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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공간을 정리하는 일은 인생을 돌보는 일과 닮았다.”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이지영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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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없는 물건들로 인해 우리 가족이 편안히 쉴 공간이 줄어들었다면, 그건 물건을 너무 많이 이고 지며 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물건 대신 사람에게 그 공간을 양보해 보는 것, 이게 우리 집 공간 컨설팅의 시작입니다. (2020.10.06)



tvN 인기 예능 ‘신박한 정리’에서 출연자들의 집을 그야말로 ‘환골탈태’ 시켜주고 있는 화제의 공간 크리에이터 이지영 대표의 책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가 출간되었다. 방송에서 다 소개하지 못한 인테리어·정리수납 노하우를 비롯해 죽은 공간을 되살리고 편리함을 극대화하는 공간 재구성의 모든 것을 책에 담았다. 저자는 실제로 많은 사람이 공간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고정관념 때문에 불편을 불편인 줄 모른 채 산다고 지적한다. 인생도, 공간도 고정관념을 버리면 얼마든지 나에게 맞춰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철학이다. 책에 집약된 실용적 정리 노하우와 저자가 수년간 경험한 다양한 공간 재구성 에피소드를 통해 ‘공간’뿐 아니라 ‘인생’까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공간 크리에이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어떤 계기로 공간 크리에이터가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공간 크리에이터는 한마디로 ‘공간을 더 가치 있게 재구성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수년간 수많은 집을 방문하여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비움’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공간에 역할을 부여하고, 역할에 맞는 가구와 물건을 재배치하는 것도 물론 저의 일이죠. 

제가 왜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 무엇을 지향하고, 언제 가장 기쁘고 보람찬 지 말씀드리기 위해서, 좀 쑥스럽지만 제 가정사 이야기를 잠깐 해보겠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IMF가 터지면서 아버지 사업이 급격히 기울어 집안이 힘들어졌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가족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되었죠. 힘든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어머니가 ‘사글세 단칸방이라도 좋으니 다시 모여 살자’는 제안을 하셨고, 저희는 정말로 방 1칸짜리 사글셋방에서 네 식구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다 큰 두 딸이 부모님과 함께 한방에서 잤지만, 어렵게 모인 만큼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함께하는 ‘집’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결혼하여 제 집을 장만하고, 집을 직접 꾸미고 정리하면서 저에게 공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길로 창업까지 하게 되었죠. 모두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집’은 소중한 공간인 만큼 편안하고 행복한 공간이어야 합니다. 기술적인 정리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공간의 가치를 높여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만족도와 행복도를 높이는 일, 그것이 제가 추구하는 ‘공간 크리에이팅’입니다.

책의 제목인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는 어떤 의미인가요?

물건을 비우면 비로소 감춰져 있는 ‘공간’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공간이 보이면 ‘사람’이 보이죠. 저는 ‘사람이 우선인 공간, 라이프스타일에 맞고, 사용하기에 가장 편리한 공간’이 가장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을 생각하며 집을 정리하다 보면 의뢰인이 지나온 인생의 많은 부분을 꺼내어 되짚어보게 됩니다. 추억을 때로는 비우고, 때로는 나누면서 미래를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와 미래를 위한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현재’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공간을 정리하는 것이 곧 인생을 정리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공간이 바뀌면 기분이 달라지고, 기분이 달라지면 매일의 일상이 바뀝니다. 하루하루가 달라지면 결국 인생이 달라집니다. 정말 많은 분의 인생이 달라지는 것을 제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죠. 이것이 제가 이 일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기도 하고요.




요즘 ‘신박한 정리’를 비롯해서 ‘집 정리’ 열풍인데, 이유가 뭘까요? 올해 특히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요즘입니다. 예전의 집이 그저 먹고 자고 씻는 곳이었다면 요즘 집은 학교이자 직장이고, 극장이자 맛집입니다. 영화도 집에서 보고, 배달음식도 집에서 먹고, 학교 수업도 집에서, 회사 일도 집에서 합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집에 대한 관심도 뜨겁죠. 그동안은 모른 척 지나쳤던 집 안의 물건들이 짐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잦아지면서 정리가 어려운 분들의 문의도 늘었습니다.

집에 대한 관심도와 함께 집을 보는 시각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전에는 단순히 ‘예쁜 집’, ‘모델하우스 같은 집’, ‘잡지나 SNS에 나올 것 같은 집’을 만들고 싶어 하셨던 분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집다운 집’, ‘나에게 맞는 집’, ‘편안한 쉼터 같은 집’을 원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오랜 시간 머물러야 하는 집인 만큼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닌, 몸과 마음 모두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기를 원하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수많은 의뢰인을 만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오래 남은 감동적인 사연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워낙에 많은 집을 방문하여 많은 의뢰인들과 인연을 쌓다 보니 사연 하나를 뽑아서 소개하는 것이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네요. 지금 바로 떠오르는 사연이 있어, 소개해보려 합니다. 공간의 변화를 통해 잃어버렸던 누군가의 삶을 되찾아준 경험입니다.

이 의뢰인은 소위 말하는 엘리트에 인물도 좋고, 재력과 명예까지 모든 것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그런 분이 뜻밖에도 자살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아파트 난간에 서 있다가, 문득 자신이 여기서 뛰어내리고 나면 사람들이 모두 올라와 이 어수선한 집을 보게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죽는 것보다 남들에게 더러운 집을 보여주는 게 더 싫어서 집을 정리해놓고 나서 죽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간 컨설팅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채로 저에게 작업을 의뢰했던 것이었습니다. 그 집에서 저희 직원들과 3일간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하루하루 의뢰인의 표정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게 느껴졌죠. 3일 만에 그동안 살아왔던 공간이 180도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다시 살고 싶은 의지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속상한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로 제가 하는 일이 한 사람의 소중한 삶을 되찾아준 것 같아서 뿌듯하고 다행스러웠습니다. 공간을 바꿈으로써 삶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해갈 수 있다는 것, 그런 일에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기쁨입니다. 

