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 약이다.”요리 만드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한의사나 의사가 쉽게 건네는 말은 아닌 것 같다. 환자를 받아야 돈을 벌 수 있는 그들로선 대개의 경우, 음식을 크게 강조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사람, 다르다. 한의사 이상곤(갑산한의원).
물론, 음식(요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온전히 그만의 생각은 아니다. 과거부터 동양에선 ‘의식동원(醫食同源)’이라는 말이 있었다. (한)의학과 먹는 것은 같은 본류이자 잇닿아있다는 뜻으로, 생명의 보존과 건강 유지라는 점에서 농업과 한의학은 서로 싶은 연관을 맺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건강을 음식으로 지킬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게 더 있겠나.
이상곤 한의사는 그런 지점에서 한의학을 다룬다. 특히 그는 ‘보약’이라 불리는 한약으로 매출을 올리는 데만 신경을 쓰는 일부 한의사들과 다르다. 한약 중심이 아닌 ‘침?뜸’ 중심의 한의학을 강조하면서 한의학이 서민의 의학으로, ‘낮은 한의학’으로 거듭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비싼 보약 처방에만 매달릴 것이 아닌 누구나 손쉽게 한의원 문턱을 넘을 수 있어야 한다는 지론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한의사가 있다. 사회 정의를 위해 의료를 시행하는 유의(儒醫)와 일반 의료를 담당하는 세의(世醫)가 그것이다. 유의는 자신의 정체성을 선비에 둔다. 이들은 사회 정의의 방편으로 의료를 연구하고 실천했다. 반면 세의는 임상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의술을 습득하는 데 치중할 뿐 아니라, 작은 의술도 일종의 사유 재산으로 보면서 공유하려고 하지 않았다.(p.58)
그런 그가 프레시안 등에 연재한 것을 모아
『낮은 한의학』을 펴냈다. 단순히 한의학적 지식만 다루지 않았다. 책에는 역사와 문학, 교양이 함께 흐르는 한의학 이야기가 펼쳐진다. 독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지난 8일, 서울 신사동 강남출판문화센터에서 한의학과 음식의 만남이 펼쳐졌다. ‘낮은 한의학 사찰음식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이상곤 한의사와 선재스님(
『선재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이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질병은 시대와 사회가 만드는 것이다. 오늘 먹은 음식과 냉장고, 전등, 의복 등이 알레르기와 위장병 등 다양한 질병을 만든다. 의사 역시 시대와 사회가 만든다. 하나의 의학체계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그 시대와 사람들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p.23)
이상곤 한의사는 첫머리로 ‘밥상의 윤리’에 대한 이야기를 폈는데, 먹는다는 것의 중요성과 의미를 언급했다. 그는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각만족을 위해 죽여서 먹는 일은 비윤리적”이라는 피터 싱어의 말을 인용하면서,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을 제시했다.
“뭘 먹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먹지 않을 것을 먼저 버려라.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살면 면역력이 키워진다.”선재 스님의 음식 이야기
요리하는 스님, 선재스님은 불교 경전에 나온 말부터 꺼낸다. 불교 경전에는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을 약이라고 표현했단다. 환자가 먹든 일반인이 먹든, 음식은 약이라는 것.
“모든 음식문화와 식생활은 예방의학이다. 병균이 들어오기 전 방어하기 위한 것이다. 어떻게 병을 예방하고, 방어하며, 치료할 것인가가 음식문화다.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부처님께 상담하러 왔는데, 부처님이 가장 먼저 묻는 말씀이,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 였다. 금강경에 보면, 부처님이 제일 먼저 한 것이 음식을 공양 받는 것이다. 이후 자리 정돈을 하고, 명상에 든다. 그 중요한 금강경 첫머리에 공양하는 모습을 놓았을까.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수행의 필수조건은 건강한 몸과 맑은 영혼이다. 이를 위해선 건강한 음식이 필요하다. 앞서 땅과 물, 흙이 건강할 때 건강한 음식 재료를 얻을 수 있다. 선재스님의 지론은 확고하다.
