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가지 않고 다른 세계(나라)를 만끽할 수 있는 방법. 당신에겐 무엇이 있나? 내겐 몇 가지가 있는데, 가장 흔하게는 커피. 커피 생산이 가능한 커피벨트(커피존) 내 90여 개국이 있는데, 각 산지의 떼루아와 노동조건 등에 따라 향미는 천차만별. 특정 산지의 커피를 마실 때마다 나는 그곳을 상상한다. 느낀다. 그곳의 땅과 자연, 그리고 사람을. 커피를 마실 때마다, 나는 세계가 잇닿아있음을 실감한다. 공정무역 커피에 더욱 신경을 쓰는 이유다.
그리고 음식, 음악, 영화.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음식은 1분 만에, 음악은 3분 만에, 영화는 2시간 만에 새로운 세계를 맛볼 수 있다.” 여기가 아닌 어딘가의 것에 관심과 호기심이 많은 나는 그렇게 다른 나라를 만끽한다. 각자가 다른 세계를 맛보는 방법이야 다양하겠다. 그 가운데 음식은 특히나 강력하다. 특히나 해당 지역을 가보고 음식을 맛본 경우라면 그 연상은 더욱 강렬해진다. 가보지 않아도, 물론 상상은 가능하다.
한국에 온 지 18년. 귀화도 했다.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독일, 스페인 등에서 생활했었다. 말하자면 코즈모폴리탄이다. 나카가와 히데코. 일본 태생의 귀화 한국인으로 한국 이름은 중천수자(中川秀子). 아버지가 프랑스요리 셰프였다. 어깨 너머로 요리를 배웠겠지만 요리에 뜻을 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는 늘 자신의 갈 곳을 스스로 결정했듯, 지금 요리를 만들고 있다.
『셰프의 딸』은 그런 책이다. 스스로 찾아가는 삶의 기쁨을 담은.
지난 14일, 셰프의 딸이 몇몇 독자들을 만나 요리 실력을 발휘했다. 이날 선보인 요리는 스페인요리. 많은 이들에게 생소할지도 모를 나라의 음식이다. ‘파에야’와 ‘토르티야’를 통해 잠시 스페인을 맛본 순간. 레피시도 공개한다. 당신도 집에서 스페인을 맛볼 수 있다. 물론 발로 직접 디딘 것만은 못하겠지만.
“‘음식은 최고의 휴식이자 의사소통의 수단이며, 행복이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쌓은 경험과 요리 교실 수업을 통해 나름대로 확립한 요리 철학이다.”(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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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에야(Paella), 스페인 간판요리첫 번째 요리, 파에야. 스페인의 대표 요리다. 중천수자 선생이 연희동 자택에서 운영하는 요리 교실 ‘Gourmet Lebkuchen(구르메 레브쿠헨)’의 간판 레시피이기도 하다. ‘구르메 레브쿠헨’은 스페인 요리를 중심으로 한 지중해 요리가 메인 테마다.
“스페인 요리를 중심으로 지중해 지방의 요리를 가르치는 우리 요리 교실의 간판 레시피는 파에야로, 요리 교실의 얼굴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음식이다. 파에야는 원래 바닥이 넓고 깊이가 얕고 손잡이가 달린 철제 냄비를 이르는 말이다. 파에야 냄비로 만든 요리 자체를 파레야라고 부르면서 그 이름이 세계적으로 알려졌다.”(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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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4인분 기준)양파 1개(작게 썰기), 마늘 2쪽(잘게 썰기), 양송이 7~8개(얇게 썰기), 토마토 3개(작게 썰기, 완숙 토마토가 없으면 토마토 통조림 1개로 대신), 바지락 200g, 홍합 8~10개, 닭 정육 혹은 닭 날개 300g(한 입 크기로 자르기), 오징어 1마리(내장을 제거하고 링 모양으로 자르기), 새우 10마리(내장 제거), 쌀 2컵, 레몬, 사프란(없으면 강황가루) 적당량, 소금, 후추, 올리브 오일
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1. 냄비에 바지락과 홍합, 물, 소금 1작은술, 레몬 조각을 넣고 끓여 육수를 만든다.
2. 닭과 새우를 굽는다. 파에야 냄비가 있으면 좋지만 없으면 큰 프라이팬(지름 26~28cm)에 올리브오일을 두른다. 소금과 후추를 뿌린 닭고기와 새우를 노릇노릇하게 구운 뒤 꺼낸다. 이때 새우는 덜 익힌다. 머리 색깔만 바뀔 정도로.
