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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강연회]성공한 사람들은 목표가 없다? - 『진심, 마음을 다하라』 이고운영

실천하세요! 지금 당장, 롸잇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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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채 열흘도 앞두지 않은 12월 22일, 신촌 토즈 비즈센터에서 이고운영의 강연회가 열렸다. 강연장에 가는 길, 찬바람에 실린 눈이 푸설거리며 떨어졌다. 차가 막히는 저녁 시간에, 연말이라 그런지, 제시간이 되어도 빈자리가 눈에 띄었으나 그는 준비를 마치고 앞으로 나왔다.

여기 이 남자, 쇼핑호스트 이고운영. 당신이 홈쇼핑 방송을 보거나, 이용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이름을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그가 방송에 소개한 상품이 족족 히트할 때마다 그의 별명이 더해졌다. 비데 아저씨, 미스터 디오스, 바보곰, 뚱땡이, 미스터 블루 등등. 십여 년 전 200만 화소급으로 열여섯 장의 사진 촬영이 가능한ㅡ그러니까 당시에 “그걸 누가 사겠어!”라는 소리를 듣던ㅡ디지털 카메라를 방송해 판매했고, MP3P가 처음 등장했을 시절ㅡ그러니까 당시에 “대체 누가 컴퓨터에서 음악을 다운받아 가지고 다니겠어?”라는 소리를 듣던 때에ㅡMP3P를 팔아 소위 대박을 쳤다. 과연 비결이 뭘까? 말솜씨는 물론, 방송 매너까지 한껏 뽐내는 쇼핑호스트계에서 어떻게 특별한 사람이 되었을까? 그가 말한다. 『진심, 마음을 다하라』고.

이 남자의 진심

연말을 채 열흘도 앞두지 않은 12월 22일, 신촌 토즈 비즈센터에서 이고운영의 강연회가 열렸다. 강연장에 가는 길, 찬바람에 실린 눈이 푸설거리며 떨어졌다. 차가 막히는 저녁 시간에, 연말이라 그런지, 제시간이 되어도 빈자리가 눈에 띄었으나 그는 준비를 마치고 앞으로 나왔다. “방송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사람을 기다리게 하지 않습니다. 제시간에 맞춰 진행하겠습니다.” 카메라가 꺼진 그 순간에도 방송인답게 행동하는 것. 그가 그날 독자들에게 보여준 첫 번째 ‘진심’이었다.

22만 원 월급을 받으며 성우 생활을 시작하다, 연 매출 2,800억 원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쇼핑호스트가 되기까지, 그의 다사다난했던 때론 극적이었던 삶의 이야기로 강의는 시작되었다. “저같이 평범한 사람이 이렇게 운이 좋아서 큰 혜택을 얻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제가 지금 이룬 것이 단지 행운 때문만은 아니라고 해서, 그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이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가 책을 내게 된 이유가 흥미롭다. “주변에 보면 성공에 관한 책이 참 많습니다. 네, 이래라저래라 쓰여 있는 책 제목만 잘 기억해서 실천하면, 정말 성공할 것만 같습니다. 하란 대로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게 쉽습니까? 그런 얘기들 보면 ‘너니까 하지.’ 이런 말 나오지 않습니까? 그들은 잠도 없어요. 술 먹어도 다음날 새벽에 벌떡 일어나서, 5대 일간지를 다 보고, 메일도 확인하고 나서, 운동도 갑니다.(웃음) 이게 아무나 됩니까? 그래서 저는 일단 무조건 쉽게 썼습니다. 오늘도 쉽게 얘기를 할까 합니다.”


아카데미에서 강의할 때면, 쇼핑호스트를 꿈꾸는 후배들이 모여든다. 그런 때도 그는 결코 ‘쇼핑호스트만을 위한’ 강의를 하지 않는다.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삶을 살든 기본이 되는, 그런 이야기를 한다. 누구의 삶에도 공통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한단다. “제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한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 바로 고객 서비스입니다.” 이것이 오늘 들려줄 그의 진심이고, 수많은 시청자의 지갑을 열 수 있었던 비법이다.

고객 서비스란? 무조건 하는 것!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게 뭘까요? 바로 생각만 하는 거죠. 다들 거기서 그쳐요. 그것보다 발전한 형태는 친구나 선후배에게 ‘내일부터 다이어트 할 거야.’라고 말하고 다니는 거죠. 그렇게 마음만 먹어서는 되는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돌아서서 ‘학벌만 중요시하는 더러운 세상! 나를 몰라본다!’라고 외치고만 있는 겁니다.” 이런 맥락에서 그가 생각하는 고객 서비스란, “무조건 하는 것”이다.

뭘 한단 말인가? “고객이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합니다. 그래서 제가 희한한 짓 많이 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그는 방송에서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못하는 게 없다. 그뿐이랴. 그는 입으로만 팔지 않는다. 온몸을 던져 판다. 연수기를 팔러 나왔다면, 말로만 잘 닦이고, 좋은 물이고 백 번을 얘기해도 소비자에게 다가오지 않을 터. 그는 직접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아 보인다. 거짓이 아님을 증명해 보이고,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것. 그는 이것이 쇼핑호스트가 할 일이라고 말한다. 당시, 빚은 많은데 상품을 팔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연수기 사장님, 온몸으로 연수기 효능 증명했던 이고운영의 방송으로 그 빚을 다 갚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야말로 날개 돋친 듯 팔렸고,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례가 비단 연수기뿐만이 아니라는 것. 그는 늘 가장 효과적으로 제품을 드러낼 방법을 연구했고, 그렇게 보여 주었다.

