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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북살롱] 책으로 도네이션을 실천하다 -『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 한지민

나눔과 봉사의 천사 한지민, 선생님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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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한지민, 그녀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녔다. 늘 미소를 머금은 그 모습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을 느끼게 한다. 한지민이 도네이션을 실천한 필리핀의 오지 마을 알라원에서도 한지민만의 표정으로 아이들을 대했다면 분명 그곳 아이들도 한동안 한지민의 모습을 잊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달 한 번씩 진행하던 <향긋한 북살롱>이 9월엔 예외적 만남을 가졌다. 지난 8월 중순 도네이션 북 『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를 펴낸 한지민과의 만남이었다. 이미 많은 연예인들이 기부천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4박 5일의 나눔을 책에 담아 인세 수익 전액을 기부하는 도네이션을 실천한 연예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도네이션(donation)이라는 말은 ‘기부’나 ‘기증’을 뜻하는 말이다. 이젠 우리나라도 기부 문화가 정착되어가고 있다. 그 선두엔 본보기가 될 연예인들이 많다. 그 중 한지민도 동참을 한 셈이다.

청순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한지민, 그녀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녔다. 늘 미소를 머금은 그 모습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을 느끼게 한다. 한지민이 도네이션을 실천한 필리핀의 오지 마을 알라원에서도 한지민만의 표정으로 아이들을 대했다면 분명 그곳 아이들도 한동안 한지민의 모습을 잊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눔과 봉사의 천사 한지민, 선생님이 되다

추석을 일주일 앞둔 월요일 저녁, 한지민의 도네이션을 본받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이 상상마당에 모였다. <tvN 월드 스페셜, LOVE와 함께 합니다.>의 동영상이 돌아가고 있던 그곳에는 한지민이 알라원에서 선생을 하며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모습들이 보이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그곳은 천국처럼 보였다. 해발 2,005미터, 산으로 둘러싸여 안개인지 구름인지 모를 환상적인 풍경과 티 없이 맑은 아이들, 그 아름다운 곳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있는 한지민의 모습은 천사와도 같았다.

팬들과의 만남조차 수줍어하는 그녀가 향긋한 북살롱에 참석한 이유는 책을 읽은 독자들의 힘이 컸다. 그동안 그녀는 늘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책을 읽은 독자들이 한지민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하고, 반성을 하였으며 용기를 갖게 되었다는 편지를 보낸 것이다. 그에 자극을 받았다고 한다. 그녀의 책을 읽은 모든 사람들이 그런 감정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그런 독자들이 있는데 단지 수줍다고 망설인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단다. 특히 알라원에서의 행복했던 일은 중?고등학생 같은 어린 친구들에게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언젠가 책을 통해 학교가 없는 아프가니스탄의 아이들에게 학교를 지어주는 봉사를 하던 미국인 그레그 모텐슨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봉사와 기부는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서 한다는 게 중요하다. 한지민 역시 어릴 때부터 조부모와 같이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레 노인복지에 관심을 가졌고, 아이들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런 관심이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하게 하였다. 배우가 되기 전엔 많은 곳에 수시로 봉사를 다니기도 했단다. 그 후 JTS라는 국제구호 NGO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거리 모금과 각종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열혈 봉사자가 되었다. 예전엔 하고 싶어도 그 방법을 몰라서 못했지만 JTS에 들어간 초창기엔 거리 모금이라든가 작은 봉사에도 수줍어했었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소리치며 다가가 모금함을 내미는 과정은 어색했다. 하지만 똑같은 티셔츠를 입고 그녀와 같은 뜻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이 또 있다고 생각하니 안심이 되고 힘을 얻었다. 그 후부터는 힘이 들어도 꾸준히 봉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가 생각하는 봉사의 의미는 거창하지 않다. 한지민에게 있어 봉사와 나눔은 한지민 개인의 치유의 목적이기도 하다. 자신을 다스리고 힘든 일을 치유하는 방법 중에 하나인 것이다. 어린 시절 힘든 일을 겪었을 때도 다른 것보다 스스로 극복하는 것이 힘들었다. “불쌍한 사람들이 나보다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생각은 행복에서 더 멀어지게 만들 뿐이다. 알라원에서도 그랬다. 어떤 일이든 그 문제의 아픔만 생각하면 힘들지 않은 일이 없다. 하지만 조금 멀리 떨어져 다르게 생각하니 답이 보였다. 그런 자세로 봉사를 하다 보니 내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나에겐 치유의 방법이 되었던 것 같다.”

