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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이전 영어 공부는 하나마나” - 『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24가지 이유』 정찬용

지난 1999년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는 도발적인 제목으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정찬용 저자가 시즌2를 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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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9년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는 도발적인 제목으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정찬용 저자가 시즌2를 들고 나왔다. 영어를 공부한다고 매달리지만, 많은 이들이 좌절한다. 왜 그럴까. 정찬용 저자는 방법이 잘못됐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번에 들고 나온 책은 『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24가지 이유』다.

지난 1999년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는 도발적인 제목으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정찬용 저자가 시즌2를 들고 나왔다. 영어를 공부한다고 매달리지만, 많은 이들이 좌절한다. 왜 그럴까. 정찬용 저자는 방법이 잘못됐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번에 들고 나온 책은 『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24가지 이유』다.


이를 통해 그는 기존의 공부 방식을 버릴고 소리로 언어 습득 본능을 일깨울 것을 권한다. ‘제대로’ 영어와 만난다면 영어로 수다 떨고 귀를 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것이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지난달 28일, 서울 신촌 부근 한 모임 공간에 모였다. 『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24가지 이유』(정찬용 지음|씽크스마트 펴냄) 저자 강연회를 듣기 위함이었다. 이날 정찬용 저자의 강연 주제는 ‘영어 학습에 관한 불편한 진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그리고 계속 영어교육을 받으면서도 만족할 만한 영어실력이 나오지 않는데 대한 분석과 설명의 시간이었다.


영어를 해야 하는 이유


“요즘 영어는 꼭 필요하다.”

저자는 이렇게 운을 뗀다.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를 집필할 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필요성까지는 아니었단다. 당시 영어가 필요하면, 통역(자)를 쓰면 되지, 그랬던 분위기가 인터넷 때문에 확 바뀌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서핑하다 보면 영어가 꽤 많은데다 쓸 만한 정보의 98%가 영어로 돼 있다는 것이다.

계속 이유를 덧붙인다. 연봉 때문이란다. “우리나라는 10위권의 무역대국이고, 영어를 잘 하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의 연봉 차가 크게 벌어졌다. 요즘은 채용할 때, 영어가 필요한 부서와 필요하지 않은 부서가 있다고 하면, 30세가량에서 월급 차이가 많게는 100만원 차가 난다. 40세로 가면 월 300만원 차이가 나니까 연봉으로 따지면 3600만원의 갭이 생긴다. 그러면 영어가 왜 필요해? 하고 질문하는 게 무의미해진다.”

저자에 의하면, 영어를 잘 하면 이점이 또 있다. 해외에서도 직장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 우리나라 직업 개수와 선진국의 그것이 10배가량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해외에서 직장을 더 쉽게 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단다.

그러면 영어공부, 어떤 식으로 해야 할까?

그는 최근에 만난 한 뉴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뉴스에 의하면, 영어로 정확한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교관이 10명 중 4명꼴이었단다. 그것은 곧, 외무고시 영어시험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더 심각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외교무대에서 유창한 영어가 가능하고 완벽하게 작문을 하는 1등급은 불과 1.6%라는 뉴스의 지적.

저자는 꼬집는다. “우리나라 외교역량이 왜 그리 한심한지 알겠지?”

또 하나. 최근 끔찍한 사건이 벌어질 뻔했던 예를 든다. 최근 9.11 10주기 즈음에 국내 항공사의 비행기가 ‘그라운드 제로’ 상공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당시 테러 위험 때문에 비상이 걸린 상태였다. 미국 전투기가 항공 루트를 바꾸라는 교신을 보냈다. 그러나 그 비행기는 항로를 바꾸지 않았다. 미국 전투기가 가까스로 테러 위협이 없는 민간 항공기임을 알고 격추 위협에서 벗어났는데, 저자가 말한 이유는, 평소 교신과 다른 내용이 나와서 몰랐단다. 하마터면, 격추당할 뻔했던 것이다.

“90년대 괌에서 비행기가 추락한 사고가 있었는데, 2~3년 뒤 그 이유가 밝혀졌다. 조종사가 교신할 때 말을 못 알아들었다는 거다. 심각하다. 최근 국내 항공사에서 외국인 조종사를 고용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쯤 되면 자존심 상해도 영어 해야지, 못하면 손해라는 말이 성립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런 세상에, 어떻게 해야 폼 나게 돈 많이 벌면서 살 수 있는지 알아보자.”

저자는 영어에 대한 잘못된 오해부터 깨야 한다며, 그것을 꼬집었다.


영어는 어릴 때 배워야 한다?