3. 같은 프라이팬에 중불로 양파를 살살 볶다가 마늘 한 큰술을 넣는다. 스페인에선 이것을 양념으로 한다. 스페인에서도 마늘을 좋아한다. 버섯은 팽이버섯만 아니면 된다. 이날 넣은 것은 양송이버섯. 토마토도 넣어서 계속 볶아준다. 어느 정도 볶이면 구운 닭고기를 다시 넣고, 크게 저어준다. 새우는 마지막에 장식으로 할 것이기 때문에 함께 넣지 않는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4. 불을 끈다. 씻어서 체에 올려둔 생쌀을 프라이팬에 골고루 뿌리고 크게 저어준다. 스페인산 사프란과 오징어를 넣고 육수에서 바지락을 꺼내 프라이팬에 넣는다. 사프란이 없으면 강황가루를 한 스푼 가량 넣는다.
“유럽 요리, 특히 지중해 요리는 신선한 허브가 맛의 비밀을 완성하는 마지막 역할을 한다.”(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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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홍합을 건져서 프라이팬에 장식한다. 이어 육수를 붓는다. 중불을 켜서 국물이 보글보글 끓으면 약불로 20~30분 정도 조린다. 이때 프라이팬 바닥이 타지 않도록 주의한다. 끓어오르면 불을 꺼도 된다.
중천수자 선생에 의하면, 한국에서 파에야를 만드는 것이 일본에서도 보다 좋은 이유가 있다. 일본에는 홍합을 없기 때문이다. 즉,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파에야에는 홍합이 꽤 중요한 재료다. 참고로, 스페인에서는 닭 대신에 토끼고기를 넣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세계에서 한국 홍합이 제일 쌀 거다. 한국은 스페인 요리의 식재료를 구하기 쉬워서 참 좋다. 일본에서 (파에야를) 하려면 어렵다. 마지막 과정에서 밥을 좀 더 익히다가 물이 없어지면 육수를 좀 더 부어주면 된다.”
보기에도 맛있고, 먹어보면 더 맛있는 파에야 요리가 나왔다.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의 풍경이 펼쳐진다. 지중해가 보인다. 그 옛날, 들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불을 피워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밥과 함께 볶아 먹었다는 파에야. 이른바 노동자들의 음식이다. 노동의 고단함을 씻겨 내려가게 한 파에야다. 마을 잔치 때에는 많은 양을 요리하여 나눠 먹었다고 하니, 스페인의 잔치 음식이기도 했다.
“파에야는 지중해를 바라보면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닭 대신 립을 써도 되는데, 소고기는 안 쓴다. 원래는 토끼고기를 썼다. 스페인의 대중음식인데, 누구나 먹지만, 평일보다는 주말에 주로 많이 먹는다. 손님 올 때도 먹고.”
“파에야는 전혀 맵지 않은 음식인데도 감자탕 국물로 만든 볶음밥 비슷한 맛이 나 한국 사람들에게도 호평받았다. 새우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닌 한 파에야는 일본인, 미국인, 중국인, 독일인, 호주인 모두가 굉장히 좋아했던 메뉴다.”(pp.170~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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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천수자 선생은 아울러 파에야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팁을 알려준다. 알리올리(Allioli) 소스. 알리는 마늘을 뜻하는데, 마요네즈와 비슷하면서 다르다. 스페인에서 파에야를 주문하면 꼭 나오는데, 여러 용도로 활용되는 소스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준비물은 생크림(3스푼, 없으면 우유로 대체할 수 있다), 마늘(다진 마늘 작은 술), 마요네즈 한 큰술, 올리브오일. 이 준비물을 섞어서 만든다. 올리브오일을 부어주면서 유화시켜 끈끈하게 만들어준다. 정말이지, 안 먹어보면 말을 마세요. 맛있다. 마늘에 익숙한 우리라서 더욱 정겨운 소스다. 오징어튀김을 찍어 먹어도 금상첨화.