“그러므로 모든 자연계에 피해를 줘선 안 된다. 자연계를 맑고 건강하게 해야 한다.”스님에 의하면, 병은 30% 유전, 30% 환경, 40% 음식에 의해서다. 음식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면 어떤 식생활을 해야 할까. 역시 강조한다.
“모든 자연계는 나와 하나라서 자연계를 거슬러선 안 된다.”지구 생물을 둘로 나누면, 아픔을 느끼는 생물인 유정과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바람, 공기, 물, 흙 등의 생명이 무정이다. 유정과 무정을 합한 생명이 중생, 자연이다. 그것이 곧 나와 하나가 됨으로써, 우리는 아픔을 공유한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계절음식은 그래서 중요하다. 금강경은, 계절에 따라 음식을 먹으면 병을 치료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선재스님은 의사도 한의사도 아니지만, 음식으로 다스릴 수 있는 자연치유력을 믿는 사람이다. 실재 음식을 통해 자신의 몸을 치유한 임상 경험도 있다.
“자연을 거슬러 먹지 않기 위해 계절음식을 먹고, 하루에 먹는 음식량을 조절해야 한다. 첨가제나 방부제 등이 들어간 음식은 자연을 거스른 음식이다. 조선시대 임금의 평균 수명이 40대였다. 허준이 그래서 고민하고 알아봤더니, 스님이 제일 오래 살았다더라. 스님의 평균 수명이 80살가량이었다. 허준이 어떻게 하면 오래 살 수 있는지 스님들에게 물어봤다. 스님은 채식 위주의 음식을 먹는다고 했다.”선재스님의 팁 하나. 장과 김치를 함께 먹을 것. 서양 사람은 발효가 된 빵이 주식이나, 우리 주식인 쌀은 발효가 되지 않아서, 발효된 장과 김치를 함께 먹을 때 흡수가 잘 된단다. 아울러 요리 만드는 사람도 중요한데, 부처가 요리 만드는 조건을 설정해 둔 것이 있다. 위생 개념이 철저해야 한다. 음식 재료가 깨끗해야 한다. 음식재료를 깨끗이 청정하게 해도, 남(땅, 흙, 물 등 자연계의 모든 것)에게 피해를 줘선 안 된다.
“요리를 할 때 에너지를 파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호박 하나를 사도, 우주의 생명과 사람들의 손길을 거치니까, 단순히 얼마짜리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호박이 요리라는 수행을 통해 부처에 다다르는 것이다. 요즘 요리는 재료에 좋은 것 다 빼고, 첨가제 들어간 것들을 묻혀서 만들기 때문에 그걸 먹는 사람의 에너지가 죽는 것이다. 자연에 맞춰서, 계절에 맞춰서, 리듬에 맞춰서, 자연에 거스르지 않는 요리법에 맞춰 요리를 할 때, 우리는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고 먹을 수 있다. 이렇게 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 모든 음식은 약이다. 약이라는 마음으로 음식을 대하면 좋겠다.”조루에 효과가 있는 연자육
이상곤 한의사는 건강의 핵심을 이렇게 전했다.
“많이, 좋은 것을 먹는 게 아니고, 평상심으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이어서 균형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는 몇몇 약재(식재료)를 소개했다.
우선, 연자육(연꽃씨).
“많이 먹으면 스트레스에 강해진다. 옛날 임금들이 연밥과 쌀을 섞어 죽을 만들어 스트레스를 달랬다. 연잎은 물이 바싹 말라도 연뿌리는 안 죽는다. 스트레스 받을 때, 열 받았다고 하는데 열 받은 것을 내려주는 것이 연밥이다. 코피가 날 때도 좋다. 연은 코를 촉촉하게 해주고 열을 내려준다. 또 당뇨 때문에 입이 마르고 답답해서 물을 많이 먹고, 음식이 당기는데, 이것도 연자육으로 식혀줄 수 있다. 더불어 남자들 조루증상에서도 많이 쓴다. 조루는 혼자 불타오르다 꺼지는데, 그런 면에서도 연자육은 효과가 있다.” 은행.
