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저녁, 서울 성내역 부근 AW교육장. <2010년 세상을 즐기는 유머긍정력으로 승부하자!!>라는 주제로 『긍정力 사전』의 저자 최규상 소장(한국유머전략연구소)의 강연이 있었다. 웃음의 힘과 긍정력을 믿고 전이받고 싶은 사람들이 현장을 채웠다. 8년여 동안 웃음치료를 하면서 웃음을 통해 행복을 나눠줬다는 최 소장은, “유머보다는 웃음, 보다는 긍정의 이야기가 더 많을 것.”이라며 인사말을 건넸다.
웃음, 자기 치유의 힘
그는 우선 웃음의 힘을 믿게 된 자신의 경험을 풀어놓으며 강연을 시작했다.
“7~8년 전이 생애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이전에 출판일 등 다른 일 하다가, 보증을 섰는데 한순간에 신용불량자가 됐다. 옥탑방으로 이사해서 살게 되는데, 3개월 후 아내에게 신용 불량을 선물로 주게 됐다.(웃음) 그렇게 밑바닥 콤플렉스와 열등감에 시달리다가 유머 속에 긍정의 힘이 있음을 깨닫게 됐다. 그렇게 상처를 치유하기 시작했고, 웃음을 주는 유머 강사가 될 수 있었다.”
어려운 여건, 그는 아내와 매일 유머 하나씩을 주고받았다. 벌써 4년 반이 넘어섰다. 현실을 버티기 위해선 그래야 했다. 어느 것 하나 잘하는 것이 없었고, 신용불량자가 되면서 겪은 절망은, 고꾸라지기보다 현실을 견뎌낼 동력으로 작동시켰다. 재밌고 재밌지 않은 것이 따로 있지 않았다. 웃는 순간부터 재밌어진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주입했다. 내가 웃는 순간, 반응하는 그 순간, 재밌어진다고 스스로를 세뇌했다.
꾸준히 유머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최규상의 유머편지(
www.humorletter.co.kr)’가 8년째(1,400여 회) 발행 중이며, ‘잠실웃음&유머클럽.’이 6년째(796회) 진행되고 있다. 웃음장학회?웃음봉사단 활동도 3년째 하고 있다. 간절함이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의 단점을 유머의 소재로, 장점으로 승화했다.
“내가 혓바닥이 짧다. 어릴 때부터 혀가 짧아 발음이 부정확하다 보니, 열 살부터 이십칠 년 동안 ‘말하면 안 돼.’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 상처가 날 잡고 있으니까 일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서른일곱까지 강의 같은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 와중에 스스로 가장 큰 만남이라고 일컫는 김제동(방송인)을 통해 새로운 길을 봤다.
“자기는 눈이 작아서 좋다는 거다. 한 번도 아폴로 눈병에 걸리질 않았고, 극장에 가면 아저씨한테 그랬다는 거다. ‘반 표 주세요. 저는 눈이 작아서 반절밖에 안 보이거든요.’ 그렇게 말하니, 실제로 반값으로 보거나, 공짜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고 하더라. 자신의 아픔을 풍자하는 유머로, 우리가 흔히 아는 유머와 달랐다. 신기했다. 가지고 노는 순간, 아픔이 장점이 되고, 유머의 소재가 되면서 상처가 치유되다니. 더 이상, (단점이) 내 다리를 붙들지 않더라. 그걸 가지고 넘어설 때, 절대 긍정의 힘을 느꼈다.”
단점을 넘어서는 순간. 강의도 그렇게 시작됐다. 자신의 혀가 짧은 것을 가지고 놀기 시작한 것이다.
“혀가 짧으니 좋은 게 많더라. 내 혓바닥을 씹어본 적이 없다.(웃음) 가지고 놀고 해학?풍자하는 순간, 상처가 치유되고 장점이 된다. 나는, 혓바닥이 짧아서 겸손하다. 이제는 누군가를 키워주고 최고가 될 수 있게 도와주도록 내 혓바닥을 사용한다.”
더 이상 단점은, 단점이 아니었다. 단점마저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품게 되는 순간, 사람들 앞에서 먼저 얘기를 했고, 치유를 하게 됐다. 혀가 짧고, 얼굴이 까맣다는 등의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스스로 바꿨다.
“진정한 절대 긍정은 부정적인 상황과 환경을 생산적으로 바꾸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최 소장은 결과적으로, 이런 방정식을 만들었다.
- 불행방정식: 사건 90%, 태도 10%
- 행복방정식: 사건 10%, 태도 90%
자, 어느 것을 택할 것인지는, 자신의 몫이다.
| <2010년 세상을 즐기는 유머긍정력으로 승부하자!!>라는 주제로 열린 『긍정力 사전』의 저자 최규상 소장(한국유머전략연구소)의 강연 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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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운동법을 권한다
최 소장은 이어, 다섯 단계에 걸친 ‘긍정운동법’을 제시했다. 한번 따라가 보자.
긍정운동법 1. 즐겁게 해석 바꾸기. “뭔가 좋은 뜻이 있을 거야.”
“4년 전 속초에 강의하러 가는 길에 택시 운전사에게 고향을 물었다. 미시령 건너서 원통이라더라. ‘아하,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라고 말했더니, 아저씨가 날 쳐다보면서 옛날에는 그랬는데, 이젠 바뀌었다는 거다. ‘인제 원하면 통하는 동네.’ 그 아저씨의 시각이 멋있는 유머의 핵심이다. 좋은 부분을 찾아내는 능력이 기적을 넘어 경제적으로도 연결되는, 돈이 되는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최 소장은 이것을,
“절대 긍정 속의 기회.”라고 칭했다. 그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4수를 했는데, 처음에는 ‘남들이 우습게 볼 거야.’라는 생각으로 자승자박했다. 그러다 4수 끝에 대통령이 된 DJ가 스스로를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칭하는 것을 접하곤, 그 순간부터 그도 ‘준비된 대학생’이었다고 칭했다.
