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선 “제주살이 7년 차, 직접 살아보고 느낀 것”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 이희선 저자 인터뷰
여행 오셔서 물론 비싸고 유명한 식당도 좋지만 한두 번은 도민분들이 가시는 낡고 허름한 식당도 알음알음 찾아가시면 좋겠다 추천해 드립니다. 여행자이지만 순간 제주도민이 되신 느낌이 드실 겁니다. (2021.03.02)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는 강원도에서 태어나 서울에 살다가 제주를 먼저 사랑한 남편과 막 돌 지난 딸아이와 함께 별다른 기대 없이 제주로 향한 제주살이 7년 차 이희선 작가와 함께한다. 여행자로서의 제주의 아름다움보다 제주에서 일상을 보내는 사람으로서의 제주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이번 책. 그러기에 종달리에 아구찜이 유명하고, 서쪽에서 제대로 일몰을 보려면 오름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제주도는 도민보다 관광객이 더 좋은 데 잘도 안다이!” 하며 어색한 제주어로 대답하며 멋쩍게 웃어버린다는 내용들이 나온다. 대신 “아무도 모르는 숲속이나 이름 없는 바닷가 근처 벤치에 마음을 빼앗겼다. 목적 없이 운전하고 가다가 보이는 숲길에 마음이 열리고 인적 없는 동쪽 바다의 쓸쓸함에 문득 마음이 갔다”와 같은 제주를 관광이 아닌 일상으로 살게 될 때 느껴지는 것들을 담았다.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와 책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를 쓴 작가 이희선입니다. 아직 작가라는 말이 어색하지만 앞으로도 책을 쭉 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책에도 썼다시피 노벨문학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은근 야심가입니다(웃음). 이번에 낸 저의 첫 책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는 스토리닷 출판사에서 나온 ‘내가 좋아하는 것들 시리즈’ 중 세 번째 책이고요. 제 앞에 시리즈였던 이은채 작가님의 『내가 좋아하는 것들, 요가』와 이민희 작가님의 『내가 좋아하는 것들, 아로마』를 읽고 저는 바로 요가 매트와 아로마 오일을 구입할 정도로 책에 폭 빠져들었는데요. 제 책인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를 읽으시고는 제주땅을 살 수는 없어 조금 아쉽긴 합니다(웃음). 하지만 제주에 언젠가 여행으로 오시거나 한달살이, 일년살이를 하실 기회가 되신다면 특별한 경험을 하거나 좋은 곳들에 가시지 않아도 본인만의 방식으로 제주를 누릴 방법이 있다는 것을 조금은 아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책은 여행자로서의 제주의 아름다움보다 제주에서 일상을 보내는 사람으로서의 제주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나요?
제가 직장을 다니다 보니 시간이 매우 한정적이고 루틴해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를 충분히 즐기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죄책감이 사실 있었어요. 남들처럼 시간을 내서 주말에 한라산도 가고 아이 데리고 오름도 가고 해야 하는데 몸이 말을 안 듣더라고요. 게다가 제주에는 분명 저처럼 직장에 다니거나 생업을 하시는 분들이 50%는 있으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제주에 살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결국 저와 비슷한 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결국, 제가 지금 쓸 수 있는 내용이 결국 일상에서 제주를 느끼는 소소한 방법들이었습니다.
유명한 곳이 아니어도 제주에 있는 작가님의 아지트 몇 곳 공개해주세요. 그리고 그곳을 나는 이렇게 즐긴다고 하는 방법까지요.
그냥 제가 시간이 생길 때마다 자주 가고, 가면 마음이 편안하고 저를 행복하게 만드는 곳을 말씀드릴게요. 첫 번째는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에스프레소라운지라는 카페인데요. 거기가 커피도 맛있고 빵이 그렇게 맛있답니다. 두 번째는 그 근처에 제주 올래냉면이라는 식당이 있는데 지인이 운영하시는 곳이에요. 제가 약간 장이 예민해서 다른 데서 고기국수나 냉면을 먹으면 꼭 먹고 나서 배가 아픈데 이곳은 먹고 나도 집밥 먹은 것처럼 편안해서 혼자서 자주 갑니다. 에스프레소라운지 카페에서 걸어서 5분 이내 거리라 빵으로 거기가 채워지지 않을 때 요기 가서 밥을 먹고 오면 4~5시간은 또 글 쓸 체력 얻고 옵니다. 냉면집인데 저는 갈비탕이랑 고기국수를 더 좋아해요. 마지막으로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해주신 분인『오드리 헵번이 하는 말』, 『엄마의 주례사』를 쓰신 김재용 작가님의 댁이에요. 최근에 작가님이 남편분과 제주에 이사를 오셨어요. 그래서 제가 마음이 불안하고 야근에 몸도 지칠 때 작가님 집에 놀러 가곤 하는데요. 갔다 오면 꼭 친정집에 갔다 온 것처럼 마음이 릴렉스 되곤 해요.
