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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2009] 뜨끈뜨끈한 독립 연대의 장, 올해도 힘차게 치고, 달리자! - 서울독립영화제2009 개막식

혼자가 아냐! 너는 치고 나는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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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마지막 영화제, 영화인들의 연말을 책임질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관객을 찾았다. 올해의 슬로건은 ‘치고 달리기’, 독립영화의 명랑하고 역동적인 활기와 더불어, 독립영화가 세상과 마주했던 긴장을 동시에 담았다는 뜻이란다.

한 해의 마지막 영화제, 영화인들의 연말을 책임질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관객을 찾았다. 올해의 슬로건은 ‘치고 달리기’, 독립영화의 명랑하고 역동적인 활기와 더불어, 독립영화가 세상과 마주했던 긴장을 동시에 담았다는 뜻이란다. 연둣빛 포스터에도, 막 홈런을 친 듯한 녹색의 타자가 달리기 직전의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올해 대한민국에서 야구란 또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라서 이런 슬로건과 포스터가 더 유쾌하게 와 닿는다. 게다가 2009년은 정말이지, 얼른 멀리 쳐버리고 다음 해로 달려 넘어가야 할 것만 같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모여라, 모여! 함께 치고 달리자

올해 서독제도 명동 인디스페이스에서 손님들을 맞았다. 연말에 있는 행사다 보니, 영화인들에게는 송년회가 따로 없다. ‘독립영화’라는 깃대를 세우고 사방 각지에서 고군분투 영화를 만들고, 보았던 모든 영화인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수고했다고 인사하고 격려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입장하기 직전의 인디스페이스의 1층 로비는 마치 섬 같았다. 독립영화인들의 섬! 드넓은 명동 한복판에 마련된 그 비좁은 공간에 명동 육지와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그치지 않고 그 섬에 올라섰다. 인디스페이스에 응집된 온기는 그야말로 인공 히터, 겨울 추위도 무색하게 했다. 그리고 이윽고 영화관의 문이 열렸을 때야, 갇혀 있던 물이 방류하듯, 사람들은 그렇게 영화관 속으로 흘러들어갔다.

개막식 날, 많은 영화인과 관객들이 극장을 찾았다.

혼자가 아냐! 너는 치고 나는 달리기

개막식에서 볼거리는 개막 공연이나 개막작 등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으나, 나는 뭐니 뭐니 해도 영화제의 꽃, 은 아니고 꽃봉오리쯤 되는 것이 바로 영화제 오프닝 영상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제의 기조를 알리는 안내방송이랄까, 한 해 동안 많은 사람이 두 팔 걷고 준비한 축제의 서막! ‘치고 달린다!’를 신나게 선포하는 예고편. 두 청년의 클로즈업한 얼굴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이 둘, 지금 진지하다. 게다가 첫마디가 “너의 꿈은 뭐니?”라니. 소년의 꿈은 “계속 영화를 찍는 것.” 이어지는 소녀의 꿈은 “너의 영화를 계속 보는 것.” 소년이 “나는 혼자서 할 수가 없어.”라고 말하자 “넌 혼자가 아니야, 나는 치고, 너는 달린다.”라고 소녀는 위안한다. 이 내레이션이 오프닝 영상 내내 반복된다. “나는 네가 다시 주눅 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도 독립영화가 언제고 주눅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치고 달리기는 타자가 타격을 함과 동시에 주자가 내달리는 것을 의미하는 야구의 작전 용어다. 치고 달린다는 각각의 에너지 넘치는 동사가 합쳐져 뿜어 내는 힘과 역동성이, 오늘날의 독립영화를 의미하는 것이란다. 또한 이러한 작전대로 독립영화는 끊임없이 현실이라는 스크린의 맞은편을 치고 달려야 하기 때문이리라.