“스페인에서 파에야를 주문하면 ‘알리올리’라는 크림 상태의 소스가 꼭 따라 나온다. 마늘이라는 뜻의 ‘아호’와 ‘아세이테 aceite, 올리브 오일 등의 기름’를 섞은 소스로, 바르셀로나 등 지중해 지방에서 ‘알리올리’라고 부른다.” 원래 알리올리는 모르테로(mortero, 마늘 또는 약을 가는 스페인 기구)로 마늘과 아주 약간의 소금을 섞어 갈고, 여기에 올리브 오일을 조금씩 더하며 유화시켜 희고 끈끈하게 만드는 소스다.”(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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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티야(Tortilla), 스페인식 오믈렛두 번째 요리, ‘토르티야’다. 토르티야(또띠야)하면 멕시코 음식을 떠올리는 사람, 많을 것이다. 밀가루나 옥수수가루를 반죽해 구운 얇은 빵 속에 채소나 고기를 넣어 싸서 먹는 멕시코 음식. 그러나 이날 토르티야는 스페인의 것이다. 스페인에서 토르티야는 오믈렛, 계란요리의 일종이다.
“스페인의 토르티야는 스페인식 오믈렛을 가리킨다.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로 두었던 16세기, 스페인 사람들이 인디언 전통 요리인 얇게 구운 빵을 보고는, 자기 나라의 오믈렛과 닮았다고 하며 토르티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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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재료를 보니 감자와 달걀이 대부분이다. 만들기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멕시코의 것만 알았는데, 새로운 것을 하나 더 알았다. 스페인의 토르티야. 그 세계로도 들어가보자.
“기본적인 토르티야는 트르티야 데 파타타 Tortilla de Patata, 즉 감자로 만든 오믈렛이다. 충분한 양의 올리브 오일로 얇게 썬 감자를 볶다가 달걀을 넣어 오믈렛으로 만드는 아주 단순한 요리다. 소량의 양파를 넣거나 피망을 넣는 등 취향에 따라 맛이 달라지지만, 원래는 어디까지나 감자만 넣는 요리다.”(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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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4~6인분 기준)달걀 6개, 감자 6개(1.5cm 크기로 깍둑썰기), 양파 1개(얇게 슬라이스), 식용유 올리브 오일 50㎖, 소금, 후추
(* 파프리카, 주키니, 시금치 등 좋아하는 채소를 한 가지 정도 더해도 좋다.)
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1. 지름 24~28cm 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을 넉넉히 두르고 감자를 볶는다. 감자가 노릇노릇해지면 건져낸다. 감자를 수시로 뒤집을 필요는 없고, 적당히 놔둔다.
2. 감자를 건져낸 프라이팬에 얇게 자른 양파와 호박(이날 호박을 함께 넣었다)을 볶는다. 취향에 따라 아삭하거나 부드러운 정도를 결정한다. 스페인 사람들은 큰 접시로 뚜껑을 쓴다. 그래야 나중에 뒤집을 때 좋기 때문이다.
3. 준비한 큰 그릇에 달걀을 풀면서 볶은 감자와 양파, 호박을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4. 중불로 데운 프라이팬에 3을 붓는다. 센불로 표면을 익히다가 뚜껑을 닫고 약불로 5분 정도 한쪽 면을 익힌다. 이때 가끔씩 프라이팬을 흔들어주고, 냄새도 맡아준다.
5. 큰 접시나 뚜껑을 프라이팬 위에 놓고 프라이팬을 뒤집어서 접시나 뚜껑 위에 오믈렛을 담는다. 오믈렛을 다시 프라이팬에 넣고 반대쪽 면을 3분 정도 약불로 익힌다. 뒤집은 뒤에 뚜껑은 필요 없다.
간단하다. 익히는 정도만 결정하면 된다. 다만 뒤집을 때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중천수자 선생도 20년 가까이 이 요리를 하고 있지만 뒤집다가 몇 번 떨어뜨렸을 정도다. 뒤집는 것이 정 어렵다 싶으면, 프라이팬 작은 걸 쓰면 된단다.
“토르티야는 애들도 잘 먹고, 손님에게 대접하기도 좋다. 별다른 재료가 들어간 것도 아닌데, 있어 보인다. (웃음) 먹다가 남으면 잘라서 랩으로 싸서 냉동시켰다가 아침에 렌즈에 데워 간단하게 먹을 수도 있다. 아침 식사용으로 좋다. 호박, 파프리카, 주키니, 시금치 등 좋아하는 채소를 한 가지 정도 더하면 좋다. 색깔을 맞추는 것도 재미다. 여름에는 슬라이스 한 토마토를 넣는다. 다만 당근은 아닌 것 같다.”
