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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돈 벌면 하겠다고? 지금 바로 시작해! - 『당신은 세계 시민인가?』 마크 게이어존

글로벌리더로 거듭나는 네 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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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쉽이란 무엇인가. ‘글로벌’과 ‘리더쉽’은 21세기에 유독 강조되고 있는 단어다. 옛것이 좋은 것이라는 건 이제 옛말.

글로벌 리더쉽이란 무엇인가. ‘글로벌’과 ‘리더쉽’은 21세기에 유독 강조되고 있는 단어다. 옛것이 좋은 것이라는 건 이제 옛말. 이왕이면 세계적인 것이 낫고, 이왕이면 따르는 것보다 이끄는 것이 미덕이 된 사회다.

그렇다면 글로벌 리더쉽을 쌓으려면,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혹자는 뛰어난 영어실력을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혹은 정치외교학이나 경제학 등을 전공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글로벌 리더쉽에 관한 명쾌한 이해를 도와줄 수 있는 강연이 지난 4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렸다.

『당신은 세계 시민인가?』의 저자 마크 게이어존이 한국을 찾았다. 마크 게이어존은 UN과 미국 하원을 비롯해 전 세계 유수 기업과 시민 단체를 대상으로 퍼실리테이터 및 리더쉽 교육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하버드 출신으로 뉴욕타임스에서 ‘진정한 대화의 달인’으로 일컬어진 바 있다.

이날, 기조 강연을 맡은 김정태 홍보관은 “이 책은 글로벌 리더쉽에 대한 최고의 책”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유엔 산하 기구 유엔거버넌스센터에서 홍보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정태 홍보관은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의 저자로 많은 대학생들의 롤모델로 손꼽히는 멘토다.

글로벌리더에 대한 오해?


김정태 저자는 우선, 글로벌 리더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인즉, 우리는 글로벌리더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 국제학 등 특정 학과를 전공한 사람, 유엔이나 국제 기구 등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 글로벌리더라고 생각하는 사람 많다. 이런 편견을 깨야 비로소 어떤 사람이 리더가 되고, 어떻게 리더로 계발되는지 알 수 있다.”

실제로 김정태 저자는 한국 역사를 전공했다. 글로벌 리더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겠지만, 그는 “글로벌 리더가 되는 일에 전공과의 관련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어떤 특정 전공, 나이, 포지션이 아니면 글로벌 리더라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데 그런 편견을 깨야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즉,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한다. “글로벌 리더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인가?” 이 정의를 잘 세워둬야, 그 정의에 알맞게 우리 자신을 준비하게 된다. 그렇다면 김정태 저자가 생각하는 글로벌 리더란 어떤 사람일까?

“특정한 글로벌 이슈와 맞닿아있는 구체적 액션을 취하는 사람.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재능을 통해서 글로벌 이슈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자신이 정의한 글로벌 리더라고 그는 설명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지구적인 문제를 나의 고민, 개인적인 행동과 연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리더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얼마만큼 개인적인 문제로 사회와 세계를 끌어안을 수 있느냐에서 차이가 난다.

불만족스러운 것, 거기서 나만의 이슈를 발견하라

그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데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이슈’와 ‘리소스’ 그리고 ‘액션’이다.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이슈가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안됐네, 하고 생각만 하지만, 나는 그 이슈 때문에 너무 힘든 순간이 있는 거다. 내가 직장에 들어가면, 나중에 돈을 벌면, 사무총장이 되면 행동하겠다는 건 거짓말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리소스를 활용해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어려운 단계는 바로 액션이다. 비판하고 문제제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글로벌 리더라면 지극히 개인적인 일일지라도 one small step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이슈를 발견하고, 리소스를 통해 액션을 취하는 것. 이것이 글로벌 리더로 훈련할 수 있는 하나의 단계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나이, 학력, 환경”이 우리의 한계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의 한계는 이러한 편견과 오해였다.

“진짜 중요한 게 뭘까? 내가 가슴 아프게 느끼는 이슈를, 나의 리소스를 통해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그는 그 자리에 모인 대학생들, 세계적 문제게 관심있는 청중들에게 경험을 많이 하라고 조언했다. “여러 문제에 많이 노출되고 경험해야, 내가 어떠한 문제에 반응하는지 알 수 있다.”

“나에게 낯선 공간, 어색한 공간, 불편한 공간에 갈 수록 나만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내가 경험한 불만족을 그저 불평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탐색하는 거다. 정말 그런지 정보를 찾아보고, 세미나를 찾아가고, 커뮤니티에 찾아가 대화해보면서 어떤 액션을 취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거기서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실천할 수 있다.”

