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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홍대 아이돌은 우리!

노 리플라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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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리플라이는 요즘 홍대 신에서 가장 바쁜 뮤지션이다. 공연 스케줄이 줄을 잇고, 매번마다 공연장에는 20대 여성 팬들로 가득 찬다. 라디오 라이브 무대는 물론, 얼마 전에는 TV에도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노 리플라이는 요즘 홍대 신에서 가장 바쁜 뮤지션이다. 공연 스케줄이 줄을 잇고, 매번마다 공연장에는 20대 여성 팬들로 가득 찬다. 라디오 라이브 무대는 물론, 얼마 전에는 TV에도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동이’ 한효주와 「Don't you know」로 듀엣 싱글을 발매했고, 오는 10월 23일부터 열리는 <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에서 함께 무대에도 오른단다. ‘홍대 아이돌’이라는 수식이 자연스럽다.

건반 권순관과 기타 정욱재가 의기투합한 이들은 홍대 신의 중흥뿐만 아니라, 싱어송라이터의 계보를 이을 재목감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데뷔 앨범 < Road >>는 인디 음악 팬들만이 아니라, 각종 방송의 배경음악으로 활용되며 주류 발라드에 노곤함을 느끼던 일반 대중까지도 포섭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여기에 근면함까지 갖췄다. 이쯤 되면 여유를 느낄 만도 한데, 곧바로 두 번째 여정이 담긴 < Dream >을 내놓았다. 서정적인 멜로디의 근간을 갖췄으면서도 자기복제를 경계하는 변수를 적절하게 첨가한 대목에서는 작가적 고민이 엿보였다. 소담한 심상들로 공감을 자아내기 위한 이들의 사색이 꿈의 형태로 표출된 몽환곡이다.


< Dream >의 앨범 구상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던 것인가.

권순관 : “구체적인 그림은 2009년에 연말 공연을 끝내 즈음에 겨울 무렵이었던 것 같아요. 꿈이라는 직접적인 주제를 앨범의 테마로 구상하기 시작했고, 곡을 만들면서 조금씩 구체화 시켰던 것 같아요.

1집 < Road >의 반응이 좋았던 터라 부담감도 많았을 텐데, 예상보다 후속 앨범의 발매가 빨라 놀랐다.

정욱재 : “원래는 저희가 공연을 2010년 초에 끝내고 쭉 작업을 해서 지금쯤 나오려고 스케줄을 예상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저희가 공연도 많이 하고 외부적으로 비쳐지는 활동이 많다 보니까 갑자기 금방 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드시나 봐요.”(신보의 반응이 좋다면서 “초도 6천 장이 다 나갔다”고 했다.)

2집의 음악을 간단히 정의한다면.

권순관 :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에 대해서 한 번쯤은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어떻게 보면 주제가 너무 포괄적이고 모호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꿈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고 삶에 닿아있는 소품 하나하나를 꿈과 연결해서 표현해 보았어요.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우회적으로 돌려 말하면서 표현하는 것이 저희만의 스타일이기도하고요.”

이번 앨범에서는 록(rock) 적인 스타일이 강화되었다.

권순관 : “아무래도 저희가 공연을 많이 하는 팀이다 보니 현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CD로 저희의 조용한 음악을 듣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런 곡들은 공연에서 집중을 요하거나 싱어롱(Singalong)을 유도하는 면에서는 약간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니까요.”

신보는 음악적으로 약하게 비칠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하려는 시도 같기도 했다.

정욱재 : “2집에는 좀 더 밴드사운드를 추구하려고 시도했어요. 편곡 과정에서도 드럼과 같이 들어가고. 기타도 1집보다는 비중이 높아졌고요.”



스트링 세션을 너무 자주 쓰는 것이 아닌가. 습관적으로도 느껴질 수 있는데.

권순관 : “네, 저희도 지금까지 많이 썼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가 음악을 통해서 보여 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요. 원하는 만큼 돈 드는 일을 해봤으니 다음 앨범에서는 많이 비우고 걷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여성 팬들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행여 남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정욱재 : “무대에서 지켜봐도 그렇고 남성분들께서는 이렇다 저렇다 표현을 잘 안 하세요. 매번 안타까워하는 부분이죠. 팬 카페가 있지만 여성 회원분들이 많으시다 보니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많이 위축되시는 것 같고요. 그런 면을 어떤 식으로 보완해야 할지 저희도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록페스티벌에 많이 참여하고도 싶고요.”