서른다섯 번째 독립영화잔치는 더욱 풍성해졌다. 여섯 명의 예심 위원이 약 한 달 반 동안 총 722편의 장, 단편 독립영화와 눈씨름을 하며 경쟁작을 골라냈다. 그리하여 관객들과 만나게 된 경쟁작품이 단편 34편, 장편 11편으로 총 45편이고, 국내 초청작 24편과 필리핀 독립영화특별전 7편, 거기에다 장률 특별전 8편을 상영한다. 여기에 오늘의 개막작이 더해진다. 작년 서독제에서 제대로(?) 된 19금 독립영화를 선보이겠다고 호언장담했던, 바로 그 ‘에로티시즘 옴니버스 기획’ <원 나잇 스탠드>다. 서독제가 준비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독립영화의 배급 구조를 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세미나와 세상 속의 ‘독립영화’를 진단해보는 토론회를 통해 독립영화의 성과와 미래를 논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했고, 장률 특별전으로 초대된 장률 감독의 대담도 진행된다. 2009년, 여느 때처럼 어려움도 많았고, 여느 때보다 성과도 많았던 한 해를 접고, 새해를 준비하는 서독제가 제 역할을 단단히 할 모양이다.

인디는 인디를 알아본다!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서독제에서 빠질 수 없는 행사, 개막 공연이 이어졌다. 독립영화와 인디밴드의 만남이라니, 정말 환상의 짝꿍이다. 올해의 짝꿍은 과연 누굴까. 작년 멋진 짝지가 돼주었던 ‘장기하와 얼굴들’, 이들이 서독제 개막 공연 이후로 승승장구했다는 소식에 서독제 식구들은 뿌듯했단다. 동시에 “설마 올해 개막 공연이 더 궁금해서 오신 분들은 없죠?” 하는 노파심도 비친다. 그만큼, 인디와 인디의 만남은 (어감도 귀엽기 짝이 없다!) 설레기 그지없고, 서로의 인디적인 매력을 한껏 빛내준다. 게다가 영화와 음악이라니, 붕어빵 속 단 팥, 햄버거 속 패티, 바지 속 고무줄 등으로 시작되는 관포지교 절친 사이 레퍼토리를 한참 읊어도 성에 차지 않을 만큼 쫀득쫀득한 관계가 아니던가.

남다른 포스를 뿜어주시는,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2009년 서독제의 무대는 바로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은 아니고 그와 흡사한 발음의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온몸으로 인디 밴드! 인디 패션! 인디 감각! 마구 뿜어주시는, 척 보기에도 심상치 않은 그들이 무대에 오른다. 선글라스, 콧수염, 챙 모자, 이런 것들이 전혀 어울리지 않게 레이어드된 패션. 독특하다 못해 신기한 외양 뽐내시는 다섯 멤버, 대열을 갖춘다. 이들 역시 붕가붕가 레코드 소속 밴드다. 본인들의 말로는 “지금은 산으로 가고 있지만, 원래는 얼터너티브 라틴 음악을 추구했었다”라고 한다. 보컬 조 까를로스는 암울한 그늘을, 벌써 모자 아래에 알아서 마련했고, 후르츠김은 흰 뱀을 물 듯 멜로디언 입에 물고, 치고 달릴 준비를 한다. 퍼커션 위의 끈적이는 손동작이 라틴 리듬을 불러온다.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은 아니지만, 이름처럼 나름 흡사한 분위기는 내는 거다, 라고 글을 맺기도 전에, 흘러나오는 가사들이, 분위기가 딱 반주까지만이라는 것을 각인시켜준다.