한지민은 아이들을 좋아한다. 원래는 아동학과를 가려고 했으나 전공 선택 과정에서 사회복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사회복지는 아동, 여성, 노인과 장애인 복지까지 폭넓고 다양했다. 그래서 이 일을 하게 되면 그녀가 관심을 가지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조부모랑 같이 살아 자연스레 노인복지에 관심을 가졌다. 실습도 노인복지관으로 갔다. 다른 친구들보다 할머니나 할아버지 대하는 게 편하고 친구 같단다. 두 번째 꿈을 ‘실버타운’ 설립으로 생각했는데 JTS에서 제 3세계 어린이를 위한 일을 하게 되면서 어린이들도 같이 돌볼 수 있는 ‘그린타운’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녀는 안젤리나 졸리나 오드리 헵번처럼 ‘스타 폴리티션’이 되려고 한다. 그러면 앞으로 결혼할 배우자와의 관계가 중요할 것이다. 한지민은 “물론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배우자 일 것이다. 하지만 배우자가 이 일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일단 내 배우자가 되지 못할 것이다.”라고 못 박았다. 또 이렇게 도네이션 북까지 낸 상황이라면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배우 한지민에게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런 것이 부담되지는 않을까? “예전엔 혼자 열심히 좋은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타 폴리티션이나 내가 갖는 배우라는 이미지로 더 많은 사람에게 호소력을 갖고 봉사활동 할 수 있다는 것을 소속사 이정희 대표가 말해주더라. 또 주변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나보다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있지만 그분들 덕분에 더 노력하고 힘을 내게 된다. 물론 기대와 요구가 많아지겠지만 그런 생각에 부담을 갖고 일을 하진 않았다. 다만 그런 부담이 나를 자극하는 좋은 부담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내가 나약해지거나 부족할 때 나를 채찍질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어깨가 무겁지만 나쁘진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한지민의 말처럼 배우가 주는 호소력은 일반인의 몇 배는 될 것이다. 그렇기에 더 열심히 하고 더 많은 홍보를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녀는 팬들과 함께 봉사할 생각이 없느냐는 독자의 말에 아직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봉사란 서로 대등한 위치에서 해야 하는 것인데 팬들과 같이 봉사를 나가면 그 준비 과정도 그렇고 그녀가 팬들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어떤 의무감으로 인해 목적이 상실되고 자칫 포커스가 그녀에게로 맞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알라원, 그녀가 머문 4박 5일의 행복

알라원은 아직도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필리핀 민다나오에서도 가장 오지에 있는 마을이다. 전체 43가구에 어른 40여 명, 어린이 30여 명이 주민의 전부다. 해발 2,900미터가 넘는 끼땅락산의 협곡 중 2,005미터쯤에 위치하고 있다. 걸어서 18킬로미터는 걸어야만 나오는 곳이며 가는 길은 험준한 절벽과 열대우림의 정글에 난 작은 오솔길이다. 그곳을 들어갈 때 한지민은 힘들다는 생각을 할 틈도 없었다. 그만큼 위험했다. 같이 간 스태프가 발을 다쳐 조심해야 했고 ‘이제 끝이구나.’ 싶으면 또 나타나는 길이 끝이 없었단다. 하지만 공기가 좋았고 땀이 나도 금세 뽀송뽀송해졌으므로 서로 예뻐졌다고 격려하며 올라갔다. 마침내 도착한 알라원의 산 위에 구름이 깔려 몽환적인 풍경을 보여주었고 바위 위에서 아이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아이들을 보는 순간 18킬로미터의 험준하고 힘들었던 상황들은 일순간에 사라졌다고 했다. 재미있는 것은 올라갈 땐 다섯 시간도 더 걸린 그곳을, 내려올 때는 단 두 시간 반 만에 내려왔다고 한다. 한 번 왔던 길이고 아이들이 쫓아왔기에 그들과 함께 내려오느라 그랬단다. 여덟 살 아이가 맨발로 뛰어 내려가는데 같이 뛰고 싶었다. 그 바람에 딱 일 분만 쉬고 원주민 식으로 두 시간 삼십 분 만에 내려왔다.

이곳은 분쟁 중에 도망치던 원주민들이 자리 잡은 곳이다. 필리핀 정부에서조차 버려진 곳이다. 특별한 허가 없이는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JTS의 꾸준한 지원과 노력으로 말미암아 그들 서포터즈가 들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그곳엔 하나부터 열까지 많은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제일 필요한 것은 글도 모르고 꿈도 없는 그곳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꿈을 꿀 수 있게 만들어줄 학교와 선생님이다. 학교는 몇 년 전 JTS에서 지었지만 선생님이 없었다. 한동안 그곳 부모들은 선생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동안 교육의 중요성을 JTS도 부모에게 설명을 했지만 정책적인 부분의 설명이다 보니 마음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그곳 서포터즈에게서 연락이 왔다. 새 선생님이 그곳에 왔다고 한다. 아이들이 그녀를 잊을까 걱정은 되지만 너무 잘 된 일이라며 웃었다. 한지민이 가서 부모의 마음을 돌려놓은 셈이다. JTS는 이렇게 일시적인 지원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계속 이 일을 해나갈 것이라 했다.