책 내용 중 마음에 더 와닿은 곳은 어떤 부분인가요? 그 부분을 한번 독자들을 위해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원고를 쓸 때 4.3에 관한 이야기를 쓰면서 좀 많이 힘들었습니다. 목차의 초반부인데 이 부분 때문에 거의 사흘을 앓아누웠어요. 오히려 제가 암에 걸렸던 부분이나 아빠의 투병 시절 꼭지글을 쓸 때보다 이 글이 제일 힘들더라고요. 4.3 관련 글을 한 꼭지는 넣고 싶다 처음에 생각하고 초고를 쓸 때는 이 정도일 줄 몰랐던 것 같아요. 그런데 퇴고 작업을 하면서 관련 책을 더 찾아보고 읽고 영화 <지슬>을 보면서 점점 더 4.3 진실을 마주하고 나니 내가 왜 이걸 쓰겠다고 했을까 후회도 들었어요. 하지만 마지막에는 이렇게 저처럼 많은 이들이 4.3 피해자분들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경험하시는 것이 그분들을 도울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아는 지인이 제 책을 읽고 4.3사건에 대해 찾아보면서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고 조금 힘들었다는 댓글을 보고 ‘아. 내가 나만의 방식으로 이렇게 쓴 것이 그래도 헛되지는 않았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해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지금 이 글을 읽는 분 중 만약 작가가 되고 싶으신 분들이 계신다면 나와 다른 관점을 가진 이들이 있더라도 꾸준히 자기 생각을 표현하시는 기회를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매번 글을 SNS나 블로그에 올릴 때마다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려요. 욕먹을까 봐요. 사실 이번 책 내고도 엄청 불안했어요. 이런 책을 냈다고 비판받을까 봐요. 하지만 유명한 작가분들도 처음 책을 냈을 때는 아니 계속 책을 낼 때마다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실 거라고 혼자 추측해 봅니다.
이번 책을 통해 작가로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나요?
제주에 오시는 분들은 예술가나 창의적이고 아주 멋진 삶을 꿈꾸는 분들이 올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하세요. 약간은 선입견 같은 것일 수도 있지요. 사실 지금도 지인 중에 제주에 오고 싶은데 과연 본인들이 제주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시고 망설이세요. 무척 특별한 사람들이 와서 특별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결국 그곳이 제주든, 서울이든 사는 건 똑같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제주에서 아주 작은 것들에 애정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듯이 분명 여러분들도 지금 사시는 그곳에서 사시는 생활의 방식을 유지하시며 좋아하는 것들을 만드실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작가님처럼 제주에서 일상을 살고 싶은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혹시 기회가 되셔서 제주에 한달살이나 일년살기를 하시러 오신다면, 꼭 제주토박이 분들과 친해지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딘가 여행을 갈 때 꼭 현지 분들을 만나고 현지 음식을 맛보라는 이야기를 듣잖아요. 그 말처럼 기간이 길다면 제주 분들과 함께할 기회를 꼭 가지셨으면 좋겠고요. 만약 2박 3일 여행을 오신다면 제주의 밤하늘을 꼭 만나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책에도 썼지만, 날씨가 맑거나 운이 좋으면 별밭을 만나게 되니까요. 그 광경은 정말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그리고 여행 오셔서 물론 비싸고 유명한 식당도 좋지만 한두 번은 도민분들이 가시는 낡고 허름한 식당도 알음알음 찾아가시면 좋겠다 추천해 드립니다. 여행자이지만 순간 제주도민이 되신 느낌이 드실 겁니다.
*이희선 한라산은 매일 보지만 올라간 적은 없다. 제주 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수영은 못한다. 퇴근하는 것이 좋아 회사에 출근하는 사람이다. 인스타그램 ‘행복한니콜’을 운영하며 매일 읽고, 쓰고, 생각하고, 말하려 노력한다. 매주 오름에 가지 않아도, 도민 맛집을 꿰차고 있지 않아도, ‘살어리 살어리랏다 제주에 살어리랏다’를 외치는 제주도민 7년 차. @happy_nicole_jej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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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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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한 것은 제주사람이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는 강원도에서 태어나 서울에 살다가 제주를 먼저 사랑한 남편과 막 돌 지난 딸아이와 함께 별다른 기대 없이 제주로 향한 제주살이 7년차 이희선 작가와 함께한다. 여행자로서의 제주의 아름다움보다 제주에서 일상을 보내는 사람으로서의 제주의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