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6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실용영어를 강조해온 현 정부의 방침을 반영한 국가영어능력 평가시험의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더구나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수능 영어시험 대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언급으로 인해 또다시 영어는 국민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실 국가영어능력 평가시험이 대학 수능 영어시험으로 대체되다는 결정여부에 상관없이 이미 영어는 대학에 가기 위한 주요과목으로 대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단 대학뿐인가 취직을 위해서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기본이자 필수 과목이 아니던가….
그런 탓에 조기교육의 선봉에 굳건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영어가 아닌가싶다. 우리말을 배우기도 전부터(이미 뱃속에서부터) 영어에 눈과 귀가 노출되는 아이들. 그러나 엄마의 열성이 도가 넘어 아이의 영어 거부는 물론 심각한 장애까지 초래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영어에 대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아낌없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엄마들. 하지만 여느 언어가 그렇듯 하루아침에 술술~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님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더구나 옆집아이에게 뒤처지는 것은 상상조차도 하기 싫은 일이다.
“내 아이만큼은 남보다 앞서 영어를 배워야 하고, 옆집아이보다 더 많이 어휘를 외우고, 원어민을 발음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막대한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엄마들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효과는커녕 오히려 아이의 거부와 반발로 좌절하는 부모들의 사례와 함께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던 케이블 TV 스토리온의 <엄마, 영어에 미치다!>라는 프로그램이 같은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엄마, 영어에 미치다!>시즌 1,2의 자문위원이자 EBS English TV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는 조기영어교육 전문가 박신영이 ‘내 아이만의 맞춤형 영어 솔루션을 대공개’한다 하여 달려가 보았다.
2주 후에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어 보는 사람마다 괜찮냐며 더 부담스러워하지만 정작 자신은 부담이 없다며 살짝 얼굴을 붉힌 그녀는 평소 강연주제로 삼는 ‘엄마중심의 영어교육 아.이.표. 영어’ 가운데 꼭 기억해야 할 10가지만을 뽑은 <내 아이의 성공적인 영어교육을 위한 10계명>을 들려주었다.
<제1계명> 제2 언어 습득 변수
모국어가 아닌 제2 언어를 습득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처럼 교실 밖에서는 영어와 상관없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라면 더더욱 변수가 많다. 빠를수록 좋다는 조기보다는 적기가 더 효과적이다. 흔히 나이만을 변수로 생각하지만 이는 다음의 여섯 가지 변수 중 한 가지에 불과하다.
1)
동기부여: 변수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확실한 동기부여만 해도 반 이상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동기부여만 되면 외부적으로 압력을 넣지 않아도 쭈욱~ 가게 된다.
2)
나이: ‘무조건 어렸을 때부터 해야 한다, 3세부터 해야 한다, 6,7세부터 해야 한다, 중학교 때부터 해도 된다’ 등등 의견이 분분하다. 제대로 된 방법으로 올바르게 중심만 잡아준다면 어리면 어릴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자전거를 배울 때와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 배우면 잠재력(재능)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릴 때 시작했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3)
다국어환경: 싱가폴, 네델란드 등과 같이 집밖에서 영어가 공용어(official language)로 사용하게 되는 환경이라면 외국어를 쉽게 받아들인다.
4)
모국어: 영어는 단순히 대화체 문장을 주고받고, 암기함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고와 함께 배?지식이 담긴 대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고력 신장이 되어있어야 가능하다.
5)
언어습득재능: 성별이나 양육에 따라 개인차가 있다. 여자아이가 대체로 남자아이보다 언어적인 습득이 빠르다고 생각한다.
6)
교육시간: 한 언어를 자유롭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절대 누적량이 필요하다는 ‘언어 임계량’에 따르면 영어를 편안하게 구사하려면 적어도 3,000~4,000 시간을 집중적으로 꾸준히 해야 한다. 매일 30분, 1시간이라도 접하면 영어의 감이 생겨 꾸준히 잘 하게 된다.
이들 가운데, 특히 내적동기(Intrinsic Motivation)는 내부에서 나오게 되는 것으로 누가 하라고 하지 않아도 하게 되는데, 진실성, 진정성, 지속성이 있다.
내적동기는 타고난 성향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성공한 경험과 교육환경에 의해 키워질 수 있는(특히 어릴수록) 것으로 엄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아이의 영어 실력은 엄마의 관심과 비례한다’는 말처럼 엄마표 영어로 성공적으로 영어를 습득한 사례를 보면 평범하지만 지속적으로 아이를 지켜보고 모니터링 하고 관심을 가졌던 엄마들에 의해 성공한 경우가 많다.
