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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깟 공놀이’일 수 없는, 열두 달 야구 이야기

『야구가 뭐라고』 김양희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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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더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 같아요. 스토리를 알고 보면 더 재미있을 거고요. 야구도 결국 사람의 이야기니까요. (2019. 0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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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야구가 뭐라고』  는 야구팬이라면 익히 아는 야구전문기자이자, 김경문 국가대표팀 감독 등 현역 사령탑들은 물론 이승엽, 이종범, 김재현 등 역대 야구 스타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베테랑으로 불려온 김양희 기자의 야구 안내서이다. 20여 년간 야구를 취재하면서 쌓은 인맥과 내공, 구단 프런트와 야구계 심층부 인사들과의 허물없는 관계가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정보들이 속속들이 담겨 있다.

 

베테랑 야구전문기자인 작가님의 야구책! 드디어 나왔군요. 20여 년 내공을 듬뿍 담은 이 책을 집필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야구 기자가 된 지 올해로 20년이 됐어요. 사실 스포츠가 좋아서 기자가 됐던 터라 20년의 의미가 남다르죠. 스포츠 기자로는 성인이 된 셈인데 야구라는 재미있는 스포츠를 어떻게 하면 쉽고 빠르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야구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규칙 자체가 복잡해서 선뜻 빠지기가 쉽지 않거든요. 또 제가 지금껏 만났던 야구장 안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점도 있고요. 선수 외에도 구단 프런트나 매니저, 트레이너, 심판 등 야구라는 스포츠만을 위해 당신들의 청춘을 바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아무리 오래 해도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이 책을 쓰게 됐습니다.

 

남편분이 SK 와이번스 프런트에 계시는데, 취재너머 전해 듣는 재미난 이야기들도 많을 것 같아요. 부부가 모두 야구계에 종사한다는 건 어떤 삶인가요?


남편하고는 야구 얘기를 꽤 많이 해요. 선수와 구단 내 얘기까지. 물론 둘이 나누는 얘기는 기사로 쓰지 않아요. 오프더레코드가 많거든요. 옆에서 남편을 지켜보면 진짜 야구인이에요. 작년 포스트시즌에 있었던 재밌는 사례를 하나 얘기하자면, 남편이 경기 전에 특정 선수의 방망이를 잡아줬나 봐요, 기를 불어넣어준다고요. 근데 그 선수가 당일 홈런을 친 거예요. 그때부터 선수들이 남편한테 방망이 잡아달라고 줄을 섰다는데 기 분산되면 안 된다고 몇 명한테만 몰래 잡아줬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에피소드들이 많아요. 외국인선수 계약하려고 무박 2일로 미국에 갔다 온 적도 있고. 어떤 날은 야구 주제로 서로 얘기하면서 의견이 충돌해서 목소리가 높아졌는데 옆에 있던 아이들이 엄마, 아빠 싸우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절대 싸우는 게 아닌데 말이죠. 안타깝게도 아이들은 야구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아요.

 

아주 어릴 적부터 만화보다 야구를 좋아한 ‘야구덕후’라고 하셨는데요, 야구를 좋아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릴 적 열렬히 좋아한 스타는 누군지, 팬으로서 재미난 에피소드는 어떤 건지 궁금해요.


부모님이 과수원 일을 하셨기 때문에 늘 바쁘셨어요. 학교 갔다 와서 저녁 먹을 때까지 야구를 보곤 했죠. 야구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를 좋아해서 새벽 2시에 일어나서 혼자 배구 월드리그 보고 그랬어요. 농구도 좋아해서 고3 때 본고사 치르기 전날까지 슬램덩크 만화 보고 엄청 혼난 적도 있고요. (웃음) 야구는 LG 트윈스 김재현 팬이었어요. 나중에 기자가 되고 괌에서 재활훈련 중인 김재현과 국제 전화 인터뷰를 하는데 40분 정도 얘기했을 거예요. 물론 “내가 팬이었소”라고 말했죠. 지금은 너무 친해져서 카톡으로 농담식으로 “우상님~”이라고 부르곤 해요. 이번 책 낸 뒤에는 빨리 읽고 인증샷 찍으라고 독촉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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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야구전문기자로 일한다는 게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힘들었던 순간이나 그걸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등을 얘기해주신다면요?


