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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한 사랑 (G. 방송인 우혜림)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154회) 『여전히 헤엄치는 중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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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 옆에 사랑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랑이란, 가장 순수한 ‘나’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우혜림 작가님 나오셨습니다. (2020.09.24)


나는 한때 내가 아무것도 될 수 없다고 느꼈는데 당신은 내가 모든 것이 될 수 있겠다, 느끼게 한다. 내가 머뭇거릴 때 먼저 말을 걸어왔고 내가 고민할 때 같이 경험해보자, 손을 잡아 일으켰고 내가 슬퍼할 때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장소로 나를 데려갔다. 나는 당신의 세심함 덕분에 대담한 용기를 낼 수 있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이제 ‘아무것도’라는 말을 생각하지 않는다. 

안녕하세요. <오은의 옹기종기> 오은입니다. 원더걸스 출신의 가수이자 통번역가, 그리고 방송인으로 우리에게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우혜림 작가님의 첫 번째 에세이 『여전히 헤엄치는 중이지만』에서 한 부분을 읽어드렸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 그것은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과 같은 말일 겁니다. 나를 더 이상 ‘아무것도 될 수 없다’고 느끼지 않도록 만드는 그 사랑은 얼마나 커다랗고 귀한 것인지 자꾸 생각하게 되는데요. 오늘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에서 우혜림 작가님과 함께 사랑과, 흔들리는 순간에 나를 붙잡아준 말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인터뷰 – 우혜림 편>

오은: 17학번 늦깎이 대학생이잖아요. 늦게 간 곳이고, 정말 하고 싶어서 공부를 하는 것이니까 잘해야겠다, 열심히 해야겠다, 이런 마음이 있을 것 같아요. 

우혜림: 원래 저는 나이보다 5-6년 늦게 대학에 입학했어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뚜렷한 목적을 갖고 들어갔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고요. 파이팅이 넘쳤죠. 저는 사회생활을 하다가 대학에 갔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대학 생활이 바쁘고 힘들지만 그 안에서 쉼을 찾았던 것 같고요. 덕분에 후회 없이 잘 보내고 있어요. 

오은: 지난 7월 결혼을 하셨고, 8월에 첫 책이 나왔죠. 9월에는 또 생일이어서 생일 선물로 책을 받은 기분이었을 것도 같아요. 첫 책이라 기분이 남달랐을 텐데 어땠나요? 

우혜림: 굉장히 묘했는데요. 오래 기다렸기 때문에 마냥 좋기도 했어요. 음악 앨범을 낼 때와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일단 앨범은 그룹으로 내는 것이었지만 책은 ‘우혜림’이라는 제 이름으로 나온 거니까요. 

오은: 작가님은 취향이 확고한 동시에 계속 변화하는 모습도 갖고 있어요. 요즘은 어떤 것에 빠져 있는지도 궁금해요. 

우혜림: 책을 내면서 책 한 권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동안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얼마나 많은 정성과 에너지가 책 안에 들어가는지 이번 기회에 알게 됐죠. 그러면서 책에 대한 애정이 더 많이 생겼고요. 기존에 봤던 책들도 더 아끼게 됐어요. 

오은: 책 팟캐스트 <북스피릿>을 진행하신 적도 있고요. 신문 지면에 북칼럼도 쓰고 계시잖아요. 읽고 쓰는 일이 우혜림이라는 사람에게 아주 중요한 부분인 것 같은데요. 이 일이 왜 이렇게 좋은 걸까요?

우혜림: 어릴 때 쓰던 일기를 시작으로 글을 써온 것 같은데요. 생각이 늘 많고, 복잡한데 글을 쓰면 많이 정리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글 쓰는 걸 좋아했고요. 읽는 것은 연습생 시절부터예요. 비교적 일찍, 16살 때 가족들과 떨어져서 생활했고 얘기할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많이 외롭기도 하고, 힘들었거든요. 그때 책을 읽으면서 많이 위로를 얻었어요. 

오은: 이제 우혜림 작가님 소개를 해드릴게요. “가수, 방송인, 그리고 작가라는 다양한 이름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 서울에서 태어났다.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에 태권도를 하는 아빠를 따라 홍콩으로 가서 중학생이 될 때까지 홍콩 생활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보다는 음악을 좋아했고, 무대에 서는 것을 좋아했다. 가수 보아를 너무나 좋아해서 숙제도 안 하고 영상을 찾아보며 연습했었다. 가수가 되고 싶은 마음 하나였던 시절이다. 홍콩에서 열리는 JYP 오디션에서도 보아의 노래를 했고, 3차까지 합격해 한국으로 왔다. 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연습생 시절은 너무나 힘이 들었는데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을 밑줄 쳐가며 읽는 것으로 그 시간을 버텨냈다. 그리고 마침내 2010년, 원더걸스에 합류하며 데뷔했다. 