“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생각하니까, 신기하게 유머거리가 됐다. 비가 오면 진흙탕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별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긍정운동법 2. 웃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신용불량자 시절, 우울증이 왔다. 웃음이 사라진 증세. 돈만 생각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팠단다. 그러다 6년 반 전의 어느 밤, 그는 석촌호수를 찾았다. ‘왜 이리 내 인생 안 풀릴까?’라는 한탄을 하다가, 실컷 웃어나 봐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호수 길을 걸으면서 그냥 소리 내 웃었다. 돌아이 같은 짓거리였다.
“호수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앞뒤 50m 근방에 사람이 없더라.(웃음) 그렇게 신나게 웃고 집에 갔는데, 중요한 건 통증이 없어졌다. ‘나도 웃을 수 있네.’라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으로 웃게 되면서, ‘아, 이거였구나.’ 거울을 통해 웃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는 변화의 첫 걸음을 간절함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지속. 어제도 하고 오늘도 하는 것. ‘웃음은 마음의 해독제’라는 스스로의 해답을 찾았다. 그의 뒤에 한두 명씩 붙으면서 웃음클럽도 형성됐다. 웃다보니 행복해진 사람들. 삶에서 자유를 찾고 싶은 사람들. 누군가를 즐겁게 해 주기 위해서가 아닌 내가 즐겁기 위해 그는 웃었다. 그것은 또한 자존감을 회복하는 길이었다. 웃는 얼굴을 보면서 자신을 믿는 힘이 나왔다.
“고통스러운 시간을 거치면서 한 번씩 웃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희망이 되고 자신감이 되는지 알게 됐다. 웃게 되면서 삶이 많이 밝아졌다. 그것이 긍정의 첫발이었다. 어려움에서 날 보호해 준 것이 웃음의 힘이었다. 나를 반하게 했던 말이 있다. ‘15초 웃으면 이틀 오래 산다.’ 사실 웃음은 힘들게 도전했다. 하도 못 웃으니까, 매 시각마다 10초씩 웃기로 했다. 하하하하. 하루에 240초, 백일 동안 하겠다고 작정하고 성공했다. 하루 이틀 빼먹을 수도 있다. 그러면 소급해서 웃었다. 매일 안 하는 날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끝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게 습관이 됐다.”
긍정운동법 3. 긍정 확언! “잘될 거야. 잘 될 수밖에 없어.”
부정적인 삶을 ‘무조건 잘 될 거야.’라며 생각의 틀을 바꾸고 긍정의 회로를 켜 놓으니, 그는 실제 잘됐다는 임상 체험(?)을 했다.
“이번이 세 번째 책인데, 무척 좋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 책을 보고, 모든 국민이 절대 긍정의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필독서로 지정했……으면 좋겠다.(웃음) 이 책을 쓰면서 주문을 외웠다. 십만 부를 팔 거야, 팔 거야. 돈이 문제가 아니고, 이걸 많이 읽어서 누군가는 티끌만큼이라도 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노력하게 되고 이런 얘기를 하게 되는 거지. 진짜 그렇게 될 것 같은 확신이나 느낌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나 자신에 대해 절대 긍정하게 된다.”
긍정운동법 4. 즐거움 찾기.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재밌게 살기. 누구나 바라고 원하는 것. 그런 한편으로 누구나 갖고 있는 것. 그는 김정운 교수(명지대 사회교육대학원)의 이 말을 인용했다. “웃음과 유머는 정서 자본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을 즐겁게 할 것인가라는 고민이 있다면, 그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유머를 들려주라고 권한다.
“매일 아침 유머를 들려주라. 어렵나. 그럼 한 주에 한 번. 어렵다고? 그럼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해 보라. 내가 왜 아내에게 매일 유머를 해주느냐면, 재밌는 유머를 보자마자, 웃고 있는 아내의 얼굴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신용불량자일 때, 너무 힘들었는데, 어느 날 아침 아내가 ‘당신과 사는 게 너무 재미없어.’라는 말을 하는 거다. 세상의 모든 관계는 재미없을 때 끝난다. 인생에서 가장 위협감을 느낀 한마디였다. 그 말 때문에 웃고 즐거워하고 있을 아내를 생각하니 유머를 하게 됐다. 나는 유머 테크닉은 없다. 다만 즐길 수 있게 되면 스스로 알게 된다. 유머는 사랑이다.”
긍정운동법 5. 감사하기. “그래도 감사해. 왜냐하면…….”
최 소장은 팔다리가 없음에도 삶이 행복하다고 말하고 절대 포기하지 말 것을 권하는 ‘닉 부이치치’의 동영상을 틀었다. “가장 무서운 장애는 (팔과 다리가 없는 것이 아닌) 두려움인 것을 깨달았다.”는 닉은, 그야말로 희망의 전도사. 그럼에도 감사하는 사람.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 그래도 우린 정말, 너무 너무 너무 가진 것이 많다. 내 인생에 감사한 것을 적어보라.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될 것이다. 오늘 여러 이야기를 했는데, 다 하지는 못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HNP 마인드다. 무슨 말이냐고? ‘한놈패기 마인드’다.(웃음) 마음에 들어온 것 한 놈만 잡고 계속해라. 그러면 우리는 웃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