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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철과 함께하는 우물쭈물하지 말고 오로라!

『신의 영혼 오로라』 권오철 저자 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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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듯 인생을 사는 남자 권오철. 한때는 회사원이었던 그는, 오로라에 매료돼 사진가로 전업했다. 수입은 절반 이하로 줄었으나 백배 이상의 행복을 느끼며 산다. 블로그 제목에 ‘사진가로 살아남기’라는 문장도 내세웠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오로라 사진을 제공하고, 꾸준히 개인전도 연다. 태양 흑점이 폭발했다는 소식을 접하면 주저하지 않고 비행기를 탄다. 천체 사진가로 살아남는 방법이 많아질수록 그의 행복 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8월 12일, 종로구 화동에 위치한 정독도서관 하늘 위에 달이 밝았다. 천체 사진가 권오철의 강연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그는 최근 『신의 영혼 오로라』를 펴냈다. 밤하늘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권오철은 우리나라에서 오로라 사진을 가장 많이 찍은 작가다. 세계 유명 천체사진가 33인으로 구성된 TWAN의 일원으로 UNESCO 지정 '세계 천문의 해 2009'의 특별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개인전 <2012 오로라의 신비, 사진ㆍ영상전, 세종문화회관 광화랑, 서울>, <2011 지구에 서서 우주를 보다, 캐논 플렉스 갤러리, 서울>, <2007 별이 흐르는 하늘 Vol.2, 세종문화회관 광화랑, 서울>, <1996 별이 흐르는 하늘, 삼성포토갤러리, 서울>을 개최했다. 저서로는 『별이 흐르는 하늘』이 있다.




죽기 전에 봐야 할 세 가지 천문 현상

저자는 ‘개기일식’과 ‘대유성우’, 그리고 ‘오로라’를 최고의 천문 현상으로 꼽았다. 개기일식 때 달이 해를 가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두 시간 정도다. 순식간에 낮이 밤으로 변한다. 한반도에선 2035년 평양에서 관측이 가능하다. 비처럼 쏟아지는 별똥별인 대유성우는 2001년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었다. 저자가 이날 밤 본 별똥별이 무려 10만여 개였다.

셋 중에서 사람이 보기 가장 쉬운 게 오로라다. 시각적 충격이 가장 강렬한 현상이기도 하다. 지구 극지방 어디선가는 24시간 365일 존재한다. 그러나 낮이거나 구름에 덥히면 보이지 않는다. 개기일식이 숭고한 느낌이라면, 오로라는 카타르시스다.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아무도 모르며, 밝기나 모양도 날마다 제각각이다.




오로라란 무엇일까?

오로라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그 크기에 압도돼 놀란다. 밤하늘 전체가 형형색색 물결로 출렁인다. 오로라 현상은 100~500km 상공의 대기에서 일어나기에, 구름에 끼면 보이지 않는다. 90%는 녹색이고, 핑크색을 보려면 정말 운이 좋아야 한다. 선명한 핑크빛 오로라가 폭풍처럼 강렬하게 몰아치는 ‘오로라 서브스톰(Aurora Substorm)’이 하늘에 나타나면, 환각과 비슷한 상태를 경험한다.
태양에서 방출된 전기를 띤 입자들이 지구의 자기장에 잡혀 이끌려 양 극지방으로 내려오면서 지구 대기와 반응하여 빛을 낸다. 대기 중의 어떤 성분과 반응하느냐에 따라 초록색부터 붉은색, 핑크색 등 다양한 색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오로라다. 형광빛의 거대한 커튼이 너울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오로라는, 시시각각 변해가는 모습이 매우 신비롭다. (p.51)
370km 상공의 국제 우주정거장에선 오로라를 내려다볼 수 있다. 우주인이 꼽은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기도 하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오로라를 신과 연관 지었다.
‘신들의 영혼이 하늘에서 춤추고 있었다.’
-북미 원주민 크리(Cree)족

‘신의 계시, 하늘에서 타오르는 촛불’
-중세 유럽인

‘하늘에 펼쳐진 여신의 드레스 자락’
-1621, 프랑스 과학자 피에르 가센디

언제, 어디로 가야 볼 수 있을까?

오로라를 보려면 오로라 오발(Aurora Oval)지역을 찾아야 한다. 캐나다 북쪽, 아이슬란드, 그린란드, 북유럽 극지방 등이 해당된다. 화산과 온천이 있는 북유럽은 풍광이 좋으나 비가 많이 온다. 운이 나쁘면 오로라를 보지 못할 수 있다. 저자는 캐나다 ‘옐로나이프’를 최적의 장소로 꼽았다. 일 년 내내 맑은 날씨를 자랑하며, 오로라 오발 바로 아래에 있다. 공항이 있어 접근성도 좋다. 옐로나이프 오로라 빌리지 홈페이지에 가면 날마다 관찰한 오로라 사진을 볼 수 있다.