한지민은 알라원에서 미술, 음악, 체육을 가르쳤다. 처음엔 문화적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 것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서 보니 그녀가 생각하는 문화나 여가 같은 게 이곳엔 없었다. 그러니 차이를 느낄 필요도 없었다. ‘이들은 그런 문화적 재미도 없이 어떻게 지낼까?’ 하고 걱정했는데 그곳에서 생활을 해보니 그건 기우였다. 그런 것 없이도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웠다. 어차피 그들과 한지민이 살아온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공간, 다른 문화를 생각하지도 못한다. 그런 생각들로 인해 ‘이곳이 바로 천국이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다. 나무로 지은 아무것도 없는 작은 집에서 고구마 같은 ‘가모떼’만 먹고도 그들은 행복해보였다. 매사에 즐거워하고 웃으며 지내는 그들을 보며 오히려 그녀가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측은하고 불쌍한 사람 만나러 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틀렸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부끄러웠단다. 그래서 미안했을 뿐이며 알라원에서 힘든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마치 천국의 아이들 같아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듯, 행복하고 충만해요. 그동안 제가 가져왔던 행복의 기준이 다 무너지는 것 같아요. 이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 가슴이 벅차서…… 저도 천국에 있는 듯 행복했거든요. 이게 뭐죠?”(책에서)

『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를 읽으면 마음이 짠해지며 눈물을 글썽이게 된다. 그런 까닭에 책을 읽고 눈물 흘린 사람들이 많았단다. 하지만 그녀는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알라원에 가서도 그랬다. 마음이 아프고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허나 눈물은 나오지만 그들이 불쌍하거나 측은해서가 아니라 그녀가 갖고 온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받아서 흘린 눈물이라고 했다. 즉 슬픔의 눈물이 아닌 것이다. 눈물을 흘렸지만 기분이 좋고 뿌듯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배움을 갈구하는 아이들의 모습이란다. 꿈속에서 아이들이 알라원 복장을 하고 서울에 오는 꿈까지 꾼 그녀는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그것을 나누어주던 때가 좋았단다. 나중에 책이나 방송으로 나왔을 때 편집과정에서 부족해 보이는 것이 없었냐는 질문에 “50분 동안 방송이 된 것도 감사하다. 순간순간 아이들에게 감동했고 카메라로 찍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몰입하고 있었기에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좋았다.” 『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가 출간되어 읽어보았지만 독자들이 느낀 것보다 많은 것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란다. 아쉬웠고, 다음에 또 새로운 세상을 만나 좋은 에너지를 얻는다면 그때 또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아 이번보다 훨씬 더 괜찮은 책을 낼 수 있을 것 같단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 한지민

혹시 앞으로 여행기나 에세이, 혹은 또 다른 출간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고 묻자 “어떠한 형태로의 책이든 출간 할 생각은 없다. 전혀 나올 것 같지도 않다. 이 책을 낼 때도 사실은 많이 망설였지만 같이 간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었다. 사진을 보며 다녀온 분들과 많은 이야길 나누며 만든 책이다.” 특히 가장 많은 용기를 주신 분은 소속사의 이정희 대표란다. 이 대표도 사회복지과를 나왔으며 책으로 사회복지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지민만이 가진 재능으로도 사회복지를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었다. 『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는 그렇게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단지 그녀의 이름으로 책을 내게 되었을 뿐이라고 한다. (참고로 이 책은 도네이션 북이므로 인세 전액이 JTS의 기부된다.)


마지막으로 어떤 이미지로 남고 싶으냐는 질문에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하지만 사실 ‘좋은’ 배우의 ‘좋은’이 어떤 뜻인지 많이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좋은 배우란 연기를 잘하는 것일 테고, 사회사업을 위해 유명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어떤 위치나 목표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활동 할 때마다 생각을 한다. 겉모습은 한지민이지만 작품에서는 그 역할 속의 인물이 보이는 게 대중에게 가장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노력중이다. 100명의 시청자에게 그렇게 보이기는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한지민은 이런 기회를 주어 감사하며 책을 구입하고 이 자리에 나와 좋은 일에 동참해주어 감사드린다는 인사로 향긋한 북살롱 독자와의 만남을 마쳤다.

연예인의 기부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만큼 그 파장이 크다. 대부분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일만한 사람들이기에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사람들이 공감하게 된다. 그래서 연예인들의 솔선수범이 어쩌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기부는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지 않다. 자신의 프로필만 내세우고 온갖 종류의 책들이 쏟아지고 있는 이 시점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내주고 사랑과 봉사, 기부를 실천한 한지민, 그녀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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