1998년 10월 나는 비데 방송을 하면서 100대도 못 팔았다. 작지 않은 충격이었다. (…) 며칠을 괴로워하는 동안 결국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고객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나도 안 쓰는 비데를 다른 사람에게 좋은 물건이라며 사라고 권했던 것이다. 그러니 공감대가 형성될 리 없었고 내 말에 진정성이 있을 리 없었다. (…) 나는 그날부터 하루에 두 시간씩 비데에 앉아 있었다. 앉아서 비데를 느껴보는 작업을 했다. (…) 이제는 비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을 정도가 되었다. 쇼핑호스트 중에서 비데를 제일 잘 팔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마침내 ‘그럴 것 같은데, 아마 그럴 거야.’ 같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체험에서 우러나온 ‘그렇습니다’라는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p.75)

기본에 충실할 것

세상을 살면서,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그는 기본을 강조한다. “살면서 기본을 잘 지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자주 실감하게 된다. 자기 부모에게 못하면서 남의 부모에게 잘할 수 있을까. 내 부모조차 제대로 돌보지 않는 사람이 다른 어른을 극진하게 공대할 수는 없다. 아버지를 공경하지 않는 사람이 진심으로 직장 상사를 공경하기는 어렵다. 나는 이 모든 이치가 통한다고 본다.”(p.136) 고객 마인드를 터득하려면, 우선 부모님께 잘해야 한다고, 그는 거듭 강조한다. 비단 부모님뿐이 아닐 터, 가까이 있는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라는 말이겠다.

성공한 사람들은 목표가 없다?


대한민국에서 2000년 너머 성공한 사람을 꼽으라면, 사람들은 김연아나 박태환을 들겠지만, 이고운영은 ‘그래도 여전히 최고는 히딩크 감독’이라고 말한다. 무려 7년, 아득히 먼 시절의 이야기 같지만, 그는 아직도 그때의 흥분을 품고 있었다. 그가 히딩크를 최고로 꼽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성공하는 사람은 목표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인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분명한 목표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난 반대다. 그들에겐 목표가 없고 최선만 있다고 본다. 무한 목표로 살기 때문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최고인 사람은 특별한 목표가 없다. 무조건 열심히 한다. 한국 축구를 4강에 진출시킨 히딩크는 승리의 순간에도 ‘아직도 승리에 목마르다.’고 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일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p.176) 그렇게 그 역시 고객들에게 끝없는 무한 감동을 전해 주고 싶다고 말한다.

목표가 없다는 것, 그것은 다른 말로 경계가 없다는 의미일 테다. 이고운영이 요즘 품고 있다는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4대 자유도 그런 맥락에서 그에게 영감을 준 모양이다. 프랭클린이 제창한 4대 자유란, 말하고 표현할 수 있는 자유, 신앙을 가질 수 있는 자유, 욕구로부터의 자유, 공포로부터 자유를 의미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 한 문장이 덧붙는다. ‘Anywhere in the world.’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이 말이 그에게 자극을 준다. “전 세계에서 그칠 게 아니라 anytime in a day입니다. 누구에게나 24시간 똑같이 주어지는데, 그 시간 속 어떠한 순?도 놓치지 말고 여러분 것으로 만드십시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할 때, TV를 볼 때, 책을 볼 때 어느 순간도 놓치지 말고 여러분의 것으로 만들기 바랍니다. 깨어 있으세요.”

실천하세요! 지금 당장, 롸잇 나우

거칠게 말해 삶은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한 일과 못 한 일. 이 말은 곧 실천한 일과 실천하지 못한 일로도 말할 수 있겠다. 실천의 중요성! 이를 누가 모르랴. 말하면 입이 아프고, 두 번이나 타자로 친 내 손가락이 저릴 정도다. 하지만 그게 참, 말로 뱉듯, 타자로 쳐대듯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실천하기 위해 일련의 행동들을 ‘실천한다’. 이를테면, 우리는 왜 실천하지 못하는가, 궁금해서 심리학도 공부하고 자기계발서적도 들여다본다. 뭔가 실천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배우기도 하고, 준비 혹은 정리도 하게 된다.

요즘 같은 연초에는 더더욱 이런 일이 많겠다. 이렇게 노력하는데도 잘 안 되니 이것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자책하지는 말자. 비단 우리뿐만의 일은 아니니. 대통령 같은 웃어르신도 전국에 공표한 계획들, 실천 못 할 때가 부지기수더라. 이고운영은 누차 강조했다. 실천이란, 준비, 땅 해서 어느 순간 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그 마음을 품으며 살아가는 거라고. 지금 당장, 롸잇 나우. 오케이? 그 얘기를 듣고 있자니, 이제껏 내가 뭔가 일을 시작할 때, 포인트를 잘못 맞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인즉슨, 실천하기 위한 실천, 준비하고 계획하는 데에 공들이다 주저앉은 적이 많지 않았던가? 언제나 시작하기 전에 ‘좀 알아보고 나서’라는 말로, 완벽한 실천을 가장해 미뤄오지 않았던가 싶었다. 계획을 세우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계획과 실천, 이 두 단어의 사이에는 지구 한 바퀴만큼이나 먼 거리가 접혀 있을지도 모른다. 이 사이에 가장 짧은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자가 해내는 자다.

당신은 올 한해 무슨 계획을 세웠는가? 배우고자 하는가? 당장 책을 펴거나 학원을 질러 보라. 뭘 좀 알아보고 나면 더 망설이게 될지도 모른다. 모임에 나가고자 하는가? 당장 약속을 잡고, 참여해라. 뭘 좀 알아보고 나면 미루게 될지도 모른다. 롸잇 나우, 지금 당장. 거기다 무한 목표. 이 세 가지 기조를 잘 기억하고 있으면, 올 초에는 계획을 공들여 세우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일 정도는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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