권순관 : “공연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남자 분들이 저희를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웃음)

권순관 : “공연할 때 예쁜척한다? 이런 것이 이유가 될 수 도 있고. 사실은 저희가 예쁜 척하는 것이 아니고 긴장해서 그러는 건데. 무대 울렁증이 항상 있어요. 최근에 라디오나 TV에도 출연했지만, 아무래도 모든 것이 처음이다 보니까 정말 많이 떨게 되죠. 특히 카메라가 들어오게 되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으니까 긴장하게 되죠.”

도대체 무슨 이유로 노 리플라이는 여성 팬이 많은가.

권순관 : “저희도 남자 팬들이 많으셨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런 상황이 어쩔 수 없는 것이 유독 저희 공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공연장을 찾아오시는 분들을 살펴보면 남자 분들이 거의 없어요. 예외로 외국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 같은 사례는 유별날 수도 있겠지만, 국내 아티스트의 경우에는 글쎄요… 매우 드문 것 같아요.”

여성 팬들이 많은 것에 대해서 본인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정욱재 : “1집 때는 저희도 처음이다 보니 많이들 좋아해 주시니까 덩달아 기뻤죠. 하지만 지금에 와서 장기적으로 생각해보면 무조건 좋다고는 보지 않아요. 산업적이나 음악적인 측면에서 불안정할 수도 있잖아요.”

권순관 : “불균형적이라는 상태 자체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있어요.”


뮤지션에게 가해지는 선입견이라는 굴레는 구르는 눈덩이만큼이나 쌓이고 더욱 견고해진다. 둘 역시도 그리 자유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출신 싱어송라이터’라는 꼬리표는 그나마 다행이다. ‘여성 친화적인 뮤지션’이라는 은근한 비아냥거림도 들었을 만하다.

이러한 낙인효과에 대한 반작용이었을까. 이번 앨범에서는 작정하고 묵직한 사운드를 장착한 트랙들이 눈길을 끈다. 「위악」의 사운드는 브릿 록의 구성요소들을 취합한 형태이고, 「안락의자」에서의 후반부 반전은 정욱재의 약동하는 기타라인이 폭주했기에 가능했다. 남성성을 보강한 의도된 좌표수정이 뜨악한 오버액션으로 거부감을 주지 않는 것도 또 다른 성과 중의 하나다.


이번 앨범은 상처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권순관 : “제가 겪은 이야기들이 담겨진 것이에요. 개인적으로 저의 경험이 아닌 것은 잘 못 쓰는 성격이라서 겪었던 기억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내가 되었으면」이 타이틀곡인데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인가.

권순관 : “딱히 그런 것은 아니에요. 내심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마침 매니지먼트 쪽에서도 좋다고 하셔서 선택을 한 거죠. 사장님께서 처음에 들으시고 덩실덩실 춤을 추시더라고요.(웃음) 「내가 되었으면」을 통해서 이전과는 약간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타이틀곡에 대한 불만은 없겠다. (웃음)

권순관 : “네. (웃음) 애초부터 내심 타이틀곡으로 생각하면서 만들었어요. 「내가 되었으면」 말고 다른 곡들도 반응이 오고 있어요. 1번 트랙인 「노래할게」도 「내가 되었으면」만들기 전에는 타이틀곡으로 생각하고 있었고요.”

메인 뿄버 중간에 서 있는 발레리나가 인상적이다. 뮤직비디오에서도 주인공이고. 선정 이유가 궁금하다.

권순관 : “아트 디렉터 분께서 발레리나를 ‘꿈의 형상화’라고 설명해 주시더라고요. 사실 저는 의아하게 생각하기도 했어요. 남자 두 명으로 이뤄진 팀인데 우리 이미지랑 잘 어울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하지만 은근히 맞는 부분도 있더라고요. 영화 < 빌리 엘리어트 >에서 영감을 받은 측면도 있고.”

「위악」에서 이승환의 작사 참여는 의외다.

권순관 : “제가 이승환 선배님의 지난 10집에서 「완벽한 추억」이라는 곡을 써드리면서 연락도 자주 드리고 같이 술도 마시면서 친해지게 되었어요. 그러다 선배님께서 갑자기 전화하시더니 “너 네 이번에 앨범 낸다며? 내가 가사 하나 써줄게”라고 말씀해주셔서 저희는 흔쾌히 가사를 받게 되었죠.”

