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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행복한 삶을 위해 분노하는 법을 배워라”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스테판 에셀 스테판 에셀은 ‘죽는 순간까지 자기 형성의 자유를 누리려고 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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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3일, 『분노하라』의 작가 스테판 에셀의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출간을 기념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 자리는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와 함께 스테판 에셀의 생애, 그가 남긴 메시지, 그리고 2013년 한국의 민주주의와 진보를 이야기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91세에 『분노하라』를 쓴 작가가 ‘지금-여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울림으로 남을지 머리를 맞대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



강의가 시작되기 전, 사회를 맡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이 책의 제목을 다시 짓는다면 ‘95세까지 행복하게 사는 법’은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자, 깨어있는 시민, 은퇴한 외교관, 90세의 청년 같은 수식어로 많이 소개되는 스테판 에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은 ‘참 행복한 사람’ 같다면서. 더불어 한국 진보의 미래,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자리가 어떻게 하면 스테판 에셀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하는 자리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개인의 행복과 사회적 실천이 분리되지 않는 삶을 살았던 스테판 에셀의 삶을 총체적으로 살펴보자는 이야기였다. 곧이어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가 “이 놀라운 인물의 마지막 자서전을 함께 읽을 수 있어 기쁘다”는 인사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레지스탕스이며 91세에 『분노하라』를 쓴 인물이 인류에 남긴 것을 경청할 필요가 있으며, 그에 앞서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한 시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살아간 사람에 대한 존중이라고 말했다. 또, 스테판 에셀이 말한 ‘인간에 존엄’에 대한 동의한다면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의 꼼꼼한 일독이 도움이 될 거라 했다.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는 자서전인 만큼 한국문화에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스테판 에셀의 여성편력 등이 솔직하게 담겨져 있다. 홍세화 전 대표는 이런 부분이 조금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프랑스 사회와 스테판 에셀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며 읽자고 말했다. 스테판 에셀의 어머니는 어린 시절 고대 그리스의 ‘동성애적 관계’를 권할 만큼 독특하고 자유로운 인물이었다. 부모의 교육을 통해 ‘사랑과 행복’에 대한 추구는 스테판 에셀의 삶에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러니 당혹스러울 만큼 솔직한 사생활 이야기 앞에서 프랑스에 비해 억압적이고 개인의 다름을 존중하지 않는 한국의 문화를 돌아보는 것도 괜찮은 독서법이 아니겠느냐 물었다.

이제, 우리는 이런 의문을 가져볼 수 있다. 체제 속에서 외교관이 되는 행운도 있었고, 충분히 편안한 말년을 살 수 있던 인물인 그가 어째서 91세에 ‘분노하라’라는 말을 했을까? 홍세화 전 대표는 이 부분에 대해 그가 꾸준히 세계에 대해 고민하며 살았던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대답했다. 스테판 에셀의 핵심적 고민은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과 생태 문제였다.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로 인해 2차 대전 이후에 품었던 희망이 무너지는 것은 그에게는 몹시 괴로운 일이었다. 생태문제 역시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공멸하는 것으로 다가왔다. 그는 이런 고민들을 놓지 않고 죽음이 가까운 순간까지 가져갔다. 편안하게 안주할 수 있음에도 끊임없이 다시 배우고 공부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홍세화 전 대표는 스테판 에셀에 대해 “죽는 순간까지 자기 형성의 자유를 누리려고 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홍세화 전 대표는 스테판 에셀을 프랑스의 지적 전통 속에서 탄생한 인물로 읽어냈다. 사랑과 행복뿐 아니라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를 끊임없이 껴안고 있는 것은 프랑스에서 공부하며 프랑스 지적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은 까닭이라 말했다. 바로, ‘앙가주망’ 말이다. 보통 이 ‘앙가주망’의 전통은 볼테르부터 시작된다고 이야기한다. 볼테르는 ‘광신자들이 열성을 보이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지혜로운 자들이 열의를 보이지 않는 것도 수치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 뒤로, 「나는 고발한다」를 쓴 에밀졸라, 사르트르, 까뮈 같은 인물들이 이 전통을 이어간다.

스테판 에셀은 20세에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며 겪은 탈출, 장티푸스로 죽어가는 옆 사람을 보며 왜 내가 아니라 그가 죽었나 하는 질문들을 통해 타자와 나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 인물이다. 이런 개인적 경험은 참여와 연대가 당연한 프랑스 지성사의 긴 흐름과 전통 속에서 더욱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 말하자면, 그는 유럽적 문명의 총체인 지식인이었다. 계속해서 스테판 에셀의 지적 토대를 살펴가면서 홍세화 전 대표는 그가 독일의 칸트적 관념론을 토대로 가지고 있었으며, 여기에 프랑스의 앙가주망이 더해지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사랑과 행복에 대한 추구가 합쳐져 낙관적이고 적극적인 인물이 탄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세화 전 대표는 스테판 에셀이 우리 사회에 주는 메시지로 무엇보다 민주주의와 진보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불평등 심화에 대한 사회 정의의 요구, 생태파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하는 부분,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이 어떻게 이런 흐름을 막을 것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다시 말해 자본권력, 정치권력, 시민이라는 삼각기둥을 속에서 시민이 자본권력과 정치권력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스테판 에셀의 핵심적인 고민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을 치열하게 끝까지 가져갔다. 우리가 스테판 에셀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삶의 자세란 바로 이렇게 무엇보다 끝까지 고민을 놓치지 않고 하는 것, 인류와 역사에 대한 낙관적 태도와 치열함일 것이다.