“유감스럽게 그렇지 않다. 두뇌는 후두엽(시각기능)이 사춘기 때 생긴다. 만7세까지는 전두엽 밖에 없다가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측두엽이 7세에 생성된다. 그러니 7세 이전에 외국어 학습은 하나마다다. 그러니, 영어 유치원은 한심한 일이다. 잘못하면 전두엽 생성을 방해한다. 더 나아가 능력도 없는데 자꾸 집어넣으면 침팬지 머리와 비슷해질 수도 있다. 전두엽 형성 여부는 어떻게 측정하나. 영화 <도가니>를 보고 화가 안 난다? 그러면 전두엽이 형성 안 된 거다.”

외국에서 태어나 만7세까지 살다가 다시 한국의 초등학교에 돌아오나, 많은 아이들이 3~4개월 만에 외국의 언어를 잊는 것을 보고, 이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자신의 아이를 통해서도 그것을 확인했다. 독일에 살다가 만7세에 한국에 왔는데, 자연스럽게 아빠와 독일어로 대화를 나누던 아들이 몇 개월 만에 독일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워졌다.

“미국 하버드대 캐서린 스노우 박사에 의하면, 외국어를 가장 빨리 습득하는 연령은 중학생 나이였다. 놀랍게도 두 번째는 어른들이었다. 만약 어른들이 중학생들과 같은 환경에 있을 수 있다면 어른들이 가장 빨리 외국어를 습득할 것이 분명했다.”

영어 유치원을 다녀도 영어가 늘지 않는 것은 사람의 두뇌 발달 메커니즘 때문입니다. 언어를 관장하는 부분인 측두엽이 만 7세나 되어야 생성되기 때문이지요. 외국에서 태어나 7년간이나 살다가 귀국해서 우리나라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이 모두 불과 몇 달 만에 그 나라 말을 깡그리 잊어버리는 것도 바로 그런 이치 때문이지요.(p.23)

아는 만큼 들린다?

“그게 아니다. 단어를 외우지만 여러 의미가 있으니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거나, 잊어버리고, 어떻게 소리 나는지를 모르니 단어를 알면서도 모르는 단어여서 안 들린다고 생각한다. 또 듣다가 들은 걸 갖고 해석을 한다. 그래서 이후는 못 듣게 되는 거지.”

아는 만큼 들리는 게 아니라 듣다 보면 아는 게 늘어납니다. 단어의 의미를 우리말로 새기고 그걸 가지고 해석을 하고 그러면서 아는 만큼 들린다느니 어휘는 필수라느니 하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영어 전문가들은 모두 둘 중에 하나입니다. 사실은 영어를 잘 못 하거나 아니면 사기꾼입니다.(p.77)

해외로 가면 무조건 영어가 된다?

“미국에서 살았다고 한국말도 줄어서 둘 다 엉망진창이 된다. 아이들한테 영어로 온 서류 봐달라고 부탁하면서도 괜히 눈치 보이고 뭐 한다고 여기까지 왔나 후회한다. 해외로 간다고 영어가 된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시험 준비는 기존 방식으로 해야 한다?

“의사소통은 안 되지만, 수능 영어나 토익, 토플은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는 토익과 토플 응시료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낸다. 그러나 실력은 바닥이다. 왜 이런 것을 볼까? 되게 신기하다.”

토익 시험은 영문으로만 나오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토익 시험 성적은 전 세계 토익 치는 나라 중에서 완전 바닥권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단 하나. 영어를 잘하면 아주 쉽게 풀 수 있는데 영어를 못하면서도 풀기 때문입니다.(p.95)

회화 책으로 회화가 된다?

“우리나라에선 회화 책으로 시작한다. 우리나라에 영어로 유명한 사람들 많은데, 나하고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나는 회화 책을 안 냈다. (웃음) 그래서 유명한 한 명에게 대놓고 물어본 적 있다. 첫 책을 내고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는데, 왜 회화 책 내느냐고 물었더니, 이러더라. 저도 먹고 살아야죠. (웃음)”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가 베스트셀러가 되고, 저자도 각종 영어 관련 강연회에 갔다. 그리고 유명한 영어 강사들의 모습을 지켜봤더니, 대부분 질문만 하더란다. 80분 강연을 하면, 대부분은 질문만 할 뿐, 다음 강연자에게 넘기는 모습을 가졌단다.

“회화 책에 나와 있듯이 내가 A라고 할 때 상대방이 B라고 해주지 않는다. 이게 대부분 회화 책의 비밀이다. 책에 있는 대로 말을 하지 않는다. 외운 것 가지고 대화는 불가능하다. 우리 한국 말 할 때 외워서 하나? 아니잖나. 누가 회화 책대로 해주겠나. 그런데 왜 회화 책을 사나. 그래서 이번 책을 냈다. (웃음)”

여러분이 혹시 그들을 만나 공개적으로 질문할 기회를 얻게 되거든 꼭 이 질문 하나만큼은 던져 주세요. “당신이 쓴 책에 있는 거 다 기억하고 있죠?(p.83)

영어를 잘 하고자 하는 목적은?

