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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 이력서를 그대로 낸다고? 진심을 보여라! - 『미스매칭』 신길자

회사는 어떤 구직자를 좋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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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이젠, 익숙한 단어다. 청년에게 일할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는 죽은 사회라고 했던가. 청년에게 꿈을 주지 못하는 사회 역시 유죄다. 그렇다면 지금 이 사회는, ‘죽은 시인들의 사회’이거나 죄를 쌓고 있는 사회다.

청년실업. 이젠, 익숙한 단어다. 청년에게 일할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는 죽은 사회라고 했던가. 청년에게 꿈을 주지 못하는 사회 역시 유죄다. 그렇다면 지금 이 사회는, ‘죽은 시인들의 사회’이거나 죄를 쌓고 있는 사회다.

최근 통계도 한 번 살펴보자. 청년층(15~29살) 고용은, 악화일로다. 특히 대졸자들의 취업 연령기인 20대 후반의 실업률은 2009년 금융위기 직후 때보다도 높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이다. 15~29살 청년층의 실업률은 7.3%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 실업자 수도 31만1000명.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특히, 25~29살 청년층의 실업률은 7.2%로 역대 5월 중 가장 높았다.

그렇다고 30대라고 다르지 않다. 30대 초반 실업률도 역대 최고 수준. 30~34살 청년층의 5월 실업률은 4.0%로 2000년(4.1%)과 2009년(4.0%)을 제외하고 가장 높았다. 등록금뿐 아니라, 청년실업이 청년을 옥죄고 있다. 5월 현재 우리나라 전체 실업자 수는 81만9000명인데, 15~29살 청년층이 38.0%에 이른다.

과연, 이 사회와 청년층은 ‘미스매칭’이라서 그런 것일까. 신길자 취업컨설턴트가 31인의 취업컨설턴트들과 함께, 구직자와 기업 사이의 미스매칭과 그 해답을 다뤘다. 『미스매칭 : 그 회사가 당신을 뽑지 않는 이유』.

이에 지난 22일, 서울 성신여대 강의실. 『미스매칭』의 신길자 저자가 강사 노릇을 했다. 강연의 주제는, ‘미스매칭’에서 ‘굿매칭’으로. 저자의 미스매칭에 대한 사례와 ‘미스매칭을 매칭으로 바꾸는 방법’을 끄집어냈다. 이어서, 김경아(이우곤HR연구소 과장), 김윤선(성신여자대학교 취업지원관), 김현빈(Bankers&Company 이사), 서정미(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조연화(단양군취업정보센터 책임자) 등의 취업컨설턴트들과 함께 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진심을 포장하는 미스매칭


면접 때 나올 수 있는, 미스 매칭에 대한 설명이다. 신 강사는 이렇게 운을 뗀다.
“결혼 첫 날, 신랑이 보고 싶은 건, 신부의 민낯이 아닌가 싶다. 기업도 면접에서 구직자의 속내와 진심을 알고 싶다.” 회사와 만날 때, 필요한 것은 진심이라는 얘기다.

이어 이날 승무원을 준비하는 한 학생을 만난 이야기를 풀었다. 그 학생의 질문 요지는 이랬다. “6개월 전 이력서를 고치는 게 귀찮은데, 그냥 넣어도 괜찮을까?” 어차피 회사에서 이력서를 제대로 보지도 않을 텐데, 고쳐봐야 뭐하겠느냐는 마음이다. 신 강사, 그런 그녀가 안타까워서 물었다. “네 진심이 뭐냐?”

학생은 빨리 취직하고 싶은데, 실제로 이력서를 과거와 현재를 대조하는지도 묻고 싶고, 대조를 하지 않는다면, 굳이 수고 들이지 않고, 즉 이력서를 수정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신 강사의 지적이 따라 나온다.

“인사담당자라면 그녀의 실체를 알고 싶어 하지 않을까? 미스매칭이다. 진짜 마음을 알고 싶은데, 포장을 하는 거다. 그래서 1년도 안 돼 퇴사하는 악순환이 생긴다.”


자기탐색에 게을러서 생기는 미스매칭

회사는 어떤 구직자를 좋아하고 필요로 할까. 신 강사가 말하는 구직자의 미스매칭은, 회사가 네모를 요구하는데, 세모를 들고 가는 경우다.