맨 처음 야구 기자가 됐을 때는 야구장에 기자도 몇 명 없었고 여성 기자는 더더욱 없었어요. 스포츠지 각 사에 한 명 정도였으니 다 합해도 4~5명 정도 뿐이었죠. 야구라는 종목이 징크스에 워낙 민감하다보니까 “아침에 여자를 보면 재수가 없다”고 해서 제가 더그아웃 취재를 마치면 소금을 뿌리기도 했어요. 어떤 감독은 제가 없는 사석에서 “그년, 저년”으로 호칭을 부르기도 했다고 나중에 들었지요. 시간이 흐르고 경력이 쌓이니 어느 순간부터 현장에서 여성이 아닌 그냥 베테랑 야구기자로 저를 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나마 감독, 코치, 선수 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줬고 객관적으로 기사를 쓰려고 꾸준하게 노력하니까 인정해준 것 같아요. 옳고 그름에 분명하게 선을 긋기도 했고. 지금도 현장에 나가거나 전화를 하거나 톡으로 문의를 하면 반가워하면서 곧바로 답해주세요.

 

김경문 국가대표팀 감독, 이승엽, 김재현 역대 야구 스타 등 야구계 인사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기자님의 넓은 인맥이 부럽습니다. 일적인 관계도 편하고 좋게 만드는 기자님만의 방법이 있다면요?


일적인 관계로 만났지만 일종의 동지 같은 관계가 된 것 같아요. 야구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의 의견을 나누는 그런 거요. 제 성격이 조금 활달한 점도 있고요. 보통은 취재를 하면서 제 생각보다는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려고 했어요. 기사를 쓸 때도 한 명의 의견이 아니라 여러 명의 의견을 들으려 했고요. 그러다 보니 반대 지점에 있던 분들도 설득이 된 듯해요. 후배들한테도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여러 명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그리고 겸손해야 한다고요. 어찌됐든 취재하는 대상이 기자들보다 훨씬 오래 야구를 했으니까요.

 

선수뿐 아니라 감독, 트레이너, 심판, 매니저 등 야구인 모두의 이야기를 속속들이 담은 게 흥미로워요. 이렇게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에 관심 갖게 된 이유가 있다면요?


야구라는 게 선수만의 드라마는 아니에요. 경기 하나가 완성되려면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 트레이너, 심판, 매니저, 프런트, 구장 관리인 더 나아가 팬들까지도 존재해야 하지요. 야구 자체가 거대한 생물체인거죠. 여러 명의 땀과 노력, 그리고 청춘이 이우러진. 보이는 것만 봐서는 한계가 있어요. 재미도 딱 그만큼이죠. 보이지 않는 것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면 야구 보는 재미가 더 생길 거예요. 그리고 야구장 사람들에 대한 존중도 생기고요.

 

마지막으로 2019 KBO,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특별히 기대되는 선수나 경기가 있다면요?


전문가들 대부분이 SK, 두산, 키움 3강을 전망해요. SK는 지난해 정규리그 14.5경기의 경기차를 뒤집고 우승을 한 디펜딩 챔피언이고 두산은 작년 압도적인 정규리그 1위 팀이니까요. 양의지가 NC로 이적했지만 두산의 저력은 화수분 야구니까 충분히 전력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거예요. 김태형 감독 또한 곰의 탈을 쓴 여우이시니 시즌 잘 운영하실 테고요. 넥센에서 키움으로 이름을 바꾼 히어로즈의 경우 작년에 주전 마무리(조상우), 주전 포수(박동원) 없이도 가을야구에 진출했었는데, 올해는 그들이 돌아오니 더 강해지겠지요. 개인적으로는 14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 양상문 롯데 감독의 올 시즌이 궁금해요. 선수로는 미국, 일본 리그를 돌고 돌아서 국내 무대에 첫 선을 보이는 이대은(kt), 이학주(삼성)의 활약이 궁금합니다. 작년보다 더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 같아요. 스토리를 알고 보면 더 재미있을 거고요. 야구도 결국 사람의 이야기니까요.

 


 

 

야구가 뭐라고김양희 저 | 한겨레출판
20여 년간 야구를 취재하면서 쌓은 인맥과 내공, 구단 프런트와 야구계 심층부 인사들과의 허물없는 관계가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정보들이 속속들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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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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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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