강의를 마무리하면서 홍세화 전 대표는 민주주의에는 경계가 없다는 토크빌의 말을 빌렸다. 민주주의의 경계는 우리가 나아가면 밀리는 경계이므로 우리는 계속해서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한국사회에서 스테판 에셀의 가치관, 세계관 등이 침투하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나’라는 존재를 만들어가는 자유를 누리고 싶은 사람에게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라는 책이 흥미롭고 유익한 자료가 될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오연호 대표와 홍세화의 대담

자기형성의 자유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이 책을 읽으며 95세까지 100% 살아있기, 를 실천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하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이것은 자기 존재에 대한 삶의 당연한 자세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이미 존재의 완성 단계에 다다른 것처럼 살아가는 것이 이상한 일인지도 모른다.

홍세화 선생님이 알았던 96년경의 스테판 에셀은 어떤 인물이었나?

그리 유명한 인물은 아니었다. 이렇게 세계적 인물이 될 줄은 몰랐다. 당시 미등록 체류자 추방으로 인한 농성이 벌어졌다. 스테판 에셀은 80세의 나이에 중개자로 적극적인 개입을 했다. 인류와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실주의자이면서 변화에 대한 열망이 있는 사람이었다. 레지스탕스이면서 외교관 출신이라 가능한 모습이었다.

스테판 에셀이 쓴 『분노하라』가 전 세계적으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아마도 민주주의의 위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이다. 유럽경기의 침체, 모기지 사태 이후 공황상태가 이어졌고 후쿠시마 사태 등도 연결되어 있다.

모든 프랑스인이 이런 건 아닐 것 같다.

당연하다. 프랑스에서도 극우파가 10% 지지를 받는다. 그런데 지형이 다 비슷해도 내용은 다를 수 있다. 함께 대화를 할 수 있는 부분이 한국보다는 잘 만들어져 있다.

저자의 솔직함이 매력인 것 같은데, 이것은 프랑스인의 특징으로 볼 수 있는가?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에 비하자면 그런 편이다. 억압적 조건이 한국에 비해 많지 않은 것 같다. 그 때문에 나 역시 당황했던 적이 많다. 파리에 간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프랑스인 친구와 만난 적이 있다. 그런데 한 자리에서 동시에 그 친구의 전부인과 애인을 함께 만나게 됐다. 다들 아무렇지 않아했는데 나 혼자 곤혹스러웠다. 당시에는 그런 부분이 낯설었다. 아무래도 한국에 비하면 사생활 영역에 대해 자유롭고, 개인의 선택으로 이해하는 부분도 많다.

개인의 행복, 사회적 요구를 잘 배합해서 함께 하는 게 어려운 일인데, 스테판 에셀은 그걸 참 잘 하는 것 같다.

스테판 에셀에게는 그것이 일치하는 게 아닐까 싶다. 행복을 향한 그의 마음은 결국 주변에 영향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사랑과 행복에 대한 충실함이 오히려 이 모든 사회적 활동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보면 활력적인 삶의 배경은 타인과의 만남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스테판 에셀의 삶은 단독자로서의 삶이 아니다. 함께 하는 삶을 좋아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모임을 만들고, 그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나갔다.

스테판 에셀에게 만남이 활력이 되었던 것처럼 홍세화 선생님도 만남을 즐기시는 것 같다. 최근에도 새로운 모임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소개 부탁한다.

<가장자리>라는 협동조합형태의 공부모임이다. 사유와 실천의 가치를 만들어가려는 모임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동료란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 같이 지각하는 자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세상을 함께 보기 위해 모여서 공부를 하려고 한다. 한국의 현실 진보세력이 위축된 상황에서 머리를 맞대며 동료를 만들어가려 한다.

홍세화 선생님 역시 스테판 에셀만큼 끊임없는 시도와 도전을 하시는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의 근원은 무엇인가?

나에게 허용된 삶에 대한 당연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내 삶에 대한 최종평가는 나의 것이다. 그만큼 책임져야 하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내 삶의 책임과 평가는 모두 내 것이니 말이다. 이 한번뿐인 삶에 대한 자연스러운 자세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어보면 좋은 인생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믿음을 가지는 것이라는 구절이 있다. 같은 생각인가?

스테판 에셀이 말한 것은 시지푸스의 신화 속 시지푸스 같은 그림이다. 아마 사르트르의 영향이 있을 것이다. 끝없는 패배에도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인데, 만약 우리에게 승리가 있다면 끝없는 패배에 끝없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일 테다. 그런 사람에게 누가 이길 수 있겠나.

2013년 오늘, 한국사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과 정면 승부를 해야 하는가?

