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온도> 당신도 지금 비밀연애 중이신가요?
연애에 대한 판타지는 버려라, 연애의 현실을 말한다 김민희, 이민기 주연 <연애의 온도>
3년차 사내 비밀연애 중인 동희(이민기)와 영(김민희)의 이별 후를 그리는 영화 <연애의 온도>가 오는 3월 21일 개봉한다. 연출을 맡은 노덕 감독은 “기존 멜로영화의 공식을 과감히 거부하고 진짜 현실의 연애를 그린 영화”라고 밝혔다.
직장 동료들의 눈을 피해 짜릿하게 사랑했지만 성격 차이로 이별한 커플 동희와 영. 같은 직장에 다니는 탓에 헤어진 연인이 됐어도 매일같이 얼굴을 볼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은 서로의 물건을 부숴 착불로 보내고,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는 소식이 SNS 탐색부터 미행까지 펼친다. 개성파 배우 김민희와 이민기가 만난 멜로 영화 <연애의 온도>는 달달하지만은 않은 직장인 커플의 현실감 있는 연애 이야기를 실감나게 그린 작품. 장편 데뷔작인 노덕 감독은 “영화처럼 목숨을 거는 사랑은 일상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겪는 연애에도 충분히 재밌는 요소가 많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연애를 끊임없이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감독 자신은 물론 친구들의 이야기까지 녹아있는 솔직하고 담백한 시나리오는 배우들은 단번에 사로잡았다.
노덕 감독 인터뷰 <연애의 온도>는 어떤 영화인가? 두 연인이 헤어지면서 시작되는 영화다. 내용이나 형식적인 면에서 ‘연애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보통의 멜로 영화는 모르고 살던 남녀가 서로 만나고, 티격태격 다투고, 그러다 사랑하는 감정이 싹트지만 어떠한 오해 때문에 잠시 갈등을 빚다 다시 만나는 것을 주된 플롯으로 한다. 하지만 <연애의 온도>는 이미 서로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고 몇 차례 이별을 반복한 사람들이 또 한 번 이별을 하면서 시작한다는 점에서 다른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와는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속 리얼한 에피소드들은 어떻게 탄생된 것인가? 시나리오 작업할 때 주변인들에게 모니터링을 많이 했다. 중학교 친구들, 고등학교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 등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 많이 물었다. 영화랑 전혀 상관없이 일반적인 직장을 다니고, 일반적인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글들을 참고하기도 했다. 동희와 영을 ‘은행에서 일하는 3년차 커플’로 설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우선 직장동료로 설정한 이유는 헤어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작위적인 계기 없이도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 직장이라고 생각했다. 은행을 택한 이유는 동희와 영이 일하는 곳이 멜로 영화에 어울리지 않을 법한 일상적이면서 현실적인 공간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은행은 돈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속물적인 공간이고,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본 공간이다. 속물적이고 현실적인 공간이 영화로 들어오며 갈등의 폭도 다양해지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또 이별이라는 것이 대수롭지 않을 법한 기간이 3년차라고 생각했다. 이별이라는 것을 한 두번 정도는 경험했을 테니까. 그래서 동희와 영도 자연스레 3년차 커플이라고 정의하게 된 것 같다. 동희와 영 역할로 이민기와 김민희를 캐스팅한 이유는 무엇인가? 동희는 좋게 말하면 자기 감정에 솔직한 인물이고 반대로 말하면 자기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쉽게 욱하는 성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워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 점이 동희를 캐스팅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었다. 이민기는 처음 봤을 때부터 악동 같은 이미지가 있었다. 사람들을 대할 때도 가식적이고 계산적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호감이 갔기 때문에 동희의 진솔한 모습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촬영해보니 생각만큼 잘 어울렸다. 장영은 동희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자기를 많이 버리는 인물이다. 상대방에게 맞추기 위해 자신의 개성을 버릴 수 있는 인물이어야 했고, 어떤 상황에서든 잘 대처하는 순발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센스도 필요했고. 그런 점들이 김민희와 딱 맞아 떨어졌다. 연기를 위해 촬영 전 배우들과 따로 이야기한 사항들이 있었나? 우리가 <연애의 온도>에 대해 가지고 있는 느낌과 톤을 일치시키기 위해 무조건 많이 만나서 놀았다. 같이 영화도 보고, 술도 먹고, 맛집도 찾아 다녔다. 꼭 <연애의 온도>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는 ‘저 영화 색감 좋다’, ‘내용 좋다’, ‘그런데 저기에서 저 인물은 왜 저렇게 했을까?’, ‘연기하는 저 배우는 왜 저렇게 했을까?’, ‘저 때 현장상황이 어땠을까?’ 등 마치 우리가 그 영화를 만들었듯이 처음부터 끝까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와 감독을 떠나 영화인 대 영화인이 할 법한 이야기들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맞춰갔다. 배우들의 감정을 끌어내는 데 있어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 촬영 초반 배우들과 이야기 했던 것이 ‘전형적인 표현은 배제하자’였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로 보여줬던 관습적인 표현이 아닌 우리가 실생활에서 하듯 새로 만들어 가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촬영 후반에는 서로 친해져서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었는데, 초반에는 그 지점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지금까지 해오던 연기의 방식을 버려야 했던 배우들은 더 힘들었을 것이다. 특히 나는 내심 싸우는 장면조차도 사랑하는 장면처럼 보이길 바랬다. 저 사람이 미워 죽겠는데, 그건 사랑해서 미운 거니까. 반대로 사랑하는 장면은 오히려 싸우는 장면처럼 외롭게 보였으면 했다. 그러니 배우 입장에서는 두 가지 감정을 다 표현해야 했다. 단순하게 상황에서도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너무 많다 보니 초반에는 배우들도 어려운 지점들이 많았을 것이다. 관객들이 <연애의 온도>를 어떤 영화로 보기 바라는지? 그냥 오락영화로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혹시나 사랑하는 과정에서 ‘힘들어서 헤어져야겠다’, ‘이게 진짜 사랑일까?’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 이 영화는 사랑을 하면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이렇게 힘든 것이고, 이렇게 힘든 것까지 사랑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랑과 이별이란 굉장히 가치 있는 감정이고, 지금 힘든 것도 시간이 지나면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이 될 것이다. <연애의 온도>가 사랑 때문에 힘든 사람들을 다정하게 안아줄 수 있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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