“스페인에서 실시한 어느 설문 조사에 의하면, 최근 몇 년 동안 ‘스페인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 1위’는 토르티야, ‘가장 맛있는 요리’는 ‘어머니 혹은 배우자가 만든 토르티야’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트로티야말로 스페인의 ‘엄마의 맛’인 것이다.”(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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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스페인을 맛보는 시간. 몇몇 독자들은 스페인의 맛을 떠올린다. 그땐 멋모르고 먹었으나 지금 배우면서 먹으니 또 다르단다. 아마도 그들은 그들이 스페인과 만난 순간을 다시 떠올리고 있었으리라. 스페인에 나는 아직 가지 못했지만, 지중해를 떠올렸고, 스페인의 자연환경과 사람들을 생각했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파에야와 토르티야를 먹게끔 만들었을까.
중천수자 선생은 자연스럽게 요리를 익혔다. 아버지를 따라 부엌에 들어가곤 했다. 아버지는 잔소리를 않으셨다. 그렇다고 성급하게 많은 것을 일러주지도 않으셨다. 조금씩 일깨워주셨다. 케이터링이 있으면 아버지를 따라가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요리가 몸에 뱄다.
“아버지는 묵묵히 부엌에서 일하며, 대체 어떤 마음가짐으로 양파를 다지고 소스를 끓였을까. 여쭈어본 적은 없지만, 분명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맛없는 작업도 필요한 거란다”라고 말씀하실 것이다.”(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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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한다는 것다른 나라들에서도 생활했지만, 그녀는 왜 한국에 오래 머물게 됐을까.
“한국음식 때문에 한국에 있는 것 같다. 한국에 와서 몸이 건강해졌다.”결국 음식은 중차대한 문제다. 외국을 나가면, 음식이 맞질 않아서 고생한다는 사람, 참 많다. 외국에 나가 현지 음식을 제대로 맛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우면서도, 음식이 한 사람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먹는 것이 단순히 먹는 것으로 끝나지 않아야 할 이유다. 그녀도 엄마가 되고서야 식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왜 부모가 입이 닳도록 식사의 중요성, 식사 환경, 식문화 등을 이야기했는지 지금은 이해한다.
“내가 어릴 때 독일에서 맛본 햄과 소시지 맛을 잊을 수 없듯, 내 아이들도 어른이 되어도 잊지 못할 맛을 저마다 간직한 채 자랄 것이다. 엄마로서 나의 역할을 미각을 깨우고 건강한 몸을 만들어주는 것만이 아니다. 음식에 대한 지식이나 환경, 식문화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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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천수자 선생에게 ‘요리’를 물었다.
“마음이다. 마음이 있어야 ‘엄마의 손맛’도 된다. 요리교실을 하면서 느낀 게 있다. 요리를 배우고 만들지만, 그것이 목적이기도 하지만 만들어서 가족, 남편, 친구에게 행복을 줘서 좋았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나도 좋다. 만들어서 그것을 먹었던 누군가로부터 받은 반응, 그게 좋다. 요리는 마지막의 느낌이다. 맛은 오감 중 마지막에 느끼는 것이라 말로 할 수 없는 무엇이다. 좋아하지 않으면 배울 필요가 없다. 배우고 싶고, 누군가에게 해줄 사람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요리는 그런 것이다.”
“요리하는 행복, 누군가 내 요리를 먹는 행복을 앞으로도 계속 느낄 수 있다면 꿈은 실현될 것이다. 요리 교실에서 맛있는 음식을 함께 배우고, 만들고, 먹는 일. 아주 잠시라도 좋으니 맛있는 음식과 맛난 행복을 맛보여주는 기쁨. 남편과 아이들이 나의 요리를 정신없이 먹을 때의 즐거움. 다섯 시간을 들여 묵묵히 만든 요리가 5분 만에 없어질 때. 이런 일들이 지금의 내게는 요리를 하게 하는 원동력이니까.”(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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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 사랑은 요리를 타고. 커피 만드는 사람도 요리사라서,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커피를 내리는 시간이 그리 좋을 수가 없다. 사랑하는 이가 내 커피를 맛있게 먹어줄 때의 행복이란. 커피 만드는 사람으로서, 나는 중천수자 선생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 장석주 시인은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이라는 詩에서 그랬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 자주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어보리라.” 내 꿈은 늘 사랑을 위해 요리하는 것이다.
“지금도 내가 만든 음식을 먹은 사람이 맛있다고 즐거워할 때나, 요리 교실에서 배운 음식을 집에서 만들었더니 가족들이 좋아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가장 좋다.”(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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