연주곡 「꿈의 시작」을 중간에 배치한 의미는.

권순관 : “원래는 각자의 연주곡을 하나씩 넣으려고 했었어요. 하지만 정욱재 씨의 곡이 개인 앨범의 색깔과 더 맞는 것 같아서 빼게 된 것이죠. 배치 상의 문제는 「꿈의 시작」이 다음 트랙인 「Goodbye」와 키가 같아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는 피아노 사운드라고 생각을 했고, 어떻게 보면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의미라고도 느꼈고요.”

나루, 데이브레이크의 김선일, 세렝게티의 장동진, 칵스의 숀 등 근래 주목받는 인디 뮤지션들이 세션에 참여했다. 어떠한 계기로 모이게 되었는가.

정욱재 : “일단 저희 레이블에 있는 팀들이고(웃음), 원래 세렝게티(Serengeti)에서 드럼을 치시는 장동진 씨는 1집 때부터 호흡을 맞춰왔던지라 저희에 대해서 잘 아셨어요. 공연 현장에서도 참여하시면서 아이디어를 늘 제공해 주셨고요. 다른 분들의 아이디어도 예를 들어 칵스(Koxx)의 김윤호(숀)같은 분은 대단히 신선했어요. 숀은 천재성이 있어요. 음악에 녹아들 줄 아는 아이거든요. 원래부터 타고난 재능이 있으니까요. 이런 분위기의 곡이다 언급을 해주기만 해도 알아서 잘 소화해주는 친구라서, 작업하면서 저희도 깜짝 놀랄 때가 많았어요.”

앨범을 채운 수록곡들이 선출된 기준이 있는가.

권순관 : “제가 곡을 많이 쓰긴 하는데, 평소에 다작을 하는 스타일이긴 해요. 이번에도 저희끼리 30곡 정도를 만든 상태에서 그중에서 회사와 합의를 해서 11곡으로 추려진 것이죠.”

정욱재 : “만든 곡을 모으고 다 같이 들어봐요. 사장님이랑 이사님이랑 회사 식구들이랑 같이요.”

권순관 : “본인이 이 곡만은 꼭 들어가야 한다고 강력히 피력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의견을 모아봤는데 아니다 싶으면 까일 수도 있는 것이고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수확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을까.

권순관 : “편곡적인 부분에서 방법을 좀 더 찾았다고 해야 될까요. 곡을 쓴다는 것에게서 좀 더 나아졌다, 아니다 라고 말하는 것은 어색하지만, 편곡은 확실히 기술적인 측면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많은 세션 분들과 작업하면서 커뮤니케이션도 많아진 것 같고요. 그래도 앞으로 모자란 것이 많기 때문에 가야 할 길이 멀지요.”

정욱재 : “욕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 둘이 작업을 하면서 그런 욕심을 버리고 다양한 의견들을 듣고 취합하는 과정에서 좋은 퀄리티가 나왔던 것 같고, 그런 과정 자체가 좋지 않았나 싶네요.”

반대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권순관 : “음반 작업을 할 수 있었던 시간쳀 너무 짧았기 때문에 디테일한 측면을 생각 못했던 점이 아쉽죠. 곡에 악기를 때려 박는데 너무 연연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요. 보컬도 아쉬워요. 녹음 기간이 짧았던 데다가, 개인적으로 몸이 안 좋아서 며칠씩 드러눕고 그랬거든요.”

이번 앨범 명이 < Dream >이라면, 전작인 1집은 길(Road)이었다. 왜 길이었나.

권순관 : “이번이 꿈인 것처럼 길 역시도 삶이라는 것을 빗댄 테마였어요. 길은 앞으로 걸어갈 수도 있고, 멈춰 설 수도 있는 공간임을 청춘에 빗대서 생각해 본 것이었어요. 제가 특별히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성격 자체가 모호해요. 확실한 표현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1집은 오히려 더 두루뭉술하고 모호한 분위기일 것이에요.”

노 리플라이라는 그룹 이름이 비틀즈의 곡명에서 따온 것이 맞나?

권순관 : “네, 비틀즈와 칸노 요코(菅野よう子)의 노래에서 따왔죠.”

비틀즈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나.