“기침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한의학에선 백과라고 한다. 씨앗에 독이 많다. 청산가리가 가장 많이 든 씨앗이 살구씨와 은행씨다. 함부로 많이 먹으면 죽을 수도 있다. 은행은 폐의 열을 다스려주기도 한다. 그래서 생것으로 먹지 말고 삶거나 찌는 것이 좋다. 은행을 굽거나 삶으면 독이 사라진다. 다시 한 번 주의하자면, 생것으로 먹으면 좋지 않다.”쑥.
“땅의 기운을 많이 받는 것은 위로 많이 올라가고, 하늘의 기운을 많이 받는 것은 납작하다. 쑥은 엎드려 있다. 그래서 한의학에선 쑥에 대해 태양의 기를 받았다, 태양의 정기다, 라고 설명한다. 쑥을 조금 먹는 건 괜찮으나 많이 먹는 건 좋지 않다. 쑥떡을 많이 먹으면, 몸이 더워지고 비만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 여성의 냉증에도 좋고, 찬 아랫배에 쑥으로 요대를 만들면 좋다. 쑥의 따뜻한 성질이 아랫배를 데워주기 때문이다. 헌데, 비판적인 이야기도 많다. 쑥을 많이 먹으면 눈이 멀거나 피부병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너무 많이 먹는 것은 그만큼 좋지 않다.”은행은 반드시 볶아서 먹을 것 선재스님이 이상곤 한의사의 말을 이어 받는다.
“연은 불교의 상징적인 식품이다. 부처님이 탄생할 때 연꽃이 피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또 절이 생기면 반드시 심어야할 나무 중의 하나가 은행이다. 큰 절에 가면 은행나무가 다 있다. 은행을 발효시켜서 기침약으로 쓰기도 하고, 단백질이 부족하면 은행을 참기름에 담그고 다섯 알씩 100일 동안 복용하기도 했다. 은행으로 술을 담그면 간을 해독하는 효능이 있다는 얘기도 있다.”이날 선재스님은 연근에 은행을 넣어서 주먹밥을 만들어 독자들에게 제공했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연과 은행의 조화 덕분이리라. 연잎은 가을에 따는 것이 제격이고, 은행은 물을 머금고 있다. 은행은 물의 기운을 좋아해서 은행이 자란다는 것은 물이 많다는 뜻이다.
스님 가라사대, 연잎은 그냥 먹기보다 연밥이나 연차로 마시면 좋다. 연근은 신장이 좋지 않을 때 먹으면 효과가 있다. 스님들은 연근을 먹을 때, 씻어서 껍질 채로 찌거나 칼로 써는 방법을 쓴다. 다만 물에는 담그지 않는단다. 대개의 시장에선 연근 색깔이 변하지 말라고 물에 담그는데, 그것보다는 연근을 썰어서 물을 조금 넣고 삶아 밥과 함께 조금씩 먹으면 좋다는 것이 선재 스님의 팁이다.
그렇다면 은행과 쑥은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
“은행은 반드시 볶아서 익은 다음에 먹어라. 쑥은 열이 없는 냉한 사람이 먹는 것이 좋다. 스님들은 음력으로 2월 초하루에 묵은 쑥을 삶아서 쌀을 조금 넣고 쑥떡을 만든다. 이걸 먹으면 감기가 안 걸리고 큰 병에 안 걸린다고 말한다. 쑥국을 만들 때는 냉한 된장과 섞어서 만든다. 이치에 맞춰서 그렇게 만든다.”역시 먹는 것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먹는 것보다 이치를 따져야 한다. 먹는 것이 곧 사람이고, 사람은 자연의 이치를 따라야 하는 법이다.
무와 팥의 효능
이상곤 한의사가 다시 자리에 서서 말을 잇는다.