여행 시기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를 기준으로 앞뒤로 두 달은 백야 현상 때문에 오로라를 볼 수 없다. 저자는 눈으로 보려면 겨울을,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여름을 추천했다. 눈에 반사된 오로라는 가슴에 오래 남는다. 단풍철인 여름은 색이 아름다워 사진도 곱다. 날씨가 좋은 8월 중순에서 10월이 최적의 시기지만, 항공권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11월 말에서 12월 초, 3월 중순도 좋다. 흑점 폭발 같은 이벤트가 있다면 하루 이틀 내에 최고의 오로라를 볼 수 있다.




오로라 촬영, 어렵지 않아요

오로라는 별보다 훨씬 밝기 때문에 카메라가 좋지 않아도 괜찮다. 권오철 저자가 오로라 촬영을 위한 몇 가지 팁을 안내했다. 오로라가 선사하는 환각 세계에 제대로 빠져들고 싶다면, 자동으로 촬영이 가능한 삼각대와 릴리즈를 꼭 구비할 것을 강조했다. 오로라 서브스톰이 나타났을 때의 시각적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달빛이 있을 때 찍어야 사진 속 오로라가 더 명확하다.
-제대로 찍고 싶다면, 24mm 이상의 광각을 준비해라.
-하늘을 가득 채운 오로라를 찍고 싶다면 어안렌즈가 답이다.
-초점은 수동으로 맞추고, 확대하여 멀리 가로등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노출 설정은 M(Manual exposure)모드로 한다.
-조리개는 f/4, 셔터 속도는 15초, 감도는 ISO 1600을 기준으로 한다.
-인물 사진을 찍을 때는 셔터 속도 동안 움직이지 않고 플래시를 쓰지 않으며, 초점은 사람에게 맞춘다.
-자동 촬영이 가능하도록 삼각대와 릴리즈를 강력히 추천한다.

오로라 여행은 어떻게 준비할까?

극지방의 추위를 경험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저자는 바람이 거의 없는 극지방이기에, 우리나라에서 영하 10도 상태에 부는 바람과 비슷한 체감을 상상하면 된다고 했다. 호텔엔 방마다 방한복과 신발이 갖춰져 있다.

오로라 여행 경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항공권이다. 방학은 피하는 게 좋다. 옐로나이프에 호텔은 모두 네 곳이다. 부엌이 있는 방을 선택할 수도 있다. 민박의 경우 호텔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핑크빛 오로라로 가득한 인생을 즐기자

저자는 회사를 그만 두고 오로라를 찍기로 한 선택에 한치의 후회도 없었다. 광대한 우주 속에서 인간은 아주 짧은 순간을 살다 갈 뿐이다. 주어진 시간 속에서 우리 각자는 무엇을 보고, 느끼며 가야 후회가 없을지 생각해야 한다.

“모든 인생의 끝은 죽음입니다. 인생의 목적은 죽음이 아니라 과정에 있습니다. 우주를 보다 보니 인생이 너무 짧게 느껴졌습니다. 꼭 오로라가 아니어도 좋아요. 남은 생이 얼마나 남았을지, 날짜로 계산하면 조급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 인생을 후회 없이 원하는 것을 하고 가길 바랍니다. 사람들이 ‘미쳤다’는 소리를 할 정도면, 제대로 된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가슴이 벅차고, 행복하고, 눈물 나는 그 무엇을 찾아 보세요.”

권오철은 휘몰아치는 빛의 향연에 확실히 매료된 사람이었다. 그를 찾아 발걸음을 한 독자들의 눈에서 무지개빛 오로라가 빛났다. 가슴 한편에서 오로라가 떠올랐다면, 다음 여행지는 옐로나이프가 어떨까. 한 번뿐인 인생이여, ‘우물쭈물하지 말고 오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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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영혼 오로라 권오철 저 | 씨네21북스
천체사진을 20년 넘게 찍어온 저자의 마음을 가장 사로잡은 것은 오로라이다. 한 번 보는 것으로 모자라 캐나다 옐로라이프를 여러 번 찾았으며, 오로라를 취재하는 TV 다큐멘터리 작업을 위해 북유럽을 다녀올 정도였다. 이 책은 저자와 같은 꿈을 지닌 사람들이 오로라를 보기 위해 떠나는 데 필요한 정보들을 담았다. 오로라가 과연 무엇인지, 어디에 가서 봐야 하는지, 어떻게 사진으로 담을지 등의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특히 오로라를 보기에 지구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춘 캐나다 옐로나이프로 가는 방법도 자세히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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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인희

홋카이도의 매력에 흠뻑 빠져 삿포로에서 살고 있다.
새로운 언어와 문화, 일상을 여행한다.
먹고 마시는 것과 사소한 순간을 좋아하며, 종종 글자를 읽고 쓴다.
song_soo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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