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덕분에 정말 여자친구가 생겼어요!” - 『기춘씨에게도 봄은 오는가』
네온비 작가 단독 서면 인터뷰 모태 솔로 기춘씨에게도 봄이 왔건만! “저는 언제든 연애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달 화이트데이에 출간된 『기춘씨에게도 봄은 오는가』는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2011년 4월부터 10월까지 연재된 작품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순결무구한 남자 기춘씨와 그의 사랑을 지원 사격하는 든든한 친구 현동, 아이돌 해바라기인 링링까지…
“저는 언제든 연애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마음을 저릿하게 만드는 대사로 시작하는 기춘씨 이야기.『기춘씨에게도 봄은 오는가』는 공포감을 유발하는 표지와는 달리 모태솔로 기춘씨의 달콤씁쓸한 솔로 탈출기다.
바야흐로 웹툰 전성시대! 당신의 즐겨찾기에는 어떤 웹툰이 링크되어 있는가? 주요포털인 네이버에서 190여개, 다음에서 120여개의 웹툰이 독자들을 만나고 있고, 주간 조회수는 2억 회에 육박한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웹툰은 더 가까이 독자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개중에도 생활툰이 단연 인기다. 일상생활에서 번뜩이는 개그코드, 감수성 자극하는 생활툰은 네티즌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달 화이트데이에 출간된『기춘씨에게도 봄은 오는가』는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2011년 4월부터 10월까지 연재된 작품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순결무구한 남자 기춘씨와 그의 사랑을 지원 사격하는 든든한 친구 현동, 아이돌 해바라기인 링링까지. 실제 인물들을 모티브 삼아 작업했다는 캐릭터들은 현실감 넘치고, 한번쯤 누군가를 좋아해본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100퍼센트 공감가능한 에피소드들은 연신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네온비 작가(27)는 Daum ‘만화속 세상’에서 「미스 문방구 매니저」 「셔틀맨」 『다이어터』의 스토리 작가로 캐러맬 작가와 함께 작업을 해왔다. 이번 작품으로 이전과는 또 다른 하드코어 개그와 촌철살인 대사로 네온비 만화가만의 입지를 다진 셈.
지난 11월에는 캐러맬 작가와 결혼을 하고,『기춘씨에게도 봄은 오는가』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그야말로 ‘일도 thㅏ랑도’ 아름다운 한 때를 보내고 있을 네온비 작가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네온비 작가가 예스24 독자들을 위해 캐리커쳐로 감춰졌던 미모(!)의 사진을 보내왔다. 네온비 작가는 이 작품에 실제 모델이 된 기춘씨가 있다는 사실을 웹툰에 밝히고, 연재 마지막 회에 공개 소개팅 공고를 띄웠다. 그러니까 기춘씨에게도 봄이 왔다. 곧 4월,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봄은 온다. 쏟아지는 햇볕만으로는 좀체 따뜻해지지 않는 솔로라면, 여기『기춘씨에게도 봄은 오는가』를 일독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정말 이제 봄날이 성큼 다가왔으니까 말이다.
‘기춘씨가 왜 여자친구가 생기지 않을까?’에서 시작한 만화라고 하셨어요. 기춘씨를 보면서, 생각하면서 작가님은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까?
“저는 기춘이 오빠가 남중, 남고, 컴퓨터학과 등의 환경 속에서 여성을 많이 접해 보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요. 상대방이 기뻐할 말이나 행동 이런걸 잘 모르니까 자기도 모르게 상대방을 부담스럽게 대했던 것 같아요.
소개팅 시켜준 언니나 친구의 얘기를 나중에 들어보면 전부 부담스러웠대요. 차 태워줄 때도 일일이 문 열어주며 에스코트를 해주고, 식사가 나오면 일일이 잘라주려고 하는 식으로요. 근데 사실 저는 그런 기춘이 오빠의 모습이 좋거든요. 사람마다 그걸 배려로 받아들이거나 부담으로 받아들이거나 하는데, 안타깝게도 대부분 후자였던 것 같아요.”
여러 작품으로 독자들을 만나시느라 정말 바쁘실 텐데요! 작가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일주일에 두세 번 밤을 새긴 하지만 보통 아침에 일찍 일어나요. 늦게 자도, 낮엔 집에 드는 햇볕이 강해서 잠을 잘 이루질 못하거든요. 수면하는 시각은 평균 새벽 2-3시쯤. 요즘은 계속 시간이랑 일정에 쫓겨서 거의 하루 종일 움직이지 못할 때도 많아요. 이럴 땐 ‘아 나 왜 살지?’ 이런 생각도 하고요. 몸을 움직이면 기분이 좋아져요.