“기업이 원하는 건, 자신의 회사에 맞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아무데나 맞추는 건 아니다. 어떤 구직자는 나한테 맞는 짝이 아니라, 연봉 3천만 원 준다고 자신을 끼워 맞추려고 한다. 자신을 탐색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녀는 아나운서 전현무의 예를 든다. ‘개그맨을 웃기는 아나운서’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전 아나운서는 입사 초부터 “웃기려고 방송사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했단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예능이라는 짝을 찾아서 ‘아나테이너(아나운서 엔터테이너)’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

“자기를 탐색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 학생은 자신의 성장과정을 써보라고 했더니, 기억이 안 난다더라. 베끼고 조작하는 데만 익숙해진 까닭이다. 그러니 자신의 것임에도 성장과정을 제대로 쓰지 못한 건데, 많은 구직자들이 자기 탐색에 게으르다.”


자신감이 없어서 생기는 미스매칭


신 강사는 묻는다. 자신감이라는 준비물을 챙겼는가. 그녀는 취직에 떨어지면, 나는 세상에 더 이상 필요 없는 존재 혹은 잉여인간이라고 낙심하는 구직자들에게 ‘자신감’을 권한다.

“나도 그랬던 때가 있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취직에 떨어지고 나서 그게 토익 때문이라고 ‘미스매칭’했다. 그런데 고향에 가겠다고 했더니, 엄마한테 혼나고 가질 못했다. 그때 알았다. 엄마가 자양분이었다. 어떻게 하면 창피하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취직이 안 된다? 면접에서 떨어졌다? 물론 초조하고 스스로가 한심하고, 나잇값을 못한다고 자책할 수 있다. 신 강사는 그럴 때, 주변에서 잘 도와줄 것을 권한다. 주변에서 자신감을 잃은, 외로운 구직자들에게 자신감과 동기부여를 해줘야 한다고.

“얼마 전 휴먼다큐 <사랑>을 봤는데, 최진실 언니 엄마 편이 방영됐다. 그걸 보면서 언니를 떠올렸고, 언니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얼마나 외로웠으면, 그랬겠나 싶어서. 그러니, 주변의 외로운 친구를 잘 위로해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줬으면 좋겠다. 또 최근 아나운서를 뽑는 <신입사원> 프로그램의 정다희씨가 무척 인상 깊었다. 최종까지 못가고 떨어져서 안타깝긴 하나 자신감의 표본을 보여줬다. 그녀는 채용 담당자들이 사랑에 빠지게 만든 눈빛을 가지게 했다.”


자기탐색의 미스매칭

“정다희 씨는 자신의 핸디캡을 전 국민 앞에서 말했다. 자신의 핸디캡을 인정하고 받아들여라. 기업은 자신감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 인사담당자가 원하는 자신감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신 강사는 개그우먼 신봉선 씨와 김신영 씨의 예를 들었다. 두 사람 모두 흉내 내기를 통해 확실히 떴는데, 이 흉내 내기가 그저 똑같이 따라 하기가 아닌 자기만의 색깔을 드러냈다는 것에 방점을 뒀다.

“남의 깃털로 자신을 꾸미면 엉망진창이 된다. 면접을 보면서 뭐든지 시켜주면 잘한다고 하는 의지는, 사이비처럼 비칠 수 있다.”

결국 자기탐색을 제대로 해서, 자기색깔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신 강사의 조언.


혼자서 하다보면 미스매칭


한 여학생이 모의면접을 갔다. 그 자리에 있던 여성 인사담당자가 모의면접에서 그녀를 잘 보고 아껴줬다. 그 덕분인지, 그녀에게 정보 등을 줬고, 합격했다. 여성 임원이 잘 챙겨줘서 그렇게 합격할 수 있었단다.

“『혼자서 ‘네 멋대로’ 취업준비 하지 마라』는 책이 있다. 그녀가 인물도 인물이지만, 그 얘길 들으면서 한편으로 씁쓸했다. 왜냐하면 나 홀로 취업준비를 하는 학생이 많다. 나 홀로 취업?비를 해서는 성과를 얻기 힘들다. 조금만 용기를 내면 자신을 도와줄 사람은 많다.”


미스매칭에서 매칭으로 가는 법

신길자 강사가 언급한 ‘미스매칭에서 매칭으로 가는 방법’은 ‘유세윤?안상태처럼’이다. 개그맨들이다. 유세윤과 안상태가 어떻게 개그맨이 될 수 있었는지, 신 강사가 던지는 메시지.

먼저 유세윤. 잘 나가는 개그맨이자 MC로서, 최근 UV라는 그룹도 결성, <이태원 프리덤>으로 가수이자 음악프로듀서 박진영을 백댄서로 쓸 만큼 주가를 높이고 있다. 그는 개그에 천부적인 소질을 보였고, 개그맨이 되기 위해 자신을 쏟았다.

