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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물고기가 품은 아름답고 신비로운 사연

『물고기, 뛰어오르다』 저자 기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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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에 관한 기존의 책들은 거의 생물도감 류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옛 서적들을 읽으면서 물고기에 관한 흥미 있는 기록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보고 직접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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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꽃의 아름다움과 유래를 담은 한시를 널리 알리며 ‘꽃의 인문학자’라는 별칭을 얻은 기태완 교수가 이번에는 동아시아 물고기의 역사에 주목했다. 중국의 옛 고전부터 조선시대 실학자들의 저서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 문헌을 광범위하게 추적하여 물고기의 유래와 저마다 간직한 사연을 밝혀냈다. 여기에 물고기를 예찬한 한시 200여 수를 직접 고르고 번역하여 아름다운 자연을 문학적으로 감상하기에도 손색없는 책을 완성했다. 동아시아 문학에 대한 저자만의 탁월한 심미안이 이번 책에서도 빛을 발한다. 지금까지 물고기에 관한 책은 주로 어류도감처럼 생물학적 측면만을 다뤄왔기에 이번 책의 출간은 더욱 뜻 깊다. 250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우리 땅의 물고기들은 어떤 사연을 품게 되었을까. 『물고기, 뛰어오르다』의 저자 기태완 교수를 서면으로 만났다.

 

전작 『꽃, 피어나다』에 이어 이번에는 물고기를 주제로 한 책을 쓰셨습니다. 동아시아 물고기의 유래와 역사를 밝힌 최초의 인문 교양서라서 더욱 의미 깊습니다. 이번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나 배경이 궁금합니다.

 

본래 꽃이나 물고기 같은 자연물을 천성적으로 좋아합니다. 수십 년 동안 강과 바다에서 낚시를 했는데 스스로 여러 물고기들의 문화적 내력이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물고기에 관한 기존의 책들은 거의 생물도감 류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옛 서적들을 읽으면서 물고기에 관한 흥미 있는 기록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보고 직접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책은 우리 물고기에 관해 잘못 알려진 상식이나 설화 등을 많이 바로잡고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소개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도루묵이 은어라는 임금에게 이름을 하사 받았다가 다시 묵어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임금이 조선 선조라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허균은 고려의 어떤 임금이라 했는데 조선 시대에도 여러 가지 설이 분분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어떤 특정한 임금을 지적한 기록은 없습니다.

 

또한, 어떤 이는 쏘가리의 한자 이름인 궐(캡처.JPG)이 대궐 궐(闕)자와 독음이 같다는 것을 근거로 쏘가리가 대궐과 벼슬을 상징한다고 해석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옛 쏘가리 그림들의 화제(畵題)는 “복사꽃 흐르는 물에 쏘가리 살찌고[桃花流水캡처.JPG魚肥]”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당나라 장지화의 「어부사」의 구절입니다. 장지화는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가서 낚싯배를 집으로 삼아 은거한 대표적인 은자였습니다. 따라서 쏘가리는 장지화의 속세를 떠나 은자로 사는 삶을 상징한다고 하겠습니다. 쏘가리 그림을 과거시험에 합격하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은 참으로 착오가 아닐 수 없습니다.

 

책에 소개된 물고기는 익숙한 이름도 많지만 낯선 물고기도 있습니다. 옛사람들이 주로 식용한 물고기와 오늘날 주로 어획하는 물고기는 종류가 다소 달라진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근대 이전과 근대의 어획 방법이 어선을 비롯한 여러 장비들이 현격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근대 이전에는 돛단배로 주로 육지에서 가까운 연안이나 강에서 물고기를 잡았기 때문에 동력선으로 먼 바다에서까지 어획하는 근대 어종과 그 종류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한 가지 예로 지금은 서해의 꽃게와 동해의 홍게와 대게가 게 요리의 재료이지만 조선에서는 게 요리의 재료는 대부분 민물 참게였습니다.

 

물고기와 관련한 한시 200여 수를 직접 고르고 번역하셨습니다. 맑은 강과 바다가 저절로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한시의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시는 동아시아 2500년 동안 문학의 핵심이었습니다. 동아시아 교양인들의 필수 과목이었습니다. 지금은 창작되지 않는 문학이지만 한시의 다양한 주제와 표현은 지금도 독자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한시는 앞으로도 인류의 훌륭한 문화유산으로서 사랑받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선생님께서 가장 좋아하거나 영향을 많이 받은 옛 문인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좋아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어서 특정하기는 곤란합니다. 연암과 다산 같은 조선 문인과 당나라와 송나라의 여러 문인들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문학적인 측면에서, 또 어떤 이는 사상적인 면에서 좋아합니다.

 

선생님은 한문 원전을 직접 번역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인용문을 참고하지 않고 직접 번역하시는 데에 어려움은 없으신지요?


저자가 인용할 원문을 살핀다는 것은 기본적인 것입니다. 본래 한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모든 자료를 직접 번역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루는 자료가 아직 번역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라서 참고할 번역문이 거의 없습니다. 어렵더라도 원전을 직접 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앞으로 꼭 쓰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아직까지도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고전 속 자연물과 훌륭한 시문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제 여건이 허락한다면 되도록 많은 글들을 번역해서 소개하는 작업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물고기, 뛰어오르다기태완 저 | 푸른지식
이 책은 2500년간 동아시아에서 살아온 물고기들의 유래와 역사를 밝히고 여기에 아름다운 옛 시와 그림을 더한 우리 물고기에 관한 인문학적 탐방기이다. 저자는 중국의 옛 고전부터 조선시대 실학자들의 저서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 문헌을 광범위하게 추적하여 물고기 이름의 유래와 저마다 간직한 사연을 밝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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