아침에 일어나서 스쿼시도 하고, 늦게 일어나서 스쿼시를 못한 날은 밤에 헬스장에 갔다 오고 그래요. 그렇게라도 움직여야 계속 일 할 수 있거든요. 과거 고도비만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될 수 있으면 움직이려고 해요. 작업하거나 운동하지 않는 나머지 시간은 집을 치우거나 책을 읽고, 좋아하는 아이돌 영상도 보고 그래요.”
처음으로 혼자 작업을 하셨는데요. 좋은 점도 있고 어려운 점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정말 힘들었어요. 만화가분들 존경해요. 손이 느려도 제가 부릴 수 있는 끼를 가장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건 만화뿐이라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야죠. 콘티(원고 전 단계, 낙서형식으로 미리 만화 연출을 짜는 것)까지 짜는 게 제일 즐겁고 그림작업에 들어가면 힘들어요. 손이 많이 느려요. 한두 페이지 그리는데 종일 걸릴 정도로. 지금 연재하고 있는 <결혼해도 똑같네>같은 경우는 그래도 그림 강박에서 조금 벗어나서 즐겁게 그리고 있는데,『기춘씨』는 첫 작품인 만큼 열심히 그렸어요.
그런데 그 노력한 거 몇 배로 주목 받고, 이렇게 출간도 돼서 정말 기뻐요. 혼자 출판을 꾸물꾸물 준비하고 있는데 출판사에게 제의가 들어와서 기뻤어요. 저는 제 그림을 책으로 보는 게 정말 좋아요. 뭔가 그때서야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왔다, 하는 느낌이 들어요. 가끔 내가 뭐라고 이렇게 독자들에게 주목 받고, 사랑 받고 있나 죄송한 마음도 많이 들어요.”
작업을 지켜보셨을 카라멜 작가님(극중 현동이라는 모델로 출연하셨죠)의 반응은 어떠셨나요?
“자기 모습이 나올 때마다 너무 똑같이 그린다며 깔깔 웃었죠. 옛날 시대에 태어났다면 수배범 초상화 같은 걸 그렸을 것 같다고요. 하하!! <기춘>과 <현동>을 현실의 겉모습만 모티브로 따온 건데, 실제 현동 오빠(남편)의 성격이 만화랑 똑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아요. 실제 성격은 전혀 다른데. 실물 현동은 정말 온순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에요.『기춘씨』속 현동은 오히려 저랑 비슷해요. ‘답답한 건 못 참아! 그러니까 결론이 뭐야!’ 이런 점이요.
원래 결혼준비와 같이『기춘씨』연재를 병행하고,『다이어터』의 시나리오도 맡고, 콘티와 채색도 겸하느라 정말 바빴어요. 오빠가 결혼을 하고 나서 개인 작품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했지만, ‘캐러멜작가의 어시스트’인 상태로 결혼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뭔가 결혼 전 내 색깔이 있는 결과물을 내고 싶었고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워요. “캐러멜작가와 어시스트가 결혼했다!” 가 아니라 “캐러멜작가와 네온비 작가가 결혼했다!” 라고 인정받고 싶었거든요.”
캐러멜 님과 결혼을 하셨는데, 가까이 있는 동료와의 로맨스라니(!) 네온비님의 연애성공 작전? 혹은 비결이 있다면 살짝 공개해주세요.
“처음엔 그냥 어시스트와 작가 선생님이었는데, 서로 같이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서로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됐고, 이 사람의 약한 모습 같은 걸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어가면서 특별한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비결이라기 보다는.. 역시, 서로를 존중하면 잘 되는 것 같아요. 일도, 연애도요.”
