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먹은 음식은?
『음식으로 읽는 중국사』 윤덕노 저자 인터뷰
중국사뿐만이 아니라 음식을 통해 역사를 보면 그 나라의 경제사, 생활사, 풍속사를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주로 배우는 정치와 제도를 통해 역사를 알 때 보지 못하는 부분이 있지요. (2019. 05. 13)
“음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중국인의 식탁에 오르내렸던 음식을 통해 중화사상을 걷어내고 진실된 중국의 오천 년 역사를 마주한다.”
25년간의 신문기자 생활 동안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현재 음식문화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윤덕노 작가의 신작 『음식으로 읽는 중국사』 가 출간되었다. 『음식이 상식이다』 와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을 비롯한 전작들이 다양한 세계 각국의 사연 있는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다면, 이번에는 중국이라는 나라에 초점을 맞추어 한층 방대하고 깊이 있는 음식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모든 식탁은 역사로 통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역사와 음식의 절묘한 조합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황실의 계보와 제국의 영토 전쟁 등 상투적인 학습에 그쳤던 역사 공부에 한 줄기 단비 같은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삼국지』 같은 고전이나 중국인의 관점에서 쓴 역사서 등을 통해 알게 모르게 중국 중심주의적 사관에 젖은 이들에게 이 책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저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기로 했다.
중국의 역사를 음식으로 풀어낸다는 것이 만만치 않은 작업이셨을 텐데요. 동양, 그중에서도 중국이라는 나라에 주목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중국은 우리 옆에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싫건 좋건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고, 그래서 우리는 중국에 대해 익숙하고 웬만큼은 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제가 실제로 신문사 특파원으로 경험한 중국, 그리고 음식문화 연구를 하면서 공부한 중국은 우리가 역사를 통해, 혹은 문학과 문화를 통해 배운 중국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새로운 각도에서 중국 역사를 들여다보자고 생각했던 게 계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먹는 것이 곧 우리를 규정한다는 말이 있는데요. 의식주 중에서도 식문화를 통해 역사를 본다는 게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정치와 제도라는 고정화된 틀이 아닌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볼 수 있다는 점이겠지요. 중국사뿐만이 아니라 음식을 통해 역사를 보면 그 나라의 경제사, 생활사, 풍속사를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주로 배우는 정치와 제도를 통해 역사를 알 때 보지 못하는 부분이 있지요. 반면 단점이라면 음식이라는 제한된 소재를 통해 생활사가 아닌 전체 역사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자칫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고 생각해요.
서문에 중국 고전 소설이나 역사서를 통해 알게 모르게 중국 중심주의적인 시각을 갖게 된다고 하셨는데, 우리의 역사관 속에 중화주의가 스며든 흔적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꼽자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일단 중국이 한족의 나라라는 고정관념 아닐까요. 역사를 통틀어 이른바 한족이 중국을 다스렸던 때는 한나라, 당나라, 명나라 정도인데 한나라는 2,000년 전이니까 한족이라는 개념도 없었을 때고 당나라가 과연 한족의 나라였는지는 생각해 볼 부분이 있지요. 그러면 기껏 명나라 정도예요. 송나라는 남쪽으로 밀려나 생존했던 나라고요. 그런 면에서 전체 중국 역사를 보면 중국은 북방 민족이 주류를 이뤘던 역사인데 우리는 항상 중국은 한족의 나라, 한족의 문화라고 보는 경향이 있지요. 지금도 알게 모르게 우리 의식 속에는 중화주의가 상당히 스며들어 있다고 봐요.
집필하시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과 음식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중국의 차 문화와 후추였어요. 후추가 서양의 역사를 바꿨다는 부분은 많이 알고 있는데 중국 역사, 나아가 동양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부분에 새삼 놀랐는데, 심지어 임진왜란이 일어난 원인도 따지고 보면 간접적으로 후추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거든요.
차 문화 역시 생각보다 역사가 늦다는 점, 그리고 북방 민족과의 대립과정에서 발달했다는 점, 중국이 봉건제도에서 벗어나 중앙집권화하면서 발달했다는 점 등등이 인상적이었어요.
중국과 한국의 음식문화,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면요?
이 부분은 대답이 정말 어렵네요. 같은 아시아 음식 문화권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공통점이 있을 수 있고 한국과 중국이 다른 나라, 다른 문화라는 면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지요. 다만 우리가 착각하는 부분은 중국도 우리처럼 쌀밥을 먹는다고 생각하는데 중국의 북방, 특히 현대가 아닌 옛날 화북 음식문화는 면식 문화였다는 것이에요. 쌀이 주식이 아니라 밀가루가 주식이었다는 것이죠. 여기서도 한중 음식문화 사이에 많은 차이를 발견할 수 있지요.
최근 양꼬치 등 다양한 중국 음식이 국내에서 사랑받고 있는데, 중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줄 현지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을까요?
이제는 중국 음식 대부분이 한국에 많이 알려져 있으니까 특별히 따로 추천할 음식은 없는데 고급 요리라면 생선 요리를 드셔 보시라고 권하고 싶고요. 무엇보다도 다양한 음식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우리가 모르는 음식이지만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도 많거든요. 예를 들어 볶음밥도 우리는 하나로 알고 있지만 복건식 볶음밥(쌀밥에 걸쭉한 소스를 부운 뒤 계란을 첨가해 조리한 요리) 같은 경우는 우리 입맛에도 맞고 특이하기도 해서 맛있어요.
음식 문화 저술가로 활발한 저작 활동을 하고 계신데, 향후 집필 계획이 궁금합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지만 일단 음식으로 읽는 중국사의 연장선상에서는 음식으로 읽는 로마사, 일본사, 미국사, 유럽사 등등을 구상하고 있어요. 예컨대 로마제국은 따지고 보면 군사력과 함께 음식이 만든 제국이라고도 할 수가 있거든요. 그리고 일본 음식을 알면 근대 일본 역사, 특히 일본 경제사를 이해하는 데 진짜 도움이 되고요. 미국이나 유럽 역시 마찬가지고요.
음식으로 읽는 중국사윤덕노 저 | 더난출판사
중화주의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음식으로부터 출발해 ‘무엇이 중국인을 살찌웠는가’를 역추적하는 것이 중국의 진면모를 살피기에는 최적의 방법일 수 있다.
관련태그: 음식으로 읽는 중국사, 윤덕노 작가, 양귀비, 음식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13,500원(10% + 5%)
12,600원(10% + 5%)
14,400원(10% + 5%)
7,020원(10% + 5%)
7,560원(10% + 5%)
9,800원(0%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