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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로 풀어 낸 비즈니스 인사이트

『잘나가는 리더는 왜 함정에 빠질까?』 장박원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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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리더는 왜 함정에 빠질까?』의 저자 장박원은 〈매일경제〉에서 20년 넘게 흥미로운 경영 사례들을 모아온 경제전문 기자다. 다양한 현실 문제들이 그의 시선 속에서 옛 이야기꾼들의 이야기와 결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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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가 몇 천 년의 시간을 넘어 계속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뭘까? 사건의 핵심을 찾고, 문제를 단순화하는 데 최적화된 도구이기 때문이다. 우화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는 어려운 때일수록 최선의 해답이 된다. 또한 비유와 상징을 활용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에게 호기심과 심미적 쾌감을 주며, 거부감이 생길 수 있는 내용까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잘나가는 리더는 왜 함정에 빠질까?』의 저자 장박원은 〈매일경제〉에서 20년 넘게 흥미로운 경영 사례들을 모아온 경제전문 기자다. 다양한 현실 문제들이 그의 시선 속에서 옛 이야기꾼들의 이야기와 결합했다. 우화 속에 숨겨진 진리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현실에 적용될 때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낸다. 회사 혹은 팀의 리더에게 경영 전반에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어떻게 풀었는지 자세히 들어 봤다.

 

 

20여 년 동안 기자로 활동하시면서 다양한 책을 내셨는데요. 특히 『인문학, 주식시장을 이기다』, 『우화경영』, 이번 신간까지 경영에 인문학이나 우화 등을 접목하려는 노력이 많이 보입니다. 언뜻 보기에 거리가 멀어 보이는 분야들을 엮어 경영을 설명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업 경영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한 활동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이지요. 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윤 추구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기업에는 많은 사람이 속해 있습니다. 최고경영자부터 임원, 간부, 평사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각과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매일 관계를 맺고 생활합니다. 그러다 보면 인간적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지요. 효율과 합리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도 생깁니다. 이럴 때 현명한 해법을 찾으려면 단지 경영학적 시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인간을 폭넓게 이해하는 인문학이 경영에서 필요한 이유입니다.

 

결국 기업 경영을 잘하려면 ‘사람’을 알아야 합니다. 부하 직원을 많이 두고 있는 직급일수록 사람을 더 깊이 알아야 하는데, 그때 인문학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전 임직원을 진두지휘하는 최고경영자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책을 살펴보면 ‘여우와 두루미’처럼 아주 유명한 우화도 있지만, ‘돼지와 양’처럼 완전히 생소한 우화도 많습니다. 어떻게 우화를 통해 경영을 설명하게 되었는지, 또 이야기들은 주로 어디서 모으는지 궁금합니다.

 

*우화 ‘돼지와 양’

 

돼지와 양들이 한곳에서 지내고 있었다. 어느 날 양치기가 돼지 한 마리를 잡았고, 그 돼지는 크게 비명을 질렀다. 양은 이런 돼지를 보며 말했다.

 

“우리 양들은 붙잡혀도 조용하게 있는데 너는 왜 이렇게 야단법석을 떠는 거니?”

 

그러자 돼지가 대답했다.

 

“너희 양들이 붙잡혀가는 이유는 털이나 젖 때문이지만 우리는 차원이 달라. 양치기가 돼지를 잡을 때는 고기를 먹고 싶을 때뿐이지. 너와 나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고!"

 

세계 모든 나라가 신화와 전설, 설화, 민담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졌고 인용도 많이 되는 ‘이솝우화’는 고대 그리스와 인근 지역의 이야기들을 새로 쓴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양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 등 동양에도 신화와 전설, 민담에서 유래된 우화들이 많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에는 인디언들이 남긴 이야기들이 있지요.

 

이런 원형들은 세월이 지나면서 확대 재생산됩니다. 덴마크의 안데르센, 프랑스의 라퐁텐이나 러시아의 크릴로프 등 작가들은 기존에 있던 이야기를 심화시켜 새로운 우화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 중에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처럼 보이지만, 행간을 깊게 읽다 보면 어른들에게 지혜와 교훈을 주는 우화도 적지 않습니다.

 

우화의 이런 장점을 알게 되면서 여러 우화를 수집하다 보니, 다소 생소한 이야기까지 소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기업의 CEO뿐 아니라 팀장, 가정의 가장 모두 ‘리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우화가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지 궁금합니다.

 

우화는 간결하지만 핵심을 파고드는 통찰력을 전합니다. 더 좋은 것은 ‘읽는 맛’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읽을 때 재미있고, 다 읽고 나면 교훈을 주는 것이 최고의 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우화를 통해 지혜의 지평을 넓혀간다면 누구나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리더는 상황을 빠르게 판단해 결정을 내려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우화에는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쾌도난마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주인공이 많이 등장합니다. 현실에서 비슷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그들의 모습을 참조하면 지혜롭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또 리더는 추종자들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우화 속에는 동상이몽에 빠지거나 입장이 달라 서로 갈등하고 싸우다가 몰락하는 인물들이 나옵니다. 자신만의 생각과 욕심에 빠져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지요. 리더가 이런 인간의 속성을 잘 안다면 훌륭한 이해 조정자와 조화로운 조직 운영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리더에게 꼭 필요한 위기 극복과 조화로운 조직 운영을 우화에서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우화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그 속에 담긴 메시지도 알고 싶습니다.