한때는 작은 유리상자에 몸을 접어 넣을 수 있었네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몸짓에 갈채와 찬사를 받았네
누구도 그것을 고귀하다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이뤄 논 모든 것들이 어느 날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네

원더기예단 원더기예단 꿈을 가슴속 깊은 곳에 묻었네
그동안 흘린 피와 땀은 누구에게 무엇으로 보상받아야 하는 건
원더기예단 원더기예단 그녀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네
이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길을 걷는 여자일 뿐이라네

- 「원더기예단」


뒷동네 암울한 냄새 물씬 나는 대사들이 한 편의 대서사시를 그려간다. 이들의 음악은 듣는 순간, 눈앞에 뮤직비디오가 생생하게 펼쳐지는 놀라운 체험을 선사한다. 그만큼 구체적인 스토리텔링을 지닌 3분여의 각 노래는 저마다 영화를 품고 있다. “서독제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노래 중에 영화적 상상력이 가미된 것들이 있습니다. 좀 낯설겠지만, 서독제다운 넓은 포용력으로, ‘이런 애들도 있구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너의 귀를 자른 건 단지 걸리적 거리기 때문이었”다고 애절하게 외쳐대는 「이발사 대니얼」은 단연 영화 <스위니 토드>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마도로츠키의 모험」은 또 어떤가. “이런 만화가 있다고 상상하고 만든 주제가”란다. “만화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일단 주제가 먼저 들어 보시죠.” “마도로로로로로로스케이의 모험~” 아마 마도로스 케이는 다람쥐를 닮은 녀석이 아닐까. 풀쩍풀쩍 데구루루 산기슭을 굴러다니는, (물론) 어두운 표정의 다람쥐가 떠오르는 곡이다. 불나방스타쏘시지클럽은 동요를 현실적으로 패러디한 「악어떼」와 전래동화를 재구성한 「석봉아」를 열창하며, 객석에 한껏 웃음을 쥐여주고는 내려갔다.

영화계에서만이 아닌, 세상 속에서의 독립영화!

다시 자리를 정돈하고, 서독제를 지키는 사회자, 권해효 씨와 류시현 씨가 등장했다. 권해효 씨는 올해로 9년째 사회를 맡고 있다. 이제는 영화제 마스코트가 되어간다는 류시현 씨의 농담에, 권해효 씨는 ‘그저 나더러 10년을 채우라는 요량 같다.’라며 웃었다. 긴 얘기 없이도, 거의 십 년째 그 자리에서 주빈을 맞이하는 권 주인장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할 사람은 없을 거다. 게다가 이번에는 직접 영화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 특유의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원 나잇 스탠드> 중 장훈 감독의 세 번째 에피소드에 내레이션을 입혔다.)

각각 9년째, 6년째 서독제 손님을 맞는 사회자 권해효, 류시현 씨

올해, 많이 어려웠다. 독립영화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독립영화는 언제고 쉬운 해는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의 어려움도 독립영화는 거뜬히 이겨냈다. 더군다나 올해에는 <똥파리> <워낭소리> 등 빛나는 선전 소식도 있었다. 특히 <똥파리>의 남녀 주인공이 청룡영화제에서 수상한 것은, 더는 독립영화가 ‘그들만의 예술’이 아니라, 더 많은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영화계에서 독립영화가 아니라, 세상에서의 독립영화로 남고 싶습니다.”란 멋진 인사말에 이어, 임창재 이사장이 개막을 선언했다. “자주는 못 뵙지만, 이런 자리에서나마 서로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다사다난한 한 해였고, 좋은 날은 결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는 한 해였습니다. 서울독립영화제가 앞으로 100년을 바라며 치고, 달리길 바랍니다.”

곧이어 후원사와 참석한 감독님들의 소개가 이어졌다. 권해효 씨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서점, 하루 만에 배송된다는 YES24가 올해에도 후원을 해주셨습니다. 점점 협찬이 늘고 있고요. 이번에는 절대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부탁하신 익명의 후원인도 있었습니다.”라며 불어난 식구들을 자랑했다. 이런 손길들이 있어, 오늘도 독립영화제는 힘차게 치고, 달린다! 사회자 권해효 씨와 류시현 씨는 한 명 한 명 참석한 심사위원과 감독님의 이름을 부르고,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건네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올해도 수고하셨고, 다들 잘 오셨습니다.” 참, 이번 서른다섯 번째 서독제부터는 ‘독립스타상’이 신설되었다. 잘 된 일이다. 지속적인 관객을 불러들이기 위해서 좋은 영화도 중요하지만, 독립영화계의 슈퍼스타도 꼭 필요하다.

