것이 좋았어요. 꽃을 그리다 보니 길가에 피어있는 작은 들꽃과 잡초에도 관심이 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식물까지 그리게 되었습니다. 식물 그림을 그릴수록 식물이 더욱 좋아져서 곁에 두고 많이 키우고 있어요.
자수 작업실의 풍경은 어떤가요?
여울: ‘이랑그림’ 작업실 한편에 작업 책상이 있어요. 창문에서 멀리 떨어진 안쪽이라 방해받지 않고 작업하기 좋습니다. 작업 공간이라고 하면 햇빛이 쫙 들어오는 창가를 상상하기 쉽지만, 저는 벽을 바라보는 게 집중이 더 잘되더라고요. 자수가 잘되지 않을 때에는 카페에 자수 용품을 들고 나가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여의치 않아 딱 한 번 나간 게 전부라서 이 책의 자수는 대부분 작업실 안에서 수놓았어요.
작업실을 함께 쓰다 보면 재밌는 일이 많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이랑: 이 작업실에서 벌써 햇수로는 5년째 지내고 있는데 가장 큰 에피소드는 역시 고양이들을 만난 거예요. 2019년 6월 길고양이들이 처음 작업실을 찾아왔고 밥을 열심히 챙겨줬어요. 결국 한 마리는 눌러앉아서 저희 자매는 졸지에 집사가 되었어요. 혼자였다면 고양이들을 돌보는 것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테지만 둘이라 서로 의지하며 고양이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자수 작업을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여울: 저도 프랑스 자수를 배웠지만 기본적인 스티치 외의 복잡한 기법들은 제 취향이 아니에요. 잎사귀 자수를 예로 들면 피시본 스티치나 플라이 리프 스티치 기법은 세밀하게 그려진 도안도 간략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인지 저는 실 두 가닥만 쓰는 새틴 스티치로 촘촘하게 채우는 것이 좋더라고요. 수놓을 때는 항상 그림에 가깝게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자수 실은 물감보다 색깔이 한정적이라 수를 다 놓고 나면 프랑스 자수와 그림 사이의 어중간한 것이 나오는데 그 느낌을 좋아합니다.
그림과 자수에 비슷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랑: 평면의 작품이 나온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림과 자수는 아주 다른 분야라고 생각해요. 저는 특히 수채화 그림을 주로 그리고 있어서 물감에 물을 풀어 자유롭게 훌렁훌렁 그림을 그리지만 자수는 한 땀 한 땀 수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치밀하고 계획적인 사고가 필요한 것 같아요. 각자의 성격에 따라서 게으르고 별 계획 없이 되는 대로 사는 저는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비교적 계획적이고 꼼꼼한 동생이 자수를 놓게 된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결과라 생각합니다.
이 책으로 자수를 시작할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이랑: 자수를 새롭게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적합한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동생과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만든 책입니다. 저희 자매 둘 다 좋아하는 식물을 하나씩 선정해서 저는 그림을 그리고 동생은 자수를 놓았어요. 작업하는 내내 즐거웠고, 그 즐거움이 많은 독자에게 전해져 수놓는 시간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도안이 된 그림도 따라 그려보면 더 재밌을 거예요!
여울: 자수를 취미로 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이 뭘까 생각해봤어요. 전체적인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작품 하나를 끝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초반에 했던 자수들을 보면 부끄러울 정도로 엉성해서 어떻게 이런 걸 잘했다고 생각했나 싶은데 꾸준히 작업하면서 시간이 지나니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더라고요. 취미로 하는 일에도 뿌듯함을 느낀다면 계속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여울 골목길 7평짜리 작은 작업실에서 그림 그리는 언니와 함께 식물과 고양이를 돌보며 한구석에서 틈틈이 자수와 뜨개질을 한다. *김이랑 좋아하는 모든 것을 그리는, 수채화 작품으로 사랑받는 일러스트레이터. 골목길 7평짜리 작은 작업실에서 자수를 하는 동생과 길고양이 3마리와 함께 복닥거리며 매일 그림을 그린다. 1년의 많은 날들 중 249번째 날에 태어나 〈249days〉라는 문구 브랜드를 만들었다. 지은 책으로는 『1일 1그림』, 수채화 컬러링 노트 『One Green Day』, 『Fruits Market』, 『오늘의 좋아하는 것들』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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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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