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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파 핸더슨 “다른 존재에 관심 가져야 비로소 인간”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 캐스파 핸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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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 저자 캐스파 핸더슨이 한국 독자에게 인사를 건넨다. 이 책은 신화나 전설에 나오는 생명 이상으로 지구에는 낯선 존재가 실재함을 과학으로 설명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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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은 특별한 책이다. 환경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표시해온 캐스파 핸더슨이 동물학과 신화, 역사, 예술 등 다양한 관점에서 낯선 존재를 기록했다. 책에 등장하는 ‘낯선 존재’는 불가사리, 문어, 바다나비 등 총 27가지다. 그중에는 인간도 포함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존재를 그린 것은 결국 ‘공존’을 강조하기 위해서인데, 저자는 공존을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이고 또 중요한 것은 늘 간단하다. 이해, 열정, 인내심,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정함”이라고 말한다. 한편 이 책은 <아이리시타임스> 2012년 올해의 책 <더 오스트레일리언> 2012년 올해의 책,<스코츠맨> 2013년 최고의 책, <네이처> 2013년 여름 추천도서로 외국에서는 이미 호평을 받으며 “동물학계의 보르헤스”라는 말을 들은 바 있다.

 

책이 다루는 소재나 풀어내는 서술 방식이 참 특이합니다. 동물학계의 보르헤스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인데요. 이런 컨셉의 책을 쓰기로 생각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영감을 준 것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유럽 중세의 ‘동물우화집’―또는 동물 책―입니다. 1300년경, 프랑스, 영국 등지의 필경사들과 화가들은 종교적인 교훈을 주는 수단인 동시에 자연사에 관한 책으로서 이 동물우화집을 만들어냈지요. 이때 특기할 점은, 금이나 다른 화려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아주 아름다운 그림으로 장식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영감은 보르헤스의 『상상동물 이야기』로부터 받았습니다. 바로 1950년대에 아르헨티나의 박식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쓴, 전 세계의 신화와 전설을 아우르는 경이로운 개요서죠. 나는 과학, 특히 우리 시대에 일어나는 많은 동물 종들의 급속한 변화와 다량 멸종을 중심으로 이 두 가지를 최신식으로 재단장하고 싶었습니다.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문제 제기를 해 오셨는데요. 이 책은 그러한 선생님의 문제의식과 어떻게 연결될까요?

 

인간들이 지구의 역사 동안 단 몇 차례밖에 없었던 속도와 규모로 다른 종들을 몰살시키고 있다는 명백한 징후들이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공룡이 멸종된 6,500만 년 전의 대멸종이 있겠고, 조금 더 이전으로는 95% 이상의 종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진 2억 5,000만 년 전의 멸종이 있지요. 그런 의미에서 세계에 여전히 생존해 있어서, 우리 인간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남기고 있는 놀랍고 다양한 자연 속 생명들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또 경의를 표하는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나는 단지 조금이라도 이 책이 우리가 처한 상황을 읽는 데에 보다 원대한 깨달음을 제공하여, 기후 변화와 환경 보존에 있어 더욱 지혜로운 행동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 책의 키워드를 통섭, 융합으로 꼽을 수 있을 듯합니다. 문학, 신화, 역사 등 다양한 텍스트가 동물학과 결부되어 있는데요. 사실 과학으로 분류되어 있긴 하지만 그 무엇보다 우리 인간에 관한 책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나는 모든 과학적인 지식들을 적절하게 다루려고 노력했고, 대체로 성공했습니다.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과학 학회인 로열소사이어티에서 시상하는 2013년 과학저술상에서 최종 후보에 올랐으니까요. 그렇지만, 네, 이 책은 동시에 메타포와 암시를 주려는 작업이었으니, 그런 점에서 인간성에 관한 책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상상하고, 또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말입니다.


바다 생명이 많습니다. 물론 면적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세상엔 수많은 종류의 동물들이 있는 만큼, 선생님께서 바다 생물에 좀 더 비중을 둔 까닭이 있을 듯합니다.

 

첫째로, 바다는 굉장히 다양하고, 인간의 상상력으로는 근접조차 못한 기이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둘째로, 땅에서 사는 동물인 우리는 종종 이 행성의 2/3이 넘는 공간이 물로 덮여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우리의 미래에 필수적이죠. 또한 바다는 매우 빠르게 변화합니다.


인간을 설명하시면서 이족 보행과 음악을 중심으로 쓰셨는데요. 다른 동물과 차이점으로 이 특별히 두 가지를 꼽으신 이유는? 그리고 구성순이 abc 순인데요. 만약 선생님께서 관심사 순으로 목차를 짠다면 인간은 어느 정도에 위치할까요.