많은 분들이 불편한데 불편한 줄 모르고 쓰는 것, 비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있다면 대표적으로 무엇인가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불편한 것을 그냥 참고 살거나, 불편한 줄 모르고 삽니다. 제가 만난 의뢰인 중에도 그런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공간도 그렇지만 가구나 물건도 조금만 바꾸면 굉장히 편리해지는데, 저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참 안타깝습니다. 이런 상황은 주로 이사 후에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발생합니다. 정신없이 이삿짐을 나르다 보면 가구나 소품이 사용하기 불편한 위치나 상태로 배치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배치를 이사가 끝난 후에도 유지하면서 ‘아, 이건 원래 이렇게 썼나 보다’ 하며 그대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간단히 몇 가지만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대표적으로 물건이나 가구의 ‘방향’에 주의해보세요. 주방 싱크대의 식기 건조대의 위치, 책상 서랍장의 위치, 연필꽂이의 위치, 모두 오른손잡이라면 오른쪽에 두는 것이 편하고 왼손잡이라면 왼쪽에 두는 것이 편합니다. 옷장이나 행거에 옷을 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른손잡이는 보통 오른손으로 옷걸이를 잡고 옷을 걸죠. 그렇게 되면 옷의 앞면이 왼쪽을 향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이 옷의 방향을 모두 다르게 겁니다. 이렇게 앞뒤가 뒤죽박죽 엉키게 옷을 보관하면 서로 눌리고 접혀서 옷이 상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급하게 옷을 찾아 입을 때도 불편하죠. 이때 옷을 거는 방향, 즉 옷걸이의 방향만 통일해주어도 훨씬 수월하게 옷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신발장이나 수납 가구의 문의 방향도 편한 방향으로 바꿔 달면 훨씬 편안해집니다. 쉽고 간단한 변화로 큰 편안함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비우기’ 방법은? 혹은 정리를 정말 못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일단 모든 물건을 다 꺼내세요. 물건을 모두 꺼냈다면 이제 모아둔 물건들을 분류해봅시다. 필요한 물건은 ‘필요(needs)’, 사고 싶어서 산 물건은 ‘욕구(wants)’로 구분해주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필요’도, ‘욕구’도 아니지만, 이 물건을 가치 있게 사용해줄 사람이 있을 것 같다고 판단되는 물건은 ‘나눔’으로 분류해줍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면 둘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물건들을 다시 모아봅시다. 셋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물건은 이제 버려도 좋습니다. 

비우기가 힘든 것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물건을 산 데에는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의 나와 가족을 생각해 보세요. 쓸모 없는 물건들로 인해 우리 가족이 편안히 쉴 공간이 줄어들었다면, 그건 물건을 너무 많이 이고 지며 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물건 대신 사람에게 그 공간을 양보해 보는 것, 이게 우리 집 공간 컨설팅의 시작입니다.




이 책을 읽고 집 정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의 나를 위해, 혹은 가족을 위해 무언가 시작하려고 마음먹으셨다면 그것으로 이미 충분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어차피 원래대로 돌아올 집인데, 왜 돈 들여가며 정리하고 청소하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 번 해보려는 마음까지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정리가 어렵고, 비우는 게 힘든 사람들의 의지를 꺾는 것처럼 나쁜 것은 없습니다. 

좋은 공간에 살아보는 것은 다이어트와 같아서 좋은 상태를 한 번 경험해본 사람은 아주 작은 노력이라도 좋아지는 쪽으로 기울이게 됩니다. 언젠가는 이전의 어수선한 상태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그 속도 또한 서서히 느려질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시도 자체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많은 분들이 강제 집콕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답답하고, 힘들더라도 지금을 기회 삼아 내 주변을, 그리고 내 발자취를 정리해보는 시간을 만들어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이지영

공간 크리에이터, 우리집공간컨설팅 대표이고, tvN <신박한 정리>의 공간 전문가이다. ‘정리왕 썬더이대표’로 불리며 수많은 이들의 집을 더욱 편안하고 가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학창 시절 IMF로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경험을 한 후에 ‘집’의 소중함을 마음 깊이 깨닫게 된 저자는 결혼 후 신혼집에서 취미 삼아 해본 인테리어와 가구 리폼이 주위에 입소문 나기 시작하며 공간 컨설팅·크리에이팅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대구에서 시작한 우리집공간컨설팅은 얼마 전 서울에도 직영점을 오픈해 더욱 바쁜 나날보내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집을 180도 다른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저자는 친언니, 친누나, 친딸을  같은 푸근함으로 의뢰인에게 다가가 ‘인생을 정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위로하며 진정성이 녹아 있는 공간을 만들어왔다.

정리수납, 인테리어 관련 강연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끊임없는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저자는 tvN 예능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에 공간 전문가로 출연해 최적화된 공간을 선보이며 의뢰인들의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해주고, ‘신박한’ 정리수납 꿀팁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달라진 공간에서 사람들의 인생이 바뀌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며, 공간에 행복을 더하는 노하우를 나누기 위해 오늘도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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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저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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