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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만큼 매순간 자기성찰을 필요로 하는 일도 없다’ - 김여진 『연애』

김여진, 그녀가 연애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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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통해 김여진의 사랑고백을 듣고 그녀와의 연애를 시작한 독자들이 있었다. 출간 후 이루어진 작가와의 만남에 참석한 독자들이다. 장소는 광화문에 위치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영화 <박하사탕>을 함께 보며 그들의 첫 데이트가 시작되었다.

‘남녀가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사랑함’. 연애의 사전적 정의다. 그래서일 것이다. 많은 이들이 배우 김여진이 『연애』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고 했을 때 그녀의 지나간 혹은 현재 진행 중인 연애 이야기를 썼겠거니, 예측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에게 연애는 남녀 사이의 사랑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까닭이다.


<박하사탕>은 내 인생의 영화

『연애』를 통해 김여진의 사랑고백을 듣고 그녀와의 연애를 시작한 독자들이 있었다. 출간 후 이루어진 작가와의 만남에 참석한 독자들이다. 장소는 광화문에 위치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영화 <박하사탕>을 함께 보며 그들의 첫 데이트가 시작되었다.






<박하사탕>은 내 인생의 영화로 꼽을 만한 작품이다. 함께한 배우로서도 그렇지만 관객으로서도 잊을 수 없는 영화다. (p. 174)



배우 김여진에게 영화 <박하사탕>이 잊을 수 없는 작품인 이유를 추측해 본다. 『연애』에서 그녀가 들려준 뒷이야기들을 통해 어렴풋이 짐작해 볼 수 있다. 오디션을 보기 전부터 그녀는 ‘홍자’(박하사탕에서 김여진이 연기한 인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확신했다. 오디션에서 떨어진 후에도 그 믿음은 변함이 없었고 결국 이창동 감독은 그녀에게서 ‘홍자’를 발견했다. 작품에 합류하기까지의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작품이 끝난 후의 후유증도 길었다. ‘홍자’가 느꼈던 외로움과 슬픔, 웅크린 감정에 파묻혀 한동안 헤어나올 수 없었다.

“집들이 하는데 사람들 보는 앞에서 기도하는 장면 있잖아요. 저는 그 장면이 기억에 오래 남았던 것 같아요. 뭐랄까, 진짜 북받치는 거 있잖아요. ‘이게 사는 건가’ 하면서 확 북받쳤던 신(Scene)이었는데, 저의 감정에 푹 빠져서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촬영 뒷이야기를 들려주며, 김여진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집들이 신(Scene)’과 함께 ‘홍자’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을 꼽았다. <박하사탕>은 첫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에 이르기까지 시나리오 상의 순서대로 촬영이 진행됐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시간적, 경제적 여건 등을 이유로 촬영 장소 별로 해당되는 장면들을 몰아서 찍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효율성의 측면에서만 보자면 참으로 똑똑하지 않은 방식이었지만, 덕분에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인물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작품은 매우 강한 흡입력을 뿜어낼 수 있었다.

아무튼, 그리하여 김여진의 첫 촬영은 작품 속에서 ‘홍자’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었다. 내연남과 함께 운전연습을 하는 장면이었는데, 당시에 실제로 운전에 서툴렀던 그녀에게는 원하는 방향으로 차량을 이동해서 카메라 프레임 안에 들어오도록 하는 일 자체가 어려운 숙제였다. 이러한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감독의 난해한 요구까지 더해졌다. ‘운전을 하면서 잘 안돼서 내는 소리지만 사실은 섹스하는 것 같은 소리를 낼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중고 속에서 머리는 더 복잡해져 가고, 결국 13번의 NG 끝에 오케이 사인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의 촬영에서는 NG를 내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하니 <박하사탕>의 ‘홍자’를 연기하며 가장 어려웠던 장면이었다. 김영호 역을 연기한 배우 설경구에게는 ‘옷을 벗는 영호의 슬픈 엉덩이’를 주문하기도 했었다니, 설경구는 가장 어려웠던 장면으로 그 장면을 꼽지 않을까. 궁금해진다.