후기에 살짝 언급이 되었는데 다양한 일을 하시다가, 본격적으로 만화를 시작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원래는 개그맨 지망생이었다가, 장사를 해볼까 하며 친구들과 사업계획을 짜기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었어요. 결국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일은 만화밖에 없었어요. 만화는 종합예술이고, 정말 만화가는 천재만 할 수 있다고 봐요. 머릿속에 든 걸 그대로 표현한다는 자체가 천재적인 것 같아요. 마감 전날, 밤샐 때는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괴롭지만, 독자들에게 피드백이 오고, 칭찬을 듣고 나면 다시 회복됩니다. 이런 낙으로 앞으로도 쭉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야말로 웹툰 전성시기입니다. 수많은 웹툰 가운데 네온비 작가 스스로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만화를 정말 즐기면서 그리고 있고, 제가 표현하는 감정을 독자 분들이 그대로 받아들여 주셔서 감사해요. 어떤 사람이 막 허들을 신나게 넘으면서 달려요. 사람들은 감탄하죠. ‘어? 쟤 미쳤나봐! 좋아! 달려! 진짜 잘 뛴다! 달려! 더달려! 더달려!!!’ 할때 그 사람은 딱 멈춰서 뒤돌아보면서 이렇게 말해요. “싫어.ㅋ” 이런 게 제 만화의 매력 같아요.”
『다이어터』나『기춘씨』등 일상에서 소재를 발견해내는데요. 일상 속 에피소드를 캐치해내는 작업 비밀(!)이 있다면요?
“오빠가 ‘온비상태’라고 부르는 상태가 있어요. 저는 길을 돌아다니거나 뭔가를 할 때 계속 뭔가를 생각해요. 뇌를 비워놓는 때가 잘 없어요. 그러다가 재미난 게 떠오르거나, 뭔가 소재를 발견하면 동공이 멍해지면서 가만히 웃으며 말없이 서 있어요. 그렇게 재미있는 게 생각나면 메모나 손바닥에 콘티를 바로 옮겨놔요. 원래 작은 것에도 잘 감탄하고 감동해요. 이불에 누워서, “와 진짜 어떻게 인간은 이불을 만들 생각을 했지?” “어떻게 화장실을 집 안에 지을 생각을 했지? 정말 인간은 천재야!” 이런 식으로 말을 자주 얘기해요. 오빠는 이런 저를 보고 ‘얘는 그냥 사는 자체가 얘는 개그구나’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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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창작자들의 괴로움인 마감. 게으름을 이기는 일도 쉽지 않을 텐데, 그럴 때마다 어떻게 마음을 다잡으시나요?
“좋아하는 걸 보거나, 운동을 하거나 잠을 자고 일어나서 몸을 완전히 리셋 시켜야 해요. 창작의 고통에 시달리고 며칠 째 잠을 못 자면 정말 힘들잖아요. 그럴 땐 무조건 쉬어야 돼요. 일하는 것도 아니면서 인터넷 하는 것도 아닌 그런 상태를 지속하면 이도 저도 안 되니까, 놀 때 딱 놀고, 일할 땐 딱 인터넷 선 뽑아버리고 일하면 됩니다.”
최근의 관심사에 대해 알려주세요. 요즘의 작가님의 낙은 무엇입니까?
“네.... 샤이니가 컴백해서 행복하네요. 샤이니 종현이 제 낙입니다. 여러분 샤이니 많이 사랑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이거 빼지 마세요 기자님. 진심이니까.”
오늘도 독자들을 만나기 위해 애쓰는 수많은 웹툰 작가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해주신다면?
“자기 작품에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일단 중요하다고 봐요. 내가 내 만화를 사랑하고 내가 내 만화를 이렇게 어필해야 독자도 “허허 이런 미친 작가를 봤나?” 하면서 즐거워하는 것 같아요. 자신감을 갖고 계속 열심히 하면 좋은 평가를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기춘씨도 솔직히 독자에 따라 “좋은 결말이었다” 라고도 하고 “이런 쓰레기 결말!”이라고도 하는데, 저는 둘 다 맞는 말 같아요. 후자가 나쁘다고 말하지 않아요. 그런 식의 결말을 낼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테니까. 여러분 자기작품에 자신감을 갖고 신나게 그립시다!”
서른 전에 꼭 연애를 해보고 싶은 프로그래머 기춘씨, 기춘씨의 ‘매니저’를 자처하는 죽마고우 백수 현동, 기춘씨의 고백을 튕겨내고 오히려 현동에게 마음이 끌리는 링링, 고교 시절 기춘씨에게 고백했다가 거하게 미끄러진 장미… 네 남녀의 물고 물리는 연애담! 『다이어터』의 스토리 작가 네온비가 4명의 캐릭터를 통해 연애에 대해 무자비하게 그려낸다. 특히 여성 작가 특유의 감성과 관찰력으로 뽑아낸 사실적인 스토리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조언이라는 총알이 되어 가슴에 쿡쿡 파고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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