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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 사고로 한쪽팔 잃고 면접 때마다 무시 당했죠” -『모티베이터』조서환

당신의 ‘모티베이터’는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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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의 사전적 의미는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내적인 직접요인’이다. 타인에게 이러한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이 바로, ‘모티베이터’이다.

동기의 사전적 의미는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내적인 직접요인’이다. 타인에게 이러한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이 바로, ‘모티베이터’이다. 그렇다면 『모티베이터』를 자처한 저자에게 일찍이 행동을 일으키게 한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20대 초반 당한 불의의 사고였으며 아내였고 대학 졸업 무렵에 어느 면접이었다.

KT에 재직 중이던 2009년, 그는 KBS아침마당에 출연하며 ‘긍정의 힘과 자신감으로 자신의 인생을 마케팅’했다. 출연을 고사하기를 여러 차례, 그가 종국에 승낙하게 된 것도 ‘마케팅’ 때문이었다.

“명사초대석이라는 이름의 코너였어요. 생방송이라 출연을 고민하고 있을 때 담당 PD가 CF가 15초에 얼마냐고 물어보더군요. 그리고는 ‘제가 몸담고 있는 기업을 1시간동안 간접적으로 광고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지 않겠느냐며 설득했습니다. 거절할 수가 없었죠. 막상 출연을 했을 때는 이금희 아나운서의 편한 진행덕분에 떨지 않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일 년 후 같은 프로그램의 ‘특강’까지 나가게 되면서 마케팅 계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인분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다.


불의의 사고로 행복을 결심하다


그는 육군 소위 신분으로 군복무를 하던 중 부대에서 수류탄이 터지는 사고로 인해 오른팔을 잃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스물세 살이었다. “지금도 머리 어딘가에는 사고로 인해 박힌 파편이 남아 있습니다. 생명이나 생활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는 않죠. 오히려 머리도 세지 않고, 주름이 생기지 않으니, 파편이 이렇게 좋은 건 줄 몰랐습니다(웃음). 여러분도 기회가 되시면 파편을 맞으시길 바랍니다(청중 웃음).”

저자는 사고로 오른손을 잃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게 당시 여자친구, 지금의 아내라고 한다. “소중한 사람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해줄까”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는 그는 당시 대학에 영문학과가 별로 없어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귀한 데다, 영어를 좋아했기 때문에 영문학과에 가기로 결심하고 병실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아픈 몸에도 한 달 동안 예상시험문제를 모두 외워버렸을 정도였다. 오른손잡이였던 그에게 왼손으로 글씨를 쓰는 일은 영어를 외우는 것만큼 어려웠다.

“당연히 장인어른은 반대했죠. 그러나 아내는 저의 곁에 있기로 이미 마음을 굳힌 뒤였어요. 아내는 장인어른에게 ‘나는 그 사람 전부를 사랑했지. 오른손을 사랑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장인어른을 설득했죠. 하지만 장인어른 귀에 그 말이 들릴 리가 없었습니다. 아내는 반대를 무릅쓰고 저를 선택했고 저는 그녀를 세상에서 최고로 행복하게 만들어주겠다는 목표를 다졌습니다.”

저자는 아내의 지혜로움에 대해 거듭 언급했다. 다른 어떤 사람, 어느 누구에게서도 해답을 찾지 못하는 고민들도 아내에게 상의하고 의견을 구하면 기막힌 정답을 제공해준다는 것. “아내가 시키는 대로 하면 틀림없어요. 주로 중국에서 생활하는 요즘도 때때로 사업상 어려움에 부딪히면 해답을 제공하는 건 아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내는 저의 개인 컨설턴트이자, 멘토요. 어드바이저이죠. 아내는 그야말로 타고난 모티베이터임에 틀림없습니다.”


“취직을 위해 국가유공자임을 숨겨야 했다”


저자는 결심대로 영문학과에 진학을 한다. 그러나 우수한 성적에도 취업은 쉽지 않았다. 신체적인 장애 때문이었다. 서류전형에서는 척척 붙었지만 항상 마지막 면접에서 떨어졌다. ‘손 다쳤다’, ‘국가유공자가 본인이다?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바로 면접관들의 시선은 곱지 못했고, 어김없이 떨어졌다.

