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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장의 맛있는 음반, 읽고 듣고 즐겨 보시라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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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수 아저씨의 이름만으로도 주목을 받고, 많이 팔리고 있겠지만, 이 책,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일단 재미있다. 전설로 남은(혹은 남을) 그룹들의 명반 한 장을 꼽아 총 100장의 음반을 소개한다.

201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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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배순탁 공저 | 예담

무엇에 대해 ‘안다’고 했을 때, 그 역사를 좔좔좔 쏟아 내는 것만큼이나 있어(!) 보일 때가 없다. 아니, 단순히 있어 보이는 문제를 떠나서, 그것의 역사를 꿰고 있는 것이야말로 그것을 가장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흐름을 알면 인과 관계가 파악되기 때문이다. 동떨어져 있는 것들이 하나의 맥락 속에서 보일 때, ‘그것’은 훨씬 재미있어진다. 그것이 철학이든, 미술이든, 음악이든 말이다.

넝마주이 리스너인 나로서는…… 그러니까 좋은 음반을 인터넷이나 잡지를 통해 우연히 줍는(발견하는) 정도로도 환호하는 나로서는, 팝의 역사를 좔좔좔 꿰고, 좋은 음반을 척척척 소개해 주는 사람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 “너 그거 알아? ‘비틀스’의 명반이 ‘비치보이즈’ 음반 때문에 나오게 되었다는 거?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앤디 워홀 아래서 만들어진 그룹이라지”라는 친구의 말에 짐짓 태연한 척(했지만 내심 감탄하며) 그날 처음 ‘벨벳 언더그라운드’ 앨범을 듣거나, 선배의 “요즘 The who를 듣는다”는 말에 고작 “Who is who?”를 되뇌었을 뿐이었다. 그럴 때마다 물씬 차오르는, 애정의 대상을 향한, 더더더 알고 싶은 갈급함!

배철수 아저씨의 이름만으로도 주목을 받고, 많이 팔리고 있겠지만, 이 책,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일단 재미있다. 전설로 남은(혹은 남을) 그룹들의 명반 한 장을 꼽아 총 100장의 음반을 소개한다. (비틀스와 핑크플로이드만 예외로 두 장의 앨범이 실렸다.) 시대별로 정리해 두어, 로큰롤에서 록, 펑크로 확산되는 음악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미국 록과 영국 록은 어떻게 다른지, 소위 말하는 세계 3대 기타리스트가 누군지, 음악계에서 찬사를 보낼 때 쓰는 ‘매그넘 오푸스’ ‘비르투오소’의 뜻이 정확히 무엇인지 등등의 잔 지식을 채우는 재미가 있다. 기존의 음악 비평이, 원래 아는 사람이 읽어야 재미있던 것에 비해, (그러니까 가끔 평론의 구절들이 이해되지 않을 때도 많았다는 고백) 이 책은 음악에 관심만 있어도 재미있게 접할 수 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인 배순탁의 평론은 길고 자세하지 않지만 인상적이다. 당대 이 앨범이 어떤 찬사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짚어 준다. 배철수의 코멘트는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그러하듯 꾸밈없고 재치 있다. 경험을 토대로 한 지극히 사적인 멘트도 맘에 든다. 여백도 넉넉해 그의 코멘트 아래 리플을 달고 싶을 정도! 하나하나 들어 보며, 나만의 평을 메모해 두는 것도 괜찮겠다. 무엇보다도 즐거운 것은, 이전에는 그저 “좋다” 이상 무어라 형용할 말이 없던 앨범들에 대해 왜 좋은지 한마디 더 찬사를 붙일 수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이제껏 몰랐던 보물 같은 앨범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이 책은 나에게 마치 최고의 ‘맛집 리스트 100’과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100장의 맛있는 음반, 읽고 듣고 즐겨 보시라.

배철수

<배철수의 음악 캠프>의 DJ인 배철수는 가수이자 음악 평론가이다. 삶의 대부분을 음악과 함께하고 있다. 1978년, 그룹 활주로 멤버로 해변가요제에서 「세상모르고 살았노라」로 인기상을 받으며 데뷔했고, 같은 해 대학가요제에서 「탈춤」으로 은상을 받았다. 이듬해 송골매를 결성해 보컬과 드럼, 기타를 맡았는데 한국 대중음악이 가장 빛나던 1980년대에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록 그룹의 일원으로 보냈다.

1990년대에 이르러 사람들에게 음악을 소개하는 일로 직업을 바꿨다.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고 노래하다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디스크자키로 20년을 살다보니 그의 인상도 대한민국 대표 ‘불량 학생’에서 ‘모범생’으로 바뀌어버렸다. 청취자에게 좋은 음악과 더불어 좋은 생각을 전달하고자 늘 젊게, 즐겁게, 긍정적으로 지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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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summer2277@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중요한 거 하나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배순탁> 공저20,700원(10% + 5%)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걸어온 20년, 배철수가 소개하는 100장의 명반 지금의 음반 시장 규모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한때 POP 음반이 100만장씩 팔려나간 시절이 있었다. 휘트니 휴스턴의 「보디가드 OST」가 그랬고, 「타이타닉 OST」도 100만장을 기록하곤 했다. 불과 21세기 초두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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