죄책감이란, 참 몹쓸 감정이다.

무엇보다 영화 <박하사탕>은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배제한 상태에서 이야기되어질 수 없는 작품이다. 관객으로서 김여진에게 <박하사탕>이 잊을 수 없는 작품인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대본을 보면서, 연기를 하면서 몰랐던 것을 느꼈던 것 같아요. 뭐냐하면 광주의 일이 우리 모든 사람들, 전혀 모르는 저에게까지, 정말 다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하사탕>을 보면서 광주는 끝난 게 아니라고 느꼈어요. 지금도 여전히 우리 개인 개인의 삶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고, 우리의 정치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투표하는 데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요. 지역감정은 물론이구요.”

김여진은 영화 <박하사탕>을 통해 죄책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죄책감이라는 것이 얼마나 크고 무거우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는가. 그녀가 바라보는 주인공 김영호의 삶은 광주에서 실수로 소녀를 죽이고 난 뒤부터 조금씩 파멸의 길을 걷는다. 그날의 사건 이후로 위악을 떨며 오히려 공안형사가 되고, 사람을 고문하기도 하고, 사랑했던 여자에 대해서도 위악을 떨면서, 결혼도 아무렇게나 해버린다. 결국 그의 죄책감은 홍자는 물론 그들의 자녀들의 삶까지 파괴해 버리는 것이다. 그와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불행해져 버리고 말았다.



죄책감이란, 참 몹쓸 감정이다. (중략) 이런 느낌을 떨치고자, 눈을 돌리고 기억의 저 안쪽으로 밀어넣는다. 내 탓이 아니다, 내 탓이 아니다. 그러다 결국, 네 탓이다! 상대를 탓하고 비난한다.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서라도, 간첩이고 폭도니까 그렇게 된 거라고 이유를 만든다. 그렇게 살아가면, 적어도 나는 편할까. 똬리를 튼 죄책감은 점점 잔인한 얼굴이 되어간다. 주변을 해친다. 가까운 사람에게 냉혹해진다. ‘나’밖에 모를수록 ‘나’는 점점 더 피폐해진다. (p. 175)



자신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하여 살기 위해 타인에게서 원인을 찾고 책임을 돌린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들이 진실을 받아들인다면 괴로운 나머지 정상적인 삶을 누릴 수 없을 거라고. 그들에게 아직도 양심이 남아 있다면, 양심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다면, 그녀의 말이 맞을 것이다.

“이것이 화해가 되려면 용서를 비는 사람이 있어야겠죠. 누군가 용서를 빌고 진정한 화해가 되지 않으면, 이 상처는 절대 이대로 아물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박하사탕>이 한 개인의 삶을 통해서 그걸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이 들구요.”


김여진, 그녀가 연애하는 방법

『연애』의 독자들과의 첫 데이트에서 영화 <박하사탕>을 함께 보길 제안한 김여진. 그녀에게 연애란 무엇이고, 그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연애, 그 과정에 대해.

누군가를 알게 된다. 관심이 생긴다. 그에 대해 더 알고 싶다. 연애를 시작한다. 한없이 사랑하고 또 한없이 미워하고, 상처 받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면서, 그야말로 울고 웃으며 연애를 한다. 그리고 결국엔 모든 것이 끝이 난다. 간혹 영원히 끝나지 않을 연애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김여진의 연애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대상이 한 사람의 남자일 수도 있고, 여자일 수도 있고, 하나의 집단이거나 사회일 수도 있고, 우리 사는 세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홍익대학교의 청소노동자들과,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멀리 인도의 둥게스와리 마을 사람들과 그녀는 연애를 시작했다. 우연히 그들을 알게 되었고, 더 알고 싶었고, 사랑을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서로 미워하거나 상처를 주지는 않았지만 함께 울고 웃으며 시간을 공유했다. 아주 특별한 연애이면서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연애와 크게 다를 것도 없는 것이었다. 누군가는 그녀의 이름 앞에 ‘소셜테이너’라 쓰고 ‘오지랖 넓은 여자’라 읽지만, 그녀는 단지 사랑에 빠지고 연애를 했을 뿐이다.



