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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소녀 앨리스, <제인 에어>로 돌아오다

<제인 에어> 재미있는 네 가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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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 번째 <제인 에어>가 등장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그 깜찍한 소녀, 미와 와시코스카가 깔끔하게 빗어 넘긴 머리, 정숙한 옷차림으로 제인 에어를 연기한다.

스물두 번째 <제인 에어>가 등장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그 깜찍한 소녀, 미와 와시코스카가 깔끔하게 빗어 넘긴 머리, 정숙한 옷차림으로 제인 에어를 연기한다. 캐리 후쿠나가 감독의 손으로 빚어진 <제인 에어>는 4월 21일 샬롯 브론테의 생일에 맞춰 개봉한다. 흐드러지게 꽃핀 대저택을 배경으로, 고전의 분위기를 한껏 살린 영화는 봄날과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영화를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네 가지 이야기를 곁들인다.


1. 제인에어 : 한 순간도 묻어가지 않는 당돌녀

19세기 보수적인 귀족 사회에서 제인에어는 가난한 고아 여성이다. 너무나 불리한 조건으로 세상에 던져졌다. 인복도 없다. 그녀를 맡은 친척들은 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저지른다. 종합세트로 구성된 불행을 타고난 듯 보이지만, 제인 에어는 단 한 순간도 호락호락 운명에 순응하지 않는다. “그녀는 운명보다 강하다.” 샬롯 브론테의 소설 『제인 에어』가 무려 21차례나 영화화된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녀는 숙모의 집을 박차고 자선학교에 들어간다. 제인에어는 ‘앎’에 자신의 삶을 걸었다. 프랑스어, 미술, 음악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지성을 쌓아, 손필드 대저택에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된다. 남들이 보기엔 팔자 고쳤다고 할 만큼 우아한 삶을 누리게 되었고, 게다가 깐깐한 저택주인 로체스터가 일찌감치 호감을 보이는데도, 그녀는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는다.

소위 묻어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그녀는 생각하고 생각해서 스스로 결정한다. 그녀가 종종 입술을 꾹 다물고 자리를 맴도는 순간은 그래서 인상적이다. 고민하는 그때야말로 그녀가 진정 주체적인 여자로 보인다. 순간순간 이야기를 전환시키는 그녀의 선택과 용기는 지금의 관객에게도 충분히 어필하는 부분이 있다.


2. 영화화 : 150년 전 이야기, 끊임없이 감독과 관객을 유혹하는 까닭

벌써 스물 두 번째 <제인 에어>다. 위에서 언급한 캐릭터 외에도 <제인 에어>는 명품 멜로라는 말에 걸맞게 흥미로운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19세기 귀족사회라는 배경은, 건물, 의복 등을 통해 고전적인 영상미를 뽐낸다. 무려 17살 나이차이에 신분차이까지 극복해야 하는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사랑 이야기가 설렌다. 미워할 수 없는 까도남 로체스터는 제인에어와 더불어 여성들에게 사랑 받는 캐릭터. (마이클 파스밴더, 제대로 여심을 흔든다!!) 그는 비밀을 가진 남자. 성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과 맞물려 그의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구조는 영화가 탐내기에 매력적인 이야기다.


3. 미야 와시코스카 : 너의 미간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캐나다의 신인배우는, 상체를 꽉 조이는 코르셋을 입고, 미간의 잔뜩 주름을 잡고 당돌하게 눈을 치켜 뜬다. 고급스러운 마스크에 우아한 억양으로 제 나이 이상의 표정을 지어내는 미아 와시코스카는 이번 작품으로 근사한 필모그래피를 하나 더했다. 박찬욱은 그녀를 두고 “오드리 햅번처럼 우아하고, 니콜 키드먼보다 도전적”이라며 “영어권 최고의 여배우로 성장할 게 분명하다”고 극찬했다. “독특해. 당돌하군. 딴 세상 사람처럼 묘한 구석이 있어. 아랫사람처럼 대하기 싫군.”

극 중 로체스터가 제인 에어를 향해 되뇌이는 이 말은, 관객이 미아 와시코브스카를 보고 느끼는 감정과 똑같다. 더 이상 무엇 하나 두려울 것 없다는 듯 덤덤한 표정, 거침없이 솔직한 말투. 다른 삶에 대한 강렬한 열정과 호기심. 손에 닿을 듯 마음에 닿을 듯 곁에 있는 사람의 애간장을 녹이는 미야의 제인에어는 스크린 너머 관객까지 유혹하기 충분하다.


4. 샬롯 브론테 : 교장 선생님과의 사랑? <제인 에어>와 닮은 삶을 살다

『폭풍의 언덕』의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언니 샬롯 브론테는 『제인 에어』를 집필하고 큰 성공을 거둔다. 실제로 샬롯의 삶이 제인에어와 많이 닮아있었다. 어린 시절 샬롯은 자매들과 코오원 브리지 사립 기숙학교에 들어가지만, 엄격한 규율과 볼품없는 식사로 두 명의 언니를 잃는다. 『제인 에어』 속 충격적인(!) 기숙학교의 모습을 통해 그녀의 어린 시절을 짐작해볼 수 있다.

이후 브뤼셀의 에제 기숙학교에 입학한 샬롯은 교장 선생님에게 사랑을 느끼는데, 유부남이었던 그와의 사랑은 비련으로 끝난다. 이러한 경험이 로체스터라는 인물을 완성했다. 『제인 에어』를 쓰고 38살의 나이로 부목사 아서 벨 니콜스와 결혼한다. 이는 소설 속에서 제인에어를 좋아했던 세인트 존 리버스를 연상시키는데, 제인에어의 선택과 달리 샬롯은 이와 결혼하게 된 것. 하지만 비극적이게도 이듬 해 늦은 나이에 임신한 샬롯은 입덧과 합병증으로 결혼 9개월 만에 눈을 감는다.

<책으로 보는 제인 에어>

제인 에어는 끊임없이 번역, 재발간 되고 있는 고전 문학이다. 표지의 제인 에어를 비교해보자. 청순하지만, 고집 있는 눈동자가 강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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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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