“뼈그맨(뼛속까지 개그맨) 유세윤처럼, 자신이 갖고 있는 뼈를 분석해서 자신이 어디에서 재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찾아봐야 한다.”

그렇다면 안상태는 어떤 경우일까. 그는 학창시절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별다른 존재감이 없었단다. 워낙 조용한 성격이다보니, 답답했던 그의 아버지가 그를 불러, 성격을 바꿔보려고 노력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충고를 건넸다. 제대 후 성격을 바꾸려고 연극하러 갔고, 개그계의 대선배 전유성의 극단에서 황현희, 김대범 등과 함께 공연을 했다.

“한 달에 30만원을 받고 소극장에서 공연을 하면서 방송 공채 준비를 했다더라. 그런데 함께 했던 어떤 친구가 아이디어를 혼자만 갖고 방송 공채로 들어갔다. 안상태는 이를 악물고 팀 개그를 연습하다가 개그콘서트에 데뷔했다. 그렇게 노력을 해서 개그맨이 됐다. 누구든 유세윤, 안상태, 두 가지 중에 자기 색깔이 있을 거다. 우리도 둘 중의 한 사람일 것이다.”


묻다, 인사담당자들에게


금융계에 일하고 싶은 학생이다. 금융관련 자격증이나 지원자에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김현빈) “이 답은, 금융권뿐 아니라 전체 구직자에게 적용되는 것이다. 지원자가 업무나 회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그걸 잘 모르고 그냥 취업하기만 바라는 경우가 많다. 직무이해가 중요하다. 스펙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금융권이라는 테두리도 중요하지만,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자격증도 직무에 대한 이해도와 목표를 세우고 따는 것이 좋다. ”

위크넷에서 청년인턴제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나?

(서정미) “업체에서 신청했을 경우, 구직자가 최대 6개월까지 근무하면 고용노동부에서 지원을 한다. 또 정규직이 되면 6개월 동안 지원하니까, 최대 1년까지 지원한다. 다만 인턴만 하고 끝내는 업체가 있고, 본인이 원하는 직종에 대한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나오는 사람도 많다.”

학교 현장에서 조언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김윤선)“여대라는 부분에서 핸디캡은 야간 있다. 여대에 맞춰 말씀드리면, 준비가 잘 된 학생은 서류클리닉 등을 하고 그러면 잘 된다. 문제는 아무 것도 준비가 안 된 학생이다. 호구조사부터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본인이 한 것을 정리해야 한다. 꿈의 변천이나 아르바이트, 학과 공부 등까지 알아본다. 대개 서류 통과만으로 넘어가는 학생이 많은데, 지원한 회사의 면접 패턴 등을 알아봐야 한다. 좀 더 냉정하게 많은 것을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야 하나, 잘 하는 것을 선택해야 하나?

(김경아) “진로 선택 시 흥미, 적성, 가치관, 직업 성격을 알아보라고 얘기한다. 이 4가지 중에 자신이 가장 중시하는 게 뭔지도 알아보라고 한다. 일의 재미, 돈, 동료가 좋다, 잘릴 위험이 없다고 예를 들면, 여기서 고르는 것도 좋다. 개인적으론, 좋아하는 일이 우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헤드헌터다. 앞으로 어떤 준비나 공부를 해야 할 지 궁금하다.

(김윤선) “앞의 회사들에서 다른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된다. 나는 여자임에도 건축자재 영업을 해서 공대 학생들을 위해서도 컨설팅을 할 수 있다. 부업으로 사업도 했는데, 프랜차이즈 로드숍 ?영을 했다. 그걸 통해 물류?유통과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알게 됐다. 이런 것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 이 같은 다양한 경험과 함께, 네트워킹을 쌓았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섭렵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인사담당자와 구직자가 갖는 생각 차이를 듣고 싶다.

(조연화) “소기업에선 개인의 능력보다 조화를 본다.”

(김윤선) “기업이 원하는 분야에 명확히 집중해야 한다.”

(서정미) “구직자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나 인사담당자는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회사에서 원하는 이야기 중에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김경아)“ ‘베스트(best) 펄슨’이 아니라, ‘라이트(right) 펄슨’이 돼야 한다. ‘What’보다 ‘How’가 더 중요하다.”

(김현빈) “구직자들은 꿈과 환상이 큰데 현실로 들어가길 바란다. 기업은 현실에 근거해 일 할 사람을 찾는다. 그런 의미에서 꿈이 아닌 야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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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자> 등저14,4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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