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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의 노래』 전영학 저자 인터뷰

현시대 치열한 '을'의 삶에도 희망과 위로를 주는 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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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등장인물들에게 허구적 요소가 있지만 그것은 당시 백성들의 여실한 실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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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전영학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을의 노래』 를 탄생시켰다. 지금 이 시대가 공감할 만한 역사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대하소설을 쓰고자 했고, 그런 계기를 바탕으로 이 소설이 태어나게 되었다. 작가는 19세기 말 봉기한 초창기 의병들인 ‘호좌 창의군’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묘사했고, 소설 속 인물들과 시대적 상황들을 유려한 필체로 그려간다. 한 나라의 국모인 명성황후가 일본군들에 의해 시해되었고, 청나라 군사와 전투가 일어났으며, 동학혁명과 단발령이 시행되어 유림들이 궐기하기도 했다. 이런 시대상 속에서 농노와 평민들이 봉기한 데 이어 부패한 관리에 반대하는 양반들도 의병에 가담해 세상을 변화시켜 보고자 과감한 움직임들이 있었다. 농노와 평민들은 자체적인 우국충정도 있었겠지만, 부와 권력을 지닌 양반들에 의해 떠밀려 의병에 가담한 사람들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융화될 수 없는 양반과 평민, 농노들이 동상이몽 속에 결합된 조직체가 의병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면서도 밤마다 줄도망을 치는 군사들을 다스리지 못해 위험에 빠지기도 했다.

 

전영학은 20여 년 간 중ㆍ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으며, 충북 황간고교, 충주여고, 청주중앙여중 교장을 역임했다. 에세이집 『솔뜰에서 커피 한 잔』, 소설집 『파과』를 냈다.

 

『을의 노래』는 어떤 책인가요?


120년 전 을미사변은 우리나라가 사실상 국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음을 보여준 사건입니다. 이 소설은 을미사변이 일어난 1895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6개월 간 정상적인 나라를 재건하려고 일어난 초기 의병들의 애환을 그린 소설입니다.

 

이 소설을 집필하게 된 개인적인 동기가 있으시다면 소개해주세요.

 

어느 지방 군지를 읽다가 의병장 김백선 이라는 사람을 알게 됐는데, 용맹하고 온후한 성격으로 여러 전투에서 많은 공을 세움에도 평민 신분이라는 이유로 조직 내의 양반 그룹들에게 천대 멸시를 받는 것이 참담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의 눈으로 바라보는 따뜻하고도 서민적인 의병의 세계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을의 노래』의 주된 소재가 되는 의병, ‘호좌창의군’에 대해 특별한 인연이 혹시 있으신가요? 

 

제가 살고 있는 이 지역(충북 제천)이 호좌창의군의 주요 활동 무대였습니다. 지금도 120년 전 그들의 호흡과 체온이 곳곳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서 자랐습니다.

 

소설이라는 허구의 관점과 역사적인 관점으로 바라본 의병들의 삶은 어떤 공통점이 있고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구한말 우리 역사는 출구가 없는 어둠의 골짜기를 헤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질곡의 역사에 저항하는 평민이 건재하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우월한 기질이었지요. 질곡의 역사를 만나면 일부 약삭빠른 갑족이나 양반이 사리사욕에 눈이 머는 것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기질입니다. 저는 새 역사를 여는 힘은 항상 을민(갑족과 상대되는 말로 필자가 만들어 쓰고 싶은 어휘)에게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에게 허구적 요소가 있지만 그것은 당시 백성들의 여실한 실상이었죠. 

 

한 편의 소설을 쓰는 것은 해산의 고통을 수반하는 작업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소설을 쓰시면서 즐거웠던 점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스토리텔러는 입이 아프기 마련이라서, 실생활에서는 가급적 묵언으로 지내려고 노력합니다.

 

앞으로 또 다른 작품을 쓰시게 된다면, 어떤 작품을 쓰실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남자가 외롭다는 것은 이제 아주 익숙한 말이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빠르게 여성 본위로 바뀌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남자가 추구해야 할 가치 또한 가볍지 않을 것입니다. 남자의 시원은 ‘아버지’입니다. 남자가 무너졌다는 것은 아버지의 존재가 없어졌다는 것과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종교에서는 절대자를 ‘아버지’로 칭하기도 하죠. 그렇다고 가슴이 가득 채워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버지에 관한 것을 한 편 써보고 싶습니다.

 

<채널예스>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독자님들, 몸은 가볍게 하시고 정신은 맑게 하세요. 그것이 건강하게 사는 방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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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의 노래 전영학 저 | 생각정거장
이 소설은 1895년(을미년) 가을부터 1896년(병신년) 봄까지 약 6개월 간 경기도 남부, 충청북도 북부, 강원도 남부 등에서 활약한 초기 의병 ‘호좌 창의군’에 관한 이야기이다. 명성황후 시해와 단발령 강행에 맞서 위정척사를 부르짖던 유림들이 격앙하여 의병을 일으킨다. 그리고 부패한 관리, 독선적인 향반에게 짓눌려 살던 농노와 평민들도 유림을 따라 의병에 가담한다. 처음부터 융화될 수 없는 두 부류가 동상이몽 속에서 결합된, 의병의 이야기를 생생히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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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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