“은행나무의 다른 이름이 공손수다. 할아버지가 손자로 이어진다는 뜻인데, 천천히 효과를 본다는 의미가 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1과1속1종인 나무가 은행나무다.”이상곤 한의사가 무의 효능에 대해 끄집어냈다. 무는 독을 없애는 작용을 하는데, 깍두기는 그런 효능 때문에 탄생했다. 정조의 딸이 아버지를 위해 만들었는데, 당시 이름이 각독기였다. 독기를 물리친다는 뜻. 무의 효능을 그대로 담은 이름이었는데, 이것이 깍두기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밀가루 음식을 먹을 때 무와 관련된 음식이 나오는 이유다. (무의 효능에 대한) 또 하나는, 무에 바람 든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꽃대가 있어서 꽃대가 피면 모든 영양분을 끌어올려서 진액 사이로 쉽게 바람이 든다. 산후풍과 연관되는데, 애를 낳는다는 건, 정말 뜨거운 열을 끌어올리는 거다. 주독해소에도 좋다. 또 다른 효능은, 의혈을 잘 없앤다.”여름에 많이 섭취하는 것 중의 하나로 팥이 있다. 팥빙수의 덕분인데, 어떤 효능이 있을까. 이상곤 한의사의 말은 계속된다.
“팥은 여름에 심어 가을 늦게 거둔다. 화가 물러나는 곳에서 화기를 잘 끌어들인다, 는 말이 있다. 사상의학은 사실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이제마는 음식에 대한 이야길 하지 않았다. 전염병을 치유하기 위해 사상의학을 냈을 가능성이 크다. 팥은 신장과 비슷해서 부종에 제일 많이 쓴다. 문제는 팥을 너무 많이 먹으면 살이 빠진다. 피부가 말라 들어간다. 소변을 잘 내보내서 소변을 잘 보는 사람은 팥을 많이 먹는 게 좋지 않다.”한의학이 음양오행 같은 관념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전염병 치료 같은 임상 영역에서 출발한 학문임을 잘 보여준다.(p.21)
요즘 음식, 설탕이 너무 많다!선재스님이 덧붙인다. 요즘 팥빙수, 설탕을 너무 많이 넣는단다. 팥의 효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나치게 단맛에 쉽게 현혹되는 세태 때문일까. 아니면 단맛에 길들이려는 식품산업의 모략일까. 단맛은 모든 동물에게 중독을 일으킨다. 거의 무뇌아적인 반응을 보일 정도로. 단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끊임없이 단맛을 찾고, 누군가는 그것을 이용한다.
“지나치게 달면 팥빙수의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경전에도 보면, 팥은 냉기가 들었을 때 좋다. 동지 때, 팥죽을 먹는 건 냉한 기운을 몰아내기 위함이다. 팥은 반드시 삶아서 팥죽을 쒀야 한다. 팥에 세알심(옹심)을 넣는데, 명심할 것은 설탕을 너무 넣지 마라.”무가 혹시 쓰다고 느껴진 적은 없는가. 그건, 제철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선재스님에 의하면, 여름에 무를 주재료로 하면 안 된다. 밀가루 주독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으나, 여름에는 호박을 쓰면 더 좋단다. 무는 겨울이 제철이고, 겨울의 무는 산삼하고 안 바꿔도 된다는 말이 있다. 옛날, 절에선 손님이 오면, 무를 깎아줬을 정도다.