<원 나잇 스탠드>, 그 뜨거운 밤으로 초대합니다

소문이 무성했던 바로 그 영화 <원 나잇 스탠드>를 상영하기에 앞서, 옴니버스 영화 제작에 참여한 세 명의 감독이 무대 인사를 했다. 민용근 감독, 이유림 감독, 장훈 감독이 각각의 에피소드를 맡았다. “독립영화계에 제대로 된 19세 이상 관람과 영화가 없습니다. 19세 이상 관람과 영화는 동성애 영화 정도고, 말만 그렇지 실제로 수위 높은 장면은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긴, <반두비>가 19세 이상 관람가 딱지를 붙이고 개봉하는 상황이니, 말 다했다. 여하간, 그리하여 서독제가 준비한 이것, 제목부터 후끈한 기류가 감도는 이 수상한 개막작이, 제대로 된 성인 독립영화를 보여주시겠다는 거다! 사람들의 기대치를 최고조로 높여놓은 상태에서 불이 꺼졌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왼쪽에서 순서대로 장훈, 이유림, 민용근 감독

원 나잇 스탠드, 하룻밤의 불장난, 어찌 보면 단편영화의 소재로는 매혹적일지도 모른다. 사실 단편에서야 낭만이지, 장편으로 가면 신파가 된다. 저녁밥 먹을 즈음, 드라마를 켜 보시라. 원 나잇 스탠드의 그 주인공이 어찌 되던가. 원 나잇 스탠드가 강렬한 사랑의 기억으로 간직되는 경우는, 삶의 찰나를 다룬 단편소설, 단편영화에서만 가능할 터. 허나, 인생은 장편이기에, 그 장편의 주인공들, 우리와 조금 더 닮은 그들의 ‘원 나잇 스탠드’는 대부분 파멸, 끝까? 간다. 과연 독립영화는 로맨스와 파멸 사이 어디에 에로틱한 스토리 라인을 그어놓았을지!

첫 번째 에피소드를 풀어놓은 민용근 감독. 첫사랑 여자친구의 집에서 일어나는 소리를 엿듣는 눈먼 청년. 그리고 그 청년을 지켜보는 위층 여자. 이들은 대체 누군가, 왜 이러고 있는가, 이 오묘한 관계는 어떻게 발전하는가에 대해 영화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매듭을 풀어나간다. 남 앞에 떳떳이 설 수 없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어루만짐이 묘하게 마음을 울린다.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상황에서 터뜨려주는 예측불허 유머는 이 작품의 큰 미덕이다.

이유림 감독의 두 번째 에피소드는 후배 부부와 산장으로 놀러 간 신혼부부 이야기다. 남편과의 관계를 거부하는 묘령의 아내가 사라지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남편은 아내의 흔적을 쫓지만, 그것을 쫓을수록 자신이 알고 있던 아내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다. 세 작품 중 격정이 가장 짙게 묻은 필름이었지만, 어려웠던 까닭인지, 보던 나도 그만 산장 근처에서 길을 잃은 기분이었다.