그는 다시 한번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내가 지금 한 장의 편지를 엠네스티에 보낼 수 없다면, 나는 인권에 대한 어떤 해결책도 낼 수 없는 거다.” 이어 마크 게이어존이 등장했고, 그의 저서 『당신은 세계 시민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글로벌리더가 되기 위한 네 가지 질문


마크 게이어존은 글로벌 리더, 세계화에 관한 네 가지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어떻게 세계를 보는가?” “세계시민을 향한 여정은 눈을 뜨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세상을 보기 시작하면 그에 대해 배울 수 있고 다른 이들과 통하여 그들과 협력할 수 있다. (p.22)” 그는 개인적인 일화로 이 질문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나의 어머니는 선교사의 딸이었다. 그녀는 먼 국가에 가서 기독교를 전파하는 일이 세계화라고 생각했다. 그는 제대로 세상을 보고 있는 건가? 정말 세상 자체를 보고 있는지, 혹시 자기가 속한 세상만 보고 있는지 질문하라. 당신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고 있다면 그 렌즈를 벗겨내는 게 첫 번째 단계다.”

두 번째 질문은, 지성을 깨우는 일이다. “어떤 방법으로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가?” “구글에 접속하지 않고도 어떻게 세상을 알 수 있나?” “세상을 마음에 그릴 수 있게 되면 자연스레 배우고 싶어진다. 그리고 자기 지성의 범위가 얼마나 좁아졌는지 느끼게 된다.(…) 자신의 지성이 마치 문처럼 활짝 열려야만 세계를 품에 안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런 뒤에야 우리는 비로소 문턱을 넘어 저편으로 건너갈 수 있는 것이다. (p.22)”

세 번째 질문은 관계 형성에 관한 것이다. “어떻게 당신이 세계와 연결되어 있나?” 다른 나라, 다른 장소, 아주 멀리 있는 사람의 고통과 슬픔을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네 번째 질문은 “세계를 위해 어떻게 참여하고 일할 수 있는가?”이다. 이 문제 역시 어떻게 멀리 있는 사람과 협력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이다. “눈과 지성과 마음이 열려 있으면 이제 행동할 준비가 된 것이다. 그런데 세계 시민이라면 어느 누구도 다리를 혼자서는 세울 수 없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 맞은편에 상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p.23)”

네 가지 질문을 설명하고 그가 되물었다. “이러한 문제가 당신에게 흥미롭습니까?” 이 질문은 마치, 세계를 보고 지성을 깨우고 관계를 형성하고 참여하기 위한 준비가 되었냐는 질문처럼 들렸다. Are you ready?

먼저 ‘세계 시민’이 되어야 한다

그는 자신보다 나이가 적은 친구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당신의 제너레이션은 특별하다. 지금의 세대는 정말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세대다. 내가 성장할 때는 세상을 상상해야만 했다. 하지만 당신은 지금 구글에 접속해 세상을 직접 볼 수 있다. 당신은 이렇게 직접 눈을 통해 세상을 볼 수 있는, 역사적 순간에 살고 있다. 이제 당신이 보는 것으로 무엇을 할 계획인가?”

그는 글로벌 리더가 되기 전에 우선 글로벌 시티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글로벌 시민이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누구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상징적인 글로벌 시민은 누군가?” 버락 오바마, 반기문, 한비야 등의 이름이 객석에서 나왔다. 그는 가만히 듣다가 “넬슨 만델라”의 이름을 말했다. “또 있다. 달라이 라마도 그렇다.”

“왜 달라이라마일까? 그는 작은 나라의 스님일 뿐인데? 내 생각에는, 그들이 자신의 렌즈를 벗고 올바른 방법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불만을 사랑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주변의 집단이나 그룹을 벗어나 세상을 사랑할 줄 알고, 자신의 신념을 삶에 적용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세계 시민이 된다는 것


넬슨 만델라 역시 어렸을 때는, 좋아하는 일만 하고, ‘내가 먼저’라고 외치고 “사람들이 내게 관여하는 게 싫어. 나는 내 친구들하고만 놀고 싶어.”라고 말하던 소년이었다. 하지만 그는 성장하면서 자신이 속해있는 곳을 보게 되는데, 그것은 ‘블랙 아프리카’라는 집단이었다.

“그때 넬슨은 자신의 행복만이 아니고, 집단의 행복도 아닌, 세계의 행복을 위해 살기로 한다. 이때 그는 시민 1.0에서 시민 2.0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게 되면서, 이 문제를 떠나 살 수 없게 된다. 자신이 항상 누군가에게 밟혀있는 사람이 아니라, 동시에 누군가를 밟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가 일어났을 때, 흑인을 지지하고 백인을 싫어하던 한 개인이 이제는 자신이 속한 그룹 전체의 사람으로 거듭난다. 그는 남아공이 자유를 찾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세계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깨닫는다. 당신이 그의 심장을 상상한다면, 점점 넓어지고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다.”


이렇게 세계관을 바꾸려면 우선 아인슈타인의 조언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문제가 발생시켰을 때와 똑 같은 수준의 인식으로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그는 말했다. (…) 자신의 인식 속에 글로벌한 것이 포함되도록 수준을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p.15)

그는 그저 ‘우리는 하나’ ‘지구라는 우주선’이라는 말로는 충분치 않으며, 세계시민이라는 것이 근사한 생태적 신분증이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우리는 끊임없이 네 가지 질문을 반복하며 우리의 심장을 키워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는 다시 한번 강조했다.

자신의 눈과, 지성과 마음을 열고 손을 내밀려는 의지만 있으면 우리 모두 세계 시민이 될 수 있다.
그렇다, 그리 모두 될 수 있다.(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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