돌이켜보면 난 연애하던 습관대로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하고, 세상일에 관심을 가졌다. 설레다가, 어느 순간 짜릿하다가, 또 발끈하기도 하다가, 다시 흐뭇해하다가 말이다. (에필로그 중)



김여진이 『연애』를 통해 들려주는 자신의 연애사는 곧 인생사인 셈이다. 그 사실이 새삼스럽지도, 그녀의 연애가 별스러워 보이지도 않는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인생사도 곧 연애사가 아닐까. 살면서 만나는 모든 이들과 사랑하고 미워하고 아파하고 헤어지는 것의 반복, 그것이 모여 삶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태어나고 죽는 삶, 그 무대가 되는 세상과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삶과, 그리고 세상과 치열하게 사랑하다 미워하다 결국은 이별하는 것 아닌가. 그리하여 『연애』에 담긴 것은 김여진의 지나간, 현재의, 앞으로의 시간과 그 시간 안에 기록된 삶이다.


‘연애만큼 매순간 자기성찰을 필요로 하는 일도 없다’

김여진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책의 에필로그에서 ‘독자들에게 연애를 거는 심정으로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들, 그러니까 어릴 때 사소한 기억부터 지금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들까지 이렇게 꼼꼼하게 풀어냈던 건 주로 연애를 시작할 때였다. 연애라는 과정을 생각해 보면, 그게 몇 번째 연애건 간에, 초기에는 자기 얘기를 많이 하게 된다. 내게 관심을 보이는 누군가에게, 나를 알고 싶어하는 누군가에게, 이런 나를 사랑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내 얘기를 털어놓는다. (에필로그 중)



쑥스러움을 무릅쓰면서까지 그녀가 우리에게 고백해 오는 이유, 연애를 걸어오는 이유는 ‘연애만큼 매순간 자기성찰을 필요로 하는 일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여진에게 연애란 ‘해보면 해볼수록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것’이다. 『연애』를 통해 그녀는 말했다. 한 사람을 사랑해봐야 안다고. 연애해봐야 안다고. ‘자신이 무엇에 끌리는지, 어떨 때 행복한지, 얼마나 찌질하고 잔인한지, 얼마나 자주 작은 일에 상처받고 자기연민에 빠지는지, 감정이라는 게 얼마나 쉽게 변하는지’. 그래서 지금, 김여진은 우리에게 손을 내민다. 함께 연애하자고.

물론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모든 연애가 ‘내가’ 너를 사랑한다, 에서 출발하는 것 아니던가. 그녀는 자신이 언제, 누구와 연애를 했건 ‘너를 위해서’라는 희생으로 포장하거나 덧칠하지 않는다. 그래서 당당하다. 자신의 모든 연애에 대해. 또 그래서 그녀는 참 멋있어 보인다. 똑똑해 보인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때문에.



나는 나의 꿈을 꾼다. 때론 우리의 꿈이 겹친다. 그래서 함께 간다. 다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다. 나의 꿈, 나의 행복을 위해서다. 그러니 웃으며 뚜벅뚜벅 간다. 심각할 이유, 없다. (p. 299)



김여진과 연애를 시작하고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갈 일 역시, 심각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선택은 독자들의 몫이다. 각자의 행복을 위한 연애를 시작하기를 그녀 역시 바랄 것이다.