세 번째 작품은 장훈 감독의 작품. 뉴욕의 저명한 영화평론가 장-끌로드 로메르 씨는 국제 영화제 참석 차 한국에 방문한다. 한국의 때밀이 문화를 사랑하는 로메르 씨의 기묘한 취미에서 사건은 시작된다. 여느 때처럼 목욕관리사 진영을 찾아가, 그 오묘한 손놀림에 자신의 나체를 맡긴다. 살이 닿다 보니 금세 친해진 둘, 저녁도 함께 먹고, 고궁도 찾아가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데, 진영의 여자친구가 이들 사이에 끼어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이것은 사건의 서막에 불과하다. 진영은 로메르 씨의 등을 밀 때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던 (다른 의미의) 에로티시즘의 세계로 (의도치 않게) 빨려 들어간다. 아니, 그런데 이게 누군가. 로메르 씨, 어디서 연기 잘하는 외국인을 데려왔나 했는데, 이분, 달시 파켓이다. (<씨네21> 독자라면, 한국 기자 못지않게 한국 영화 시장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칼럼을 쓰는 달시 파켓이라는 이름, 낯설지 않겠지. 영화계의 박노자!라고나 할까.) 에로티시즘을 두고 파생될 수 있는 수많은 심리 기제(질투, 의심, 불안)와 편견, 오해 등이 재치 있게 버무려진 작품이다.

아, 이렇게 말하고 나니까, <원 나잇 스탠드>가 별로 기대만큼 야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는 것만 같은데, 이제껏 독립영화들 가운데서는 가장 파격적인(!) 장면이 많다. 하지만 영화 속 ‘에로티시즘’은 이미 대중매체를 통해 너무 익숙해진 방식으로만 표현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가 짧다고 해서 독립 단편영화는 아닐진대, 그들만의 시선과 목소리가 익숙한 것들 사이에서 잘 구분되지 않았다. 내가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게 아니냐고? 흠, 저마다 축적된 관람 역사에 따라 또 다를 테니, 당신에게 <원 나잇 스탠드>는 어땠는지 내게도 알려달라. 조금만 기다리면, 당신도 이 <원나잇 스탠드>에 함께 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 극장 개봉을 준비하고 있으니 말이다.

서독제 정신(!)을 외치며 2010년을 기약한다

사실, 이 글을 올리는 날은 서울독립영화제가 끝난 시점일 것이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위와 같은 개막식 행사로 문을 열어, 18일에 막을 내렸다. 행사를 정리하자면, 올해의 대상은 권우정 감독의 <땅의 여자>가 수상했고, 최우수작품상은 홍영숙 감독의 <경계도시2>가 거머쥐었다. 궁금했던 독립스타상은 <회오리바람>의 서준영, <수진들에게> <거짓말>의 이채은이 수상했다. 비록 공식행사는 막을 내렸지만, 아쉬워 마시라. 영화제 기간에 함께하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순회상영회(인디피크닉)을 진행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과의 접속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한다!

올해, ‘한국 야구가 부활했다.’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최다 관객, 최다 수입을 벌어들이며 600만 관중 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 ‘치고 달리자’라는 야구 용어를 슬로건으로 내건 서독제 역시 올해의 야구같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자 하는 바람이 담겨 있지 않을까. 전문가들의 분석으로는, 올 야구팬들의 귀환에는 ‘국가대표팀의 활약’이 컸다고 한다. 또한 스타급 선수들의 분발로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모았다고 하는데, 야구팬과 영화 팬쳀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팬심을 움직이는 지점은 대부분 비슷하니까, 이런 점을 벤치마킹해서 서독제가 내년에는 좀 더 높이 치고, 좀 더 멀리 달릴 수 있기를 바란다. 영화 대표급인 장편독립영화들이 내년에는 더욱 선전하여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독립영화계의 스타들이 더욱 반짝였으면 좋겠다. 솔직히 어렵다.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폐막식을 살펴보니, 인디스페이스 공간도 올해를 마지막으로 관객과 이별을 고했단다.(맙소사!) “언제나 어려웠기 때문에 웬만한 어려움에는 끄떡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서독제 정신으로 한해도 잘 버텨나가길! 그리고 이만큼 어려운 사정이기 때문에 더욱더, 서독제가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더욱 커다란 축제로 성장하길 바란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이미 공을 던졌다. 올해의 결과가 어떠하든, 서울독립영화제는 내년에도 공을 던질 것이다. 더 높이, 더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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