그룹활동을 하는 동안에 영어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리포터로도 활동했는데 그러면서 통역과 번역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우혜림은 2017년, 한국외대 국제회의 통•번역 커뮤니케이션 학과에 입학하며 늦깎이 대학생이 된다. 언제나 1, 2등을 두고 경쟁하기보다는 차라리 3등을 하고 싶은 사람. 경쟁보다 평화, 화려함보단 소박함을 더 좋아한다. 돌아보면 어릴 때부터 일기 쓰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혜림은 언젠가는 책을 쓰고 싶다고 생각해왔는데 지금은 앞으로 계속 글 써달라는 얘기를 들을 때가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됐다. 

귀가 얇고, 거절을 못하고, 싫은 소리도 잘 못하지만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서 애써서라도 하려고 노력한다. 나에 집중하고, 중심을 잘 잡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늘 생각하며 지낸다. 새벽의 첫 빛줄기, 아침에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핑크색, 그리고 초콜릿을 사랑하는 사람. 집순이에, 예쁜 잠옷을 좋아하고, 다음 날에는 꼭 후회를 하고 말지만 야식으로 떡볶이를 먹으며 TV볼 때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SNS나 온라인 기사의 '좋아요'에 민감한 샤이 관종이다. 노래방에 가면 꼭 2000년대 발라드를 부르며 힐링하는데 빅마마의 <체념>은 우혜림의 노래방 18번이다.” 여기까지입니다. 보아를 좋아하셨어요? 

우혜림: 네, JYP 오디션에서 SM 가수의 노래와 춤으로 합격했죠.(웃음) 

오은: 이제 작가님께 직접 『여전히 헤엄치는 중이지만』 소개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혜림: 그동안 생각해온 사랑에 대한 감상들, 인간 관계에 대한 생각들을 기록한 책이에요.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되는 책이었으면 좋겠어요. 

오은: 요즘 많이 하는 요리 프로그램에서 중식도를 봤어요. 엄청 잘 드는 날카로운 칼인데요. 저는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은 중식도가 아니라 버터나이프 같은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빵에 조심스럽게 버터를 펴 바르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이것이 마음을 움직이는구나, 싶어서 참 좋았어요. 

우혜림: 역시 시인님.(웃음) 너무 좋네요. 

오은: 처음 책을 착상할 때도 사랑에 대해 쓰겠다고 생각하셨던 건가요? 

우혜림: 아니에요. 처음에는 조금 막연하게 시작했던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얘기는 너무 많은데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그림이 안 잡혔었거든요. 그런데 여러 가지 글을 쓰다 보니 편집자님이 저는 사랑에 대한 감수성 풍부한 글이 잘 어울리고, 그런 글을 잘 쓰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렇게 방향성을 잡게 된 거죠. 

오은: 책의 백미는 남편 분과의 사랑 이야기 같은데요. 첫 번째 글 제목이 ‘네가 바꾼 것들’이잖아요. 이 사랑을 만난 후에 가장 많이 바뀐 것이 있다면 뭘까요?

우혜림: 제가 어릴 때는 애교가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런데 연습생 시절이 힘들었는지 어느 순간 그런 모습이 싹 사라진 거예요. 저는 그냥 이제 나는 애교가 없는 사람이구나, 생각했어요. 무뚝뚝한 사람으로 바뀌었다고요. 그런데 남편을 만난 뒤에 본래의 모습을 다시 찾았어요. 바뀌었다기보다는 다시 예전 모습을 찾은 셈이에요. 

오은: 아이돌로 활동했고, 대학생 생활도 하고 있고, 그 사이 번역도 하시고, 지금은 작가가 되었어요. 이 많은 정체성 중 어느 것이 제일 좋으세요?

우혜림: 대학생과 작가요. 작가라고 하기 너무 부끄럽고 아직 나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지만 말이에요. 대학교 신문 동아리에 들어가서 “기자님”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좋은 것처럼(웃음) 이제 막 첫 책을 냈지만 “작가님”이라고 해주시니까 진짜 작가가 된 것 같고, 부끄러우면서도 좋고 그래요. 

오은: <오은의 옹기종기> 공식 질문을 드릴게요. 먼저 <책읽아웃> 청취자에게 영업하고 싶은 단 한 권의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혜림: 『나의 사적인 그림』이라는 책을 선물로 받아서 읽었는데 다음 책의 영감을 받았어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못 가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을 다녀온 느낌을 받았거든요. 이 책 한 권을 통해 여행도 하고, 갤러리도 구경한 듯한, 힐링되는 기분이었어요. 

오은: 두 번째 질문, 『여전히 헤엄치는 중이지만』이 한 권 있다면 누구에게 선물하고 싶으세요?

우혜림: 절망적인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선물하고 좋을 것 같아요.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툭 치면 울 것 같은 사람에게 이 책을 주고 싶어요. 


* 오디오클립 바로 듣기 //audioclip.naver.com/channels/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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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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