끝으로 김여진과 독자들이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질문

영화 속의 사건들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인데, 촬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답변

이 영화는 거꾸로 가잖아요. 그럼 뒤에서부터 촬영하면 시간 순서대로니까, 감정을 연결하기가 쉽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요. 이창동 감독님 말씀은 역순이 아니라 시간 순서라는 거에요. 김영호가 ‘나 다시 돌아갈래’ 하고 기차에 치이잖아요. 그러면서 그 순간에 진짜로 돌아가는 거래요. 그래서 연기를 하면서 의외로 쉬웠었어요. ‘홍자’로서 저에게는 운전연습을 하는 장면부터 제 인생을 사는 거죠. 그렇게 뒤로 뒤로 살아가는 게 생각처럼 어렵지 않았어요. 뒤로 가면서 점점 쉬웠어요.

질문

영화 <박하사탕>은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그 사건에 대한 정치적 이해가 서로 다른 배우들이 함께 연기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답변

저의 경우에는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완전히 공감을 하고 옳고 그름에 대해서 (영화적 시각에) 동의를 한다면, 그렇지 않은 배우도 같은 작품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해 하시는 것 같은데요. 할 수 있어요. 연기는 옳고 그름으로 하는 건 아니에요. 그냥 그 인물로 들어가서 이해를 하는 거에요. 개인의 의식을 상상하고 연기하면서 살을 붙이고 하는 거에요.

<박하사탕>이라는 영화에 나왔던 모든 배우들이 아마 생각이 다 달랐을 거에요. 정확하게는 몰라요. 그런 얘기 안 해요. 각자 자기가 맡은 인물에 대해서 ‘얘가 왜 이럴까’에 대해서 먼저 생각을 하게 돼요. 설경구 선배는 김영호에 대해서 완벽하게 이해를 했다고 봐요. 어떻게 보면 김영호라는 인물은 뚜렷한 정치적인 철학이 있었던 인물이 아니잖아요. ‘저 사람은 왜 정치적인 성향이 진보적이지 않을까, 진보적인 것 같은데 왜 드러내지 않을까’ 안타까워하지 않았냐고 물으신다면, 그런 적은 없습니다. 각자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원망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구요.

질문

『연애』에서 홍익대학교 청소노동자 문제와 한진중공업 문제에 대해서 쓰셨는데, 쓸 수 없었던 이야기들은 없었나요?

답변

자기검열을 하거나 그런 것은 없었어요. 날라리 외부세력들에 대해서 쓸 때는 공평하게 쓰기 위해서 주어를 다 뺐어요. 이 일을 누가 했고, 이걸 누가 주도했고, 이런 것 없이 다 ‘우리는’으로 쓴다거나 주어 없이 쓰거나 그냥 ‘날라리들’ 이렇게 썼어요. 누구는 언급하고 누구는 언급하지 않으면 서운해 하는 사람이 생길까봐 쓰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혹시라도 개인적인 피해가 갈 수도 있구요. 그래서 쓰지 않은 부분이 있구요. 그 외에는 너무나 경험이 풍부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느꼈던 감정이 너무나 격렬하고 즐거울 때도 있었고 슬플 때도 있었는데 충분히 표현해 내지는 못한 것 같아요. 그거는 그냥 제 탓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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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김여진 저 | 클(퍼블리싱컴퍼니클)

한국의 대표적인 ‘소셜테이너’, 소신 있는 ‘개념배우’ 김여진의 첫번째 에세이. 처음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김여진이 지난 1년 동안 직접 써내려간 글들을 모았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마음과 행복을 탐구하고, 수많은 관계들을 성찰하면서 발견한 인생의 메시지들이 그만의 따뜻한 시선으로 책 전반에 녹아 있다.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의식도 여전히 빛을 발하며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프로 작가 못지않은 유려한 문장들로 촘촘히 채워낸 '연애'는 쉽고 재미있게 읽히지만 만만치 않은 여운을 오래 남기는, 본격 에세이스트로서 김여진의 성공적인 데뷔를 알리는 기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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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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