권순관 : “네, 좋아했죠. 이번에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하고 있는 이벤트 선물 꼭 받고 싶어요. 존 레논 박스 세트요. (웃음)”

‘응답 없음’이라는 뜻이 비관적일 수도 있는데. (웃음)

권순관 : “처음에 계약할 때 회사에서 노(No)를 빼버리자는 이야기도 있었죠. (웃음) 결국에는 이름 따라간다고.”

「노래할게」나 1집의 「끝나지 않은 노래」등 ‘노래’는 노 리플라이 음악에 중요한 키워드이다. 두 멤버에게 노래가 차지하는 바는 무엇인가.

권순관 : “만약에 노래나 음악이 저에게 없다면 제 자신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음악을 통해서라면 더 큰 힘이 될 수 있잖아요 노래를 만들어서 부르게 되면 더 큰 감정의 전달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노래라는 것을 뜻 깊게 생각하고 있죠.”

정욱재 : “저는 음악 말고도 다른 전공도 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음악이 제 자신을 많이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다른 전공이 무엇인가?

정욱재 : “환경 쪽이에요. 음악이 매개체가 되어서 대중에게 더 다가가서 계몽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가 되기를 바라죠. 환경에 관련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여행을 많이 다니고, 사진도 찍으면서 관심을 가졌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관련된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좀 더 전문적으로 들어가게 되었죠.”

환경에 관한 메시지를 음악에 담아본다면 어떤 모양새가 될까.

정욱재 : “두 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아요. 첫째는 푸 파이터스(Foo Fighters)처럼 강한 방식이요. 사회적인 어필을 세게 주장하면서 사운드 자체도 힘이 있잖아요. 다른 하나는 잭 존슨(Jack Johnson)처럼 목가적인 뉘앙스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고요. 성향이 상이한 노 리플라이보다는 튠 프로젝트에서 어필을 해야겠다는 것이 기본 생각이고요.”

노래를 하겠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가지게 되었나.

권순관 : “저는 실용음악학과를 나왔어요. 학교에서는 재즈를 좋아해서 많이 듣다 보니 연주곡 위주로 작곡을 했었죠. 그렇다보니 노래 곡을 작곡하기 시작한 것은 음악공부하고 나서 4~5년 정도 지나서였어요. 노래 곡을 작곡하면서 자연스럽게 노래에 대한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사실은 고등학교 밴드를 하면서 록 보컬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스틸하트(Steelheart)의 「She's gone」도 부르고. (웃음) 하지만 지금도 그렇지만 노래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노 리플라이로 활동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도 처음에는 보컬 멤버 영입을 고려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보컬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을 보면 알앤비 창법을 많이 구사하세요. 저희 음악과는 거리가 있죠. 그러다가 지쳐서 제가 보컬을 맡기 시작한 것이에요.”

영향을 많이 받은 구체적인 아티스트가 있나.

권순관 : “글쎄요. 사실은 너무 다양한 분들의 음악을 들어서.”

정욱재 : “저도 예전에는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아침」이라는 밴드에서 3~4년 정도 머물면서 당시에 로킹한 거 많이 했죠. 푸 파이터스(Foo Fighters)나, 악틱 몽키즈 (Arctic Monkeys)같은 밴드의 음악도 좋아하고요. 그런데 저도 음악 베이스가 록이긴 하지만 재즈도 좋아하고 관련 페스티벌도 자주가고 그래요.”

노 리플라이의 음악적 뿌리는 1990년대 가요에 있는 것 같다. 당시의 음악 세계가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

권순관 : “물론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죠. 1990년대가 우리나라 가요의 황금기였던 것 같아요. 멜로디가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이었던 것 같고요. 굉장한 후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흘러가면서도 감성을 콕콕 찌르는 특유의 느낌이 있거든요. 그러다보니 저희 음악에서도 그러한 디테일한 멜로디를 흉내 내보기도 하고, 우리 스타일로 표현해보기도 하고 그렇죠.”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이다. 대회가 해를 넘어갈수록 출신 아티스트를 많이 배출하고 있는데 유재하 음악경연대회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지 않나?

정욱재 : “분명히 예전에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라면 떠올릴 수 있는 스타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요즘에는 다양한 음악을 구사하는 참가팀들이 많아진 것 같더라고요. 굳이 피아노만이 아니고 기타가 주가 되는 팀들도 많이 올라오는 것 같고. 리듬 위주의 곡도 많고, 미디 음악의 곡도 많더라고요.”