‘성장교’로부터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성장교’라는 표현은 일본의 강상중 교수가 『살아야 하는 이유』에서 쓴 표현인데, 이 ‘성장교’에서 거리 두기를 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소유의 시대가 아닌 관계의 시대로 가야 한다.

스테판 에셀이 세상과 맺는 관계를 보면 적의 장점을 배우고 적을 포용하는 부분이 대단한 것 같다.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다. 사실 한국 사회에는 이런 똘레랑스가 거의 없다. 책에는 ‘관용’이라 번역되었는데, ‘용인’이 더 맞는다고 생각한다. 차이에 대한 받아들임이다. 스테판 에셀은 중계자로서 갈등조정을 열심히 한 사람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얻은 지혜가 바로 이 ‘용인’이다. 한국진보진영의 문제도 이 부분에 있다. 감정이 앞서는 것. 생각이 다르다면 다른 것으로 표현하면 될 문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드는 생각은 일상세계의 함정에 갇히지 말자는 것이다. 사실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세계관의 세계로 봤을 때 극복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자꾸 일상관계에서 적을 만들고 싸운다. 사실 그들은 적이 아니다.

우리가 보수집단의 10년 집권 안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사실 한국사회에 보수라는 세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 정권의 주요 공직자들이 다들 청문회에 나오면 위장전입, 군대 비리 같은 일들이 끊임없이 터진다. 모두들 비난만하지만 역발상도 필요하다. 비난하는 사람도 저 자리에 있으면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사실 국민의 수준을 뛰어넘는 정부는 없다. 자본권력과 정치권력을 시민이 끊임없이 견제해야 한다.

스테판 에셀을 보면 역사전반에 대한 낙관을 가지고 있다. 박근혜 당선 이후, 진보진영이 이른바 멘붕에 빠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것 역시 긴 역사에서 보면 작은 시련일까?

당연하다. 나는 스테판 에셀이 이야기하는 역사의 진보에 대한 믿음에 동의한다. 낙관적 자세가 필요하다. 일시적 후퇴라고 생각하자. 나름의 진전도 있을 것이다. 역사는 나선형으로 바뀌어 간다. 10년 보수정권이 과연 퇴행일까? 나는 생각들을 달리해보고 싶다.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다.

진보진영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무엇보다 물신주의 가치관을 배반하는 의식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왜 자본주의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을까? 우리가 사는 사회는 노동자들이 노동자인 걸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다. 말하자면 존재 배반의 의식이라 할 수 있다. 이 현실 속에서 진보와 민주주의가 얼마나 가능한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과제는 무엇일까?

민주주의가 성숙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몸이 있는 그곳에서 인간이 주체가 되는 것이다. 학교에서, 일터에서 주체가 되어야 한다. 한국은 노동자 의식이 결여되어 있다. 주체적 삶에 대한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 체제에 대해 자발적 복종을 하게 된다. 자발적 복종은 자기 몸에 편함을 위해 자유를 지향하는 인간의 본성을 놓쳐버리는 것이다. 게다가 이것들이 내면화되어서 인식조차 잘 못한다. 체제에서 뒤처지면 큰일난다는 식의 공포로부터의 자유도 필요하다.

한국사회는 경제정의뿐 아니라 분단과 전쟁극복 문제도 있다.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간단하지 않다. 사실 이데올로기적 측면보다도 해양세력 대 대륙세력의 분단선이라는 지정학적 측면이 크다. 해양세력의 최첨단인 남한은 러시아, 중국과 수교를 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 일본과 수교를 하지 않고 있는 그림이다. 이에 대해서라 북한과 일본 미국의 수교가 가능하도록 하는 부분이 남한이 할 첫 번째 일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를 한다면?

이 탁월하고 독특한 인물을 통한 만남이 반갑다.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를 꼼꼼하게 읽고 자신이 있는 분야와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 한국 현실은 지극히 억압적인 측면이 있다. 남들과 다르게 사는 사람들에게 ‘넌 현실을 모르잖아’ 하는 말을 쉽게 던지는데, 피치 못하게 그 말을 받아들여야 하는 구조다. 이렇게 사용되는 ‘현실’이라는 말 자체가 아주 억압적이다. 바뀌어야 할 문화다. 사실 우리가 가는 길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아마 아주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쉬운 길에 의미가 없다, 라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오히려 어려운 길이기 때문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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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스테판 에셀 저/목수정 역 | 문학동네
지난 2월 27일, 향년 95세로 타계한 프랑스의 레지스탕스이자 사회운동가 스테판 에셀이 2012년에 발표한 자서전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가 출간되었다. 마치 다가올 자신의 죽음을 예견이라도 한 듯, 진보와 더 나은 삶에 대한 불꽃같은 신념으로 자신의 지난 삶을 낱낱이 회고한 그의 마지막 자서전은 우리의 잠자고 있던 양심을 뒤흔드는 잠언들로 가득하다. 여전히 자본주의의 폭력과 난맥상을 지켜보면서도, 세상은 진보해왔으며 여전히 더 큰 진보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믿은 그의 신념과 가치관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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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정연빈

북극곰이 되기를 꿈꾸며 세상을 거닐다.
어지러운 방에 돌아와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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