<제2계명> Language Development 언어의 발달단계
중국어든 스페인어든 프랑스어든 아랍어든 상관없이 세계 만국 공통 언어는 다음의 순서로 발달한다.
1)
Listening 듣기: 충분히 많이 들어야 한다.
2)
Speaking 말하기: 많이 들어 익숙하면 내뱉어보려고 한다.
3)
Reading 읽기: 문자언어레 관심을 갖게 되는 때가 읽기를 시작하는 적기다.
4)
Writing 쓰기: 사고력,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표현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로 피드백을 주기도 쉽지 않아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제일 교육이 안 되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훈련이 되면 잘 할 수 있다.
참고로, 아이가 몇 살에 영어를 시작하더라도 위의 순서를 따라야 하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진리다. ‘학교에서는 읽기나 쓰기부터 하는데…, 파닉스부터 끝내야 하는데… ’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엄마의 욕심이고 엄마의 눈높이이다. 파닉스는 문자언어에 관심을 가질 때 시작하면 된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아이들도 초등때 파닉스를 하는데 왜 우리는 파닉스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요즘에는 파닉스 위주의 방식을 버리는 추세이다.
<제3계명> The Structure of Language 언어의 구조
한국어의 특징은 높낮이가 없는 음절언어이며 한자어가 많은 명사형 구조이다. 그러나 영어는 음악같은 리드미컬한 언어이며 동사나 형용사 위주의 구조이다.
<제4계명> Segmental Features 분절적 특징
(Consonant system자음/ Vowel system모음)
엄마들이 혈안이 되어 있는 파닉스가 바로 이것!으로 단모음, 단자음으로 하나하나 쪼개서 보는 것이 바로 Segmental Features다.
A learner's command of
segmental features is less critical to communicative competence than a command of suprasegmental features since the suprasegmental carry more of overall meaning load than do the segmentals.
그러나 분절적 특징은 의사소통 능력을 결정하는데 그리 큰 변수는 아니다.
예)
Woman: “He swallowed a
pill.” 그가 정제를 삼켰어
Man: “What kind of
peel?” 어떤 종류의 껍질을?
Woman: “An aspirin.” 아스피린 말이야
Man: “Oh, a
pill! I thought you said
peel.” 아, 알약. 난 껍질이라는 줄 알았어
* 위의 대화에서 여자가 pill을 길게 발음하여 남자는 껍질(peel)로 이해한다. 그러나 곧 알약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이와 같이 장모음, 단모음과 같은 Segmental Features ?음을 잘 못해도 대화를 통해 충분히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제5계명> Suprasemental Features 초분절적 특징
*
Stress강세: syllables within an utterance that are longer, louder and higher in pitch 음조에서 더 길고 더 크고 더 높게 발음하는 음절
1) Word Stress 단어에 주는 강세
- Obama lives in the
WHITE HOUSE. (백악관) -> WHITE에 강세가 있음
- Chloe lives in a WHITE
HOUSE. (하얀 집) -> HOUSE에 강세가 있음
2) Sentence Stress 문장 단위에 주는 강세
우리는 위의 다섯 문장을 발음할 때 각각 다른 시간으로 발음한다. 그러나 원어민의 경우에는 모두 같은 시간으로 발음한다. 이는 문장을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단어(content word)에만 강세를 주기 때문이다. 정관사나 기타 자질구레한 단어에는 강세가 없다.
<제6계명> Acquisition vs. Learning (습득 對 학습)
성인학습자와 어린이학습자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칠 때 스토리텔링부터 할까, 독해부터 할까, 번역을 하게 할까…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성인학습자의 기준(눈높이)에서 강요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봐야 아무런 효과가 없다. 아이들은 온몸을 이용하는 오감(the five senses)을 써야 한다. 성인학습자는 책상에 앉아 펜만 있으면 공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습득과 학습이 차이다.
아이의 영어를 시작할 때 어린아이의 눈높이를 고려해야 하며, 영유아 때는 무조건 놀이로 시작해야 한다.
<제7계명> 아동의 특성
성인학습자는 언어의 원리만 알아도 충분히 훈련이 된다. 그러나 어린아이들은 개월 수별로 발단 단계의 특성이 너무나 다르다. 그래서 이러한 발달 단계의 특성을 모르고 언어적으로만 접근하면 100% 실패한다.
아이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아이들의 잠재력은 우뇌 위주로 발달하며, 3세부터 조금씩 분리되기 시작한다. 3세 이후부터는 모국어는 모국어로 외국어는 외국어로, 이질적으로 대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좀 더 모국어에 익숙해 하는 이유는 바로 뇌구조에 따른 것이다.
