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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 글이 써지고 싶은 책?

『작가의 문장수업』 펴낸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고가 후미타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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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모처럼 블로그에 글을 썼는데 아무도 읽어주지 않아’라고 슬퍼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이유로 글쓰기를 그만두면 안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1년간이라도 좋으니 매일 블로그나 일기를 쓴다면, 10년 후 당신에게 보물이 되어줄 것입니다.

만나서나 전화로는 막힘 없이 술술 말하는데 글을 쓰려고만 하면 굳어버린다. 메일 한 통 쓰기도 참으로 어렵다. 이렇듯 말하기와 쓰기는 전혀 다르다. 말하기를 잘한다고 쓰기를 잘하는 건 아니다. 언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 똑같은데 이유가 뭘까? 『작가의 문장수업』의 저자 고가 후미타케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바로 이 물음에서 시작됐다. 저자는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현역 작가이다. 15년간 현장에서 몸소 겪으며 터득한 글쓰기 노하우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글을 쓰려는 마음가짐은 제쳐두고 실전에서 당장 도움이 되는 조언을 글쓰기 과정 순서로 정리했다.

 

한편 고가 후미타케 2014년 일본에서 『미움받을 용기』를 펴내면서 같은 해에 ‘비즈니스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아들러 신드롬’이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아들러 심리학에 관해 처음 다룬 도서도 아니다. 일선에서는 여러 성공 요인 중 하나로 대화 형식의 스토리텔링 구성방식을 꼽는다. 고가 후미타케는 현재 『미움받을 용기』 후속작을 집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올해 말에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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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쓰더라도 자신이라는 독자가 있다


책에 나오는 표현으로 보면 작가님은 ‘비전문가’입니다. 『미움받을 용기』를 쓸 때도 길을 헤맸다고 생각하시나요?


헤매지 않았습니다. 독자는 대부분 ‘비전문가’이며, 그런 독자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제가 ‘비전문가’이기 때문입니다. 『미움받을 용기』를 집필할 때에도 책을 읽는 독자가 어떤 의문을 가질지 항상 의식하며 원고를 작성했습니다.

 

“대중에게 쉽게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신조가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에서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된 『미움받을 용기』를 집필할 때도 그 점에 신경 쓰셨나요?


그렇습니다. ‘알기 쉬운 문장’은 ‘내용이 빈약한 문장’이 아닙니다. 저는 알기 쉬운 문장이란 ‘친절하고 정중한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움받을 용기』에 담긴 내용은 결코 간단하지 않지만, 친절하고 정중한 문장으로 풀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한국은 대학 입시 논술, 취업 자기소개서 등 목적을 위한 글쓰기가 많습니다. 이러한 글쓰기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도움이 됩니다. 일본에서도 대학 수험이나 취업 활동 등에 임하는 젊은 독자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일반 서점뿐만 아니라 대학 서점에서 좋은 판매량을 보였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한국판 제목은 『작가의 문장 수업』이지만 본래 제목은 『20살의 자신에게 권하는 문장 강의』로 알고 있습니다. 왜 20살인가요?


20살이라는 나이는 일본인이 성인이 되는 연령입니다. 20살부터 선거권이 생기고 음주, 흡연도 가능합니다. 그렇게 ‘어른’이 되기 이전에 문장을 쓰는 법을 익혀두길 바라는 마음에 위와 같은 제목을 붙였습니다.
 
머릿속에서 언어화되지 않고 맴도는 생각을 ‘뱅글뱅글’, 자신만의 말로 표현하는 걸 ‘번역’ 이라고 한 표현이 흥미로웠습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가 한 인터뷰에서 “내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배우나 스태프와 공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는 그림 콘티를 그려서 색을 입힌 다음 한 장씩 보여주며 스태프와 이미지를 공유했다고 해요. 그 에피소드를 통해 ‘번역가 같은 작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그때 ‘표현이란 머릿속의 이미지를 번역하는 일’이라는 발상을 떠올린 것 같습니다.

 

“카메라 워크나 예고편 등 글쓰기가 막히면 영화를 보라”는 조언이 기억에 남습니다. 혹시 글쓰기에 크게 감명 받은 영화가 있나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작품은 카메라워크의 표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봉준호 감독의 연출에도 감명 받았고요.
 
“일기를 쓰더라도 자신이라는 독자가 있다”라는 발상은 색달랐습니다. 항상 독자의 의자에 앉아서 보라는 조언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만일 ‘모처럼 블로그에 글을 썼는데 아무도 읽어주지 않아’라고 슬퍼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이유로 글쓰기를 그만두면 안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1년간이라도 좋으니 매일 블로그나 일기를 쓴다면, 10년 후 당신에게 보물이 되어줄 것입니다.
 
‘특정한 그 사람’을 캐릭터처럼 설정하는 게 좋다고 하셨는데, 작가님의 에피소드도 궁금합니다.


저는 언제나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원고를 씁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를 쓰고 싶을 때 ‘우리 어머니는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이해할 수 없을 듯한 단어라면 다른 표현으로 바꾸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제 어머니는 평범한 독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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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문장 수업고가 후미타케 저/정연주 역/안상헌 감수 | 경향비피
어떠한 목적의 글이든 누가 쓴 글이든 모든 글에는 글쓴이의 주장이 있는데, 이는 작가의 머릿속에 맴도는 이야깃거리가 번역 완성된 것이다. 이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글쓰기 노하우를 리듬, 구성, 편집(흔히 퇴고라고 하는 행위)이라는 대표어로 수업 주제를 정해 강의 형식으로 담아냈다. 요즘 20대는 짧은 문장(그것도 웹상에) 쓰기가 생활화되어 있다. 140자 이상 글쓰기를 해야 하면 머리가 굳고 모니터 앞에 멍하니 앉아 있는 경우도 있다. 꼭 20대가 아니더라도 글쓰기가 막막한 이들에게 작가의 문장 수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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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공저/<전경아> 역/<김정운>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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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의 문장 수업 <고가 후미타케> 저/<정연주> 역/<안상헌>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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