“그때만 해도 영문과를 졸업하면 10월 전에 80~90퍼센트가 거의 취직을 했고, 10~11월에 취직하는 사람들은 늦은 축에 속하는 것이었죠. 모두들 진로를 정했는데 저만 취직이 안 돼서 속이 타들어가던 중, 11월에 한 기업에서 영문과에 추천의뢰가 들어왔습니다. 동기들이 다 취직을 했기 때문에 남은 건 저였어요.”

저자는 ‘어차피 입사하면 다 밝혀질 일이겠지만 그래도 우선은 제대로 면접이라도 보자는 생각에 손 다친 사실을 숨기기’로 마음을 먹는다. 입사원서에 국가유공자라는 표시를 하지 않고, 국가유공자 증명서도 내지 않았다. 그리고 면접을 봤다.

숨길 수 없는 것이 있었다. 가족관계였다. 저자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육군 소위 때 다쳐서 군에서 제대했는데 혼자 생활하기 어려워 애인과 바로 결혼을 했고, 살다 보니 애가 생겨 낳았는데 애를 낳은 것이 일하는 데 지장을 주는지를 물었죠. 오른손은 의수라고 말하고 나니 면접관 예닐곱 명의 눈이 내 오른손으로 쏠렸어요. 그 시선이 너무 따가워 빨리 일어나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당시 저자가 느낀 감정은 굴욕감과 편견이었다. 이러한 “설움을 살아 있는 동안 계속 당하면서 살아나갈 수 있을까 생각하니 끔찍하기까지 했다”고 회고한다.

면접은 끝났고 저자는 또다시 탈락을 직감하며 돌아섰다. “그렇게 면접이 끝나고 전철을 타러 갔습니다. 전철역을 향해 걸어가는데 가슴이 답답해지고, 속된 말로 뚜껑이 열리기 시작했죠.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과 나를 사랑하는 아내가 떠오르는데, 더 이상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다시 면접을 보고 온 회사를 향해 뛰어가고 있었죠.” 저자는 다시 면접실에 들어갔고, 말을 시작했다.


“말을 하고 나서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는가 싶었어요. 하지만 대강의 내용은 지금도 기억합니다. 이렇게 말했죠. 저는 내 민족 내 겨레를 위해 자의든 타의든 군에 가서 불의의 사고를 당했습니다. 왜 제가 여러분에 의해 면접이 중단되는 설움을 받아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입사지원서에는 분명히 국가유공자 우대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걸 지키셨습니까? 또한 두 손이 있어도 글씨를 쓸 때 양쪽 손에 펜 잡고 동시에 글 쓰지 않습니다. 이전에는 오른손으로 글씨를 썼지만, 지금은 왼손잡이가 됐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군대에 가 있거나 갈 예정인 자식들이 있을 텐데, 저 같은 입장이 돼서 왔을 때 여러분의 자녀라면 저한테 했던 것처럼 면접 중간에 내보내겠습니까. 혹시 저와 같은 사람이 또 면접을 보러 오면 그 사람들에게는 최소한 따뜻하게라도 대해주십시오.”

저자의 말에 오랜 침묵이 흘렀고, 침묵을 깬 사람은 한 면접관이었는데, 알고보니 해당 기업의 회장이었다고 한다. 면접관은 저자에게 영문과를 졸업하였는지 재차 물은 후 지금까지 한 이야기를 영어로 해보라고 주문했다. “말을 뱉은 직후에는 무슨 얘기를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어요. 그러나 하자니 창피하고, 안 하자니 실력 없다고 할 것이고 진퇴양난이었죠. 어차피 내가 영어를 해도 알아들을 사람도 없을 텐데, 라는 배짱이 저를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무 말이나 영어로 말하기 시작했죠(청중 웃음). 그리고 다음날 합격통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머리 좋은 사람이 열심히 하는 사람 못 따라가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 못 따라간다. 저자는 이와 마찬가지로 “책임감도 즐기면 최고의 효과가 난다” 말한다. 자신의 훁위 사?들, 특히 가족이 자기 자신으로 인해서 행복해지는 것을 즐기는 것.

“저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소중한 사람을 기쁘게 하는 일입니다. 항상 소중한 사람을 기쁘게 만들어야지 우울하게 해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사실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러지 못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 자세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부정적인 마음을 갖지 않는 것,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능력 차이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 『모티베이터』를 선택해 읽기를 원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읽기를 원했고 후배들이 읽기를 원했다. 저자 자신도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자신이 쓴 책을 자주 읽는다고 한다. 힘을 내기 위해서이다. “진정 위대한 사람은 기회가 불공평하다 말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없다고도 말하지 않습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면 시간 참 길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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