권순관 : “예전보다 대회 자체의 메리트가 떨어진 것 같긴 해요. 왜냐하면 대회를 기다리며 음악 공부하는 친구들이 최근에 많이 없어졌거든요. 저희 때만 해도 주위에 음악 열공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친구들이 아이돌을 꿈꾸는 학생들로 치환되는 상황이잖아요.”

정욱재의 군 입대 문제가 있지 않나.

정욱재 : “내년쯤으로 군 입대 시점을 생각하고는 있지만 확실히 결정이 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 섣불리 말씀은 못 드릴 것 같아요. 적어도 3집만큼은 같이 작업을 하고 싶죠.”

조금 이른 질문일 수 있지만, 혹시 다음 앨범에 대한 계획도 구상하고 있나?

권순관 : “아직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1, 2집은 연장 선상에 있는 앨범이에요.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들었던 조언 중에 하나가 2집을 내는 아티스트가 자주 저지르는 과오가 새로운 스타일을 과도하게 시도하려다 보니 1집에서 보여줬던 자기 스타일을 잃어버린다는 사실이었어요. 그러한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고 신경을 썼고요. 2집은 1집의 연장선상의 느낌을 가지고 있지만 3집만큼은 약간의 변화를 주고 싶어요.”

한효주 얘기를 빼놓을 수 없겠다. <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 을 앞두고 연습은 많이 했는가.

권순관 : “사실 저희 한 번밖에 안 만났어요. 이번에 「Don't you know」라는 곡으로 듀엣을 해주셨잖아요. 그 노래를 데모 버전으로 보내드렸는데, 열심히 연습을 하셨더라고요. 노래를 듣고 나서 깜짝 놀랐어요. 음정도 잘 맞으시고. 연습하면서 대화를 나누니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치셨더라고요. 기타를 치신 경험도 있고. 아직까지는 합주만 몇 번 했는데 앞으로 더 친해지고 싶어요.(웃음)”


이번 앨범은 어떻게 들어줬으면 하는가.

권순관 : “노 리플라이가 만든 음악이지만 발매가 된 후에는 저희 손을 떠나서 그분들의 음악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기의 음악이 되어서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감정이 격하게 요동치기 보다는 평범한 일상에서 들으셨을 때 노래 자체가 자신의 삶이 되는 음악.”

정욱재 : “저희 음악을 접하신 후에 각자의 삶에 있어서 나름의 해석을 하시겠죠.”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정욱재 : “연말 공연 계획이 있어요. 회사 레이블 아티스트와 합동 공연도 준비 중이고요. 12월 마지막 날에 카운트다운 파티도 할 것 같고요.”

권순관 : “회사에서 내년에 전릱 공연을 계획 중이라는 이야기가…(웃음) 소규모로요. (웃음)”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달할 말이 있다면.

권순관 : “많은 분들이 저희 음악을 들으시고 인터넷을 통해서 마음에 위로를 받았다고 말씀해주세요. 반대로 저희들은 그런 글을 통해서 힘을 얻고 위로를 받거든요. 솔직히 저희가 굉장히 음악을 잘하는 편은 아니라서 공연장에 찾아와주셔서 그 때마다 격려해주시는 순간 자체가 큰 힘이 되고?. 현재도 그렇고 먼 훗날에도 미완성이었던 팀으로 기억될 수 있겠지만, 묵묵히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정욱재 : “다른 인터뷰도 많이 해왔지만 이번 인터뷰는 저희를 뮤지션의 입장에서 이해해주셨던 인터뷰였던 것 같아요. 재미있었고 솔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참, 앨범 제목이니까 묻는데 노 리플라이가 가진 꿈은 무엇인가.

권순관 : “지속적으로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뮤지션이 꿈이에요. 어떻게 보며 거창할 수도 있지만요. 죽을 때까지 끝까지 사랑받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정욱재 : “저는 꿈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현재까지 제가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면서 살아왔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제 삶이 매우 영광스러웠다거나 마음으로 크게 와 닿는 경험을 가져보지는 못한 것 같아요. 삶에 대해서 무엇인가 행복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경험이 왔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 임진모, 홍혁의
사진 : 김현이
정리 : 홍혁의

글 / 홍혁의 (hyukeui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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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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