“무를 날로 먹기 위해선, 가을이 지나 땅속에서 숙성된 것이어야 한다. 바로 캐서 먹으면 매우니, 발효를 시켜서 먹어야 한다. 파, 마늘, 양파, 달래, 부추는 절에서 먹지 않는다. 마늘은 익혀서 먹으면 음식이 되나, 날로 먹으면 화가 난다. 파, 마늘을 부처님이 안 먹은 건 아니다. 몸이 아플 때 썼다. 공해로 피해를 입으면 면역력을 키워주는 파, 마늘을 쓰거나 몸이 냉해서 오는 중풍에 파, 마늘을 썼다. 그러나 몸에 열 많은 사람이 파, 마늘을 먹으면 염증이 생긴다고 했다. 자신의 몸에 맞춰야 한다.”Q&A
연자육은 열매가 마른 상태인가?꽃이 진 뒤 씨가 있는데, 그 씨는 먹으면 안 된다. 굉장히 쓰다. 그 씨를 빼고 먹으면 된다. 마를 때는 까기가 힘드니까, 물에 불려놨다가 먹는데, 밥에 살짝 놓고 먹으면 된다. 쑥을 많이 먹으면 부작용이 있다고 했다. 세간에선 인진쑥(약쑥)이 간에 좋다고 하는데, 많이 먹으면 안 좋나?쑥도 종류가 많다. 인진쑥은 간이 안 좋은 사람에게 권유를 한다. 내 아이가 황달이 심해서 인진호탕을 먹여보니 황달이 없어지더라. 간에 좋다는 거다. 몸이 차고 냉한 사람이 인진쑥을 먹으면 간에 무리가 오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인진쑥이 간에 좋은 건 사실이다. 인진쑥을 10~12g을 써도 괜찮은 걸 보면, 보통 사람들이 먹어선 간에 유효한 것 같다. 은행을 다섯 알 이상 먹지 말라고 했는데, 술 먹다가 맛있어서 먹게 되는데… (웃음)(이상곤) 아이들이 7~10알 이상 생것으로 먹어선 안 된다는 거다. 술 마실 때는 굽거나 삶아서 나온 거라서 최대 200알까지는 괜찮다. (웃음) (선재) 200알은 욕심이다. 지나친 건 좋지 않다. 음식문화로 보면 안 좋다. 나눠 먹어야 한다. (웃음) 연이 좋다는 건 알겠는데, 연근 외에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건 뭔가? 요즘은 꽃도 팔고, 잎도 판다. 차를 만들어서 판다. 옛날에 관심이 없을 때는 연근만 보였는데, 관심을 보이면 내 앞에 줄을 선다. 아들이 20대 중반인데, 머리에 열이 많아서 머리에 지루성 피부염이 나더라. 치료를 해도 낫지 않는데, 어떤 음식이 좋나?머리가 빠지거나 염증이 많이 생기는 이유는 두 가지다. 머리가 밭이라고 생각해 봐라. 모가 마르는 것은 스트레스가 많아서다. 그러면 털 자체가 얇아지는 경우가 많다. 기름기가 있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호르몬이 호흡을 못하니, 염증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다. 서태후가 대표적인데, 그녀는 민두수나 갈근, 국화(감국)를 쓰거나 측백엽을 썼다. 나무들은 햇빛을 향해 가는데, 측백엽은 서쪽을 향해서만 자란다. 열을 잘 떨어트려준다는 뜻이다.
열이 오르면, 머리털은 모판의 모처럼 말라 죽기 십상이다. 스트레스가 탈모를 부추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상태를 치료하는 약물 중 대표적인 것은 측백엽(側柏葉)과 향부자(香附子)다. 모든 나무는 햇볕을 향하는데 측백나무는 서쪽을 향한다. 한의학에서 보면, 서쪽은 해가 지는 방향으로 기가 꺾여서 내려가는 곳이다. 그래서 상승하는 양기를 하강하도록 꺾어 내리는 작용을 한다.(p.232)
(선재)측백은 나쁜 공기를 정화시켜준다. 첨가제가 들어간 음식을 많이 먹으면 열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성장촉진제가 들어간 계란 등도 머리를 빠지게 만든다. 머리 감을 때, 남자들이 여자보다 많이 빠진다. 손에 샴푸를 비벼서 감아야 하는데, 남자들은 머리에 샴푸를 바로 발라서 빠지는 경우도 있다. 될 수 있으면 천연비누를 쓰고, 음식도 자연으로 먹어야 재발하지 않는다. 가공식품, 첨가제 식품, 튀긴 것 등을 빼고 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