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게 바치는 애도의 송가
6월 5주 신간
열아홉 살 청년의 뇌사 판정 이후의 이야기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한식을 향한 구체적인 비평 『한식의 품격』, 마스다 미리의 사소한 무언가 『차의 시간』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2017.06.28)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마일리스 드 케랑갈 저 / 정혜용 역 | 열린책들
어느 날 열아홉 살 청년 시몽이 급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이후의 24시간을 밀착해 묘사하는 소설. 시몽의 가족과 연인, 이식 과정에 참여하는 의사와 간호사 등 저마다의 삶을 가진 다양한 등장인물이 각자의 시각으로 시몽의 죽음과 삶을 조명한다. 특히 자식의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불행 앞에 마주한 부모가 통과해야만 하는 암흑 같은 시간의 묘사는 삶을 성찰토록 한다. 죽은 자에 대한 애도는 죽은 이를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아끼고 사랑했던 주변 모든 사람을 위한 위로의 과정이기도 하다.
한식의 품격
이용재 저 | 반비
저자 이용재는 한국 음식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논리적인 관점이 있는 비평, 맛없는 것은 그대로 맛없다고 말하는 직설 때문이다. 한식에 관한 그의 관점도 마찬가지다. 한식의 낭만화를 거부하고, 어떤 전통이라도 과학적 틀로 검증한다. 저자의 글쓰기가 소위 악명까지 얻게 된 것은 그만큼 한식을 체계적인 담론의 지평에 올려놓는 작업이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책의 역할은, 한식을 먹고, 살면서 느꼈던 인상과 경험, 그리고 단편적인 개념들을 한국 음식 문화의 얼개 속에서 재구성하여, 문제의식을 설정하고 큰 그림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목적은 분명하다. 품격 있는 한식, 더 나은 우리의 '한식생활'을 위해.
차의 시간
마스다 미리 글, 그림 / 권남희 역 | 이봄
마스다 미리는 한 인터뷰에서 '주로 카페에서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곤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카페에서 저자가 하는 일은 대부분 '관찰'과 '멍 때리기'이다. 현대인이 SNS라는 온라인을 통해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관계를 만든다면, SNS의 오프라인 버전은 카페가 될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카페는 그냥 문득 떠오른 무언가를 생각하거나 이야기할 수 있는 곳,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공간인 것이다. 저자는 카페에서 '문득 떠오른 무언가'라는 파편에 공을 들인다. 왜냐하면 그것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디저트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도 덤이다. 일본의 유명한 카페와 디저트가 소개되어 있다.
누가 진짜 나일까?
다비드 칼리 글 / 클라우디아 팔마루치 그림 / 나선희 역 | 책빛
큰 공장에서 부품의 수량을 계산하는 일을 하는 자비에는 너무 바빠 자신의 삶을 돌보지 못한다. 어느 날 집에 와 보니 수족관 속 물고기가 다 죽어 있었고, 친구를 만날 시간도, 영화관에 갈 시간도, 엄마의 안부를 물을 시간조차 낼 수 없었다. 그러자 사장은 자비에와 똑같은 복제 인간을 만들어준다. 자비에는 어느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일에만 전념한다. 혹시 복제 인간이 진짜고, 공장에서 기계처럼 일하는 자비에가 가짜인 건 아닐까? 마치 조물주처럼 복제 인간을 만드는 기업 경영자가 아닌, 자기 자신이 행복한 삶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교훈이 인상적이다. 글을 읽는 즐거움뿐 아니라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도 만끽할 수 있다.
책과 책방의 미래
북쿠오카 편 / 권정애 역 | 펄북스
일본의 지방 도시 후쿠오카에서는 매년 가을 '북쿠오카(BOOKUOKA)' 북 페스티벌이 열린다. 북(BOOK)과 후쿠오카(FUKUOKA)를 조합한 명칭으로 2006년부터 10여 년을 이어온 행사다. 10주년을 계기로 출판사, 도매상, 업계 관계자가 모두 모여 가감 없이 책과 책방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출판 유통 문제 타파를 위한 제언, 책방이 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함께 찾으려 고민을 나눈 대화가 11시간 동안 펼쳐진다. 업계에서 새로운 시도와 실천을 이끈 사람들의 인터뷰도 담겨 있다.
미안하지만 미친 건 아니에요
미미시스터즈 저 | 달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한국대중음악 씬에서 자리잡는 데 기여했던 미미시스터즈는 2010년 돌연 독립을 선언한다. 독특한 안무와 카리스마에 바탕을 둔 이른바 '저렴한 신비주의'는 그대로다. 10여 년 전 서울 변두리의 곱창집에서 처음 만나 한눈에 서로가 소울 메이트이자 술 메이트인 것을 알아본 이후 함께 도모한 잡다한 일이 담겼다. '큰미미'와 '작은미미'는 '약간 아가씨'의 나이를 지나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추는 '할머니 시스터즈'가 될 때까지 언제나 '미미시스터즈'일 것이다.
내 사과가 그렇게 변명 같나요
마스자와 류타 저 | 라온북
어느 때보다 사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온국민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살아가는 때, 누구나 '지하철 진상' '갑질 고객' 등의 이름으로 SNS에 떠다닐 위험이 있다. 일반인도 그러한데 연예인, 정치인, 기업가는 그 어느 때보다 조심해야 한다. 사과할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애쓰기 보다 차라리 사과할 상황을 극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는 게 현명할 수도 있다. 개인적인 사과든 사회적인 사죄의 상황이든,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하면 대기업도 금방 무너지는 시대다. 이 책은 '사죄 커뮤니케이션'을 단계별로 나눠 설명한다.
//ch.yes24.com/Article/View/3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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