 

『잘나가는 리더는 왜 함정에 빠질까?』 속 〈오뚝이 경영자와 신발장수의 공통점〉에 소개된 ‘신발장수 희망 찾기’라는 이야기입니다.

 

신발장수가 사업자금을 나무 밑에 묻어 놓았다가 근처에 사는 노인에게 도난당했지만, 기발한 지혜로 되찾아 온다는 이야기지요. 주인공은 범인으로 의심되는 노인을 찾아가서 “많은 돈이 있는데 전에 돈을 묻어 놓았던 곳에 같이 묻어야 하는지, 아니면 분산해서 다른 곳에 숨겨야 하는지”를 일부러 물어봅니다. 노인은 더 많은 돈을 훔칠 목적으로 같은 곳에 묻으라고 조언한 뒤, 자신의 절도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이미 훔쳤던 돈을 다시 나무 밑에 묻어 놓습니다. 신발장수가 노렸던 것이 이것이지요. 노인이 자신의 돈을 다시 묻는 것을 확인한 신발장수는 그 돈을 꺼내 사라집니다. 침착하게 대응해 잃었던 돈을 다시 찾은 것입니다.

 

이처럼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행동하면 힘든 일들도 잘 극복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화를 통해 주변인(기업, CEO, 임직원) 등의 변화를 이끌어낸 사례가 궁금합니다. 

 

우화 하나를 읽고 자신을 변화시키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메시지를 담은 우화를 여러 편 읽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삶의 태도가 바뀝니다.

 

『잘나가는 리더는 왜 함정에 빠질까?』의 ‘시작하는 이야기(머리말)’에서 언급했듯, 최인호 작가가 『상도』에 인용해 유명해진 ‘계영배’ 우화는 많은 기업가에게 감명을 줬습니다. 그들 중에는 이윤만 추구하는 것이 기업가의 의무가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됐고, 부의 사회적 환원을 실천한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과도한 욕심을 경계하는 수많은 이야기를 비롯해 많은 우화는 사람들이 어린 시절부터 읽고 체득해 중요한 순간 판단을 내릴 때 큰 역할을 합니다. 누구나 우화를 읽고 변하는 것이지요. 

 

우화를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교훈을 전달하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화경영』 머리말에서 소개한 우화가 있습니다. 사마천이 쓴 『사기』 〈초세가〉에 나오는 ‘혜전탈우(蹊田奪牛)’ 이야기입니다. 초나라 왕이 옆에 작은 나라에서 일어난 내란을 진압하러 들어갔다가 부당하게 그 나라를 집어삼키려 하자 의로운 한 신하가 우화로 왕의 잘못을 꾸짖습니다. 우화 내용은 어떤 사람의 소가 남의 밭을 짓밟아 피해를 주었는데, 밭 주인이 피해를 본 곡식에 대한 보상뿐 아니라 소까지 탈취했다는 것입니다. 신하는 왕에게 밭주인의 처사가 올바른 것인지 묻습니다. 왕은 이 우화가 동맹을 맺은 작은 나라의 난리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그 나라 자체를 탈취한 자신의 행위를 비유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결국 그는 합병했던 나라를 다시 돌려주었습니다. 최고 권력자의 마음을 돌려놓을 정도로 우화가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사례입니다.

 

우화를 효과적으로 쓰려면 이렇게 해야 합니다. 상황에 가장 적합한 우화를 찾아 그 의미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하죠. 실제 상황에서는 이해득실에 눈이 멀어 잘 보이지 않던 것들도 우화로 그 핵심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하면 보입니다.  

 

제목처럼 ‘잘나가는’ 리더도 함정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함정에 빠진 리더들이 가장 빠르게 함정을 빠져나올 방법을 알려주신다면?

 

‘성공의 함정’이라는 말은 경영학에서 많이 쓰는 용어입니다. 성공한 사람은 과거의 영광에 함몰돼 새로운 변화들은 잘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수성가한 창업자 중에는 잘 나가는 자신의 모습에 취해 치명적 실수를 하곤 합니다. 성공 속에 악마의 얼굴이 있는 것이지요.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려면 매일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으면 주변에 악마의 얼굴을 보여줄 참모를 둬야 합니다. 당나라 태종 이세민은 위징이라는 신하를 옆에 두고 충고를 하게 했습니다. 그는 당나라를 위대한 국가로 만든 영웅이었지요. 엄청난 성공을 했으면서도 실수를 최소화한 지도자로 유명합니다. 그것이 모두 위징이라는 참모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사실 위징은 자신을 죽이려 했던 정적이었다는 점에서 당 태종의 위대성은 더욱 빛납니다. 위징과 같은 참모가 있고, 그의 뼈아픈 충고에 귀를 기울일 자세가 돼 있으면 함정에 빠졌다 해도 곧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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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리더는 왜 함정에 빠질까?장박원 저 | 매일경제신문사
우화가 몇 천 년의 시간을 넘어 계속 회자되는 이유는 뭘까? 사건의 핵심을 찾고, 문제를 단순화하는 데 최적화된 도구이기 때문이다. 우화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는 어려운 때일수록 최선의 해답이 된다. 또한 비유와 상징을 활용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에게 호기심과 심미적 쾌감을 주며, 거부감이 생길 수 있는 내용까지도 쉽게 납득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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