→어렸을 때는 우뇌 위주의 교육이 효과적이다. 엄마도 우뇌언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 태아부터 11세 이후까지의 영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8계명> 내 아이에게 맞는 맞춤형 솔루션
케이블 TV <엄마, 영어에 미치다!>에 실제 사례를 보면 엄마로서는 최선이었지만 방법을 잘 몰랐기 때문에 아이에게 틱 장애, ADHD 등과 같은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공통적인 실패 원컀은 내 아이의 성향을 몰랐기 때문이다.
내 아이의 기질, 성향, 성격, 특성, 관심사, 발달단계, 언어발달수준… 등을 제대로 아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엄마의 조바심이나 비교는 NO! 인내심과 끈기, 열정과 모범은 OK!
<제9계명> 영어학습의 성공 조건: 슬럼프를 관리하라!
우선 영어는 다이어트와 공통점이 있다. 첫째, 누구나 한번쯤 꿈꿨을 법한 희망사항이며 둘째, 목표달성까지 꾸준한 실행과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패한다. 셋째,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효과가 나타난다. (영어는 항상 계단식으로 발달한다) 넷째 지지부진한 성과와 반복되는 실행패턴, 바로 슬럼프다!
그렇다면 영어의 슬럼프를 잘 관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1) 몸과 마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자!- 휴지기를 가져도 좋다
2) 컨디션을 회복하는 휴식법: 충분한 수면, 균형잡힌 식사, 여유있는 학습 일정 조정
3) 즐기면서 하는 공부: 이왕 할 거 즐겁게 하자!
4) 공부의 리듬을 꾸준히 유지하자!
5) 엄마의 에너지를 적절히 배분하자!- 엄마의 기분에 아이들도 좌지우지 된다.
<제10계명> 영어 놀이의 원칙
1)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하자!
2) 하루 30분 만이라도 영어로 놀자!
3) 놀이 중 영어로 할 수 있는 부분만 하자!
4) 아이와 같이 놀이를 즐기자!
5) 아이가 배운 것을 확인하려 들지 말자!
6) 자신감을 가지고 영어로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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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glish is lifelong education. 영어는 평생교육이다.
* Learning a language requires constant trials and constant errors. 언어습득은 꾸준한 노력과 실패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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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good teacher explains. 좋은 교사는 설명을 잘한다.
* The superior teacher demonstrates. 우수한 교사는 묘사를 잘한다.
* The great teacher inspires. 최고의 교사는 영감을 불어넣어준다.
-William Arthur 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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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A
무엇이든 아이가 흥미를 가질 때 천천히 시키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 6살을 둔 맘이다. 그런데 아이가 도통 영어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조바심이 난다. 어떻게 하면 아이의 호기심을 유발해 즐거운 영어놀이수업을 할 수 있을까?
“아이가 흥미를 가질 때 시키자는 의도는 좋다.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에게는 노출환경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야말로 아무 것도 안 하다가 갑자기 하려니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라도 노출환경을 만들어주고 함께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한다.”
아이에게 거부감 없이 영어를 접하게 해주고 싶은데 영어로 대화를 하려고 하면 약간의 거부감을 가지는 것 같다. 영어로 된 책을 읽으면 우리말로 해달라고 한다. 그냥 우리말로 해주는 게 좋은 방법인가?
“우리말만 하다가 갑자기 영어를 하려고 하면 아이는 당연히 거부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이제 막 우리말에 익숙해지는 시기라면 더욱 그렇다. 그 전에 생활 속에서 충분히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또, 성인학습자의 ‘학습’과는 다른 ‘습득’을 하도록 해야 한다. 영어적인 감을 느끼게 하려면 통문장으로 접근하며,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좋은 질문들도 연구하도록 한다.”
일반유치원을 보내다 6세 때 영어유치원으로 옮겼다. 그전에 집에서 영어 노출은 했었다. 처음에 아이가 안 가겠다고 울기에 처음이라 그렇겠지 했었다. 2개월 간 울고 다니고 집에서 영어를 하는 것조차 거부한다. 이러다 영어에 완전히 흥미를 잃을까 걱정이다. 좋은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영어유치원의 경우 내 아이가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면 자극제가 되어 오히려 잘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영어유치원이 성공의 핵심은 아니다. 영어유치원 이쓈 초등시?에도 영어유치원 때의 1/3정도는 꾸준히 노출하고 경험하게 해야 한다. 영어유치원에 너무 목 맬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