“외국인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싶어요.”
“외국에 가서 공부하고 싶어요.”
“자유롭게 영어방송 듣고 신문 읽고…”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큰 공헌을 한 나승연 대변인이 이런 말을 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소리 내서 읽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외국어를 소리 내서 말하는 것을 꾸준히 해야 한다. 영어 방송이나 드라마, 영화 등을 보면서 그 사람에 대한 흉내를 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걸 보면, 문법이나 단어 암기와 관련한 이야기는 없다. 어떤 언어를 배울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언어의 소리패턴에 자주 노출되는 것이다. 비록 그 의미를 전혀 모르더라도. 2009년 빅토리아 대학의 셜츠버그 교수가 발표한 내용도 그랬다. 이 사람이 실험한 결과에 내 주장과 비슷한 것이 많다.”




총정리

저자는 앞선 내용을 총정리했다.

1. 문법 공부는, 할 필요 없다.

2. 단어 암기는 하면 안 된다. : 영어를 영어로 받아들이는 걸 방해한다.

3. 시험 준비는 따로 할 필요 없다. : 영어 실력이 되면 시험 준비는 저절로 된다.

4. 영어 교재는 필요 없다. : 영어 교재의 영어는 실제로 쓰이는 영어가 아니다. 독일에서는 영어 참고서를 서점에서 찾을 수 없다. 토익 990점이라도 소통이 안 되면 소용이 없다.

5. 영어 습득의 왕도는 노출과 훈련이다. : 영어권에서 보는 콘텐츠들에 노출돼야 소리와 문장 구조에 익숙해진다. 그 뒤는 훈련이다. 베껴 쓰고 따라하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나도 독일에 갔을 때, 6개월 동안 축구 중계에 익숙하지 않았다. 계속 듣고 익숙해 지다보니 6개월 후 축구 중계가 통째로 들리더라. <슈피겔>이라는 매체를 소리 내서 계속 읽었더니 어느 순간 이해가 되더라. 언어는 습득이 쉬워야 한다. 언어도 몸에 배면 자전거나 수영처럼 쉽게 잊히지 않는다.


Q & A


자발적이고 무의식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영어를 하라는 말인가?

나는 언어학을 공부하지 않았다. 내 몸에 일어난 변화로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해 본 결과, 습득을 하고 수준이 올라가더라. 쉽게 말해, 모국어처럼 하면 된다. 익숙해지고 흉내 내고 훈련하면 된다. 그걸로 끝.

CNN을 보는데, 너무 재미가 없다.

내용을 이해하려니까 재미가 없는 거다. 앵커의 패션을 보고 제스처를 보고, 뒤 배경과 풍경을 보고 즐길 거다, 라고 하면 재밌어진다. 제일 처음은 영화가 좋다. 그걸 즐기면서 보면 된다. 이해하려고 하니 머리가 아픈 거다. 익숙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다.

대학원에 다닌다. 지난주 영어 관련, 모의고사를 봤다. 외국에 살다온 사람도 많고 교환학생도 있어서 90점 이상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국적이 미국인데도 60~70점, 잘 나오면 80점이었다. 그런 현상은 왜 일어날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어시험을 보면 소수만 90점 이상을 맞는 것과 같다. SAT시험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IBT는 아무나 보는 시험이 아니다. IBT는 제대로 보는 시험이다. 영어 잘 하는데도 성적이 잘 안 나오는 경우도 많다.

IBT토플은 최소한 영어로 일기 정도는 쓸 수 있고 외국인가 영어로 토론이 가능하며 영자 신문이나 잡지 기사 정도는 가볍게 읽고 영어 방송 뉴스나 원어 다큐멘터리를 즐기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나 가능한 시험이 되었습니다.(p.108)

언어는 감각이자 본능이다. 어느 날 갑자기 귀가 뚫리고 말이 튀어 나온다. 말을 할 때 구조를 따지는 생각을 하면 말이 안 된다.

영어는 영어권 국가뿐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도 쓰는 공용어다. 다른 국가권 사람들이 하는 영어를 영어권 사람들은 잘 알아듣는데, 나는 못 알아듣겠다. 왜 그럴까?

영어권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많이 접해봐서 그렇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국 영어도 익숙하지 않은데, 변방 영어는 더 익숙하지 않다. 아시아권 영어로 가면 장난이 아니다. 문법은 다 망가졌는데, 미국, 영국 사람들 다 알아듣는다. 익숙함의 문제다. 어려운 난제는 아니다. 하나에만 익숙해지면 굉장히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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