 

과학자들은 인간 고유한 것인 듯한 특성들을 계속해서 찾아내고 있습니다. 연극, 이성의 힘, 마음 이론, 속임수 등등…… 그렇지만 알고 보면 이는 많은 동물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죠. 미국의 시인 브라이언 크리스쳔은 농담조로 인간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인간이 동물 중에서는 유일하게 자신이 무엇 때문에 독특한지 고민하는 점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물론 이는 별로 알맞은 대답은 아니지만, 여러분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인간을 깃털 없는 두 발 동물이라고 정의한 적이 있는데, 이 정의가 조금 우스꽝스럽기는 하지만 여기에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우리가 직립하여 걷는 방법은 인간 고유의 것으로, 우리의 손을 자유롭게 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지요. 손의 자유는 (수십만 년에 걸쳐) 우리의 인지 양식과 지성의 진화에 크나큰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더불어 우리는 참을성 있게 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고유한 특성을 가집니다. 다른 동물들처럼 순간적인 속력은 빠르지 않을지라도, 이 지구력은 야생에서 인간이 생존하는 데 큰 역할을 했지요.

 

음악은 사실 인간 고유의 것만은 아닙니다. 긴팔원숭이나 새들의 노래를 떠올려보세요. 하지만 인간의 음악은 여러 면에서 독보적입니다. 우리의 음악은 아마 언어와 같이 기원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특별히 가치를 부여하는 의식의 차원에서 기능하는 것이지요. 인간을 독보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할 거리는 굉장히 많을 것입니다. 그중에 이족 보행과 음악을 가장 특별하다고 생각한 것뿐이지요.


동물들을 관심사 순으로 줄 세우고 싶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인간을 내 관심에서 제일 앞에도 끝에도 두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어요! 16세기경의 수필가 미셸 드 몽테뉴는 “인간의 병폐 중에서 가장 야만적인 것은 자신의 존재를 경멸하는 일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나는 사람들을 경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와 다르게 생긴 존재들에게 관심을 기울일 때라야 비로소 온전한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7가지 동물 중에 아직 실제로 못 본 동물이 있다면 작가님께서 실물로 가장 보고 싶은 동물은 무엇인가요. 또 독자들이 한번쯤 직접 볼 수 있길 바라는 동물이 있다면?


내가 책에 서술한 책들은 모두 실존하는 것들이지만, 딱 한 종은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케찰코아틀루스죠. 케찰코아틀루스는 6,500만 년 전에 막을 내린 마지막 공룡 시대에 살았던 익룡입니다. 8~10미터에 달하는 날개폭을 가져서, 지구에 존재했던 날 수 있는 생물 중에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되지요. 정말 실제로 한번 보고 싶지만 당연히 불가능한 일입니다. 어쩌면 먼 미래에는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요! 독자들에게는, 문어를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문어는 정말 경이롭고 지능이 높은 동물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했던, 존재하는 다양한 생명체를 다루셨는데요. 결국 이 책은 생명, 존재를 다룹니다. 선생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생명이란, 존재란 무엇일까요?

 

아마 그 단어들의 함의에 있어 한국어와 영어 간의 미묘한 차이가 있을 듯해 대답하기가 다소 망설여지는군요. 영어에서, 이 단어들은 모두 문맥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의미를 나타냅니다. 우주에서 생명의 징후를 탐지하는 NASA의 우주생물학 프로그램에서는 생명을 “진기하게 결합해낼 수 있고 다윈주의적 진화를 수행할 수 있는 자가 유지 화학 시스템”이라고 정의합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 코미디언은 생명을 (생존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해) 시멘트로 만들어진 트렘폴린과 비교한 바 있지요. 각각의 정의들은 그들의 쓰임새에 따라 정해집니다. 뭐, 사실 내 경우엔 그 코미디언에게는 전혀 동의할 수 없지만요. 생명은 실망, 굴욕, 그리고 온갖 나쁜 것들로 가득 차 있지만 동시에 경이로운 것들의 끝없는 왕국이니까요. 나는 이런 것들을 책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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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 캐스파 헨더슨 저/이한음 역 | 은행나무
이 책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에 소개되는 동물들 중 대부분은 인간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으며, 또한 대부분 인간의 터전이 아닌 미지의 심해저에 서식해 듣도 보도 못했던 기이한 동물들이다. 돌고래나 장수거북과 같이 익숙한 동물들도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들의 새로운 면면이 놀랍다. 진화생물학적인 관점을 견지하는 이 책은 고생물학부터 최신의 과학 지식들까지 버무리되 그 동물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에게 어떤 의미를 선사하는지에 방점을 두면서 학문 장르의 경계를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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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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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

<캐스파 헨더슨> 저/<이한음> 역22,500원(10% + 5%)

동물학과 문학, 신화, 역사, 고생물학, 역사적 일화, 예술의 경이로운 통섭, 인간과 다른 존재에 관한 가장 숭고한 성찰 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키기 위해 인류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존재들과 공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지구의 고삐를 틀어쥔 인간들의 길잡이는 무엇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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