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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저널리스트가 말하는 '나다운 글쓰기'

『김봉현의 글쓰기 랩』 김봉현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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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은 곧 내 삶을 잘 살고 싶다는 마음과 같습니다. (2019. 0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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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먼저자신의 글을 보여주는 일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피드백의 두려움 때문에 많은 이들이 자신의 글을 발전시킬 기회를 놓치곤 한다.  『김봉현의 글쓰기 랩: 디스 아닙니다, 피드백입니다』  는 힙합 저널리스트 김봉현이 직접 운영하던 합평 모임 활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책에 인용된 합평 모임 멤버들의 글에는 우리가 글을 쓰며 저지를 수 있는 모든 실수들이 담겨 있다. 자신의 글에 대한 피드백이 두려운 이들이라면 탈고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어봐도 좋지 않을까?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업 작가로 활동해온 저자의 글쓰기 노하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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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쓰기 책과 차별화되는  『김봉현의 글쓰기 랩』  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이 책에는 저의 오리지널리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 배웠거나 단순히 외워놓은 내용은 담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고민해서 체득한 저의 것만 담았습니다. 기존의 법칙을 무시하진 않았지만 구애받지도 않았습니다. 모두가 A라고 해도 제가 B라고 생각한다면 B라고 썼습니다. 물론 그 근거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이 책에서 저는 글쓰기를 여러 층위로 조명하려고 애썼습니다. 큰 틀에서는 철학과 태도에 관해 이야기했고 더 세부적으로는 특정 장르를 쓰는 노하우에 관해 다뤘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실제로 쓴 글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피드백도 담았습니다. 읽는 이에게 다양하고도 정확한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10년 이상 직업으로 글쓰기를 해오셨습니다. 글쓰기와 삶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사람의 내면은 입으로 뱉으면 말이 되고 활자로 치면 글이 됩니다. 자기 내면을 글로 잘 정돈해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일상에서도 소통과 교감을 잘 해낼 수 있습니다. 스스로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됨은 물론이죠.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은 곧 나의 삶을 잘 살고 싶다는 마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선생님이 이끄는 합평 모임 활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합평 모임은 글쓰기에 어떤 도움이 될까요?


매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나 혼자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것을 합평은 가능하게 합니다. 내가 보지 못하는 내 글의 단점, 안 좋은 버릇을 다른 멤버들이 피드백해주니까요. 또 주기적으로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이미 스스로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매주 글 1편을 쓴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일주일마다 자기 삶을 정리하고 되돌아보는 셈이 되니까요. 실제로 제가 운영하는 합평 모임에는 프로 작가가 될 생각은 없지만 주기적으로 자신의 삶을 리프레쉬하기 위해 참여하는 분도 있습니다.

 

내가 쓴 글의 문제점은 잘 안 보이기 마련입니다. 자기 글을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


늘 층위를 복합적으로 나누어 사고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에 관한 글을 썼다고 했을 때 이 글을 가늠하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죠. 어휘력일 수도 있고 문장력일 수도 있고 문단을 구성하는 능력일 수도 있고 글 전체의 흐름을 조율하는 능력일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내용적으로 접근한다면 영화에 관한 전문성일 수도 있고 지식이나 감상의 수준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 통찰의 깊이와 관점의 예리함일 수도 있겠죠. 이 각각의 기준에 비추어 자기 글의 수준이 어떤지 개별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무엇이 장점이고 무엇이 단점인지, 어떤 것이 뛰어나고 어떤 것이 부족한지 세세하게 손에 쥐고 있어야 합니다.

 

글쓰기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이 글을 쓸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무엇인가요? 어느 정도의 패턴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정확한 구조와 정돈된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과정을 생략하거나 대충 지나친 순간 비극이 시작됩니다. 글을 계속 써 내려가고는 있지만 자기의 생각을 자기도 확실하게 모르니까 무의식적으로 계속 내용을 덧붙이게 됩니다. 덧붙임으로써 만회하려고 애쓰는 것이죠. 하지만 그럴수록 글은 지저분해지고 정체성은 모호해집니다.


글의 첫 문장을 길게 쓰는 것도 사람들이 저지르는 대표적인 실수입니다. 읽는 이는 준비되어 있지 않은데 글의 첫 문장부터 길게 늘어뜨리며 여러 개의 정보를 한꺼번에 제공하면 곤란합니다. 도입부는 간결한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쓰는 나의 호흡이 아니라 읽는 이의 호흡을 고려해주세요.

 

자신의 문장을 만든다는 것, 혹은 나의 문체를 만들어나간다는 것이 가능한가요?


실제의 나를 닮은 문장을 쓰면 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이기적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고, 저의 주관을 명확히 드러내는 데에 주저함이 없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저의 글에는 특별히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1인칭 표현이 자주 들어갑니다. 남들은 되도록 1인칭을 빼라고 하지만 저는 되도록 1인칭을 넣고 싶고, 이런 제 글의 특성이 맘에 듭니다. 더 나아가 그것이야말로 저의 스타일이자 제 글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에게 ‘나는’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글쓰기 법칙이란 무용하고 공허할 뿐이죠. 제 문장이 비문이 아닌 이상 저는 당신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습니다.

 

프로 작가와 아마추어 작가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변수에 영향받지 않는 안정적인 글의 완성도, (누구도 다루지 않은 것을 다루는 행위가 아니라) 누구나 아는 것에 대해 누구도 할 수 없는 나만의 이야기를 하는 능력, (쓰고 싶은 것이 없어도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쓰고 싶은 것이 없다는 마음이 아예 배제되어 있는 ‘늘 쓰고 싶은 것이 있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김봉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네이버 ‘오늘의 뮤직’ 선정위원 등을 맡았고 카카오뮤직, 프레시안, 엠넷블랙, 씨네21, 에스콰이어 등에서 연재했다. SBS라디오 「FMZine」, MBC라디오 「미쓰라의 야간개장」 등에 출연해 자신의 코너를 진행했고, 레진코믹스에서는 힙합 웬툰 「블랙아웃」의 스토리를 썼다. ‘서울힙합영화제’를 기획하고 주최하고 있으며 예술의 전당, 한국은행, 벙커원 등에서 힙합강의를 진행했다. 저서로는 『힙합, 우리 시대의 클래식』, 『나를 찾아가는 힙합 수업』, 『한국힙합 에볼루션』, 『밀리언달러 힙합의 탄생』, 『오늘도 나에게 리스펙트』 등이 있다.

 

 


 

 

김봉현의 글쓰기 랩김봉현 저 | xbooks
‘망한 글’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글쓰기 피드백 사전이다. 글을 쓸 때의 태도, 특정 장르의 글을 쓰는 기술, 실제 피드백 사례를 책 한 권에 꾹꾹 눌러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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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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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의 글쓰기 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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