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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재즈의 매력을 놓치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 황덕호 음악평론가

궁핍한 시대, 우리 마음을 채워줄 음반 12장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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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의 독특한 맛을 이해한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더 늘려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음악을 듣는 사람도 있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을테니까요.”


“제가 오기 전에 여러분들의 댓글을 읽으면서 가장 오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분들이 있는데요. 재즈에 호감은 있는데, 막상 들으면 어렵고 어떻게 무엇을 들어야 할지 고민하는 분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많이 오셔서 기쁩니다.”

12월 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더 갤러리 1층에서 황덕호 저자를 만나기 위해 다양한 사람이모였다. 갑작스레 눈이 오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추운 저녁이었다. 그는 20년간 재즈에 빠져 지냈다. 저자는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이라는 책을 쓰기 위해 12장의 앨범을 고르기가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1990년대부터 한국에서는 재즈 붐이 일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그는 재즈 관련 글을 썼다. 라디오 재즈 방송의 DJ를 맡아 일하면서 황덕호는, ‘어떻게 하면 독특한 맛을 가진 멋진 재즈를 사람들이 쉽게 만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그리고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으로 새롭게 더 많은 사람들과 재즈 이야기로 만나고 있다.


재즈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다른 음악을 듣던 방식으로 들으려고 하기 때문


저자는 ‘저도 싸이를 좋아합니다’라고 고백했다. 싸이를 좋아하면서 재즈도 좋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재즈와 조금 더 가까워지려면 몇 가지를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듣는 음악 대부분은 보컬 라인을 따르지만, 재즈는 보컬이 거의 없다. 재즈는 음 자체로 감각적으로 느껴야 하는 음악인 셈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자연스럽게 재즈는 ‘어렵다’라는 선입견이 생긴다.

“사실 지금의 음악은 모두 역사적으로 거슬러올라가면 ‘재즈’에서부터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재즈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재즈가 아닌 다른 음악을 듣던 방식으로 재즈를 들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클래식이 냉면이고, 재즈는 초콜릿 케이크이라 합시다. 냉면에 대해 기대하는 어떤 맛의 기준이 있을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사람들은 케이크를 맛보면서 냉면의 맛을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재즈가 가진 멋진 특성은 바로 '악기의 재구성'
같은 곡을 연주해도 모두 다르게 느껴지는 연주자만의 개성


재즈를 재즈만의 틀로 바라보기로 하였다고 치자. 하지만 여전히 1분만 지나면 예전처럼 지루해지고 딴생각에 훌쩍 빠진다. 그렇다면, 재즈는 어떤 틀로 바라봐야 할까. 저자는 악기 하나하나에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 재즈는 하나의 주제를 표현한다. 그 주제를 나타내기 위해 각각의 악기는 같은 주제를 다르게 연주한다. 여기에 귀 기울이는 게 포인트. 황덕호 저자는 가방에서 소중하게 골라온 재즈음반을 꺼내어 들려줬다. 그는 ‘악기와 편성’을 올바르게 이해했을 때 재즈에 제대로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의 제일 첫 번째 음반으로 소개된 아티스트 쳇 베이커(Chet baker)의 「Time after time」이 울러 펴지자, 청중은 감상에 젖는 시간을 가졌다

“쳇 베이커(chet baker)의 노래, 들어보시니 어떠세요? 그의 목소리도 매력적이지만, 중간 도입부에 나오는 트럼본 소리도 매력이에요. 연주자 개성이 듬뿍 담긴 음악, 바로 재즈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재즈를 감상하는 멋진 포인트
편안한 마음가짐과 시간여행을 하듯 살펴보는 라이너 노트



그는 책에 라이너 노트를 넣었다. 라이너 노트란 앨범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부터 그 음반을 듣는 포인트를 제시한 것이다. 지금 유일하게 남겨진 활자 정보로 앨범이 의도하는 바를 가장 핵심적으로 제시한다. 그는 음악과 아티스트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와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재즈를 접하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재즈의 독특한 맛을 이해하면 인간에 대한 다른 해석을 늘려갈 수 있어요. 이런 음악을 듣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을 테니까요.”

“재능이 없어서 덜 방황하지 않고 한 길만 올 수 있지 않았나” 라고 겸손히 웃던 저자의 말 덕분인지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 오는 12월 21일 신사동 재즈 까페 옐로우 자켓에서 9시 반부터 그의 출판을 기념하는 재즈 뮤지션들의 공연도 준비되어 있다. 책에 소개한 음반 12장과 저자가 세심하게 따로 가려 뽑은 재즈 음반 7장을 모아 만든 시리즈도 1월 중에 음반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요즘, 필자는 쳇 베이커의 노래 「Almost blue」를 들으며 가장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그의 목소리만큼이나 앞에 나오는 피아노 소리에도 똑같이 호기심을 느낀다. 배경음악처럼 다가오는 악기 소리는 서로의 음으로 하고 싶은 말을 건넨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재즈는 뮤지션을 위한 음악이다. 동시에, 일반 대중을 위한 음악이기도 하다. 재즈는 독특함 덕분에 100년이란 시간을 지나 이 곳 한국에서도 사랑 받았다. 많은 이들이 도전하게 하는 도도하고 순수한 아이, 그게 바로 필자가 보기 시작한 '재즈'라는 음악이다.

이번 겨울, 재즈와 조금 친해져 보는 것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매력적인 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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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 황덕호 저 | 포노PHONO
저자는 음악에 대해 전혀 문외한 일수도 있는 우리에게 곤궁하고 힘든 시대, 혹은 시기를 살아가는 데 있어 소박하지만 진득한 취미를 재즈로 제안하고 있다. 쳇 베이커나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같은 연주자 부터 빌리 홀리데이 같은 보컬리스트까지 재즈에서 쓰여지는 다양한 악기의 음색과 장르의 특징, 재즈사에 걸쳐 두드러진 모습들을 한 눈에 돌아볼 수 있는 명반들을 선정하여 수록했다. 음반 최초 발매 때 실린 해설문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풍부하게 엮어 읽는 맛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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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남수정(채사모3기)

좋은 책, 좋은 음악, 좋은 사람
그 모든 것에 흐믈흐믈 녹지 않고 언제나 말랑말랑해질수 있는
꽤 괜찮은 젤리가 되고싶다는 "꿈"
그 꿈이 오늘도 제게 좋은 이야기를 쏙 담을 수 있는 힘을 주네요.
@espoirsj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 악기와 편성

<황덕호> 저14,400원(10% + 5%)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지만 궁핍한 시대, 우리를 위로하는 음악, 재즈 숱한 재즈 관련 기획을 진행했고, 국내 유일의 재즈 음반 전문 매장 ‘애프터아워즈’를 운영하며 KBS 클래식 FM 를 진행하고 있는 재즈 애호가 황덕호 씨가 재즈와 함께 보낸 시간 중, 가장 기억에 남고 애정어린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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